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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찬_V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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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7 – 2021.1.17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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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욕망



흰 아파트가 한 무더기 서 있다. 보란 듯 질서 정연하게 오와 열을 맞춘 아파트 모형들이 각자의 반듯함을 자랑한다. 한 점 티도 없을 줄 알았건만 몇 걸음 다가서자 표면 그득히 손자국이 드러난다. 모형의 외피는 공장에서 찍어낸 석고상처럼 매끈한 것이 아니라 손으로 일일이 빗어낸 듯 울퉁불퉁하다. 색이라곤 지문과 지문이 겹쳐져 드리우는 명암의 차이뿐이다. 작가 ‘안효찬’하면 가장 먼저 ‘돼지’가 떠오를 만큼 그의 풍경 속에는 돼지가 계속 등장해왔다. 돼지는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키워드였다. 그런데 이번 개인전에서 안효찬은 돼지를 메인 전시장이 아닌 윈도우 갤러리에 따로 분리시켜 전시했다. 그마저도 오로지 윈도우 갤러리 바깥에서만 볼 수 있게끔 돼지와 관람객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의도했다. 창 너머 유리 진열장에 놓인 새끼돼지 모형들은 랩으로도 싸여 관람객으로부터 이중, 삼중으로 단절돼있다. 정육점을 연상케 하는 붉은 네온 불빛 아래, 돼지를 포장한 랩에 기입된 작가의 이름 석 자를 본다. 스스로의 과거와 절연이라도 하듯 그는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돼지들을 그곳에 그렇게 묻었다.


돼지 주변에서 한창 열심이던 작은 사람들 역시 이번 전시에서 불현듯 종적을 감췄다. 인부들이 없으니 당연히 공사 현장도 없다. 무슨 연유로 시작됐을지 모를 그 북적이던 공사는 마침내 끝이 난 걸까. 공동묘지에 허옇게 줄지은 묘비들처럼 전시장 중앙에 세워진 저 직육면체 덩어리들 밑에 혹시 그 많던 돼지와 사람들이 묻혀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속이 텅 빈 상태로 공사가 완료된 이 아파트들은 뿌리조차 내릴 수 없는 뼈대만 앙상한 좌대 위에 불안히 서있을 뿐이다. 전시장의 아파트는 색을 잃어 무게를 잊은 것일까? 아니면 무게를 잃어 색을 잊은 것일까?


모델하우스의 아파트 앞은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늘에 더 가까이 닿기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하던 아파트는 어느새 이상향 그 자체가 됐다. 어느 누구 마다하지 않을 부동의 재산을 보여주는 더 훌륭한 상징이 아파트 말고 또 어디 있나 싶다. ‘Venus’라는 전시 제목은 작가가 머리 들어 올려봤던 석고상의 이름이자 이번에 선보인 작품 <희미한 구조>(2021)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지점토의 상품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석고상 ‘비너스’는 ‘비너스’ 지점토로 만들어지지 않았고 아파트 역시 지점토로 만들어졌을 리 만무하다. 이름이 있는 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시멘트와 철근 외에 다른 재료가 더 필요하다. 아직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을 것 같은 모형 표면 위의 하얗게 굳은 지문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증거처럼 남은 지문과 손자국은 비너스의 살결보다 더 뜨거운 아파트의 살갗이 된다. 하지만 곧장 마르며 갈라지는 그 피부는 자기에게 새겨진 흔적들을 투박하고 거친 모습 그대로 품은 채 차가운 화석이 된다. 


안효찬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욕망이라 생각한다. 그 욕망은 돼지에서부터 시작해 사람들로, 사람들에서 다시 장소와 건물로 옮겨가며 꺼지지 않고 이어졌다. 이제 그것은 아파트에 우뚝 똬리를 틀었다. 이전까지 우화적으로 표현되던 욕망이 이번 전시에 이르러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돼지는 사라지고 아파트만, 색은 사라지고 암투의 흔적만 남았지만, 욕망은 무대 위에 올라 한껏 더 적나라하게 숨을 들이켠다. 편하게 쉴 내 집 하나 장만하고픈 마음을 가리켜 욕망이라 하긴 좀 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을 메운 아파트들 옆에 서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욕망이라는 감정에 색이 있다면 과연 무슨 색일까. 백색-무결해서 도무지 보이지 않지만 하얀 손때로 가득한 저 색이 바로 욕망의 색이 아닐까? 하기야 어느 색이든 무슨 상관인가. 내가 그의 아파트를 욕망으로 읽지만 누군가는 저 아파트에서 희망을 보는 것처럼, 숨 가쁜 일상에 치이면서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매일을 채워나가는 것처럼,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는 멀리 떨어진 남의 나라 정치가 아니라 가까이서 살 부딪히는 삶의 소리일 텐데 말이다.  



*<희미한구조> 2021 지점토, 아크릴 가변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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