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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식
Moon Sung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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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과 기억의 선연한 이중주

삶과 자연, 인생의 무수한 사건을 담은 문성식의 그림은 함축적이며 운율적이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읊듯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머금고 있고, 시선을 둘수록 낮고 조용한 울림이 일렁이며 마음에 닿는다. 세상사를 면밀하게 관찰한 기억과 다층적인 감정을 표현한 섬세한 감각이 작품 속에서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에게 꽃과 나무, 미술책은 벗이었고 인간의 면면은 세상을 탐구하는 현미경과 같았으며,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한국관 최연소 참여 작가의 무게는 작가로서의 균형점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선’과 ‘색채’의 힘을 믿는 문성식의 회화는 그렇게 기억과 감각의 중첩 속에서 점차 단단한 힘을 키워가고 있다.
● 김미혜 기자 ● 이미지 국제갤러리 제공

문성식 개인전 '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3관(K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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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관찰자’, ‘이야기꾼’이라 자신을 칭하는 문성식은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포도 농장을 운영하셨고, 텃밭에는 튤립 등 다양한 꽃들이 심어져 있었으며, 마당 한편에는 공작새와 닭, 개 등이 있었다. 집안 곳곳, 동네 여기저기, 이웃 한 명 한 명. 평범하고 소소한 풍경은 그에게 흥미로움으로 가득 찬 세상이었고 그 안엔 예측 불가한 사건들이 공존했다. 이렇게 일상의 모습을 기억에 담아나가며 문성식은 점차 ‘미술에 특화된 어린이’로 자랐다. 특별히 화가가 되어야겠다는 원대한 꿈이나 포부가 있었던 건 아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유독 좋아했고, 하나씩 따라 그리는 것이 그저 즐거웠을 뿐이다. 특히 그는 누나의 미술책을 자주 보고 그렸는데, 시골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문명적 요소이자 초등학생이 따라할 수 있는 좋은 소재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기억 남는 작품이 있냐고 묻자 문성식은 김종태의 <노란 저고리>(1929)를 꼽았다. 노란색과 빨간색의 강렬한 원색 대비, 밝고 투명한 색조, 빠른 필치가 눈에 띄는 그림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미술에 대한 관심을 쌓아가던 그는 서울예고에 입학했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김천의 삶과 극명히 대비됐고, 그 간극에서 오는 혼란과 낯설음은 문성식으로 하여금 인간의 본성, 이면의 본질에 대해 파고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세밀화된 필채로 구현되기 시작했다.





<그냥 삶> 2017-2019 캔버스에 혼합재료 100×100cm 

©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사진: 박동석




어릴 적 기억을 모티프로 인간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그린 작가의 초기작은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어스름히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지나다니는 이 없이 한적한 길가. 남편을 여의고 홀로 남은 옆집 할머니의 집 주변으로 어느덧 잡초가 무성하다. 이어 문틈 너머로 보이는 고요한 집 안엔 텔레비전의 푸른 불빛만이 반짝이고 있다. 동네를 산책하다 우연히 마주한 이 적막한 풍경을 문성식은 기억 깊은 곳에 아로새겼다. 그리고 훗날 대학생이 되어 <과부의 집>(2002)으로 완성했다. 선들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고, 잡초나 사람의 표현은 매우 순진하고 정직하다. 드로잉에 대한 문성식의 애정은 깊고 진하다. 떠오르는 순간의 기억과 시선에 포착되는 발견을 이야기하는 작가에게 이는 좋은 표현 도구이기 때문이다. 


매일 일기를 쓰듯 그는 드로잉으로 일상을 간결하게 기록한다. <별과 소쩍새 그리고 내 할머니>(2007)에는 할머니의 초상을 치른 날의 경험을 담았고, <청춘을 돌려다오>(2010)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2009) 속 김혜자 배우가 춤추는 마지막 장면에 영감을 받아 그렸다. 최근 개인전에서 선보인 총 60여 점으로 구성된 ‘그저 그런 풍경’ 연작은 미색의 유화를 연필로 긁어낸 드로잉으로, 일상을 구성하는 보통의 연약한 생명들의 미동을 표현했다. 보편적인 풍경과 개인적인 기억에 내밀하고 감성적인 감각을 더한 그의 드로잉은 존 버거(John Berger)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예술가에게 드로잉은 발견이다. (중략) 선 하나, 색조 하나는 우리가 무엇을 봤는지 기록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가 무엇을 보도록 이끌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1)





<직사각형 정원> 2004 캔버스에 아크릴릭

 112×324cm © the artist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한편 <직사각형 정원>(2004)은 그의 초기 회화작품 중 하나로 땅과 하늘, 나무 등 모두 곡선으로 구성된 자연의 풍경을 직사각형 공간 안으로 데려온다. 정교하게 깎아 다듬어진 향나무와 느티나무, 측백나무가 네모반듯한 흙 위에 나란히 심겨 있고, 정적을 깨뜨리듯 그사이론 새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이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은 미술계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 내걸리며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25세의 나이, 아직 학생 신분이었던 신진 작가에게 감당하기 벅찬 관심과 기대가 한 번에 쏟아졌다. 길을 정하기도 전, 발에는 어느새 운동화가 신겨져 있었고, 출발 총성은 울려 퍼졌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무작정 달려야만 했다. 그는 회상한다. 


스스로 가혹했고, 힘겨운 시간이었다고. 그렇게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 10년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며 문성식이 달려온 길엔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자신과의 끝없는 경주를 펼쳐온 그는 이제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꾸준히 오래 달리는 법을 익혀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문성식은 앞서 무대처럼 공간을 한정하고 인공적 느낌의 정원을 그렸던 구성에서 나아가 장지를 활용한 긴 화면의 회화를 선보였다. 고요한 듯 보이지만 이야기로 가득 찬 <숲의 내부>(2010-2011)는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 커다란 화면에서도 미미한 사물조차 지나치지 않고 표현해내려는 작가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밤의 질감>(2010-2011)은 당시 부암동에 살던 그가 작업실로 출퇴근하며 마주쳤던 인왕산의 낮과 밤의 풍경 차이에 주목한 작품이다. 단단히 마음먹고 그린 장지에는 겹겹의 검정이 세밀하게 더해지며 숭고한 어둠의 개념을 형상화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동이 집약되어 있다.





<과부의 집> 2002 캔버스에 연필 72×65cm 

© the artist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하지만 고민은 계속됐다. 세 번째 개인전을 마친 후 그는 표현 방법에 대한 한계와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 깊어지는 고민 속 작가의 머릿속에는 대학 시절 그렸던 연필드로잉이 다시금 떠올랐다. “저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본원적으로 고민했어요. 놀랍게도 선이더라고요. 뻔하지 않고 신선한, 제 안의 깊숙한 어딘가에서부터 커다란 힘으로 치고 올라오는 선의 기세. 그럴 때 의지가 발현돼요. 마치 활어와 같은 상태랄까요.” 그렇게 문성식은 선을, 그림을 그리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작업은 시작됐다. 2019년 4년 만에 개최한 개인전 <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에서 그는 직접 고안한 스크래치 기법으로 완성한 회화 연작을 비롯해 채색 드로잉, 유화 드로잉 등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펼쳐 보였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시의 출발점이기도 한 장미 연작 ‘그냥 삶’(2017-2019)은 1년 반의 시간을 들여 완성된 문성식만의 ‘두꺼운 드로잉’ 작품이다. 여기에서 꽃은 단순히 심미적 대상이 아닌, 욕망의 중첩이자 복잡다단한 세계를 투영하는 표상으로 자리하는데 인간 의지의 흔적과 생명력이 고착된 느낌을 위해 작가는 검은 바탕에 젯소를 바르고 날카로운 도구로 이를 긁어 떼어내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의지와 우연히 혼재된 선을 만나면 과슈로 채색해 작품을 완성했다. 이러한 기법은 더 이상 회화와 드로잉의 구분이 의미가 없음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조금씩 자신만의 균형점을 찾아나가고 있는 그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냥 삶> 2019 캔버스에 혼합재료 60.5×41cm 

©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사진: 박동석




문성식의 회화는 섣불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간결한 기조와 군더더기 없는 실제를 통해 우리 내면의 기억과 감각을 오롯이 마주하길 제안할 뿐이다. “당신은 삶의 쾌락과 예술의 기쁨을 배우기 위해 나에게 왔지. 어쩌면 난 당신에게 그보다 훨씬 더 멋진 것을, 고통의 의미와 그 아름다움을 가르쳐주기 위해 선택된 사람일지도 몰라.”2) 문성식의 그림은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 처절함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가장 좋은 친구일지 모른다. PA


[각주]

1) John Berger, Landscapes, 신해경 옮김, 『풍경들』, 열화당, 2019, p. 53

2) Oscar Wilde, De Profundis, 박명숙 옮김, 『심연으로부터』, 문학동네, 2015,  p. 384





문성식




작가 문성식은 1980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학사와 전문사를 졸업했다. 개인전으로 2006년 키미아트 <바람없는 풍경>, 2011년 국제갤러리 <풍경의 초상>, 2016년 두산갤러리 <얄궂은 세계>, 2019년 국제갤러리 <아름다움. 기묘함. 더러움.>이 있고 국내외에서 열린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 두산아트센터, 하이트컬렉션, 소마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으며 현재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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