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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로젝트 2021: 박진명_잔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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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17 - 2021.8.22 청주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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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네모시네의 연못에 서서



청주시립미술관의 ‘로컬 프로젝트’는 매년 청주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3명을 선정, 릴레이 전시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주시립미술관은 KBS청주방송국 청사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2016년 개관했는데, ‘로컬 프로젝트’는 방송국 공개홀로 사용되었던 1층 공간에서 선보인다. 이 전시실은 천고가 근 11m에 달하고, 입구에서 들어오는 빛을 제외하면 자연광이 전혀 없는 거대하고 독특한 공간이다. 그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주의 중견·신진작가들은 제각각 이 공간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는 전시를 선보이며 창작의 외연을 확장하는 기회를 얻었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 힘주어 진행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말한 문화생산의 장(champ)의 역할을 온전히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장에서 제도와 행위자, 중견과 신진, 전위와 후위가 만나 지역 미술의 가치를 유통하고 축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쌓여가는 시공간의 기록은 지역 미술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뿐만 아니라, 지역으로 한정할 수 없는 동시대 미술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재 이 공간에서 개인적 시간의 기록을 공명하고 있는 작가는 박진명이다. 박진명은 이 압도적인 공간을 명확한 시각적 형상들로 채우기보다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과 지금 흐르고 있는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활용했다. 박진명의 전시 <잔상의 기록>에서 우리는 지나간 겨울 어느 날 창가에서 본 풍경을 상기(anamnesis)하고, 어느 가을 호숫가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 모든 장면이 실제 벌어졌던 일인지, 기억이 아름답게 왜곡해낸 장면인지 구별할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고즈넉한 풍경 속 나의 모습은 무척이나 여유롭고 평온해 보인다는 것이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박진명의 그림들은 4, 8, 9, 혹은 12개 패널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담은 화폭을 만드는 형식을 띤다. 이는 창문의 격자무늬와 흡사하여 우리는 마치 창문을 통해 밖의 풍경-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인 눈,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활짝 핀 꽃나무-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흔히 그림이나 사진을 거울이 아닌 창문에 비유할 때, 우리는 그림이라는 창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얻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박진명의 그림은 온전히 밖으로만 향하는 시선을 뜻하는 ‘창문’에 그치지 않고, 세상의 풍경이 다시 내 마음 속을 비추게 하는 ‘거울’의 효과로 작동한다. 그것은 그의 화폭 운용 방식 덕이다. 여백을 중시하는 전통 동양화와 달리, 화면을 배경과 형상의 구분 없이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하나의 패널은 인접한 다른 패널의 흔적들과 이어지며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때로는 <눈처럼 꽃처럼>(2021)에서처럼 프레임들 사이를 쫙쫙 가르는 나뭇가지들이 유리창의 균열처럼 보이기도 하고, 화폭 전체가 성에 낀 유리창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때 불투명한 유리 화면은 자크 라캉(Jacques Lacan)이 회화의 기능으로 설명했던 ‘스크린’, 즉 저 화면 너머의 세계에서 무언가가 나를 응시하고 있음을 가려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가려진 창 너머 실재하는 세계를 욕망하고 꿈꾼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 박진명이 시도한 설치 작품 <물가에 서서>(2021)는 실재계의 심연을 가시화한 듯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늘에서부터 드리워진 버드나무 가지들은 작가가 화선지에 먹을 입히는 수많은 노동의 순간들의 축적이면서 동시에 아래 검은 구멍처럼 보이는 호수 면에 반사되어 그 깊이를 배가시킨다. 여기서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뭇가지로 재현(re-present)된 ‘그림 그리는 행위’는 실재계를 ‘가리는’ 장막의 역할이자 그곳에 무엇인가가 실재한다는 것을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이 심연이 궁금하여 검은 수면을 조심히 들여다보면, 놀랍게도 지금 이 자연풍경 속에 서 있는 ‘나 자신’이 보인다. 저 너머에 있는 무언가는 다름 아닌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여기 이 검은 수면은 우리를 망각으로 데려가는 레테의 강이 아닌, 잊고 있었던 순간들을 펼쳐주는 므네모시네의 연못이다.


고개를 들어보면 모든 벽면에 버드나무 가지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선들 사이사이로 하얀 물결이 아른거리고 있다. 저 끝에 조명으로 연출된 달 하나까지 이곳은 계절도 장소도 불분명한, 그러나 우리가 언젠가 분명히 경험했음직한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는 풍경이다. 이 풍경의 흔적은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을 덧입고 저마다의 마음속 잔상(afterimage)으로 쌓이겠지만, 이 잔상은 분명 도래할 시간들의 전조(présage)로도 작용할 것이다.  



<눈처럼 꽃처럼> 2021 종이에 먹, 과슈 111×14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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