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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와 왜곡 그리고 위조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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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Joan Fontcuberta: Camouflages

19세기 처음 등장한 사진은 서구 근대사회와 그 시대적 가치를 대변하는 산물이다. 카메라의 눈을 관통한 빛이 남긴 흔적에서 우리는 이제껏 회화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사실성과 순간성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냈다. 르네상스 시대 이래,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원근법적 재현은 마침내 카메라를 통해 이루어졌고, 리얼리즘에 기반한 재현적 회화가 점차 사라져가게 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따라 기계들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했듯, 카메라의 눈이 인간의 눈을 자연스레 대체하기 시작했다.
● 권은영 중국통신원

'Spoutnik' Ivan et Kloka effectuant leur sortie historique hors de la capsule 1968 Tirage gelatino-argentique ⓒ Joan Fontcuber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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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서구사회에서 오랫동안 진리와 절대미를 상징한 원근법적 시각을 충실히 계승하는 동시에, 새롭게 태동한 산업자본주의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완벽한 시각적 매체였다. 인간의 눈보다 기계의 눈을 더 신뢰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사진 속에서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는가?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사진작가, 호앙 폰트큐베르타는 근대의 산물로 탄생한  사진이미지가 가진 진실성에 주목한다. 진실과 허구의 경계에 서있는 사진을 통해 사진이미지가 가진 은폐와 왜곡 그리고 위조의 기술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비판한다. 사진을 진실이라 여기는 맹신에 대해.


호앙 폰트큐베르타의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된 예술적 모티브는 ‘이미지의 진실성’이다. 1939년부터 약 40여 년 동안 계속된 프랑코 독재체제하, 엄격한 사전검열과 왜곡된 정보들이 난무하던 시대를 몸소 체험한 작가는 어떻게 현실이 왜곡되고 은폐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현실 저편 어딘가 숨겨진 그 사회를 겪어온 작가가 진실에 대해 이토록 끝없이 성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파리에 있는 유럽사진전시관(Maison Euro peenne de la Photographie)에서 기획하여 오는 3월 16일까지 선보이는 폰트큐베르타의 <위장(Camouflages)>전은 수십 년간 그가 걸어온 사진예술의 길에 대한 철학을 전반적으로 선보인다. 전시된 9개의 사진연작은 정치, 과학, 종교, 미디어저널리즘,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폰트큐베르타가 재구성한 허구와 상상의 세계를 담고 있다. 




<Fauna> Solenoglypha Polipodida 1985 

Tirage gelatino-argentique vire au selenium 

ⓒ Joan Fontcuberta




그의 사진에서 보이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극사실적인 표현은 순식간에 관객의 눈과 판단력을 흐린다. 진실에 가까운 허구가 가져오는 이 혼돈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자,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진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당신의 잣대는 과연 무엇인지 말이다. 사진의 등장과 함께 가장 먼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분야는 자연과학이었다. 이때까지 인간의 육안으로는 관찰이 불가능했던 영역들이 카메라의 눈을 빌려 시각화되고, 기록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자연과학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일종의 문헌적 증거가 됐다. 생물학, 지질학, 고고학, 천문학과 같이 이미지로 증명되어온 자연과학의 학문체계는 사진이 곧 객관적 사실이라는 명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 논리와 이성이 철저히 지배했던 서구근대사회에서 사진은 너무나 유용하고도 매혹적인 도구였다. 


폰트큐베르타는 사실성과 객관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연과학 문헌을 모티브로 하여 위작들을 제작한다. 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온 이 방대한 작업은 총 5개의 테마, <식물표본집(Herbarium)>, <동물도감(Fauna)>, <세이렌(Sirenes)>, <성좌(Constellations)>, <조산운동(Orogenesis)>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보기에 작가가 가공한 이미지는 무결점의 이미지이다. 분명 허구임에도, 진실처럼 다가오는 사진 앞에서, 우리의 눈은 무엇이 은폐되고 위조되었는지를 식별해낼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힌다. 실제로 <식물표본집> 연작은 생물분류학의 토대를 마련한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Linne)가 연구한 형태학에 기초하고, 식물표본사진작가로 유명한 독일 ‘칼블로스펠트(Karl Blossfeldt)’의 접사촬영 방식을 따라 제작됐다. 폰트큐베르타는 식물의 형태를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고안된 촬영테크닉들을 위조의 기술로서 재사용한다. 




<Orogenesis> Orogenese : Derain 

2004 Tirage a developpement chromogene 

ⓒ Joan Fontcuberta




흰색 바탕 위에 놓인 식물표본을 초 근접 촬영한 그의 사진은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법한 식물표본이미지가 되어버린다. <동물도감>과 <세이렌> 연작 역시 마찬가지다. 날개가 달린 원숭이, 다리가 달린 뱀, 등껍질을 가진 새 등.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그럴듯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한다고 하기에는 터무니없는 생물체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의혹보다는 호기심을 먼저 불러일으킨다. 사진에는 항상 다큐멘터리적 미학을 맹신하는 인간의 어리숙한 욕망이 맞물려 존재한다. 이어 작가는 <성좌>, <조산운동> 연작을 통해 진실과 허구 사이에서 더 강도 높은 줄타기를 시도한다. 관객을 모독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작가의 조롱과 유희가 가득 섞인 이 사진연작은 밤하늘을 밝히는 아름다운 별자리와 웅장한 산맥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이는 모두 거짓이다. 관객이 황홀하게 바라본 성좌의 사진은 작가의 자동차 앞 유리창에 죽은 모기들의 흔적이고, 감탄하리만큼 거대했던 산맥은 컴퓨터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자연이다. 천체관측사진과 지형사진을 모델로 삼아 완벽히 위조된 작가의 사진은 실재와 재현 사이에는 언제나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중의 믿음이 곧 권력이며, 진실이 되는 곳에서 사진은 더욱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작가는 정치, 종교, 저널리즘에서 설득의 수단으로 사용된 사진 이미지에 집중한다. 그가 보여주는 설득의 방법은 다양하다. 사실을 은폐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왜곡하기도, 때로는 거짓을 참된 진실로 위조하기도 한다. 은폐, 왜곡, 위조라는 가공과정을 거친 설득의 이미지에서 더 이상 진실 여부는 중요치 않다. 보는 이들을 믿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에 빌어 제작한 <스푸트니크(Spoutnik)>, <오사마를 파괴하라(De construire Oussama)>, <기적 & 컴퍼니(Miracle & Co)> 연작은 작가가 상상해낸 픽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작가가 만들어낸 세상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알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인다. 예컨대, 소비에트연방에서 발사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온 <스푸트니크>연작에서 작가는 국가와 이데올로기가 최우선시 된 체제 속에서 의문과 함께 사라진 한 우주비행사 이반 이스토츠니코브(Ivan Istochnikov)의 삶을 창조해낸다. 




<Sirenes> Squelette d’Hydropitheque, 

Baie de Portissol, Sanary sur mer 2012 

Tirage a developpement chromogene 

ⓒ Joan FontcubertaJF10  




이 시나리오는 순간성과 자연스러운 묘사가 강조되는 흑백컬러의 스냅사진을 통해 관객의 설득력을 얻는다. 계속해서 작가는 이 감쪽같은 위장기술로 기적을 행하는 수도사를 취재하는 기자가 되고(<기적 & 컴퍼니>), 알 카에다(Al-Qaeda) 테러리스트를 아랍권의 유명한 희극배우로 탈바꿈시킨다(<오사마를 파괴하라>). 작가가 펼치는 이 위험한 진실게임의 끝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네 명의 거장, 피카소, 미로, 달리, 타피에스의 위작으로 막을 내린다. 예술가들이 남긴 표현양식, 모티브, 서명에 기초해 위조된 <예술가와 사진(L’artiste et la photo graphie)>은 원본과 복제들이 뒤섞인 기술-디지털 복제시대에서 예술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호앙 폰트큐베르타의 사진 속에는 그 어떠한 진실도 담겨있지 않다. 진실처럼 보이길 원하는 허구만이 존재할 뿐이다. 근·현대적 가치 속에서 사진이 누릴 수 있었던 절대적 권위, 그로 인해 범해진 오류들은 작가의 날카로운 비판과 유희가 담긴 ‘위장’된 사진을 통해 낱낱이 파헤쳐진다. 폰트큐베르타가 전하는 사진의 진실, 그것은 바로 사진이 가진 은폐와 왜곡, 그리고 위조의 기술이다. 삼차원의 세계가 평면에 담아지는 순간, 우리가 보는 것은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진 역시 현실의 환상(illusion)에 불과하다. 사진이 보여준 사실적인 재현력에 열렬히 환호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보이는 것에 대한 맹신을 거두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통찰과 사유가 필요할 때다.  




<Miracles & Co> 

Munkki Juhani fait lire un chapitre du 

Kalevala a des suricates lapons 2002 Tirage a 

developpement chromogene ⓒ Joan Fontcuberta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예술과 뉴미디어아트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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