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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정원: 밤이 내리면, 빛이 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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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1 - 2021.12.31 국립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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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정원이라는 자연



『영혼론(De Anima)』에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물에 사는 동물은 물속에서 서로를 건드리는 그 무엇인가가 젖은 표면의 물질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리의 선조들이 ‘우물 안 개구리’라 요약하곤 했던 이 관찰의 자명성은, 그렇다면 ‘우리가 (갖혀) 사는 (우)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불투명해지기 시작한다. <감각정원>이 “전 지구를 엄습한 코로나19 팬데믹에 휘둘리지 않고 잠시나마 의연하게 산책할 수 있는 순간을 관람객에게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는 기획자의 노트는 이런 의미에서 이중적이다. 이는 한편으로 대기(air)라는 우리가 ‘뚫고 지나간다’거나 ‘둘러 쌓여있다’는 생각 없이 숨 쉬고 함께 해온 환경이 어느새 ‘오염’을 넘어 ‘감염’의 매질과 매체로 작동한다는 자의식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작업들이 넓은 의미에서 환기하는 ‘자연’의 이미지와 그 위상이 갖는 함의들에 관한 질문을 제기한다. 이 둘은 얼핏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의 인공성, 혹은 역사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고기영 <에메랄드 빛의 숲> 2021

설치를 위한 드로잉, 혼합재료, 조명 가변 크기

ACC 커미션




대표적인 것이 고기영의 작품이다. <에메랄드 빛의 숲>이란 제목이 시사하듯, 작가는 다채롭고 섬세한 조명의 운용을 통해 ‘밤이 내리면, 빛이 오르고’라는 전시의 부제에 걸맞은 밤의 영롱함을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직으로 우뚝 선 냉각 타워와 이를 둘러싼 하단의 나무 정원은 대립되지 않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여기서 ‘인공’과 ‘자연’은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것일까, 아니면 ‘인위적으로’ 뒤섞이는 것일까? <달은 가장 오래된 TV>(1965/2000)라는 백남준의 유명한 작업을 장소 특정적으로 풀어헤친 것으로 볼 수 있을 리경의 <더 많은 빛을_기쁨 가득한>은 (실지로 작가는 2018년 ‘평창올림픽’ 공식 전시였던 <라이트 평창: 백남준과 케이아트>에서 백남준을 명시적으로 호출한 바 있다) 단호하게 후자의 입장을 취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비누 작가’로 요약되곤 하는 신미경의 <香水(향수)와 鄕愁(향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석조조각이나 건축물의 잔해처럼 보이는 15t 무게의 비누 작업을 야외에 설치해 광폭한 빗줄기에 노출시킴으로써, 이 질문의 기본 전제를 물구나무 세운다. 물론 ‘인공적인 것의 풍화’라는 이 (오)작동 메커니즘은 2018년 아르코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전면적으로 소개된 바 있지만, 이번엔 작가가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에서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묘사한 마들렌의 에피소드에 착안해 - 비누에 뒤섞은 ‘향’마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흐릿해진다는 점에서 더욱 선명하게 관철된다.1)





최성록 <시작의 계곡> 2021

프로젝션 매핑, 디지털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애니메이션 스틸 이미지 5분 가변 크기

ACC 커미션




널따란 하늘마당 잔디 한가운데 설치된 오도함의 <당신의 피부가 듣는다>는 대개 ‘자연스러운 것’으로 전제되는 감각 자체의 인공성을 청각과 촉각의 차원에서 전경화함으로써, 후각을 덧붙인 신미경의 작업과 함께 다분히 시각에 치우친 다른 작업들과 거리를 둔다. 핸드폰 스피커를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 고정해 거기서 얻어지는 진동을 통해 음악을 듣는다는 청각장애인들의 경험에서 착안한 이 작업을, 작가는 어린 시절 해수욕장에서 썼던 고무 튜브의 기억과 자동차의 떨림을 게임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촉각변환기(tactitle transducer)를 접목시켜 구현했는데, 투명한 튜브로 만든 작은 구체 안에서 내가 선택한 음악을 귀와 몸으로 듣는 경험은 독특한 것이었다. 동시에 시각적으로 열려있는 듯하지만 공간적으로 갇혀 있는 설정상의 모호함과 이중성은, 안에서는 매우 크게 증폭되어 들렸던 사운드가 사실 밖에서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간극의 확인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다. 이는 청각장애인들의 청취 경험을 단순히 모방, 또는 시뮬레이트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비장애인의 지각 경험을 낯선 것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문창환 <더 완벽한 세계> 2021

혼합재료, 프로젝션 매핑, 컬러,

사운드 애니메이션 스틸 이미지 3분 ACC 커미션




이 네 명의 작가의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미디어 파사드 작업으로, 하늘마당과 ACC 본 건물들을 가르는 벽과 통로에 프로젝션 매핑을 통해 설치됐다. 권혜원과 최성록, 용세라와 문창환의 작업이 릴레이 하듯 이어지는 이 섹션은 하나의 공간과 형식을 전시의 절반이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본 전시의 실질적 중핵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엄격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듯 김창겸, 정정주 등 잘 알려진 미디어 파사드 작업 작가들이나, 지난해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과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에 DATA+, 임용현, 하석준, 정화용 등의 작가들이 선보인 일련의 미디어 파사드 작업은 기본적으로 ‘확장된 캔버스’ 또는 ‘스크린’으로 배경을 전제하고 그 위에 자신의 영상 작업을 투사하는 형식을 취하는데, 예외가 없진 않지만 이들 대부분은 해당 영상들이 컴퓨터 모니터나 영화관, 또는 일반 갤러리에서 다채널로 상영된다고 상상하자마자 효과가 급격히 반감되곤 한다.




권혜원 <풍경을 빌리는 방법> 2021

오디오 비디오 설치, 혼합재료, 프로젝션 매핑, 컬러,

사운드 스틸 이미지 4분 ACC 커미션




이는 ‘미디어 파사드 작업의 매체 특정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다소 인색하게 말해 이에 만족할만한 대답을 제공하는 경우는 웬만해선 찾기 힘들다. 다행히 <감각정원>의 미디어 파사드 작업들은 모두 커다란 야외 스크린 화면에 머물지 않고 그 오른편에서 완만한 기울기로 내려가는 100m가 넘는 좁고 긴 야외 회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함정을 비껴가는 것처럼 보인다. 최성록과 권혜원의 작업에서 흘러 내려가던 신화적 용암과 광주천의 물줄기는, 용세라와 문창환의 작업에서 뒤섞인 팔레트와 밤하늘 혹은 우주로 변용됨으로써 관람객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수평적 시각성을 넘어 수직적 차원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점을 제외하면, 위의 작업들 거개는 여전히 건물 벽을 ‘보다 큰 스크린’ 정도로 활용한다는 한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권혜원 <풍경을 빌리는 방법> 2021

오디오 비디오 설치, 혼합재료, 프로젝션 매핑,

컬러, 사운드 스틸 이미지 4분 ACC 커미션




유일한 예외라면 권혜원의 작업 정도일 텐데, 이는 ‘차경(借景)’ 개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부의 풍경을 내부에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조경(造景)’이 아니라 ‘빌려온다’는 차경의 개념은, 건물 매스의 중앙을 비워 건물 밖의 남산을 담아내는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처럼, 대개 창문이나 기둥 같은 프레임을 이용해 자연의 산수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이해된다.2) 하지만 권혜원의 작업이 재미있는 것은, ‘차경’ 개념이 환기하는 이러한 ‘자연스러움’과의 역설적 거리 때문이다. 유일하게 실제 장소의 푸티지를 촬영해 사용, 아니 ‘차용’한 그의 작업은 어떤 의미에서 넷 중 가장 덜 ‘장소 특정적’으로 보이는데, 이는 자신의 미디어 파사드 작업이 상영될 장소에 가장 부족한 것이 ‘물’이라는 (의사)풍수지리적 판단의 결과다. 이는 또한 자신이 걸으면서 촬영해 이어붙인 광주천의 이미지가 ‘필름스트립(filmstrip)’의 형태를 떠올려줬다는 의미에서 “강 자체가 하나의 로드 무비 같다”는 작가의 뒤집힌 인식과도 공명하는 것이면서, 우리가 앞에서 제기했던 질문, 즉 ‘우리가 (갖혀) 사는 (우)물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 없는) 땅’이라고 답하는 것이기도 하다. 영상을 만드는 일이 “여러 존재와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이라는 의미에서 “정원만들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것)의 역사성’을 (인공적으로?) 환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감각정원>을 구제, 혹은 완성하는 것이다.  



[각주]
1) 다른 곳에서 나는 이러한 인공과 자연의 관계를 매체와 시간성의 차원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다. 곽영빈, 「<다다익선>의 오래된 미래: 쓸모없는 뉴미디어의 ‘시차적 당대성’」, 『현대미술사연구』 46호, 2019 2)    cf. 소현수, 「차경(借景)을 통해 본 소쇄원 원림의 구조-「소쇄원시선 (瀟灑園詩選)」과 「소쇄원30영」을 중심으로」, 『한국전통조경학회지』, 2011



* 신미경 <香水(향수)와 鄕愁(향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021 혼합재료, 비누, LED, 향료 가변 크기 ACC 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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