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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속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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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in Art Museum

현재 대만에서 선보이고 있는 ‘2014 타이베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 2014)’ 연계행사로 열린 한 포럼에서 일본 출신의 작가 시마부쿠(Shimabuku)는 혹독한 질답(Q&A) 시간을 거쳐야했다. 그는 '나의 거북 선생'(2011-2014)이라는 작업에서 살아있는 설가타 육지거북(Sulcata tortoise)을 전시장 안에 배치시켰고, 여기서 ‘동물윤리’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강한 조명처럼 자연 상태와는 사뭇 다른 전시장의 환경이 야생거북에게 좋지 않을 것이란 비판이 일었다. 여기서, 일을 보다 크게 만든 것은 작가가 취한 태도였는데,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전시장을 방문해 밥을 주고 거북의 상태를 확인하기 때문에 거북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강한 조명과 쾌적한 전시장 내부 환경이 “스위트룸과 같이 느껴질 것”이라고 농담 섞인 어조처럼 말해 관람객들의 반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처음 비판을 제기했던 예술전문 매체 기자에게, 동물보호단체가 아니라 예술전문 매체에서 온 것이 맞느냐고 확인한 부분도 관람객들을 자극하는 한 요인이 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작가는 이내, 그 거북은 애완거북으로, 야생거북을 구할 수 없어 대체했다고 밝혔지만, 이로써 작업의 진실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 기획 · 글 문선아 기자

'PIERRE HUYGHE'(2013.9.25-2014.1.6, Centre Pompidou) 전시전경 ⓒ Philippe Migeat, Centre Pompid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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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안에서 동물윤리의 문제가 제기된 것은 비단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일례로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꾸준히 동물보호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는데, 삶과 죽음을 주제로 작업해 온 그의 작업에는 유난히도, 동물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이용한 작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작 <살아있는 누군가의 마음에서 불가능한 물리적인 죽음> (1991)에 들어간 상어에서부터 양, 소, 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그가 만들어놓은 사각의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담긴 비트린(Vitrin, 진열용 유리상자)안으로 들어갔다. 때로는 통째로, 때로는 몸이 반으로 갈린 채로 말이다. 그 뿐이랴. 또 다른 대표작 <천년>(1990)에선 수많은 파리들과 함께 잘린 소머리를 통째로 넣어 죽음(소머리)을 바탕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삶(구더기)을 이야기 않았던가. 




<Maurizio Cattelan>

(2013.6.8-10.6, Fondation Beyeler) 

전시전경 Courtesy Fondation Beyeler




이후 한동안 조용하던 그는 최근 다시 동물윤리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2년에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회고전에서, 1991년 작업 <사랑의 안과 밖>을 선보였는데, 두 개의 커다란 방에 살아있는 나비를 풀어놓고 자유롭게 캔버스 위에 알을 낳게 하는 이 작업에서, 수많은 나비가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방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옷을 털면서 혹은 관람객들에게 밟혀서 죽어간 나비를 보충하기 위해 전시가 지속되는 23주 동안 매주 400여 마리의 나비가 보충됐고, 이 수가 총 9,000여 마리 이상에 이른다. 하여, 작업은 동물보호단체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시는 물론 논란이 무색하게 관람객 수로나 이슈몰이로나 성공적이었지만. 한편,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역시 동물윤리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작가 중 하나다. 그의 경우 뉴욕에서 연 첫 개인전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당나귀로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가 갤러리 내부에 살아 있는 당나귀를 가둬 버렸기 때문이다. 이 전시를 통해 이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작가라는 인정은 받았지만, 동물보호단체의 반대로 전시는 하루 만에 막을 내려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그는 당나귀를 천장에 매달고 말 박제를 벽에 붙이는 등 동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미술관과 갤러리에 끌어들였다.




시마부쿠 <My Teacher Tortoise> 2011-2014 

설가타 육지거북(Sulcata tortoise), 

펜, 램프, 타이틀 스티커와 포스터 가변크기

Courtesy of the artist & Air de Paris &ParisWilkinson, 

London Photo: Peter White




이렇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제 동물이 살아서든 죽어서든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매우 희귀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이런 추세가 바뀌는 듯하다. 지난 9월 한국에서 열린 두 비엔날레가 그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데, 전시장 내부에서는 어렵지 않게 실제 동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9월 20일 개막한 부산 비엔날레는 특히 한 섹션이 ‘동물의 대화’로 이뤄져 있어 동물과 관련한 작업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1층 전시장의 한 편에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놀랄 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데,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가면 박제된 고양이가 전기모터에 몸이 꽂힌 채 쳇바퀴 돌 듯 끊임없이 빙글빙글 도는 작업이 위치해 있다. 무한 반복되는 톱니바퀴 시스템을 조롱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줄리앙 베르티에의 <영구적인 움직임> (2005)은 동물의 사체가 편히 쉬지 못하는 상황을 상기시키며 섬뜩한 느낌을 준다. 


또, 2층 전시장에선 필라 알바라신의 <당나귀>(2010)가 선보이고 있는데, 책 더미로 은유된 무덤 위에서 당나귀가 미소를 품은 채 책을 읽고 있는 이 작업 역시 박제를 이용하고 있다. 물론, 살아있는 동물 역시 찾아볼 수 있다. 김명범의 <무제>(2010)에선 수조에 물이 가득 차있고, 불 꺼진 양초가 오두커니 섰다. 그 주변을 빨간 물고기 한 마리가 자유롭게 유영하는데, 익숙한 개체들의 낯선 조합이, 을씨년하고 초현실적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한편,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동물의 미술관 진입을 살펴볼 수 있다. 임민욱의 작업 <관흉국사람들-입을 수 있는 조각들>(2014)에서 한 편에 족제비 박제가 위치해 작업의 내러티브를 은유하고 있다. 이제 동물들은 살아서 미술관에 들어오기도 하고, 죽어서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상기해야하는 점은 삶과 죽음, 그 어떤 경우에도 동물들이 자신의 의지로 미술관에 들어오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이다. 




데미안 허스트 <피할 수 없는 진실> 

2005 유리, 강철, 비둘기, 해골, 포름알데히드 용액 

222×176×74cm 사진: Prudence Cuming Courtesy Scien ce Ltd.




이 지점에서 끊임없이 동물윤리의 문제가 발생한다. 피에르 위그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열렸던 퐁피두센터의 개인전에서 살아있는 개를 미술관에 풀어뒀고, 개는 자유롭게 미술관 여기저기를 오가며 관람객들과 조응했다. 이는 사람들의 의견이자 반응이다(아무도 개의 생각은 알 수 없다). 또, 신진작가 신제현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전시 <아트스 아트스타코리아>에서 <Trailing, 50일간의 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가림막 뒤에서 닭을 키웠는데, 관람객은 전시장을 채운 닭똥 냄새에 힘들어했다. 이 역시 사람들의 단지 입장이지만(닭의 입장은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동물들’은 어쩌면 너무도 쉽게 대상으로서 미술관에 진입하며, 그 과정이나 결과에서 동물들의 시선이나 입장은 대체로 누락되어 있다. 전시에 비-고의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동물들은 죽어서도 박제로서 끊임없이 미술관에 등장하게 된다. 


지난 2013년 <프랑스 젊은 작가전: The Fren ch Haunted House>에서 선보인 줄리앙 살로의 작업 <Guerrier Traversière 4>나 올해 초 한경우가 선보인 <Projected Specimen>, 코헤이 나와의 <PixCell-Double Deer #7>(2013) 등은 박제의 물성을 기반으로 한 작업들로, 박제는 작업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물론, 박제를 이용한 작업이 박제에 대한 비판 의견을 개진하기 위한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 박제라는 소재의 선택이 또 다른 수요로 작용한다는 것은 부인 못할 사실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 ‘동물원’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함께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어릴 적, 가족들과 놀러갔던 동물원은 매우 이상적 공간으로 기억되지만, 사실 그곳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유토피아인 양 꾸며놓고, 임의적으로 동물들을 가둬놓은 공간이었다. 최근에는 이 공간이 지닌 폭력성을 노출하는 새로운 해석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그 중 흥미로운 한 가지가 동물원이 발생한 시기에 기원을 둔 해석이다. 




코헤이나와 <PixCell-Double Deer #7> 

2013 혼합매체 241.5×189.5×160cm Courtesy 

KOHEI NAWA and ARARIO GALLERY 




동물원은 제국주의 시절, 국력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자, 동시에 제국주의 국가가 식민지인들에게 자신들의 편중된 부를 가리기 위해 만든 완화장치였다는 것이다(식민지에서 가져온 희귀한 동물들을 가둬놓은 도심 속 대형 동물원은, 식민지인들에게 자신들의 장소에서 온 동물들이라는 자부심을 부여했다는 점에서는 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속에서 동물들은 당연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대륙을 오가던 중 수많은 동물이 죽었고,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환경이 맞지 않아 변종되거나 멸종됐다. 이런 와중에 동물을 대상으로만 바라보게 하던 동물원의 관념은 자연스레 미술관으로 유입되고 있다. 동물을 미술관으로 들여오기 위해선, 동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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