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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MMCA 국립현대미술관 ②

0원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국립현대미술관

SPECIAL FEATURE No. 2-2
변화의 키워드: 프로그램
교차되며 확장하고, 어긋나며 연결되는 순간들_권태현

SPECIAL FEATURE No.3
무경계, 상상력의 무제한 확장 이끄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인터뷰_정일주

SPECIAL FEATURE No. 4
국립현대미술관에 바란다_최태만

*MMCA 국립현대미술관 ①에서 이전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경 이미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사진: 명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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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No. 2-2

변화의 키워드프로그램

교차되며 확장하고어긋나며 연결되는 순간들

● 권태현 미술비평

 


국립현대미술관뿐만 아니라미술관의 변화는 세계적인 화두이다지난해 교토에서 열린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 총회에서는 박물관/미술관의 정의를 다시 내리기 위한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비판적 대화를 위한 민주적이고포괄적이고다성적인 공간”,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참여적이고 투명하며”, “다양한 공동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과 같은 문장들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위와 같이 제안된 미술관의 새로운 정의를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들이 제출되며 표결은 유예되었지만변화의 방향성은 분명 감지된다전시소장연구교육의 전당이었던 미술관은 이제 참여와 논쟁의 공유지로 변모하고 있다이런 맥락을 딛고전시와 작품 중심으로 미술관을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미술관 안쪽으로 다른 존재들을 불러들이는 순간인 미술관의 공공 프로그램1)에 주목하는 것은 동시대 미술관을 돌아보는 유의미한 관점이 될 것이다.


50년이 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역사 속에 오늘날 미술관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잠재적으로 존재해왔다물론 지금과 다른 맥락이지만 경복궁과 덕수궁 시절부터 미술관에서 퍼포먼스나 해프닝 작업들이 펼쳐졌고,2) 1986년 과천 이전 이후에는 그곳의 대강당과 야외무대에서 연극제와 음악제가 열렸다.3) 2000년대에 들어서는 미술관 교육에 관심이 쏟아지며 교육 프로그램들이 섬세하게 분화되었고, ‘독립예술영화제’ 등 스크리닝 프로그램이 운영되기도 했다특별 강의나 학술 행사 또한 지속적으로 열려왔고아티스트 토크와 같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 역시 꾸준히 펼쳐지고 있었다.


이렇게 국립현대미술관의 시공간을 채우고 있던 공공 프로그램들이 미술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지는 추세이다이러한 흐름에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개관은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서울관은 동시대 예술계의 다원적인 양상을 건축적으로 반영하여 지어졌다필름앤비디오멀티프로젝트홀미디어랩서울박스와 같이 전시장보다는 극장이나 무대 혹은 마당에 가까운 공간들이 마련되면서전통적인 미술관의 문법과 다른 공간들이 하나의 장소에 겹쳐 있게 되었다국립현대미술관이 그 내부에 다른 존재들을 위한 자리를 두어 교차와 확장의 가능성을 품은 것이다이런 건축적 지지체를 바탕으로 기획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전시를 보조하거나 관람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이 아니라미술관 정체성에 영향을 줄 만큼의 독자적인 역량을 가지게 되었다.





호추니엔 <의문의 라이텍> © AnjaBeutler

 

 


교차와 확장

 

다른 것들과의 교차를 통한 미술관의 확장에 있어서 다원예술 프로그램은 중요한 순간들을 열어낸다먼저 다원예술이라는 말 자체의 복잡한 역학부터 살펴보면국내에서2000년대 중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다원예술이라는 개념은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운 예술 실천들을 지칭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정적 용어에 가까웠다문제는 그것을 통해 장르 융합이나 학제 사이의 교차가 유의미하게 가시화되면서도동시에 제도 기관들이 다원예술이라는 유형을 재생산하면서 그것을 장르화해버리는 자기모순에 빠져버릴 수 있다는 점에 있다다원예술의 가능성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그것을 유형화하지 않고 규정 불가능한 질문의 상태에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변모는 특기할만하다.


현대미술의 역사가 다른 장르들과의 교차 속에 있기 때문에 다원이라는 분야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계속 연구되고 있었겠지만본격적인 기획으로 드러난 것은 서울관의 다원예술 프로젝트부터라고 할 수 있다. 2014년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존 케이지(John Cage)의 텍스트에서 발췌한 ‘무잔향(Anechoic)’이라는 제목으로 사운드아트와 현대음악그리고 미술의 교차를 보여주었다. 2016년에는 국립현대무용단과 함께 ‘예기치 않은을 기획하여 다른 예술 기관과의 협업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특히 2017년과 2018년의 다원예술 프로젝트는 미술관 바깥에서 활동하던 김성희 예술감독이 기획하면서그가 만든 ‘페스티벌 봄이 국내 예술계에 불어넣던 활력을 제도 기관 안에서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다원예술 프로젝트는 미술사에 잠재되어 있던 교차적인 계보를 다시 감각하게 하면서 관람객들에게 더 넓은 시야의 미술사적 통찰을 주기도 했다미니멀리즘 댄스의 대가인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Anne Teresa de Keersmaeker)의 〈바이올린 페이즈〉 공연을 서울박스에서 직접 펼쳐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뿐만 아니라단순히 외국의 중요한 작업을 국내에 소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신작을 외국의 기관들과 공동 제작하여 선보이기도 했다관람객들에게 잘 드러나는 부분은 아니지만장르를 교차하면서 만들어지는 가능성은 형식뿐만 아니라제작 시스템과 방법론의 문제까지 아우른다예컨대 농당스(non-danse)나 포스트드라마 시어터(Postdramatisches Theater) 등의 무대예술 기반 작업들이 자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혁신을 펼칠 수 있었던 힘은 비교적 독립적인 기관들이 협력하여 하나의 작업을 공동 제작하는 방법론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4) 이런 제작 시스템 또한다른 분야와 교차가 일어날 때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작 차원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기관의 역할을 살피는 것은 자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작업의 유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국제적인 공동 제작을 통해 만들어진 작업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지역의 무대와 전시장에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이런 관점에서 여러 아시아 작가들의 작업을 외국 기관들과 공동 제작하여 선보인 프로젝트 ‘아시아 포커스는 주목할 만하다호추니엔(Ho Tzu Nyen)의 〈의문의 라이텍〉로이스 응(Royce Ng)의 〈조미아의 여왕〉과 같은 작업들이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공동 제작되었고이후 그 기관들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상연되었다.5) 넓게 보면 이런 프로젝트는 예술계가 공유하는 동시대라는 시공간을 함께 만드는 일이다이렇게 함께 디딜 수 있는 공통의 지대를 외곽에서 같이 만들어나갈 때비로소 식민주의적 역학 속에 있는 국제적이고 동시대적인 감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미술관은 필름앤비디오 극장을 통해 건축적이면서 동시에 미학적인 체제로서의 시네마와 그것에서 나아가는 포스트시네마적 실천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할 수 있는 곳이 된다그런 의미에서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등 극장과 전시장을 오가는 작업을 펼쳐온 작가들에 대한 미술관의 조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그들의 전시에서는 영상 설치와 스크리닝 프로그램이 함께 맞물려 작동한다제각각 다른 미학적 규범이 적용되는 화이트큐브블랙박스시네마를 오가는 경험이 구축되는 것이다그런 전시 형식을 통해 다른 전통들과 매체들 사이의 교차를 다방면에서 톺아볼 기회가 마련된다한편하룬 파로키 전시 연계로 열렸던 ‘하룬 파로키와의 대화상영&토크’(2018)는 김지훈남수영서현석이나라가 각각 파로키의 작업을 골라 상영하고그것에 화답하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파로키의 영상을 통해 그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흥미로운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

(Anne Teresa De Keersmaeker) 

© Anne Van Aerschot

 



적대와 연결

 

미술관에서 각종 프로그램의 역할이 커지는 경향 속에서 연구 사업과 학술 프로그램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물론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연구기관이고 그곳의 큐레이터들도 학예연구사의 직함으로 일한다당연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유의미한 연구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그럼에도 최근 미술관 연구 사업의 변화가 크게 눈에 띄는 까닭은이전보다 단독적인 담론을 제시하는 연구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이러한 방향은 2013년 미술연구센터가 설립되고, 2017년에 독립적인 연구 부서인 연구기획출판팀이 만들어지고, 2020년에는 미술정책연구과로 승격되면서 제도적으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MMCA연구 프로젝트로 기획되고 있는 연속적인 대규모 국제 심포지엄은 그 위상을 잘 보여준다소위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가’ 시리즈로 불리는 심포지엄들은 매번 굵직한 질문을 내놓는다첫 번째 질문은 ‘미술관은 무엇을 연구하는가’(2018)였다미술관의 연구 프로젝트가 스스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며 그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고민을 공론의 장에 던진 것이다이렇게 제기되는 질문들이 한국이나 국립현대미술관의 문제에 머물지 않고유럽과 영미부터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으로 다양한 논자들을 통해 미술관학 차원의 보편적인 담론이 된다는 점은 중요하다미술관이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의문에 붙이며미술관의 정의가 바뀌고 있는 동시대적 상황 속에서 유효한 논쟁의 장을 열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이러한 태도와 관점은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2018), ‘미술관은 무엇을 움직이는가’(2019)로 질문을 바꾸어가며 계속되고 있다.


미술관은 무엇을 움직이는가 ‘미술과 민주주의라는 무거운 부제를 달고 있었다라클라우와 무페(Ernesto Laclau & Chantal Mouffe)가 강조하듯 민주주의는 그 내부의 적대와 함께 존재한다미술과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려면그것을 뒤집어버릴 수도 있는 근본적인 적대를 덮어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다그러나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 기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그렇기에 더 주목할 만한 사례가 여기에 있다그 심포지엄에서 ‘미술관의 민주화를 위한 질문들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박소현 교수는 국가 권력에 의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명확히 짚어내고국립 기관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어떤 대책을 내놓았는지 날카롭게 묻는다또한국립현대미술관이 만들어진 정치적 맥락을 언급하며이곳이 국민들의 ‘정신개조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내외 정치 선전의 도구이기도 했다는 점을 다시 끌어온다국립 기관이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적 장치라는 불편한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박소현은 그것을 통해 지금의 미술관이 어떤 공간이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발화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적대가 드러날 때 오히려 민주주의 가능성이 솟아오른다.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장치 속에서 민주주의는 이러한 어긋남의 순간을 창출할 때에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물론이런 상황은 미술관이 그러한 경합(agonism)을 반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미술관의 프로그램들을 통해 플랫폼으로서의 미술관을 생각한다최근 열린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인프라를 플랫폼으로 전유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2020) 연계 프로그램 ‘지금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 40’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의 여성 디자이너들이 온라인 중계를 통해 서로를 소개하고작업을 프레젠테이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미술관을 사용했다거대한 기관의 힘을 서로의 연결을 확장해나갈 힘으로 뒤바꿔낸 것이다.


플랫폼은 참여와 공유연결의 문제이다우선 국립현대미술관의 프로그램들 대부분이 유튜브 영상으로 공유되어 있고번역을 포함한 프로그램 연계 출판물도 다수 제작되어 담론의 확장과 접근성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그러나 참여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누가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의 문제는 이제 숫자로 치환되는 관람객을 넘어전혀 다른 종류의 관람객들 혹은 관람객일 수 없었던 존재들을 미술관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로 확장되어야 한다때마침 새로운 다원예술 프로젝트가 ‘개를 위한 전시로 준비되고 있다단순히 개를 위하는 문제에서 나아가비인간 주체와 미술관이라는 주제를 통해 관람객과 인간의 조건이나 타자에 대한 사유를 급진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술관을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유지로 열어내는 것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한 미술관의 역량이 될 것이다이런 변화들과 함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술관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다시,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가?’ 질문들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미술관이 스스로 급진적인 질문의 터전이 되는 방법론인 미술관 프로그램을 더 밀어붙여 안과 밖로컬과 글로벌공동체와 타자 등 이분법에서 벗어나는제도의 중심에 그것과 가장 멀리 있는 것들이 침투할 수 있는교차되며 확장하고어긋나며 연결되는그런순간들을 창출해낼 수 있지 않을까. PA

 

[각주]

1) 미술관 프로그램’ 혹은 ‘공공 프로그램은 학술적 개념도 아니고모호하고 넓어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말이다여기에서는 미술관에서 실행되는 교육학술 행사스크리닝공연각종 문화 이벤트 등 공공 프로그램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쓴다구체적으로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을 위해 제공하는 분류를 기준으로 삼는다. 2020 8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 따르면별도로 구분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프로그램 이벤트의 종류는 ‘필름앤비디오’, ‘다원예술’, ‘학술연구’, ‘문화프로그램이 있다.

2) 김구림의 ‘현상에서 흔적으로’ 시리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그러나 1970년대의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과 역할은 지금과 전혀 달랐다당대의 전위미술이 펼쳐졌던 <한국미술대상전>, <한국미술협회전등 국전에 대항하는 민간공모 전시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경우가 있었지만미술관의 기획이 아니라 대관 전시였다장엽「국립현대미술관 40년사」『국립현대미술관연구논문』1, 2009, p. 93

3) 장엽위의 글, p. 128

4) 김성희「오늘을 멀리 보기미래를 가까이 보기」『비주얼』, 15, 2019, pp. 4-12

5) 2018년 아시아 포커스에는 남화연로이스 응호추니 엔고이즈미 메이로다이첸리안이 참가했다남화연의 경우에만 HZT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발전하여 재 제작하였고나머지는 모두 국립현대미술관과 외국 기관들의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져 상연되었다글에서 언급한 호추니 엔의 경우 6개 기관(국립현대미술관, International Summerfestival Kampnagel(Hamburg), Arts Centre Melbourne and Asia TOPA, Holland Festival(Amsterdam), Kunsten festivaldesarts(Brussels), TPAM-Performing Arts Meeting in Yokohama)이 공동제작에 참여했고독일 함부르크에서 먼저 공연한 뒤 한국에 들어왔다.



글쓴이 권태현은 미술이론과 문화연구를 공부하며 글을 쓰고 전시를 기획한다미술계에서 활동하지만 미술 안쪽에 있는 미술이 아닌 것들에 더 관심이 많다미술과 정치가 서로에게 만들어 내는 틈과 그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Special feature No. 3

무경계상상력의 무제한 확장 이끄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 인터뷰 정일주 편집장



국립현대미술관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을 때 관장을 맡으셨다비전과도 직결되는 질문인데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그리고 그 역할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한다고 여기시는지?


하나밖에 없는 국립미술관이라는 점 때문에 두루두루 살펴야 할 부분이 많고 특히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 내용이나 소장품출판 등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진 면이 있었는데모든 영역을 고르게 안배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균형을 맞추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그리고 균형을 맞추되 기본을 지키는 것토대를 구축해 꼭 필요한 부분은 채워야 한다당장 겉으로 빛나지 않더라도 미술관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면 꼭 채워야 할 것이다중요한 것은 한국미술의 자존심 살리기이다서구중심 사회특히 ‘현대미술=서구미술이라는 공식이 과연 정답인지 고민하고자 한다


서구를 중심에 두게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변방이 되어버린다내가 있는 곳즉 한국미술이 중심이 되어 주체적으로 자리해야 한다내 얼굴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며 우리 미술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현실적으로 미술계 종사자 대부분(이론가큐레이터 등)이 서양 현대미술사 전공자라 서구미술 우선주의에 빠져있는 면이 있다폐쇄적으로 되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중심을 잡고주체적이어야 국제무대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내가 좋아하는 말로 수처작주(隨處作主)가 있다어디에 머물고 있든주인 같이 주체적 존재가 되란 뜻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미술관은 분명한 색깔을 띠고 있다팬데믹으로 당장 대중에겐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미술계 안에선 전시마다 존재감이 뚜렷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조직 역시 전면 개편되고 있는 중으로 안다큐레이터의 다양화를 피력하셨던 관장님 정권에서 하드웨어는 어떤 기준으로 바뀌고 있나?


취임 당시 가장 중요하게 보강해야 할 점 중 하나로 꼽은 조직개편과 인력확보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 내 임기제 신분이었던 학예사들은 장기적으로 연구하고 전시를 준비하기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정원을 확보해 정규 학예연구직 채용 절차를 3차에 걸쳐 진행했고조직의 안정성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채용 심사는 공개 경력 채용으로 진행했다미술관의 중장기 사업계획을 위해 또 체계적 조직운영과 비전 설정 및 수행을 위해 미술정책연구과를 신설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연구를 기반으로 전시출판학술교육 등 커다랗고 굵직한 규모의 미술관 정책 사업들을 장기적 안목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터를 닦는 부서다향후 규모 있고 튼실한 미술관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추동 중이다더군다나 미술관 관장의 행정적 위상이 격상되어 개관 50년 이후의 역사를 새롭게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미술이란 대중과 가까운 듯하면서도 실상은 먼 대상이라전시를 기획하거나 정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 궁금하다그리고 그 기준이 관장님 체제에서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궁극적으로는 전시기획도 창작행위라고 보고 싶다그래서 전시기획자도 창작가라는 전문의식이 중요하다독창성과 전문성 그리고 사명감이 중요하고 전시마다 성격이 분명해야 한다대중적으로 큰 감동을 준다거나미술사적 평가에 획을 그을 만큼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전시가 중요하다전시기획 행위가 창작행위라 한다면 독창성과 시대정신궁극적으로 국제적 보편성을 갖춰야 한다취임하고 나서 지난 5년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내용을 분석해봤더니 소외된 부분이 적지 않았다그래서 균형 감각부터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전통 한국미술을 바탕으로 한 수묵화나 채색화는 물론 공예전서예전건축전과 같은 소위 마이너 장르로 일컬어지는 전시상대적으로 덜 조명 받았던 지역 작가전리얼리즘 전시 등을 챙기게 했다이는 국립미술관의 균형 잡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를 청한 시점, <시대를 보는 눈한국근현대미술>전이 오픈했다근대미술이야말로 관장님의 주요 관심사라 볼 수 있는데이렇듯 수장의 연구관심 분야가 뚜렷한 것이 한 기관의 장점이면서 동시에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누군가 민중미술근대미술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어떻게 답하시겠나?


서울관 1전시실에 개막한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가 개괄이라면 과천관 2-3층에서 진행하는 <시대를 보는 눈한국근현대미술>은 본론 혹은 해설판이라고 할 수 있다시대와 장르를 골고루 안배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각 분야 담당 큐레이터들이 맡아 진행했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고 본다시대별 안배여서 특정 분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그러니 선입견은 사양하겠다과거 나의 족적을 헤아린다면 관심 영역이 너무 넓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기관 운영을 맡은 입장으로서 기준을 지키고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 기획전 <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 서예전>이 개최됐다이 전시에 관한다른 현대미술 전시와 구별되는 피드백이 있었나?


<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 서예전>은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첫 서예 단독 전시였다소외됐다가 주목을 받으니서예가와 애호가들은 신바람이 나고 새로운 창작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국립 기관에서 오랫동안 소외된 장르를 제대로 평가해 주목받게 하고 새로운 활기를 북돋웠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전통 바탕의 전시에 그동안 너무 관심이 없다 보니 그 분야 작가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겠는가소외된 장르를 제대로 평가해서 활기 넘치게 해야 한다또한이 서예전은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새로운 온라인 접근법을 통해 유튜브에서 곧 10만 조회수 돌파를 앞두고 있다과연 오프라인 전시로만 진행했다면 가능했을까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새로운 시대와 우리 전통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다해외에서까지 한국서예와 전통미술에 대한 관심을 이끌게 된 부수적 효과도 있었다. 



Q 미술관 전시에 외국 작가를 초대하거나 외국에 기획전을 만들어 한국 작가를 소개할 때분명한 방향이 있나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이 갖는 뚜렷한 기준보다 학예사들의 개인적 욕망과 취향에 기대는 부분이 존재했었던 것 같다일회성으로 끝나는 사례도 분명 존재했다.


그런 부분을 정책적으로체계적으로 보강하기 위해 미술정책연구과를 신설한 것이다해외에서 오는 여러 가지 제안에 대한 타당성을 연구할 것이다그리고 그동안 해외에 미술을 선보이는 쪽에 비중이 컸다면 이제 한국미술을 해외로 내보내려고 한다. ‘교류라는 말은 서로 주고받는다는 것이므로 쌍방통행이 중요하다해외 여러 유수 미술관에 한국 현대미술 특별전을 개최하게 하고 나아가 미술 한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이를 위해 우리 미술관 대표 소장품 도록이나 『한국현대미술 개론서』의 영문판이 출판 진행 중에 있다정보나 자료가 있어야 관심을 갖게 되고그런 이후에 구체적 프로젝트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술정책연구과가 신설됐다학예팀과 정책팀의 역할이 겹치거나 분리되면서 서로 어긋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지 않나?


3-5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미술정책연구과에서 먼저 연구하고 실행 가능성 유무를 판단해 이후 담당 부서로 넘겨 전시출판교육 등을 진행하는 것이므로, ‘상호 공유라고 할 수 있다또한 학예실 연구기능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큐레이터마다 하나의 연구주제를 발표하는 ‘집담회를 개설했다모든 큐레이터는 연구주제를 설정해서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연구 내용이 충실해지면 그만큼 성과물도 좋아질 것이다풍요롭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연구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좋은 연구 성과를 내는 큐레이터들에게는 인센티브도 줄 것이다중요한 것은 소통과 협업이다.

 


바이러스로 삶과 예술 모든 것에 전혀 예측하지 못한 패턴들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청년이민자성 소수자 등 이슈도 굉장히 중요하며 방대해지고 있다앞으로 미술관은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수집하고 풀 것인지그에 대한 체계가 마련되고 있나?


현대미술의 특징은 경계선이 없고 무한 상상력을 조형적으로 구현해내는 데 있다특히 미술관은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그 시대의 예민한 부분을 미술적으로 반영한다예를 들어 서울관의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전시의  작품 대부분은 소수자들을 주목하고 있고전쟁도시 등 동시대의 다양하고 뜨거운 이슈를 다루고 있다그러면서도 상설전에서는 교과서적인 전시를 보여주고 있다다양성이 기본이면서도 미술생태계나 사회적 뜨거운 문제들까지 과감하게 수용하려 한다미술관의 성격과 품격은 소장품이 말해주기 때문에 소장품 철학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광장>3부 신승백 김용훈 <마음> 2019 

가변설치 이미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학습과 시행착오가 선행됐지만 관장께서 관심 기울이시는 출판은 상황이 어떤가특히 『한국미술 개론서』 제작에 관해 일부 비판적 의견이 있다국립기관이 과연 선형적교과서적으로 책 제작을 하는 것이 옳은가 의문이 있는데이에 대한 관장님 의견을 말씀하신다면.


『한국미술 개론서』는 학예실 연구기능 강화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개론서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한국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외국인이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추천할 만한 마땅한 책일종의 ‘한국 현대미술 가이드북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됐다또한 미술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부터 통일되지 않고 있다동양화서양화한국화 등 모두 문제가 있는 용어다내부 세미나를 통해 용어와 개념을 재정립하고이 책에서 기준을 세워 혼란을 잡으려 한다민간에서 이를 실행하기에는 예산과 인력 등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과 외부 전문가들 수십 명이 참여해 지난해부터 작업에 돌입했다올해 말 한국어판내년 영문판이 완성될 예정이다. 20세기 한국미술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책 후반부에 현역 작가들의 작품 도판을 많이 싣고자 한다한국미술의 국제화를 말로만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이해를 돕고자 함이다나쁜 의미의 화석화된 교과서가 아닌살아있는 정보로 한국 현대미술의 핵심을 이해하기 쉽게 요점 정리하는 책이 되기를 희망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SNS의 중심 콘텐츠가 됐고최근 여러 도시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 타진 계획도 들린다이렇듯 지역 활성화를 위한 미술관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해지고 있는데개관 50주년을 보내고 향후 50년을 설계하는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서 분관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일단 미술계 일원으로 미술관은 많을수록 좋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현실적으로 미술관 신축은 쉽지 않다예산과 인력 확보 등 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가능한 부분인데 그것은 정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청주관은 문 닫은 공장을 예술이라는 꽃을 피워 대성공했다국내외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고사실 청주관 일대는 활기를 띠면서 문화 벨트로 특화되고 있다청주관의 성공 소식이 각 지역의 도시를 자극하고 있는 것 같다.

 


몇 해 전부터 기획전과 미술관 표면에 기업 후원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SBS와 현대자동차 외에 또 다른 후원 계획이 있나?


현대차 시리즈 SBS와 공동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이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대표사례로 자주 회자되면서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후원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다만 전시 공간이 여유 있지 않아 붙박이 시리즈로 전시를 다수 선보이기는 어렵다대중의 눈높이와 미술사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국내국외장르주제)들을 두루 고려해 기업후원을 선별하고자 한다.

 


전시 <모두를 위한 미술관개를 위한 미술관>은 국립미술관이 기존에 미처 관람객이라고 여겨지지 않던 범위까지 기관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혹은 의무감)를 드러낸다그렇다면 그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여기시나?


현대미술의 특성이 바로 무경계다상상력의 무제한 확장그러므로 미술을 담아내는 미술관의 역할도 제한이 없어야 한다. ‘관람객이 꼭 사람이어야 하나라는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해 미술의 개념과 역할을 확장하고자 했다개가 주인공인 전시는 현대미술의 특성을 달리 보여주는 것과도 같다세 집에 한집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요즘산책 가능한 개를 위한 전시다고양이도 반려동물인데 고양이는 산책이 가능하지 않아 개로 시작하게 됐다개의 입장료부터 고민은 시작된다사람의 경우 대학생( 24)까지 무료이므로개는 사람으로 치면 만 24세를 넘지는 않으니 입장료는 무료다


견주가 데려와야 하는데 서로 간 겹치는 동선과 개끼리 싸웠을 경우개가 사람을 무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을 대비해 법률 자문을 받고 개의 동물학적 특징을 고려한 매뉴얼을 만들었다미술관에서 보기 어려운 이 이색전시를 기대해 달라결국 새로운 해석 혹은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 현대미술의 특징이자 장점이다이를 통해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 작가들 창작행위의 출발이라고 본다면 전시기획도 마찬가지로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은가고미술 중심의 박물관이 하지 못하는 것을 현대미술은 자유분방하게 구현할 수 있는 특성이 있지 않은가.

 


국립현대미술관의 현안이던 독립법인화와 정부미술은행을 위탁 운영하는데 원래 독립기구로 재단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시나?


정부미술은행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설립 취지에 맞게 독립해서 활성화되고 국립미술관에서 하기 어려운 것들을 정부미술은행에서 해주기를 바란다예를 들면 미술 작품을 담보로 융자를 제공하는 ‘미술품 담보제도’ 같은 것들을 정부미술은행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재정이 어려운 작가들소장가들유족들이 보유한 작품을 가치 평가해 담보를 제공하는 것이다작품을 대여해 국내외 전시에도 활용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아니면 물납제도프랑스 피카소 미술관(Musée Picasso)처럼 현찰이 아닌 작품으로 세금을 내는 방식 등도 미술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외 작가나 유족이 물리적으로 공간이 협소해 작품을 보관할 수 없는 경우 염가로 대신 작품을 보관해주는 ‘미술품보관창고제도’ 같은 것도 좋지 않은가미술은행의 독립과 활성화를 기대하고자 한다.

 


취임하실 때 남북미술 교류공동연구 등을 언급하셨다지금은 어떤 생각이신지?


한반도가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다『한국미술 개론서』 작업의 경우도 남북이 하나가 되어 국제무대로 진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은 북한 자료를 취급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었다그래서 미술관은 지난해 특수자료 취급 기관으로 인가를 받고 북한미술 자료실을 설치했다연구가 활성화되어 많은 전문가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국내 첫 북한미술 전시기획자로서 내가 서울에서 본 북한 작품만 해도 수천 점이다한국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니 호기심 차원에서라도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이제 민간 차원이 아닌 공적 차원에서 남북미술 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미술이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미국과 소련이 미술품 교류전을 통해 냉전체제가 무너진 것처럼 미술이라는 장르는 얼음을 녹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자기획자교육자글쟁이 그리고 기관장까지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셨다그중 가장 애착가는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직 해보지 않은 것 중 욕심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근본적으로 나는 글쟁이다책을 읽고 쓸 때제일 행복하다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살아봤지만 타클라마칸 사막(Taklamakan Desert)이나 카라코럼 하이웨이(Karakorum Highway) 같은 오지 체험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결국모든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마음공부에 시작(詩作)은 큰 도움이 된다시 쓰는 친구들과 함께하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문제는 좋은 시를 쓰기도 어렵고그런 시인과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본인을 한 문장으로 말씀하신다면?


자유자유를 추구하는 인생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그래서 무애(無碍)라는 말을 좋아한다신라 원효의 사상 중 무애를 따온 것으로 거리낌이 없다는 뜻이다내가 머무는 집의 이름은 무애당(無碍堂)이라고 생각하고이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미래 청사진, 50년 후 미술관에 대한 관장님 인사이트가 궁금하다.


미래의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대표 미술관답게 ‘문턱은 없지만한국미술의 자존심’, ‘이웃집이자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이를 위해 국제적 균형감각 맞추기가 중요하다지나친 서구추종주의나 과거만이 최고라는 골동 취향 등은 재검토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코로나19 난국에서 우리 미술관이 세계 10대 온라인 미술관으로 각광받게 되었지만코로나19 이후에도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이 또렷한 세계 속의 미술관으로 거듭날 것을 기대하고자 한다.

 


한국미술의 현주소를 직접 설명하신다면그리고 향후엔 어떤 모습위치일까?


질풍노도 즉 다양성이 현대미술의 특징이다미술에서 고정된 현주소가 꼭 필요할까이런 질문도 하게 한다파도처럼 늘 일렁이는 미술하지만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도와주는 미술이웃과 늘 함께 하는 미술이기를 희망한다미술관은 감동을 주는 집이고또 상상력 충전소이다이러한 열쇠만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했으면 좋겠다수처작주의 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의 미래이리라. PA

 


윤범모 관장은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호암갤러리 개관 팀장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한국미술품감정가협회 회장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운영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저서로는 『한국 현대미술 백년』『한국미술에 삼가 고함』『한국미술론』 등이 있다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로 재직했으며, 2019 2월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취임했다.




<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Special feature No. 4

국립현대미술관에 바란다

● 최태만 미술평론가

 


팬데믹 시대는 디지털 플랫폼의 활성화를 요구한다.

 

2020년을 맞이하자마자 창궐한 코로나19로 맑고 밝은 학생들의 활기찬 소리로 넘쳐나야 할 캠퍼스는 텅 비고 강의실과 실기실도 폐쇄된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학생과 소통하는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다국립현대미술관 역시 1969년 개관한 이래 장기간 휴관하는 유례없는 사태를 겪고 있다코로나19 예방조치로 2020 2 24일부터 휴관한 미술관은 ‘거리두기 관람’ 제도를 도입관람객을 무료입장시키며 재개관하였으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수도권 지역 공공시설 운영 중단 결정에 따라 5 29일부터 614일까지 재휴관했다상황이 잠시 호전되는 듯했으나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8 23일부터 4관 모두를 휴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바람에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낯선 전쟁>은 외국에서 참가하기로 했던 작가의 입국과 작품의 대여 및 선적이 취소된 가운데 애초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개막식도 제대로 개최하지 못한 채 사전에 예약한 소수의 관람객에게 제한적으로 공개하였으나 그마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전시는 다시 문을 닫고 말았다현재로선 <낯선 전쟁>을 기획한 큐레이터가 전시 해설하는 동영상을 통해 작품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는 ‘비대면(Un-tact)’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된 현실을 절감하게 만든다인공지능빅데이터,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 온라인에 바탕을 둔 새로운 삶의 양식 출현은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제4차 산업혁명 담론과 함께 널리 논의되었으나 감염증때문에 온라인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집합모임이 금지되고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가더라도 발열 확인과 기본적인 정보를 기록해야 하는 시대에 전시나 공연관람과 같은 문화향수 활동 역시 접촉이 아니라 접속을 통한 소통으로 제한되고 있으므로 온라인 의존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실 테이트 미술관(Tate)이나 뉴욕현대미술관(MoMA) 같은 기관은 오래전부터 홍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홍보부서의 규모를 확대강화하고 홈페이지를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다이 미술관들은 SNS를 통한 관람객과의 소통은 물론 유저들이 특별한 전시나 작품이벤트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온라인 생태계를 형성하여 서로 정보와 공감을 교환공유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있다예컨대 테이트 미술관은 ‘비전 2020-2025’의 관람객 부분에서 “온라인에서의 소장품 검색입장권과 기념품 구입오디오 투어 프로그램의 다운로드전시장에서의 몰입형 경험을 위한 비디오가상현실(VR), 모바일 등 새로운 콘텐츠와 공유 플랫폼을 개발활용한다고 밝히고 있다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한국이 모든 국공립 문화기관의 휴관을 결정한 반면영국은 셧다운 해제 이후 테이트 미술관이 예약마스크 착용사람 사이 거리유지 및 한 방향으로만 진행하는 동선에 따라 입장과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현재 영국의 확진자 증가와 치명률은 한국보다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한국의 경우 비교적 넓은 실내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분산되므로 미술관은 상대적으로 안전한데 모든 국공립박물관 · 미술관의 문을 닫는 것을 과도한 조치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그러나 감염 확산의 예방과 안전을 위해 감수해야 할 현실이라면 국립현대미술관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미술관으로 오지 못해 재개관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관람객은 물론 디지털 유목민을 가상미술관으로 유입시켜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내도록 유도해야 한다그런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온라인 시스템은 너무 정태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온라인 활성화에는 역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국립현대미술관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룸톤정세영이장원 

<개인주의자의 극장> © ROOMTONE


 


거듭 확인해야 할 공유재(commons)로서의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책임운영기관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에 따라 2006년부터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었다정부는 책임운영기관에 대해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 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전문성이 있어 성과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사무에 대하여기관에 행정 및 재정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운영성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라고 밝히고 있으나국립현대미술관의 발전에는 어떤 기여도 하지 못한 채 논란만 불러일으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9 ‘미술관의 선진화를 명목으로 법인화 계획을 발표하고 2012 ‘특수법인화’ 관련법을 발의했지만 이 또한 국회에 계류 중 폐기될 때까지 소모적인 논쟁만 불러일으켰다. 2018 626일 국립현대미술관은 ‘중기 운영혁신 계획을 발표하면서 법인화 논의의 중단 결정을 밝혔다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법인화에 대비하여 ‘전문임기제의 계약직으로 고용된 전문 인력이 계약만료와 함께 미술관을 떠나기도 했다임기 중 책임운영기관 제도를 받아들인 김윤수 관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임기를 채우기도 전에 퇴임하였으며정형민 관장 또한 임기 중 퇴임했다스페인의 한 미술관 관장으로 재임할 때 ‘검열’ 전력의 논란 속에 2015년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í) 관장이 부임했으나3년의 임기만 채우고 떠났다


2019 2월 윤범모 관장이 부임한 이후에야 법인화 계획의 백지화에 따른 후속조치로 임기제의 전문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여기에서 두 가지 문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관장의 임기가 3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정권교체와 함께 교체되는 문제와 전문계약제에 의한 전문 인력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제도적 결함이 그것이었다. 3년 만에 관장이 전문적인 비전을 구현하고 성과를 내도록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정규직과 계약직의 보이지 않는 갈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신분이 불안한 계약직원에게 전시기획을 맡긴들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상에 부응하여 사회적미술사적 의미와 수준을 갖춘 전시를 기대할 수도 없고연구에서도 전문역량을 강화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 부족한 계약직원으로서는 미술관 발전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수립실천하는 기회 자체가 차단될 수밖에 없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제도의 실험장으로 전락한 상태에 아무리 고상한 비전을 제시했든 공유재로서 미술관의 위상도 도전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런 가운데 올해 3월에야 관장의 직급이 미술계의 오랜 요구와 숙원처럼 차관 급이 아니라 ‘고위 공무원 가급(1)’으로 격상되었다그러나 과천관서울관덕수궁관청주관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정원과 예산은 아직 바뀌지 않았으므로 현재로서는 관장 직급만 올린 상태이다아직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이제부터라도 국립현대미술관이 공유재임을 다시 천명하고 이를 실천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팬데믹 시대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가상미술관의 구축과 활성화를 통한 소통과 공감의 노력과 참여기회의 확산은 미술관이 공유재임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유하 발케아파타이토 호프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의 10번의 여행>

 © Pekka Homanen

 

 


모두를 위한모두에게 열린 미술관을 위하여

 

2017년 연구기획팀을 신설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를 연구기획출판팀(현 미술정책연구과)으로 확대하여 ‘미술관 연구’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미술관은 무엇을 연구하는가’,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 ‘미술관은 무엇을 움직이는가란 도전적인 주제 아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그 결과를 출판하여 미술관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이 프로젝트가 미술관의 전통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제 미술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21세기 미술관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무엇을 할 것인가와 같은 관람객 중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하여 미술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제안을 수집실천할 필요가 있다그러기 위해 미술관의 비전과 미션핵심가치와 전략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여 실천해야 한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공개한 비전은 ‘미술로 감동과 상상력이 넘치는 사회이며미션은 ‘미술문화를 나누는 세계 속 열린 미술관이다이와 함께 전문성혁신성공공성개방성을 핵심가치로 제시하고 있다미술관의 비전과 미션핵심가치와 전략목표의 실천은 관장을 포함한 미술관 인력의 의지와 제도적 장치가 갖추어졌을 때 가능하다현재의 조직에서 기획운영단에 소속된 홍보고객과는 홍보·고객관리과와 마케팅팀으로 분리하여 홍보와 관람객 개발 및 운영 활동을 강화하고 미술관의 재정확보를 위해 설립한 현대미술관진흥재단을 통한 수익 창출과 기부메세나를 위한 정책개발에 적극적으로 주력하여야 한다


학예연구실 중심의 전문성 강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거듭 강조된 문제이기도 하다학예연구직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충분한 연구 기간의 보장과 내외 전문가와의 협업체제 구축을 통한 목표 달성은 물론 실적과 성과에 따른 연수 등 보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예컨대 계기성 전시라 하더라도 축적된 연구 성과가 전시는 물론 학자의 연구에 버금가는 에세이의 집필로 나타날 수 있도록 조사와 연구 기회와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소장품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비교연구가 전시와 출판을 통해 발표되는 것도 중요하다이를 위해 2019 6월 기준으로 8,388점에 이르는 소장품에 대한 조사분류심층연구는 더 강화되어야 하며한국현대미술사의 체계화를 위해 소장품 구입정책에도 그 연구 성과가 반영되어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19> 

유하 발케아파타이토 호프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의 10번의 여행

이미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1986년에 신축개관한 과천관 이후 오랜 기간 단독건물이었던 미술관이 덕수궁에 이어 불과 몇 년 만에 서울관과 청주관을 개관하여 규모가 비대해진 측면에서그동안 몇 지역은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설립을 추진한 바 있고현재도 몇 지자체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광역지자체는 물론 각 시나 군구가 미술관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나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의 개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에 집중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균형발전이란 차원에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국립기관의 지역 분관 설립이 분권화란 정책 방향과 충돌하더라도 전문 인력과 수준 높은 소장품프로그램의 순환을 통해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술관의 고유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의 관리 아래 있는 창작스튜디오와 미술은행의 분리독립도 필요하다창작스튜디오의 운영은 창작지원 및 창작환경조성이란 전략목표에 부응하나 굳이 미술관이 직접 운영하기보다 다른 기관이 맡아도 문제없을 것이다오히려 레지던시 운영인력을 미술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창작지원 프로그램의 전문 인력으로 배치하여 미술관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술관 고유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한 미술은행 역시 분리독립시키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프랑스는 문화부 산하의 조형예술국에서 1976년 국립현대미술재단(Fonds national d’art contemporain, FNAC)을 설립한 이래 매년 일정한 예산으로 작품을 수집하고 있으며 수집된 작품은 국립조형예술센터의 관리 아래 라데팡스(la défense)의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이 재단은 전시는 하지 않는 대신 소장품을 미술관 등에 대여한다또한 자크 랑(Jqcques Lang)이 문화부장관으로 재직하던1982년 중앙정부로 집중된 문화정책의 분권화를 통해 지역의 창작활동 활성화와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고자 작품의 주문과 수집은 물론 지역의 문화기관지자체학교 등과의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프랑스 전역의 23개 현대미술 컬렉션 네트워크로 지역현대미술재단(Fonds régional d’art contemporain, FRAC)을 설립했다미술은행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동안 당연히 프랑스의 미술은행 제도인 FNAC FRAC도 조사연구했겠지만 이제라도 미술은행은 별도의 재단으로 독립시켜 고유한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다시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으로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은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한다국립현대미술관도 예외는 아니다국제적인 규모에 합당한 미술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세계 속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전시를 유치하거나 개최하는 것은 중요하다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한국미술의 해외 확산 및 유통이란 전략목표의 달성을 위해 한국 근현대미술의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수집의 거점으로서 미술관의 위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더불어 온·오프라인 모든 분야에서 사람을 감동시키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실천하여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임을 증명하여야 한다

 


글쓴이 최태만은 토갤러리 큐레이터모란미술관 기획실장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서울산업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2003년부터 국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1984년 『계간예술계』 신인평론상을 받으며 미술평론가로 등단한 후 많은 글을 발표해왔다저서로 『소통으로서의 미술』(삶과꿈, 1995),『미술과 도시』(열화당, 1995), 『안창홍어둠 속에 빛나는 청춘』(눈빛, 1997), 

『미술과 혁명』(재원, 1998), 『미술과 사회적 상상력』(국민대학교출판부, 2007), 『한국현대조각사연구』(아트북스, 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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