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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_사물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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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5.13 - 2021.7.4 국제갤러리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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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하는 편지



안규철은 사물의 이면에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삶의 일면을 성찰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면의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표면의 의미를 삭제할 필요는 없다. 작가는 의자, 테이블, 옷, 신발, 구둣솔 등의 일상 사물을 사용함으로써 그 기표의 가장 드러나는 의미를 감추지 않은 채 의미의 그물망에서 덜 드러났던 다른 의미들을 건져낸다. 작가는 연필로 드로잉을 하고, 그 드로잉과 함께 짧은 산문을 쓰면서 글쓰기와 작업을 꾸준히 병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이 전시의 제목과 같은 『사물의 뒷모습』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담백하게 이어지는 문장들이 생각의 흐름과 마음의 상태를 숨김없이, 과장 없이 드러내었듯이, 그의 작업도 군더더기 없는 형태로 그 의미에 오래 머물게 한다. 빈 여백을 충분히 두고, 자극적인 표현이나 이미지를 삼가며, 꼭 필요한 말과 형태만을 고른다는 점에서 그의 글과 작품은 서로 많이 닮았다.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1990년대로부터 가장 최근까지의 작업으로 ‘다시 쓴’ 작가의 회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지난 작업들 중 그 방식이나 활동의 여정에 있어 이정표가 되었던 작업을 점을 찍듯 옮겨와 한 작가가 지나온 작업 여정의 지도를 그리는 전시로 열여섯 점의 설치와 스무 점의 드로잉으로 구성되었다. 설치된 작업들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 묵혔다가 보관소로부터 옮겨온 것이 아니라, 대부분 전시를 위해 다시 구성하고 제작되었다는 것이 이 전시의 특징이다. 안규철의 작품 구조와 특성상 일회적 성격을 가지는 작품들이 많은데, <49개의 방>과 같이 전시 후 폐기된 대형 설치들은 모형으로 제작하여 그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였고, 작은 규모의 설치의 경우에도 원래의 재질과 형태를 따라 다시 제작하되, 작품에 대한 변화하는 의미와 현재와의 시차를 반영하여 재구성하였다. 이는 사라지는 속성을 가진 작업들을 작업이자 동시에 아카이브로 구성하는 방법적 시도면서 자신의 활동을 회고하는 수행의 과정을 포함하는 일이기도 하다.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부산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손으로 눌러쓴 엽서처럼 모든 작업의 제작 과정,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다루거나 구둣솔에 실을 박는 것도 외부의 도움없이 스스로 한다는 점에서 오롯이 자신의 시간과 작업들을 돌아보고 감당하려는 작가의 뜻을 읽을 수 있다. 전시에서 마주하는 가장 첫 작업은 1992년 작품 <나는 칠판이 아니다>를 재구성한 것이다. 당시 막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후의 작업으로 한 면에는 ‘나’ 다른 면에는 ‘칠판’이라고 쓰여 있었던 것을 이번에는 그 한쪽 면에 아담 자가예프스키(Adam Zagajewski)라는 시인이 ‘독자에게 온 편지’를 그대로 받아썼다는 구절을 다시 옮겨 적었다. 독자의 소감이자 제언을 다시 작업 위에 옮겨 담으면서, 작가는 작업과 관람자의 관계, 작품이라는 물질을 매개로 하는 소통에 대해 질문한다. 편지가 시가 되면서 수신자가 발신자로 치환되었듯, 작가가 다시 그 글을 작품 위로 옮겨 적으면서 이 작품과 메시지는 작가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관람객에게로 향하는 것이 된다. 


다시 제작하고 구성된 작업들은 이렇게 기존 작업 위에 작가가 새롭게 덧붙이는 생각들을 반영하여 시간의 흐름과 그에 따른 상황의 변화를 읽게 한다. ‘Solidarity’, ‘Make’, ‘Freedom’이라는 단어가 각각 독일어로 쓰여 있는 외투 세 벌을 한쪽 팔을 떼어내어 서로 이어 한 줄로 붙였던 작업 <단결, 권력, 자유 II>(1992/2021)는 아예 원을 이루어 붙였고, 검정 구두를 한 줄로 나열했던 <2/3 사회 II>(1991/2021) 역시 원을 그리게 하여 개인과 사회, 연대와 폐쇄성 사이의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상황을 강조하였다. 재제작의 측면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작업은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처음 소개했던 <그들이 떠난 곳에서-바다>로, 그림이자 설치이면서 또한 퍼포먼스 성격을 가진 작업이다. 2012년 당시 작가는 바다의 풍경을 200개의 캔버스에 나누어 그리곤 가방에 담아 광주 시내 곳곳의 풀숲과 골목에 던져 놓은 후 전시 기간 내내 “그림을 찾습니다”라는 공고를 내고 그중 되돌아온 20여 점만을 전시했다. 




<사소한 사건>

 1999 / 2021 청동에 금박 21×40×40cm 

©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사진: 안천호




전시장에 부분적으로 드러난 바다 그림을 통해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어딘가에 존재할 그림의 잃어버린 조각들과 그 전체의 모습을 상상해 볼 것을 제안했다. 어쩌면 작품의 감상은 눈앞에 존재하는 사물, 그 물질을 보는 것일 뿐 아니라 어떤 장면을 머릿속에서 시각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드러내었던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분실된 작업을 포함해 당시의 그림을 다시 캔버스에 하나하나 옮겨 그리는데, 온전한 모습으로 재현된 이 작업은 당시의 관람객이 맞추어 보지 못한 정답을 드러내기보다, 이미 현재의 관람객들은 경험하지 못한 과거, 즉 작품의 사라짐과 부분적 회수를 포함하는 그 사건을 가리키는 지표로서 존재한다. 2021년의 관람객들에게 이 작품은 약 20년 전, 바다로 보낸 유리병처럼 표류하는 그림의 조각들이 있다는 것, 그 떠돎이 어쩌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상상해 보게 한다. 


사물과 그 의미를 다듬어 만들던 오브제 작업으로부터, 경험의 공간으로서의 작업을 구축하기 위해 건축적인 대형 설치들을 하던 시기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작은 것과 큰 것, 기억되지 않은 것과 기억되어야 할 것, 일상적인 것과 기념비적인 것 사이를 질문하고, 그 관계를 치환하고, 문제와 질문이 담긴 사물이나 사건으로써 작품을 만들어왔다. 오랜 교직 생활에서 퇴직하고 오롯이 전업 작가로 돌아온 일 년을 보내며, 작업의 실천 방법론으로 ‘회고(回顧)’를 가져왔다는 것은 그에게 온점을 찍는 일이기보다는 줄 바꿈의 시간으로 보인다. 기존의 작품을 모아 자신의 과거와 성과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이 지나 개별 작업을 대하는 작가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유지되었고 또 어떻게 다른지를 되돌아보는 일은 그다음의 페이지를 준비하기 위한 정돈의 과정일 것이다. 




<2/3 사회 II> 2021 가죽, 고무, 자석 가변 크기

 ©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사진: 안천호




한편 작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 과거의 작업이 다시 제시되었을 때 ‘세상은, 관람객은, 이를 과거와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하는 반응에의 호기심도 숨기지 않았다. 예술 작업의 목표가 분명 외부와의 소통을 위한 것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작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하다는 이 양면에 대해 모순이자 난관이 아닌 혼성적 물질의 상태인 작품이 마주하는 정체성으로 두고, 이를 가능한 어떤 것으로 계속 시도해 보는 것이 아마도 작업의 과정일 것이다.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고 나서 녹슨 철망을 뜯어내고 벽돌담을 쌓은 경험과 관련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허허벌판 같은 이곳으로 옮겨온 지 이제 1년째, 나와 바깥 세계 사이에 담을 쌓는 동안, 나는 내가 해온 미술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처럼 외톨이의 미술이었음을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이웃한 그 누구도 내 작업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 모든 것의 이유는 온전히 나로부터 나오고 모든 것의 책임은 반드시 내게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 그렇게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곳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뜻밖의 지형지물이 되는 것이 이 일의 결말이라는 것.” 담장을 쌓으면서도 작가는 엽서를 적고, 바다로 편지를 보내고, 부재하는 손님을 기다리고, 사물의 이름을 다시 쓴다. 이번 전시는 회고라는 형식을 통해 소통과 고립, 물질과 의미,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를 오가며 결과 없는 과정들, 목적 없는 상태들의 의미를 드러내왔던 작가가 관람객에게, 자신에게, 자신의 작업에게 안부를 전하는 편지가 되었다.




* 안규철 개인전 <사물의 뒷모습> 설치 전경 국제갤러리 부산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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