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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진화론이 낳은 이동하는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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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stralia

Patricia Piccinini
Skywhales
3.7-8.1 캔버라, 호주국립미술관

이 기괴한 형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2013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우여곡절 끝에 호주의 수도가 된 캔버라가 도시로 탄생한 지 1세기를 맞이한 바로 그 해 말이다. 캔버라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 주(州) 정부가 주관한 그 많은 행사 중에서 캔버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했던 이벤트는 과연 무엇일까? 현재 호주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이하 NGA)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그 답을 알려준다. 먼저 2013년에 하늘을 날아다니던 고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스카이웨일(Skywhale)’이라 불리는 이 고래는 표면적으로는 열기구다. 길이 34m, 무게 500kg, 사용된 천 3.5km, 바느질 330만 번, 제작 인원 16명, 제작 기간 총 7개월. 수치만으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보통 열기구보다 두 배 이상이나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열기구가 아직까지도 캔버란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건 아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고래와는 상당히 다른 기상천외한 외형 때문일 것이다. 여러 개의 거대한 가슴을 날개 삼아 캔버라 상공을 날아다니며 많은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 스카이웨일은 그 명성에 힘입어 태즈메이니아의 모나 미술관(Museum of Old and New Art)과 멜버른의 호주현대미술센터(Australian Centre for Contemporary Art)에서도 소개되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스카이웨일은 어엿한 가족이 되어 돌아왔다.
● 김남은 호주통신원 ● 이미지 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제공

'Skywhalepapa' 2020 and 'Skywhale' 2013 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Canberra © the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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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의 특성을 결합한 잡종 혹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특이한 생물체를 선보여 온 호주 작가 패트리샤 피치니니(Patricia Piccinini)가 스카이웨일을 공개했을 당시 작가는 작품이 여론에 도전하게 될 것을 짐작했다고 한다. 이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스카이웨일이 어떤 생물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예술 작품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공공미술 작품이 으레 그렇듯 스카이웨일도 처음부터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남긴 실망과 조롱 그리고 정치인들의 치열한 공방전의 주된 의견은 캔버라와 고래의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것과 열기구에 17만 달러(한화 약 1억 8,997만 원)라는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건 지역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캔버라의 눈부신 풍경 속에 유유히 떠다니던 스카이웨일은 아름다운 이미지로 남아 캔버란들 사이에 끊임없이 회자되었고 결국 캔버라 100주년을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되었다.


작가 스스로도 경이롭고 기운찬 프로젝트였다고 자부하는 스카이웨일의 여정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2020년 피치니니는 스카이웨일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거대한 고래 ‘스카이웨일파파(Skywhalepapa)’의 드로잉과 제작 과정을 전시하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그리고 지난 2월 NGA는 10층 건물 높이의 스카이웨일파파를 공개하며 완전한 고래 가족 ‘스카이웨일스(Skywhales)’의 새로운 모습을 알렸다. 스카이웨일파파가 등장함으로써 스카이웨일 또한 캔버란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더욱이 한 마리로 존재할 때는 그저 생김새만 독특한 고래로 보이던 스카이웨일이 스카이웨일파파를 만나 둘이 됨으로써 흥미로운 관계와 서사를 만들어나가게 되었다. 




<Skywhalepapa> 2020 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Canberra commissioned with the assistance of 

The Balnaves Foundation, 2019 purchased 2020 © the artist




스카이웨일과 스카이웨일파파를 동시에 지칭하는 스카이웨일스는 캔버라에서 세 번의 비행을 한다. 피치니니는 작품을 완성한 이후 스카이웨일스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고 한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작가가 이 작업에 유난히 애착을 갖는 이유는 스카이웨일스가 조각품이기는 하지만 관람객과 함께함으로써 완성되는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 기념비적인, 이동하는 조각은 지난 2013년과 마찬가지로 캔버라에 이어 2022년까지 호주 전역을 누빌 예정이다. 호주 상공을 여행하고 있는 고래 가족의 위치는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wherearetheskywhale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고래가 바다로 돌아가는 대신 하늘을 나는 생물로 진화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작가의 엉뚱한 상상에서 비롯된 이 프로젝트는 진화 과정의 경이로움을 넘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 가족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따뜻한 작업이다. 작가는 어미 고래가 새끼 고래에게 모유를 먹이는 방식을 상기시키기 위해 스카이웨일을 여러 개의 커다란 가슴이 있는 존재로 표현했지만 이는 또한 고래도 우리와 같은 포유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신작 스카이웨일파파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빠’ 고래다. 몸집이 상당히 크긴 하지만 강압적인 존재는 아니며 오히려 지느러미 사이에 여러 마리의 새끼 고래를 품고 있는 걸로 보아 자상한 아버지임을 알 수 있다. 피치니니가 새끼를 돌보는 존재로 스카이웨일파파를 형상화한 것은 남성도 충분히 아이를 양육할 수 있으며 아이와 함께 하는 모습을 통해 아버지의 따뜻한 능력과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카이웨일스가 NGA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전시 <Know My Name: Australian Women Artists 1900 to Now>의 일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진다. 그동안 주류 미술사에서 소외되었던 호주 여성 예술가들을 알리기 위한 <Know My Name>은 NGA가 컬렉션 개발 및 예술 프로그램, 조직 구조 내에서 성 형평성을 조화롭게 구현할 것을 약속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기획전이기 때문이다. 피치니니는 비록 동물 세계에 빗대어 은유적으로 표현했지만 친근한 가족의 형상을 한 스카이웨일스는 아버지와 어머니, 남성과 여성 등 이분법으로 존재하던 전통적인 성(性) 역할에 대한 사고방식을 전환시켜준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Patricia Piccinini standing inside <Skywhalepapa> 2020 

commissioned with the assistance of The Balnaves Foundation, 

2019 purchased 2020 © the artist




특별한 모양의 수많은 열기구들이 영화 캐릭터나 동물을 복제하지만 대부분 그것들은 예술이 아닌 키치(kitch)의 영역에 머물렀다. 고래 형상의 열기구가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것도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피치니니는 내면의 메시지를 통해 시각적인 재미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예술작품으로 증명한다. 드넓은 세계를 탐험하는 고래 가족은 저 멀리에서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를 웃게 만들고 위트 넘치는 일상의 풍경으로 우리의 삶에 살포시 떠오른다. 인간을 비롯해 세상에 살아있는 다른 존재와의 관계, 사랑, 보살핌의 개념을 탐구하는 스카이웨일스 프로젝트는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성, 다양성,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풀어내면서도 개인과 공동체의 책임을 묻고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피치니니는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데 주력해왔다. 인간, 동물, 식물, 기계가 하나로 뭉쳐지거나 합쳐지는 이 세상은 낯설지만 동시에 친숙하다. 작업의 큰 주제를 ‘가족’과 ‘생태계’로 삼고 끊임없이 기괴한 형상을 만들어내는 피치니니는 모든 존재들의 연결고리, 즉 관계의 견고한 의미를 피력해왔다. 작가에게는 인공과 자연, 인간과 환경, 가족과 공동체뿐만 아니라 관람객과 예술 작품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큰 틀에 속한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해보면 스카이웨일스의 탄생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피치니니는 스카이웨일스 프로젝트가 그저 여행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 아름다운 여정의 목적지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느끼는,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대화라고. PA



글쓴이 김남은은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에서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연구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9년간 신한갤러리 큐레이터로 일하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현재 호주에 거주하면서 국내 매체에 호주 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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