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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Mapplethorpe: More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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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18 - 2021.3.28 국제갤러리 서울 K2,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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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메이플소프,  초과적 가십과 고요한 오브제 사이에서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가 사망한 1989년, 제시 헬름스(Jesse Helms) 당시 미 상원의원을 비롯한 보수 정치인들의 선동으로 워싱턴 DC 코코란 갤러리(Corcoran Gallery of Art)가 예정된 순회 회고전 <로버트 메이플소프: 완벽한 순간(Robert Mapplethorpe: The Perfect Moment)>을 취소하는 일이 있었다. 외설 전시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 국립예술기금(National Endorement for the Arts, NEA)은 비난에 봉착하고, 이후에도 그의 작업을 전시하는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 기소되고 강제로 폐쇄당하는 수모까지 겪어야 했다. HIV/AIDS 위기 속에 성적 보수주의가 게이 섹슈얼리티에 낙인을 찍던 시절 배태된 악명 높은 헬름스 수정조항(Helm’s Amendment)은 당대 예술을 정치적 쟁투의 이슈로 부상케 했다. 논쟁 위에서 그의 작업을 비호하는 인사들도 작가의 성적 지향과 섹슈얼리티에 선을 긋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뉴욕현대미술관(MoMA) 관장 리처드 올덴버그(Richard Oldenburg)는 “미술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와 한 국가의 정체성과 자존심의 근원이 되는 ‘창조성’을 지원하는 것”이며 “창조성은 종종 우리의 참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새로운 길을 탐험하는 것까지도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요구한다”고 말한다.1) 다양성의 가치를 제고하는 그의 주장 역시 국가의 미래에 기여하는 도구로서 섹슈얼리티 재현에 한정 짓고 거리를 둔다.





<Patti Smith> 1978 은화 젤라틴 50.8×40.64cm  

©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성적 보수주의의 기류 속에 조형적 완결성과 결과물의 완성도를 고려하는 제작과정은 메이플소프의 사진을 줄곧 형식주의적 해석으로 수렴케 했다. 흑백 인화된 육체들은 그리스-르네상스의 대리석 조각상처럼 이상적 신체와 형상으로 상찬되거나, 꽃과 정물 사진 역시 사물의 정념을 비워낸 아름다움으로, 성적 메타포를 추상화했다는 식의 레토릭(rhetoric)에 그쳤다. 법학자 켄지 요시노(Kenji Yoshino)가 개념화한 커버링(covering)의 연장선 위에서 해석의 관점들은 그가 게이이고 S&M에 탐닉해온 성공지향의 야망가임을 부정하지 않지만, 이를 굳이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그의 정체성과 섹슈얼리티로부터 가지를 뻗어나간 예술적 형식의 연결고리를 축소하고 숨긴다. 해석의 좁은 프레임은 필연적으로 그의 섹슈얼리티와 사적 가십을 부각시킨다. 혹은 거꾸로 작가의 정체성을 특정하여 해석을 수렴시킨다. 


가령 그가 흑백 사진을 제작하며 남성 신체의 이상성을 재현해온 점에 대해 혹자는 흑인 모델로부터 새로운 ‘백인 조각상’을 발견함으로써 인종적 페티시를 표상한다는 독법을 전개하며 게이 남성으로서 (여성이 아닌) 남성을 모델 삼아 제 남성성을 투사하고 동일시하기에 성적 뉘앙스와 외설성을 완충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2) 메이플소프의 작업 궤적을 편향적으로 선별함으로써 이뤄지는 독해는, 해석적 유효성을 차치하더라도 흑백사진의 명암을 섬세하게 조정함으로써 사진적 오브제를 탐구하는 과정 속 인물을 대상화하는 미적-윤리적 긴장을 누락하며, 당시 가시화되지 않은 흑인 게이 섹슈얼리티의 재현을 감행했다는 지점을 간과한다. 동시에 여성 모델 리사 라이언(Lisa Lyon)의 근육질 골격을 부각하는 등 젠더 전형성에 변주를 시도한 사례를 지나치며 해석적 가능성을 닫는다. 결국 백인 게이 남성이라는 작가 정체성 프레임 역시 섹슈얼리티가 보수적으로 독해되던 맥락 위에 정체성의 고착된 프레임을 전제하는 셈이다.






<Frank Diaz> 1980 은화 젤라틴 50.8×40.64cm  

©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러한 정황과 한계는 한국도 다를 것이 없었던바, 그런 점에 국제갤러리가 메이플소프 첫 회고전을 대대적으로 치르면서 그의 전적을 설명하는데 망설임 없는 태도를 보인 점은 새삼 인상적이었다. 서울과 부산에 걸쳐 진행하는 전시는 전면에 퀴어와 게이 섹슈얼리티를 내세울 뿐 아니라, 그것이 작가로 하여금 미적 형식을 어떻게 조형해왔는가를 충분히 살필 수 있도록 한다. 전시장마다 작업의 주요 키워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초점을 두면서도 고르게 배치한 점도 그렇거니와, 서울관 2층에 ‘The Dark Room’ 섹션을 따로 나눠 <X 포트폴리오>를 필두로 성적 뉘앙스 가득한 사진들을 구성하는 방식은, 다소 전형적인 구획처럼 보일지라도 조명의 각도와 조도, 가벽의 색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등의 섬세한 디스플레이를 행함으로써 변별과 연결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포르노그래피와 외설성’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시각적 흥분을 ‘의사 고전주의적 정교함’으로 정제하는 전시장 연출은, 이미지에 교차하는 맥락들을 충실히 반영하고 연결시키겠다는 기획의 의지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섹슈얼리티를 인지하고 유통하는 시장과 플랫폼, 미디어환경 전반이 근래 급격히 변해온 정황을 고려할 수 있다. 그를 다룬 평전과 다큐멘터리 등 최근까지 제작·유통되는 콘텐츠들은 기록과 증언, 소문과 인상비평 가릴 것 없이 작가의 성적 욕망과 사회적 야망을 전시하고 그 자체를 브랜드로 삼아온 궤적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만큼이나 작가의 성적 편력과 사회적 야망을 한데 겹쳐내 조명하는 경향은, 미디어환경의 변화와 서구 금융자본의 확장과 더불어 성소수자 시민권이 법제화되는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써 과중한 성도덕의 무게를 증발시키고 그의 사진을 세속화한다. 형식성에 치우친 배타적 해석의 프레임이 야사와 가십에 평행선을 그리며 사진에 대한 온전한 감상과 향유 가능성을 한정시켜왔다면, 가십과 회고, 공적 비평을 막론한 수다한 이야기들이 작업에 살을 붙이고 말을 보태는 경향은 기존의 미적 형식과 해석에 개입하고 때론 잠식한다. 특정 신체에 대한 욕망을 조형하고 신체적 섹슈얼리티를 사물에 빗대어 포착하는 장면은 이제 미술계의 평판과 유명세를 향한 야심 있는 작가의 개인사에 겹쳐진다. 이는 그의 욕망, 미적 형식의 상관성과 개연성을 높이며 해석적 정황을 초과적으로 증강하는 것이기도 하다. 





<Self Portrait> 1988 은화 젤라틴 60.96×50.8cm

 ©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매체 특성상 사진은 다량 생산이 가능할지라도 메이플소프는 촬영과정에서 이상적 구도와 포즈를 선별하고 부피감과 명암을 조정하는 까다로운 공정을 고수하며 조형의 완성도를 높이고 작업적 마스터피스를 지향했다. 사물과 신체를 미적 대상으로 삼아 사진의 속성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면서도 동료와 유명 인사들을 끝없이 찍어낸 작가의 태도는 작가의 명망과 작품의 값어치를 지속적으로 갱신한다. 여기에 매력과 예술적 감각을 두루 지닌 야망가가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극적인 서사는, 그의 사진으로 하여금 형식적 완결성과 투명한 욕망을, 애틋한 정서와 성적 편력을, 상업적인 성공과 하위 주체의 게토적 감수성을 동시에 확보하도록 하며 그의 죽음 이후에도 예술적 성취의 지속성을 보장한다. 에이즈 위기가 과거의 일이 되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금기와 저항도 제도적 인정으로 뒤바뀌는 시점에서 메이플소프와 그의 사진은 끝없이 회자되고 소환된다. 해석적 과잉 속에서도 정적인 침묵을 지키는 이미지는 사물과 신체를 물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진 스스로를 물화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이미지의 공백을 남기며 그 안에 쾌락과 손상을, 야망과 공허를, 가십과 죽음을 동시에 품어낸다. 


이와 관련하여 데이브 히키(Dave Hickey)는 『보이지 않는 용: 아름다움에 관한 네 편의 에세이』에서 메이플소프의 사진을 두고 싸늘한 마력의 ‘무의미한 이미지’로 설명한 바 있지만, 외설과 예술, 침묵과 가십, 수다한 해석과 이를 거부하는 이미지 사이의 끝없는 긴장과 불화는 그 자체로 모든 것을 흡수하면서도 포섭되기를 거부하는 이미지의 운동 자체를, 의미와 무의미의 적대 속에 서로를 공존시키는 이미지의 역설적 틈새를 열어내는 것처럼 보인다. 일테면 전시 부제 ‘MORE LIFE’는 1980년대 HIV/AIDS가 창궐한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토니 쿠쉬너(Tony Kushner)의 연극 <미국의 천사들(Angels in America)>(1991) 중 생존자 월터의 대사를 인용하여 ‘좀 더 나은 삶’을 가리킨다고 하지만, 그것은 문자 그대로 희망을 갈구하는 의도로만 읽기는 어렵지 않을까. 외려 전시장 입구 가벽에 입혀진 보라색으로부터 (설치 의도와 상관없이) 사진의 색수차(chromatic aberration) 현상의 알레고리를 연상하며 그의 작업을 다시 조명할 수 있지 않을까. 수다한 빛들이 렌즈를 통과하며 분산되고 형상이 초점을 잃으면서 보랏빛으로 흐려지는 원리는, 메이플소프 사진 이미지의 굳건한 오브제로부터 온전히 잡히지 않지만 재차 쓰고 허물어내기를 동시다발로 작동시키는 의미의 역동을 떠오르게 하지 않는가 말이다.  



*국제갤러리 부산 로버트 메이플소프 개인전 <Robert Mapplethorpe: More Life> 설치 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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