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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클라라크, 밀레니얼 세대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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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Jean Claracq, Apathetic Aesthetic

장 클라라크는 예술&애니메이션 전문학교, 아뜰리에 드 세브르(Atelier de Sèvres)를 거쳐 2017년 파리국립미술학교 에꼴 드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 de Paris)를 졸업했다. 이듬해 ‘앙투완 마랭(Prix Antoine Marin) 회화 차석상’과 ‘로제 바타이(Prix de peinture Roger Bataille) 회화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프랑스 화단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롤랑 가로스(Roland-Garros) 2021’ 포스터 작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1월에 열린 루이비통 재단(Louis Vuitton Foundation) 오픈 스페이스 전시와 개인전을 연달아 개최하며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이미지 Galerie Sultana 제공

'Landscape with the Tempration' 2019 Oil on wood 30x5×33.5cm © the artist and Galerie Sult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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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에 개최되는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 오픈, 롤랑 가로스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만큼이나 대회 포스터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붓질이 고스란히 묻어있기 때문이다. 1980년부터 프랑스 테니스 협회(FTT)는 ‘스포츠와 현대미술의 만남’이라는 슬로건 아래 해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 1인을 선정해 공식 포스터 제작을 의뢰해왔다. 발레리오 아다미(Valerio Adami)를 시작으로 호안 미로(Joan Miró), 션 스컬리(Sean Scully), 빅 뮤지즈(Vik Muniz) 등 수많은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고, 그들의 손길이 스쳐 간 수십 장의 포스터는 곧 롤랑 가로스가 걸어온 역사이자 현대회화의 동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요한 예술 아카이브로 남았다. 그리고 2021년, 42번째 포스터를 그릴 주인공으로 프랑스 회화계의 떠오르는 신예작가 클라라크가 낙점됐다.


어둑어둑 해가 떨어질 무렵, 붉은색 벽돌 가루로 뒤덮인 테니스 코트 바닥에 한 선수가 털썩 주저앉아 있다. 이제 막 연습을 마친 것일까. 웃통을 벗은 채, 목덜미에 수건 하나를 걸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무척이나 지쳐 보인다. 더군다나 경기장 주변을 환히 밝히는 거대한 조명들과 경기가 중계되는 커다란 전광판에 둘러싸인 탓에 왜소해 보이기까지 한다. 코트 옆 아파트 한 층에는 전광판과 동일한 장면이 비춰진 TV 스크린이, 또 다른 층에는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방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클라라크가 그린 롤랑 가로스 2021 포스터, <테니스 코트쪽으로 나 있는 창문(Fenêtres sur court)>의 풍경이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단단한 클레이 코트를 쉴 틈 없이 가로지르는 선수들과 그들을 향해 환호와 야유를 보내는 관중들로 가득 메워진 평소의 경기장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Qatarchitecten> 

2018 Oil on Wood 26×15cm 

© the artist and Galerie Sultana




코로나19 여파로 다소 침울해진 스포츠계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 침묵과 정적만이 흐른다. 그러나 정작 이 포스터를 그린 작가는 경기장을 답사할 당시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되기 한참 전이라,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한다. 그리고선 아무래도 본인의 작품에 멜랑콜리아적 정서가 깔려있는 것 같다는 말을 조심스레 덧붙인다. 그렇다. 그의 작품을 이미 본 적이 있다면, 이 생기 없는 테니스 코트와 그 속에 녹아있는 쓸쓸함이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 본인의 말대로 그의 화폭 속에는 언제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묘한 우울함이 짙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롤랑 가로스 포스터가 공개됐을 때, 프랑스 테니스 협회를 비롯해 현지의 언론들과 대중들은 호퍼(E. Hopper)의 적막한 도시 풍경을 떠올리기도 했다. 두 작가의 캔버스에 감도는 차가운 온도, 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만약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들이 속한 시대에 있을 것이다. 호퍼가 1930-1940년대 미국의 대도시의 고독을 목도했다면, 클라라크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고독을 마주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클라라크를 두고 ‘밀레니얼 세대 화가’라고 부른다. 이는 이제 서른을 갓 넘긴 1990년대생 작가를 지칭하는 수식어이기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 모바일,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완전히 노출된 밀레니얼과 Z세대의 일상을 주로 다루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화려한 네온 컬러의 티셔츠, 캡모자를 걸치고 개성 넘치는 타투를 몸에 새긴 소년들. 혼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디지털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휴대폰 문자와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더 익숙한 십대 청소년들과 20·30세대는 클라라크의 작품 속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모델들이다. 그러나 그의 회화가 요즘 세대의 감수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단지 이러한 동시대적 주제 선정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회화적 표현력과 테크닉에 기인한다. 




<Rolland Garros> 

2021 Oil on wood 30×22cm 

© the artist and Galerie Sultana 




작가의 회화는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들을 포착한 사진 이미지처럼 극사실적이며, 화면의 중심부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 부분에 놓인 자잘한 오브제들까지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러한 특징들이 발견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킬림(Kilim)>(2021)을 주목해 볼 만하다. 카펫 위에 베개를 끼고 엎드려 누워 노트북으로 한창 집 짓기 게임을 하고 있는 소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광경이지만 이 속에는 그 어떤 것도 허투루 그려진 것이 없다. 일정한 간격의 틈새를 두고 붙여진 차가운 타일바닥, 그 위에 깔린 형형색깔의 빛깔과 기하학적인 문양이 수놓아진 터키식 킬림 카펫, 소년의 등에 선명하게 드러난 근육들, 하얀색으로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브랜드명이 찍힌 검은색 팬티, 은회색빛 알루미늄 재질감과 검은색 키보드가 돋보이는 애플사의 맥북(Macbook), 스크린 하단을 촘촘히 채운 게임의 메뉴와 다양한 아이템 아이콘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치밀한 묘사력을 한껏 실감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작품이 가로, 세로의 길이가 20cm도 채 안되는 작은 목판 위에 그려졌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더한다. 작가는 유독 4×6인치 사이즈의 사진, 엽서와 같이 아주 작은 크기로 작업하는 것을 즐긴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미니어처 페인터’라는 별명 하나가 덧붙여졌다. 이와 같은 극도의 리얼리즘과 디테일은 규모가 큰 작품들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작가의 존재를 알리게 된 작품들 중 하나인 <아파트에서 바라본 전경(A View from an Apartment)>(2017)이 그 대표적인 예다. 시리얼을 먹다 말고 화면 밖 어딘가를 멍하니 응시하는 소년. 그의 뒤편에는 작품 타이틀이 시사하듯 블라인드가 걷어 올려진 창문을 통해 바깥 정경이 비친다. 노을로 붉게 물들기 시작한 하늘, 줄지어 선 아파트 단지, 인근 건물의 주차장, 맞은 편 아파트 이웃 주민들, 그야말로 특별할 것 없는 창밖의 풍경과 방 안 책상에 펼쳐진 책과 맥북 스크린 속 이미지가 원경, 중경, 근경으로 펼쳐지는 이 장면 속에서 우리는 클라라크의 정밀한 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Jérémie and Léo> 

2020 Oil on Wood 24×19.1cm 

© the artist and Galerie Sultana




그러나 정작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창가의 어렴풋이 드리워진 그림자에 있다. 관람객보다 먼저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사진으로 남긴 사람, 그가 작가 본인인지 또 다른 제3자의 인물인지 알 길은 없지만, 클라라크는 그의 존재를 작품 속에 은밀히 새겨넣었다. 어떻게 그는 이토록 사실적인 광경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실제로 그는 이미지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에서 떠도는 디지털 사진들을 차용한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화면구성과 디테일을 완벽하게 모사할 수 있을 때까지 수집한 다양한 이미지들을 몽타주하고, 수없이 크로키를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감이 넘치는 이미지를 구현한다. 게다가 이 작품은 회화적 색채가 강한 네오 픽토리얼리즘(neo-pictorialism) 사진의 거장 제프 월(Jeff Wall)의 동명 사진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오마주에 가까울 정도로 원작의 의도와 구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투명한 창이라는 장치를 활용해 화면의 안과 밖,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교차시키며 현실과 이미지라는 환영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과 재현에 대해 고찰한 월의 사진은 클라라크의 회화로 다시금 재연된다. 


이외에도 고대 조각,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건축물, 15세기 사실주의를 꽃피운 플랑드르 회화, 현대회화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작품들을 좋아한다는 그는 다양한 예술사조와 예술가들에게 받은 감흥을 적극적으로 표출한다. 5-6인치밖에 되지 않는 핸드폰 스크린 속에 몰두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일상, 그 속에 절묘하게 어우러진 클래식함, 이것이 바로 클라라크의 회화가 가진 독자성일 것이다. 시대를 넘나드는 이 예술가에게 밀레니얼 세대 화가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왜 우울한 청춘인가. 이에 대해 작가는 “그들의 우울은 자기성찰(introspection)로서의 의미가 있다”라고 답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인식하는 멜랑콜리아의 시간을 거쳐 비로소 성장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고독과 불안, 권태와 허무가 인생에 잠시 스치는 소나기이기를 바라는 바다. PA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미술과 뉴미디어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 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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