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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의 정신_포스트 모더니즘적 샤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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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ense of Places

‘지금, 여기’에 서 있는 인간은 언제나 어느 시간과 장소를 점유한다. 그리고 그 물리적 점유로 인해 인간이 되돌려 받는 것은 그 장소와 시간이 가진 영향력이다. 인간이 가진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쩌면 장소와 시간이라는 환경이 개개인의 삶을 결정해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삶의 시간과 장소에서 영감을 받아 한 발자국씩 먼저 앞서 나가던 한 명의 여성이 있었다. 또 다시 길게 흘러버린 장소와 시간을 타고 이제는 ‘희고 검은 까멜리아 꽃’으로 부유함과 여성스러움의 상징이 되어버린 그 이름은 샤넬. 고전(classic)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지는 이 브랜드가 사실은 여성을 옥죄던 코르셋을 집어던지고, 의복에 사용하지 않던 검은 색을 일상 패션에 도입하고, 남성 팬티의 소재로만 사용되던 저지를 과감히 고급 겉옷소재로 탈바꿈 시킨 여성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Chanel)에 의해 시작됐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커다란 아이러니함을 맛보게 된다. 어쩌면 그는 고전의 반대에 있는 키치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아방가르드한 예술이 시간이 지나 미술관에 들어가면 고전이 되어버리듯, 그의 디자인 역시 이제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보다 더 다각적인 시각에서 그를 읽어 볼 필요가 있다.
● 기획 · 글 문선아 기자

샤넬의 칼 라거펠트 '하이디 마운트와 함께 한 샤넬 봄/여름 레디-투-웨어 컬렉션 광고' 2009 사진 파리, 샤넬 컬렉션 ⓒ CHANEL/photo Karl Lager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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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적 샤넬  


직선으로 이뤄진 실루엣, 검은색과 베이지의 조합.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구분은 여전히 경계가 모호하지만 (더군다나 포스트 모더니즘을 모더니즘의 연장된 형태로 보는 의견도 있고, 반대의 개념으로 보는 의견도 있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마 영원히 합의를 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샤넬의 디자인을 모던적 디자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시기도 그렇거니와 (생각해보라.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피에트르 몬드리안의 작업을 샤넬 슈트 옆에 놓는다면 얼마나 잘 어울릴 것인가!) 특히, 그의 디자인이 ‘기능주의적 모더니즘’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기계화가 성공하고 산업발전을 통해 대량생산시대가 도래하면서 디자인은 변모를 꾀한다. 19세기까지 주로 수공 작업에서 표현될 수 있었던 섬세한 장식 표현들이 기계에 의해 생산되면서 쉽지 않게 된 것. 




더글라스 커클랜드 

<계단에 있는 가브리엘 샤넬의 사진, 파리 깡봉 가 31번지> 

1962 사진 로스앤젤레스, 더글라스 커클랜드 컬렉션 

ⓒ Douglas Kirkland




이에 따라 생산방식에 적합한 새로운 미적 기준과 디자인이 요구됐고, 모던 디자인은 단순하고 직선적이고 기하학적인 방향으로 발전되어 절제되고 장식이 배제된 간결한 형태로 정착됐다. 또한 여기에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사회전반에 걸친 변혁이 일어나 새로운 모던 디자인 시대로 향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전쟁은 여성들의 삶의 방식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여성들은 가정에서 해방돼 외부세계로 눈을 돌리게 됐고, 남성과 동등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활동적인 여성상이 요구되면서, 편안하고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에 대한 여성들의 욕구가 증대됐다. 샤넬은 발 빠르게 이러한 경향을 읽어냈다. 그는 독창적이면서도 단순성과 기능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제공했는데, 1926년 발표한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에서 그 절정을 맛볼 수 있었다. 허리와 가슴의 곡선미가 사라진 직선적인 실루엣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스커트의 길이도 무릎정도로 까지 올려 시대의 요구였던 자유로움과 활동성을 선사했다. 


그로인해 가슴이 납작해 보이는 보이시스타일(Boyish style)과 남성의 헤어스타일과 유사한 짧은 머리가 유행했고, 사람들은 기존의 여성스러운 패션에 안녕을 고했다.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도 실용성이 강한 저지(jersey)나 구김이 없는 트위드(tweed), 몸의 움직임을 그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 니트류의 소재를 사용했고, 색상의 사용에 있어서도 기존에 유행하던 파스텔 색이나 원색에서 벗어나 상복이나 점원들의 의상에만 사용하던 검은색을 과감하게 여성의 의복에 끌어들였다. 그를 통해 검은 색은 ‘모든 색을 이기는 절대적인 색’이자 ‘대중의 색’으로 승화됐다. 이렇게 샤넬의 디자인에는 분명 모던시기의 사회적 니즈(needs, 요구)를 충족시키고자하는 모더니즘적 요소가 다분하다.




스티븐 마이젤

 <샤넬 1985년 봄/여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의 드레스를 입은 니콜 키드먼> 

2001 사진 ⓒ Steven Meisel/Art + Commer ce/Nicole Kidman  




포스트 모더니즘적 샤넬 


샤넬의 디자인이 모더니즘적이었다 하더라도, 그의 행동은 자신의 디자인을 닮지 않았던 것 같다. 샤넬은 ‘경계무너뜨리기’를 꽤나 즐겼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 그가 ‘저지’를 서슴지 않고 여성의 의복 소재로 사용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사실 당시 저지는 남성의 속옷에만 사용되던 소박한 소재였다. 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한 상황, 그는 가장 저급한 소재를 가장 고급적인 이미지로 탈바꿈 시켰다. ‘대중적 이미지를 수용하여 고급 이미지와의 결합하는 것’이 포스트 모더니즘의 특징이라면, 그가 보인 행위는 분명 포스트 모더니즘적이다. 또 다른 디자이너 폴 포아레(Paul Poiret)는 샤넬은 “가난해보이는 듯한 고급 옷으로 오뚜꾸튀르에 도전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가 유행시킨 ‘커스텀 쥬얼리(costume jewelry)’ 역시 유사한 맥락이다. 현재 우리가 인식하는 ‘액세서리’의 개념은 그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넬 이전, 전통적으로 쥬얼리는 전적으로 부의 상징이었고, 장식이라기보다 과시를 위해 사용됐다. 따라서 보석의 미적 측면보다 진위 여부가 중요했다. 1920년경부터 샤넬은 진품 쥬얼리들을 복사하기도 하고, 진짜와 가짜 보석을 섞어 커스텀 쥬얼리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크기가 다른 진짜와 가짜 진주를 섞어 자신의 목에 걸치면서 커스텀 쥬얼리의 대중화를 선도했는데, 이 목걸이는 현재까지도 샤넬 브랜드의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를 과시하기보다도 차라리 장식하기 위해 착용해야한다.”고 말하는 그를 통해 액세서리는 사치품이 아닌 누구나 쉽게 착용할 수 있는 필수품이 됐고, 비로소 사람들은 의상과 모자, 가방, 신발류에서 액세서리로 이어지는 코디네이션을 생각하게 됐다. 물론 샤넬이 커스텀 쥬얼리를 처음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가 인조 보석류에서 사회적 만족감을 느끼게 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샤넬의 포스트 모더니즘적 면모를 읽어볼 만한 사례는 또 있다. 샤넬은 카피 제품들에 꽤나 관대했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 가짜 샤넬 제품이 판을 쳤는데, 그는 “복제품이 많다는 것은 내 옷이 인기 있다는 증거”라며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복제품이 오히려 샤넬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를 높여주어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이렇게 샤넬은 진짜와 가짜의 위계를 허물고 고급과 저급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한편, 샤넬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도 무너뜨렸다. 그는 스스로 남성용 승마 자켓과 조끼, 스웨터, 바지 등을 즐겨 입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여성용으로 변형시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해방을 갈구하던 당시 여성들에게 샤넬은 동등한 권리까지도 선사했다. 




샤넬의 칼 라거펠트 <헬레나 크리스텐슨, 카메론 알보르지안, 

데이비드 메이와 함께 한 샤넬 봄/여름 레디-투-웨어 컬렉션의 광고> 

1990 사진 파리, 샤넬 컬렉션 ⓒ CHANEL/photo Karl Lagerfeld 




장소의 정신 


모더니즘적 디자인으로 유명하지만, 포스트 모더니즘적 행보를 보이는 샤넬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삶에 다각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역사에서 동떨어진 한 인물의 개인사로 그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당대에 그가 어떤 맥락(context)의 시간과 장소를 겪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8월 3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컬쳐샤넬_장소의 정신(Culture CHANEL_The Sense of Places)>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전시는 ‘컬쳐샤넬’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틀 안에서 가브리엘 샤넬의 삶과 그와 관련된 문화적 차원을 매번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파리를 거쳐 서울에까지 도달했는데, 각 도시에 맞춰 매번 다른 주제로 관련된 예술작품들을 선보이는 점이 이색적이다. 예컨대,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에서 열렸던 전시는 샤넬의 대표적 향수 ‘N°5’를 주제로 하여 총 네 개로 세션-러브스토리(A Love Story), 아방가르드한 풍경(An Avant-garde Landscape), 선언(A Manifesto), 전설(A Legend)-을 나눠 선보였다.


서울에서 선보이는 전시는 샤넬이 겪었던 ‘장소’에 주목한다. 그는 전 생애에 걸쳐 세계 각지(소뮈르, 브리브, 오바진, 물랭, 르와얄리유, 파리, 도빌, 베니스, 비아리츠, 로크브륀, 이튼 홀, 할리우드, 뉴욕 등)를 돌아다니면서 각각의 장소에서 고유한 영감을 받았다. 전시는 이 경험들을 크게 열 개의 세션-유년기의 인상(Childhood Impressions), 오바진의 규율(Rules at Aubazine), 다름이 주는 자유(The Freedom of Difference), 성에서의 삶(Life at the Chateau), 파리에서의 독립(Independence in Paris), 베니스의 보물(Golds of Venice), 러시안 패러독스(The Russian Paradox), ‘블루 트레인’(The “Blue Train”), 새로운 세계(The New World), 샤넬 정신(The Style Of Chanel)-으로 나눠 그가 살았던 삶의 맥락을 제시한다. 




피터 파라고 <샤넬 2008년 ‘파리-런던’ 공방 컬렉션의 스트라이프 니트 탑과 

2006년 봄/여름 레디-투-웨어 컬렉션의 슈즈를 착용한 루이즈 페더슨 

북부의 샤넬 여인들> 2011  사진 ⓒ Pe terFa rago & Ingela Klemetz Farago




이 과정에서 그가 시대와 장소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전시는 오바진 수도원에서의 생활이 그의 검은 여성의복에 영향을 주었고, 에티엔 발장의 성에서 겪었던 승마가 남녀의복의 경계를 흩트려놓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전시에는 당대의 관련 문화 사조를 보여주는 이미지들이나 가브리엘 샤넬, 장소를 기록한 사진 등이 함께 전시되어 그 이해를 돕는다. 동시에 다른 포스트 모더니즘 예술가들이 패션의 경계를 넘어 샤넬로 작업한 작품도 곳곳에 선보일 예정이다. 사건의 이면에 주어진 컨텍스트, 맥락적인 경위를 교차시켜 살펴보는 것은 다분히 포스트모더니즘적이다. 관람객들은 장소와 관련한 다양한 기억이 깃든 전시를 통해 기존의 생각과는 다른 샤넬과 그의 언어를 다시 한 번 이해하고, 그에 대한 새로운 포스트모더니즘적 읽기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박숙현·이관이, “모던 시대와 포스트모던 시대의 샤넬 스타일 특성 비교” (한국생활과학지, 2004)

임경순·유송옥, “샤넬의 커스튬 주어리에 관한 연구” (한국복식학회,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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