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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혁
Yim Ja-hy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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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 온존한 실존으로의 혁명

그림을 그리면서 사는 인생은 오래달리기라고, 오래 달리기 경주 말고, 마라톤 말고, 그냥 오래 달리는 상태라고, 그는 생각한다. 갓 성년이 됐을 때부터 그에겐 할머니 화가의 글귀가 어떤 장군이나 과학자 위인전의 글귀보다 와닿았는데, 전략이나 기획 말고 그냥 그 사람의 시각이, 활동이, 지구력과 유연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값진 덕목이며 예술에 대한 아낌없는 소진이라는 절대의 철학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는 스스로 파파노인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덕분에 남들이 하는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모서리를 고대로 간직한 본인만의 세계를 쉼 없이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정일주 편집장 ● 이미지 작가 제공

'벽의 꼬리 The Tails of Walls' 부분 2016 7개의 코너 벽에 수성 페인트 금호미술관 설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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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혁은 늘 그림을 그려왔다. 종이, 캔버스, 보드 그리고 벽에도 그렸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면은 수없이 많아 그는 그리는 것을 멈출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작고 여러 개로 이루어진 화면은 휴대하기가 좋고 진입 문턱이 낮아서 빈번하게 그리게 되었으며 어떤 경우 건물의 외벽이나 전시공간의 벽이 화면으로 그에게 주어지기도 했다. 소근육만 쓰다 보면 대근육을 쓰고 싶어지듯 작고 간단한 화폭을 채우다 보면 어느새 크고 시원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 사다리에 올라 웅장한 세계를 끌어내기도 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 가만히 손을 움직이는 무한 변용의 시간을 반복하기도 하는 그이다. 


2005년 내가 처음 본 임자혁의 작품은 무한유혹의 가능성이 미늘처럼 도사린 드로잉과 아크릴채색, 테이프와 스티커로 벽에 그린 작품이었다. 그것들이 전시가 끝나면 지워지거나 걷어치워질 존재임을 깨닫자 나는아깝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자혁의 벽에 일시적으로 얹히는 그림을 그리고 없애는 작업은 대학교 때 시작되었다. 지난 세기말이다. 대학교 내내 작은 드로잉을 매일 그려나가는 그에게, 작고 많은 그림은 결국이러저러하고 아기자기하며 많은 것으로 다뤄졌고 이미지가 각양각색이면이러저러한 아기자기하며 많고 다양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아기자기는 아니었다





<담장의 시 A Poem of Entanglements> 

부분 2018 종이에 잉크와 색종이 29.7x21cm

 



한 장 한 장 그릴 때는 그게 그에게 전부였고 그 속에는 전광석화처럼 그의 세계를 휩쓸 것 같은 태풍의 소우주가 있었다. 그런 까닭에 작가는 종종 물리적으로 자기 자신을 압도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려면 화면의 지지대도 크고 무거운 데다 준비하는 시간이 길고 많은 비용이 들며 보관은 더 큰 문제였다. 그렇게 마련한 화면에 간단한 드로잉을 하려면 대가의 엄청난 실력과 용기가 필요하고, 이런저런 걱정을 하다보면 자신에게 그런 경지는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런 부담스러운 시공간에서 벗어나 활어 같은 생동을 펼쳐놓을 큰 벽에 그림을 그린 것이다


자신이 평생토록 있을 공간이 아닌 이상, 여간해서는 영구히 남길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안 그는 일시적으로만 존재한다는 비장함을 오히려 선택했다그러자 그는 그리고 싶은 바로 그때 그리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오래 묵히고 계획하고 기다리는 것, 영구불변일 것처럼 또는, 처음 목표와 다를 수도 있는 결과물에 얽매이는 것보다 후루룩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소멸하는 것에 또 다른 희열과 매력을 느꼈다. 그 사라짐 다음에 주어질 더 정갈한 혹은 더 무심하고 창백한 화면이 보였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없어진 많은 그림에 결코 연연해하지 않기로 한다. 하여튼 그것은 그에게 여전히 확실한 무늬고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귀 The Depressed Ear> 2006 

벽에 오린 그림과 흑연 금호미술관 전시 장면




개인전 <조금 이상한 날>(누크갤러리, 2015)에서는 1층에 여러 점의 작은 드로잉을 걸고, 2층에는 1층에 보여준 그림들의 부분 확대 이미지를 프린트하여 붙였다. 1층에서는 그림의 소재가 눈에 들어온다면 2층에서는 맥락이 사라진 채 색 팔레트와 세부 이미지 중심으로 그림을 다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착륙>(페리지갤러리, 2018) <종잇조각>(프랑크 탈 갤러리, 2019)에서는 작은 낱장의 그림들이 놓일 커다란 액자를 벽에 그려 넣고 싶었다. 이로써 각 그림에 주목이 되면서도 공간 전체가 하나로 전환되기를 기대한 그는 이듬해 개인전 <그러는 동안에>(갤러리기체, 2020)에서 다양한 색의 붓질로 그려진 도형들이 공간에 부유하는 느낌이 들도록 그림을 일률적으로 배치했다. 이렇듯 그의 전시는 옴니버스 영화 같다. 어떤 작품 주인공이 다른 화면에선 조연처럼 등장하고 여기에 클로즈업 됐던 사물이 저기에선 배경처럼 놓이기 때문이다. 작품 제목 또한 이야기를 가득 머금는다. 거꾸로 된 귀 위에 늠름한 박쥐를 그려놓고우울한 귀라고 이름 붙이거나 벽면으로 증식하듯 뻗는 알록달록 줄기(혹은 세포)들을 그리고코 주변이란 제목을 적은 그는 날다람쥐처럼 높이 솟은 북극곰이 그려진 그림엔녹는점이란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이미지와 그 이름이 어떤 관계로 서로 맺어지는지 묻자제목은 주로 작품의 별명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동료 Fellow Thinkers> 2019 색종이 콜라주 30.4×22.8cm




그리는 과정에서 그려 놓은 이미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만큼 이거다 싶은 제목을 떠올릴 때도 있고, 그림을 다 그리고 단어를 붙이는 때도 있는데, 이미지들이 만드는 꼭짓점들에 제목이라는 하나의 꼭짓점 더해진다고 생각하는 그는 꼭짓점을 만드는 일이 엄청 재밌음을 고백한다. 그리는 만큼 글을 많이 쓰는 임자혁에게 제목에 관한 어떤 기준은그림에 말이 적게 들어 있으면 제목은 다소 지시적이 되어도 되겠지만, 주로 지시적으로 단어를 쓰는 것은 피하고, 내용의 주변에서 단어를 탐색하는 것을 즐기는것이다. 일상적인 물건과 풍경을 그리며 모든 불필요한 세부사항을 제거하는 그는 자연에서 충실한 묘사를 만들기보다는 이 겉보기에 무해해 보이는 주제를 그림 자체에 대한 탐구의 발판으로 사용한다


그의 관심사는 묘사보다 색상, 재료 및 구성을 통한 번역과 변형에 있는 셈이다. 회화적 정확성, 생생한 컬러 구성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매혹적 작품으로 완성되면서 관찰과 상상 사이의 대화를 이어가는 임자혁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물었다. “무언가에 관해 다른 관점을 가지려고 하는 것을 들겠다. 그것이 어려우므로 중요하게 여긴다. 미술은 관점을 바꾸는 것이 이미 포함된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먼지는 닦아내야 하는 더러운 것이지만 그림의 소재로 누군가의 옷에 달린 먼지를 바라보는 것은그날의 발견일 수 있다. 이파리에 벌레 먹은 구멍도. 터덜터덜 걷다가 노란 떡잎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면, 오늘 여기를 지날 일이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싶다.”




<청록보다 조금 파란 A Little More Blue than Turquoise>

 2020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112×112cm





자신이 보는 것, 겪는 것을 단숨에 다른 성격의 것이 될 수 있게 만드는 작가는 모든 것이 생각의 혁명이며 용오름 같은 뜨거움과의 만남이라 믿는다. 명승지에 가는 것보다 골목길 구석 어디를 걷는 것이 더 즐거운 것은 거기에서 또 자신만의 스토리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며 그 독특한 세계와의 조우와 완성만이 속속들이 그의 삶 전반에 스며들어비논리적이고자 하거나 엉뚱해지고 싶고 일탈이 자유로울 수 있었말랑말랑한함축된 의미로 재구성되어 그를 온전케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진정한 자기를 숨김없이 털어놓는 것이 고백이다. 임자혁은 고도의 함축과 간결로요약의 숙명을 지닌술래잡기를 제안한다. 엉뚱한 시 같은, ‘구구절절의 위험을 구미호의 꼬리처럼 자르고 경계한명료의 현란한 침묵을 푸는 것이다. 꼼꼼히 화자와 눈을 맞추고 그의 호흡을 기다리며 숨을 삼키고 그의 심연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그것이 그를, 그의 사랑을, 비밀을 넘겨받는 것이라는 집요한 고집을 단단한 항아리처럼 구워내고 있다화가는 빈 캔버스와 홀로 마주해야 하며, 시인은 백지와 대면해야 한다


독창적인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그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빈 공백에 암호 같은 말을 건넨다. 공백의 무와 마주하는 임자혁 또한 독백한다. 독백어찌 이토록 순진한가! 어찌 이토록 자유로운가! 어찌 이토록 부드러우냐!’는 탄식의 신명을 불러내는 자기와의 대화다녹화방송이라기보다는 생중계이고, 연속극이라기보다는 단막극이라고 할 수 있다. 되감기 버튼을 누르고 다시 보겠다는 의지와 수회 분을 계획하는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은 지금이 담아내기를 바라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기대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16년 전 그는 그림의 소재를 단막극에 비유하며 이런 노트를 적었다. 1초 만에 생각한 어떤 것을 펼치기 위해 몇 날을 계획하고 계산하기도 하는 그는 그 1초를 만나지 않았다면 없을 수고로움을 반짝이는 어깨띠처럼 두르고, 이 낯선 세계가 그 속의 작업이 참 재미있다고 초인처럼 말한다. PA

 




임자혁





작가 임자혁은 1976년 서울 생으로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회화과를 졸업했다. 2001년 금산갤러리의 <임자혁>을 시작으로 2005년 브레인팩토리 <구름 속의 뼈>, 2006년 금호미술관 <임자혁 드로잉>, 2018년 페리지갤러리 <착륙>, 2019년 네덜란드 갤러리프랭크탈 <종잇조각>, 2020년 갤러리기체 <그러는 동안에> 등 열 한차례 개인전을 가진 그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 2006> 등 기획전에 참여했다. 기본적인 방법으로 쉽게 누구나 그리는 그림을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여기는 그는 그것이 매우 독특해야 한다는 의지로 독특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미묘한 차이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펜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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