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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Presence of Absence
2020.9.5-2021.1.31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조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받으면서 인용한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의 말이다. 올해 하반기를 장식하는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의 전시 역시 작가들의 개인적 서사에 주목한다. 전시 제목인 'In the Presence of Absence'는 ‘부재의 존재 속에서’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데 제목이 말해주듯, 전시에는 개인의 여러 서사 중에서도 특히 상실과 부재가 부각되어 드러났다.
● 한정민 독일통신원 ● 이미지 Stedelijk Museum 제공

Installation view 'In the Presence of Absence' Proposals for the museum collection Ahmet Öğüt 'Bakuninʼs Barricade' 2015-2020 With works from Else Berg,
Timo Demollin, Marlene Dumas, Pieter Engels, Nan Goldin, Kothe Kollwitz, Jan Th. Kruseman, Kazimir Malevich and PINK de Thierry Photo: Peter Tijh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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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의 소장품 선정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컬렉션 선정은 내부 인사들 사이에서 폐쇄적인 경로로 결정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은 그동안 이것을 개방적인 공모 형식으로 이뤄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술관 컬렉션(소장품)이 그 미술관의 핵심적인 요소를 이루는 만큼 작품의 주제 의식은 곧 미술관의 정신적, 예술적 지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네덜란드 아트 신에서주류로 존재하는 시립 기관은 어떤 방향성을 가진 작품을 모집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심해야 했다


올해 프로젝트를 위해 두명의 큐레이터, 파드와 나므나(Fadwa Naamna)와 브리테 슬로탁(Britte Sloothaak)은 그동안 주류 역사 속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되고 보이지 않았던(unseen) 이야기들을 드러내는(uncover) 것에 힘을 쏟기로 의견을 모았고, 현재 잘 알려진 공식적인 이야기들만을 소스로 하기보다구전된 역사’, ‘유년 시절/집단의 기억’, ‘내재되어 있는 지혜와 지식등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서사들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 또한 포함되기를 공모전 설명문에 드러냈다. 거기에 더해 큐레이터들은 네덜란드의 갤러리를 일일이 직접 방문하며 작가들의 공모전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그 결과 시립미술관은 역대 최대치인 1,400여 명의 지원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중 23명의 작가들이 최종적으로 관람객 앞에 서게 되었다.





Installation view <In the Presence of Absence> Proposals for 

the museum collection Remy Jungerman <PROMISE IV>

2018-2019 (left) and Sadik Kwaish Alfraji 

<Sing like the Southerners Do> 

2019 (right) Photo: Peter Tijhuis





로베나 부어(Rowena Buur)는 그의 다큐멘터리 필름 <Without hope I have no dreams>(2020)에서 오랫동안 끊겼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조명했다. 그는 아버지의 카라반을 방문해 어린 시절의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며 그동안 잊고 지낸 기억을 추억한다. 사망한 남동생에 대해 어렴풋한 기억만 가지고 있는 작가와 달리 선명하게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 그의 아버지는 때때로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아버지로서 자신의 이야기와 두 아이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에 대해서 오랜 시간 이야기한다. 가족사와 더불어 그의 재정적인 위기나 사회를 향한 넋두리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것이라 영상을 보는 것이 때로는 불편해질 정도다. 하지만 작가는 깨어졌던 이들의 관계에도 회복의 기미가 있는지를 영상이 끝날 때까지 끈질기게 파고든다. 한편 이블린 타오쳉 왕(Evelyn Taocheng Wang) <Spreading Elegance>(2019)는 작가의 옷을 친구들에게 보내고 그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간단한 일러스트레이션과 태피스트리로 제작했다. 그는 본래 우아함(elegance)이란 문화와 문화가 전달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자신의 옷을 친구들이 입는 것을 문화의 교환으로 상정하고 이 행위 자체를우아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는 받은 옷을 어떻게 입고 있는지, 우아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친구들에게 편지로 적어달라고 부탁했고 이들은 각자의 생각을 간단하게 때로는 심오하게 풀어냈다. 편지들은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책상에 전시되어 있어 편안하게 앉아서 읽어볼 수 있고 실제로 많은 관람객들이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그것들을 들여다보았다.


개인적 서사에서 민족의 이야기로 서사를 확장한 작가도 있다. 사딕 카와시 알프라이(Sadik Kwaish Alfraji)는 이라크에서 시작한 본인의 뿌리가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를 거치며 어떻게 네덜란드까지 이동해 왔는지를 이들의 기억에 기반하여 추적한다. 첫 번째 작품인 대규모 드로잉 <Sing like the Southerners Do>(2019)은 그가 아버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가가 재구현한 대화와 드로잉으로 빽빽하게 구성된 것인데, 모국어로 쓰인 대화는 번역이 제공되지 않아 그림에 의존해 그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다. 한편 애니메이션 <The River That Was in the South>(2019)는 스톱모션 드로잉 형식으로 대사 대신 슬픈 배경음악이 흐를 뿐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별, 눈물, 사랑, 죽음의 서사는 5분 남짓 되는 짧은 영상임에도 마치 한 민족의 설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징적인 것은 화면이 관람객의 발아래에 설치되어 있다는 점. 관람객은 필연적으로 그것을 내려보게 되어있는데 이것은 그동안 존중받지 못하고 어딘가에 방치되어 있었던 작가 가족의 비극적 이야기와 닮아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Installation view <In the Presence of Absence> Proposals 

for the museum collection Leonardiansyah Allenda

<Chapter 6: Marni> 2020 Photo: Peter Tijhuis





이 외에도 다양한 문화와 인종적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그들의 부모, 조부모 세대가 겪은 강제된 이주와 부당한 경제적 침탈 등의 수모를 작품으로 다루고 있다. 이미 잘려 나간 팔이 있는 자리가 아프다며 환상통을 호소하는 환자처럼, 이들은 여전히 그 상실의 자리가 아프다고 말한다. 거기다 현재 삶의 자리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들, 성 소수자 차별 문제,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작품들 역시 전시장에 있다. 이를테면 이나스 할라비(Inas Halabi) <WE HAVE ALWAYS KNOWN THE WIND’S DIRECTION>(2019-2020)은 불법적인 핵폐기물 매립 문제를 영상과 설치로 다루기도 했다. 이렇게 사회 비판적 어조를 가진 작품이 많다는 것에서 주로 제기되곤 하는예술과 인권 운동의 비교에 두 큐레이터는 선을 그었다. 미술관은 분명 갈등과 토론을 유발하는 장소이지만 사회운동가의 시위 장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전시의 타이틀로 가져온 팔레스타인의 민족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의 시 제목 ‘In the Presence of Absence’처럼 상실의 현현 속에서 문화적 정체성, 영토, 이주 문제를 시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긍정했다.


COVID-19로 인해 아마도 2020년부터는 미술관을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개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것과 방문 예약을 미리 해야 한다는 새로운 문화가 생겼을 것이다. 이것 외에도 올해 미국에서 시작된 ‘Black Lives Matter’ 흑인 인권 운동은 유럽 사회에도 강렬한 문화적 영향을 미쳤고, 이는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소수인종과 이주민들을 향한 새로운 관심과 토론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이번 전시 <In the Presence of Absence>가 다소 모호한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초반의 우려와는 다르게 많은 관람객을 동원할 수 있었으며 미술관은 전시를 새로운 토론의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태도를 반영하기 위해서 전시장 곳곳에 관람객들이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기도 했다. 현재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에는 그동안 잊혀지고 상실되어 있었던 낯선 이의 이야기가 작품의 형태를 입어 관람객 앞에 감각적으로 현현되어 있다. 거대한 화이트 큐브를 관통하고 있는 이들의 서사는 2021 1월 말까지 찾아볼 수 있다.  



글쓴이 한정민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핀란드 알토 대학교(Aalto University)에서 현대미술과 이론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독일에 머무르며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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