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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Kim Sang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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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심연으로부터
물과 공기의 호흡으로

최근의 기후변화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팬데믹은 ‘인류세(Anthropocene)’와 ‘자본세(Capitalocene)’의 위협적 징후이자 결과이다. 조금씩 좁혀오는 자연의 역공은 예측불허의 미래를 사유케 한다. 인류의 먼 선조로부터 기인한 수확물의 축적과 잉여 그리고 교환에 의한 경제의 탄생 이래, 탐욕은 자가 증식을 거듭하고 고도화하여 지금의 위기를 마주하게 했다.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자연을 극복하고 조율하려했던 욕망은 거대한 우주 생태계 내 지구인 관점의 역사를 생성했다. 시점과 속도가 달랐더라도, 산업화의 틀거리를 관통한 지역은 예외 없이 ‘대량생산과 소비’의 풍요로운 행복이라는 최면에 걸렸다. 예술 역시 이 지난한 탐욕의 역사에서 신을 위해, 왕을 위해, 이데올로기를 위해, 자본을 위해 그리고 또 다른 권력을 위해 봉헌하면서 ‘예술 되기’를 이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 되기의 여정에는 어김없이 자연과의 공명이 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의 공명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존재의 심연을 파고드는 예술가는 오랜 인류의 거침없고 이기적 개발 방식에 경종을 울리곤 한다. 지구 행성 본연의 질서이자 인간을 이루는 환경으로서 자연은 예술의 첫 목표이자 마지막이며, 곧 장자(莊子)의 ‘혼돈(混沌)’ 속 한 세계이다.
● 박남희 미술평론가 ● 이미지 작가 제공

'Disentanglement' 전시 전경 2010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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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자연에서 예술은 물질, 정신, 대상 어떤 것으로도 표출될 수 있다. 특정한 형식이나 대상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인간의 본성과 예술적 표현의 정초에 다가서는 김상연의 작업은 어떤 경계나 구분을 짓지 않는 혼돈의 세계와 닮아 있다. 3m 높이의 캔버스에 아크릴로 올려낸 먹빛의 그림이나, 종이 평면에 아크릴과 먹으로 형상을 올리거나, 나무로 판을 새겨 찍거나 형상을 조각하거나, 물로 그려내거나 내면의 소리와 자연의 대상 그리고 표현의 수행성은 언제나 질료가 가진 본래의 성질을 관통한다. 먹, 물, 나무, 종이 등 그가 즐겨 쓰는 질료가 구현되기까지 수천, 수만의 실험으로 기(氣)가 살아 움직이게 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의 작업 하나하나는 인간을 여과한 자연의 본질에 다가섬이다. 이는 지난 30여 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특별한 에너지로 활성화된 것이다. 





<도시산수> 2012 캔버스에 먹, 아크릴릭 291×197cm





김상연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었던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5.18을 목격했던 그는 참혹한 현실과 민중미술의 열풍을 마주하며 저항과 진실을 갈망했다. 초기부터 그는 아픈 사회에 대한 저항과 진실에 직접 발언하기보다 인간에 대한 해부와 성찰의 작업으로 향했는데, 이것이 여전한 그의 작업 근간이다. 모더니즘에 대한 반대급부와 민중미술, 포스트모더니즘, 트랜스 모더니즘이 등장하던 미술 현장을 뒤로 하고 1990년대 중반 중국 심양 대학으로 향하면서 동양적 세계관의 본질과 조형적 구현의 작업 행보를 시작했다. 


정신과 감각의 예민한 결합을 동양 판화에서 발견했던 그는 대학에서 접했던 현대 수인판화를 중국미술대학의 전통 기술자에게 2년 동안 전수받으며 동양적 사유체계와 표현의 독자성을 다듬어갔다. 중국에서도 돌아보지 않은 전통 수인판화를 익히면서 모든 단계에서 얻은 경험은 인간과 자연의 정교한 합일에 다가서게 했고 그의 예술적 성찰의 거푸집을 형성케 했다. 2000년 광주로 돌아온 그는 질료나 사유의 경계를 지니지 않은 채 오직 인간적 ‘감각기개(感覺氣槪)’를 무한히 확장하는 데로 나아갔다. 회화, 수인목판화, 드로잉, 목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하는 그의 작업은 ‘욕망(육식)’ 시리즈(1990-2000), ‘존재’ 시리즈(2009-2012), ‘실존’ 시리즈(2008-2012), ‘공존’ 시리즈(2005-2014), ‘풀다’ 시리즈(2010-), ‘나를 드립니다’(2009-), 수인판화/회화 시리즈(2000-)로 구체화되었다.    





<존재2>  1998 종이에 먹 45×35cm




무엇보다 현실의 참혹함과 이를 극복하는 내면의 첫 이야기는 ‘욕망(육식)’ 시리즈이다. 사회 현실에의 직접적 대면이 아닌 인간의 욕망과 가치혼란의 몸부림에 가까운 ‘검은 제스처’를 토로해낸다. “인간의 몸이라는 실체 또한 욕망이라는 덩어리 속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듯하다”(욕망의 바다_육식, 작가노트)라는 그의 언급은, 직선으로 마감된 테이블 위에 몸을 던지는 동물의 처절한 형상으로 표출된다. 눈을 현혹시키지 않고 사족 없이 본질에 다가서는 검은 색에 대한 애착도 이 시리즈에서부터다. 흥미롭게도 이 ‘검은 제스처’의 시작과 거의 비슷하게 그는 『생활지음(生活之音)』이라는 판화집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일상과 주변에 대한 위트있는 통찰을 이어간다. 가시와 머리만 있지만 두 눈은 살아있는 물고기나, 엉켜있는 전선들, 혼자 서 있는 나무, 낡은 오디오로 표현하는 음악의 바다 등 자신이 바라보는 자연에서 관계 맺는 사물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의 세계에 대한 파편들이 풍자와 미시(微視)세계로의 집중으로 완성된 에세이라 할 수 있다. 각각 완결된 구조의 작업이지만, 전체를 연결하면 작가의 이미지와 사유의 기록과도 같은데, 강렬하고 거친 호흡의 ‘욕망(육식)’ 시리즈와 대조적으로 차분하게 숨을 고르는 사유의 단상이 동양의 전통 서책 방식으로 묶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상연의 그림-나를 드립니다> 

전시 전경 2019 포스코미술관




그의 작업 가운데 가장 에너지 넘치는 것은 ‘존재’ 시리즈의 ‘의자’이다. 작가의 작업실에서 만난 검은 의자 <존재>의 강렬함은 쉬이 잊히지 않는다. 숨을 멎게 할 정도로 먹빛이 강하게 도드라진 이 작업은 중국 유학을 마치고 광주에서 전업 작가의 삶을 시작한 지 10년을 넘기며 보다 예리해진 눈과 정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약 3m 높이의 캔버스에 어두운 먹빛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 마주하는 순간 숭고의 정서와 맞닥뜨린다. 캔버스의 크기와 먹의 심층이 시선을 강탈한 사이 슬며시 빛바랜 존재의 흔적이 신호를 보낸다. 


쾌와 불쾌, 존재와 부재, 인간과 사물이 호흡하는 작가의 의자는 이전의 의자가 지닌 많은 상징과 메타포를 잊게 한다. 절대 권력, 권위의 위압적 존재와 다르게 그의 의자는 검은 무명옷처럼 질박하고 절박하다. 의자는 사물의 ‘사소함이 거대함으로’ 이어지게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게으르고 혼탁한 정신을 망치로 때리는 숭고함으로, 우러름으로, 권력으로, 이 시대에 통하지 못하고 섞이지 못한 쓸쓸한 존재자로, 감출수록 드러나는 존재의 얄팍함을 감추기 위해 더욱 거대하고, 기괴하게 그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파고드는 그의 검정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이 아득하다. 실제로 이 검은 빛은 아크릴과 먹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독특한 빛 뿐 아니라 거친 질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 같은 먹에 의한 작업은 꿈틀대는 대상에 검은 비닐 봉투를 씌워놓은 ‘존재-도시 산수’ 시리즈에서도 지속된다. 그에게 먹빛은 색이 아닌 정서적 제스처인 것이다.





<존재2> 2019 종이에 수인화 180×123cm




그의 경계 없는 작업으로 자연의 물성이 보다 잘 드러나는 목조각은 문자, 원숭이, 소 등의 모티프로 나뉜다. 각각 문자는 인쇄를 위한 판각처럼 쓰이면서 덩어리 지어져 <말씀>으로, 원숭이들은 거의 숲으로 뒤덮일 정도의 설치로, 무리지어 공중을 나는 소떼는 <풀다> 즉 해원을 담아 올린다. 그에게 문자는 수인판화의 ‘인(印)’의 의미를 보다 명시적으로 드러내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고형화된 <말씀>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은 그의 인간적 관계와 욕망의 증거이고 어긋나거나 도달하지 않은 세계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나를 드립니다>라는 남성 인물의 등장은 관계의 중심에서 모든 것에 대한 포용의 상징적 존재로 나타난다. 작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조각하고 그리면서 세계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목조각은 강렬한 먹빛의 회화와 부드럽고 담백한 수인회화 사이를 건너다보게 만든다. 시간을 두고 응시하면 부드러운 공기의 층 사이에 어렴풋했던 평면이 오롯이 상을 도드라지게 하는 지각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수인회화(水印繪畵)’는 먹의 농담으로 만들어낸 형상과는 차이가 있다. 시간의 층을 탁본한 듯, 물이 그려낸 그림과 같다. 자연의 원초적인 질료인 물과 나무는 작가의 연마된 손과 순간적인 호흡이 상호 작용하며 하나의 완결된 평면의 깊이를 가진 회화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멈출 줄 모르는 열정과 에너지는 또 다른 어떤 예술의 형태를 만들어낼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근자에 집중하는 습인판화 기법에 기반을 두지만 물과 공기에 의해 그려진다는 수인회화는 판화와 회화의 경계 너머, 평면의 깊이와 텍스처로 응시를 통한 성찰에 몰두하고 있음이다. PA




김상연





작가 김상연은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 학사와 국립중국미술대학 판화과 석사를 졸업했다. 2000년 일본 도쿄 오스카갤러리를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오픈스페이스 배, 포스코미술관 등 국내는 물론 프랑스 루앙, 독일 베를린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작품을 선보였다. 2006년 ‘광주비엔날레’와 아르코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독일, 중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개최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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