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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더 더 브라위케러
Berlinde de Bruyck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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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색 찬연한 네크로 로멘티시즘, 그 가운데

육중하고 엄숙한 공기가 화이트큐브 안을 가득 메운다. 고통에 몸을 뒤트는 라오콘 상과 이교도들로부터 고문을 받거나 처형당하고 있는 성인들의 장면, 마치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와 조각의 요소가 현대적인 감성과 함께 혼합돼 있다. 전시장 곳곳에는 인간의 형상을 띄고 있지만 도무지 생체반응이라고는 없을 덩어리들이 힘없이 늘어져 있다. 머리와 팔이 제거된 인물들의 일그러진 신체엔 소리 없는 변형만 일어날 뿐이다. 더러 나무뿌리 같은 촉수가 뻗어나는가 하면 두 사람 분량의 육체가 합쳐져 기괴한 형태를 만들어내고, 또 다른 한쪽에선 분명 사람의 등줄기를 연상시키는 덩어리로부터 수사슴의 뿔이 자라나고 있다. 오감으로 불쾌함을 감각케하는 이 모든 것은 정교하게 채색된 기괴한 밀랍인형들로, 그것들은 마치 악몽처럼 관객의 사고를 일시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다.
● 진정윤 기자 ● 사진 Hauser & Wirth Gallery 제공

'Actaeon III (London)' 밀랍, 나무, 에폭시, 철근, 천 120×214×277cm 2012 ⓒ Berlinde De Bruyckere Courtesy of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Photo: Mirjam Devri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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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을 운영하던 부친이 매일같이 다루던 동물의 사체, 피투성이의 그로테스크한 형태들로부터 일종의 아름다움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브라위케러는 현재, 그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작업을 하고 있다. 거대 동물들의 몸을 토막 내는 대신 동물과 인간을 하나의 고깃덩어리 형태로 재구성하는 작업 말이다. 이 덩어리들은 제각기 다른 주제를 담고 있지만 오늘의 인류가 지닌 고통과 공포의 형태를 누구보다도 냉정하게 구현한다. 그의 작품세계는 여태까지 크게 3가지의 시기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는 초기 담요와 인체의 형태에 대해 탐구했던 시기, 두 번째는 말을 이용해 인류사의 잔혹함을 피력했던 시기이며, 마지막인 현재는 인체나 동물들의 형태를 추상적으로 변형시키거나 사슴뿔의 이미지와 결합시킴으로써 제3의 존재를 완성하는 것이다.



 <We are all Flesh> 밀랍, 폴리에스터, 
목제 대좌에 강철 105×165×196cm 2009 
Installation view, ‘We Are All Flesh. 
Berlinde De Bruyckere, Luca Giordano’ 
Hauser & Wirth, London, England, 2009 
ⓒ Berlinde De Bruyckere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Photo: Mike Bruce



브라위케러는 대학을 졸업한 직후 양모로 짠 담요들을 침대나 탁상 등의 가구 위에 쌓아올린 작업들을 선보였다. 건초더미 위에 담요들을 겹겹이 쌓아놓거나  여기서 인체의 형태가 자라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 보도사진 중에서 담요로 몸을 두른 홀쭉한 르완다 난민을 촬영한 사진으로 부터 영감을 얻은 그는 <담요 여인(Blanket Woman)> 시리즈를 시작한다. 가족도 집도 모든 것을 잃고 혈혈단신으로 빠져나온 난민들의 모습, 그들이 보호받고 의존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몸에 걸치고 있는 한 장의 담요뿐이었다. 예를 들어 1999년 작인 <Talking>에서는 유령 흉내를 내는 아이들처럼 머리 꼭대기부터 여러 장의 담요를 뒤집어쓰고 창백한 두 쌍의 다리만을 드러낸 채 서있는 인물들이 묘사되어있다. 작가는 얇은 한 장의 외피로 생존을 위해 버티는 그들의 모습, 현실로부터 그들을 지키는 담요의 존재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가장 열망하는 따듯한 온기, 모든 폭력으로부터 정신적, 물리적으로 인간을 보호해줄 작은 낙원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긍정적인 면모들로부터 은연중에 고개를 내미는 절망과 공포의 아우라는 불시에 찾아올 비극을 암시하며 작품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이 시기에 작가는 단순히 여태까지 선보여 왔던 작품의 형식과 인체를 결합시키는 행위에 관심이 있었지 인체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서서히 인체의 형태가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되고, 담요의 존재를 인체의 덩어리, 토르소로서 진화하면서 담요는 인물들의 몸뚱이로 완전히 대체됐다.



<Berlinde De Bruyckere, Jenny Saville, Dan Flavin>전
 쿤스트뮤지움 루체른 전시전경 2007 
ⓒ Berlinde De Bruyckere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Photo: Andri Stadler



이로부터 작가는 서서히 인체의 형태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 단순히 인체 그대로 묘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밀랍을 통해 인간 육체의 추상화를 3차원적으로 묘사하는 것에 다다랐다. 담요에서부터 분열해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게 된 신체 이미지는 90년대 이후 변형에 변형을 거듭하는데 이 세상에 존재할 것처럼 리얼한 돌연변이의 밀랍 덩어리들은 모두 실제 동물의 사체나 모델의 몸을 에폭시와 밀랍을 이용해 본을 떠 조형된다. 피부 표면의 질감 표현은 밀랍을 사용해 수채화처럼 채색되는 등 조각보다는 회화에 더 가까운 과정들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다. 핏줄이 비쳐 보일 것처럼 푸른빛이 감도는 죽은 피부의 덩어리들은 색채와 질감이 너무 생생한 까닭에 종종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불쾌감을 표하는 관객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2007년 작인 <Pieta>의 경우, 인간이 내면에 지니고 있는 연약함을 똑바로 인지하기 위한 작업으로서, 팔과 목이 없이 그저 좌대나 겹쳐진 또다른 돌연변이의 육체에 의존하고 있는 고깃덩이로 표현되기도 했다. 오랫동안 영양분도 수분도 공급받지 못한 채 방치된 식물의 줄기처럼 축 처진 살덩이의 가지들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이란 감정을 물리적으로 재현해낸 것이다.

담요와 인체로 이루어진 세계에 또 다른 변형이 일어났던 것은 2000년. 제 1차 세계대전 때 1914년부터 4년간 격전지였던 벨기에 이프르에 위치한 플랑드르필드뮤지엄에서 레지던시 생활을 시작하면서다. 브라위케러는 1차 대전 당시의 그 치열했던 충돌의 순간을 반영해주는 작업을 기관으로부터 의뢰받아 1년간의 조사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들과 자료들을 접했다. 그 중에서 작가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되고 버려진 도시들에서 넘쳐나는 말들의 시체를 담은 시각 자료들이다. 전쟁터에서 이용당하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동물들은 오랫동안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했다. 인간사를 통틀어서 말은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 중 하나이지만 인류의 발전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동물. 그런 말의 육체가 지닌 아름다움, 그들이 인류와 기나긴 세월동안 지녔던 관계로부터 오는 의미는 다른 어떤 동물과도 대체될 수 없다고 한다. <In Flanders Fields>(2000)에 등장하는 5마리의 말들은 제각각 좌대와 바닥 위에서 고통에 몸부림치거나 죽어가는 순간을 정지시켜버린 듯 얼어붙은 모습이다. 대학이나 농장으로부터 자연사한 말들의 시신을 공급받아 본을 뜨고, 갈기털과 가죽을 사용해 얼굴 없는 말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들로 전쟁으로 부터 사람들이 얻은 상실감과 고통, 인간의 투쟁과 무관한 죄 없는 존재들의 죽음을 전달한다. 이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한 작가는 인체를 변형시킨 조각들에서 그러했듯이, 네발을 모두 없애거나 목을 없애는 등, 말의 형태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해 나갔다.  



<Inside Me> 주철, 말 가죽, 에폭시, 
철, 나무 328.7×244.5×126.5cm 2008-2010
 Installation view, Hauser & Wirth, Zurich, 
Switzerland, 2010 ⓒ Berlinde De Bruyckere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Photo:Stefan Altenburger Photography Zürich



최근작인 <Acteon>(2012)나 <Liggende>(2011-2012)시리즈, 그리고 <Romeu>시리즈는 말 이외에 수사슴의 뿔을 통한 새로운 변형의 시도들을 담고 있다. 수사슴의 위풍당당한 뿔은 암사슴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암사슴 뿐 아니라 많은 욕심 가득한 이들을 매료시켜왔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중에서 디아나 여신의 목욕장면을 훔쳐본 죄로 수사슴으로 변해 사냥개들에게 죽임을 당한 악테온의 이야기에서 부터 영감을 얻은 브라위케러는 세 가지 시리즈 안에서 사슴의 뿔을 욕망의 상징으로 내세워 인체를 파괴시키는 존재로서 재해석한다. 프라이드와 성적 에너지 그리고 권력의 결정체이자 자신을 지켜줄 무기, 그러나 통제할 수 없이 자라는 뿔의 존재는 헤어진 천으로 받침을 받거나 왜곡된 인체의 살가죽을 뚫고 외부로 돌출되고 또다시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살을 헤집고 들어오기도 한다. <Acteon>에서 천위에 장작더미처럼 쌓여진 뿔들은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불이 붙는 순간 무로 돌아가는 밀랍으로 가지진 뿔들을 구현해 내면서, 인간의 욕망에 대한 허무가 증폭된다. 그런가 하면 <Liggende>시리즈에서는 일정길이 이상 자라면 자연스럽게 탈락되는 사슴의 뿔들과는 달리, 몸을 찌르며 안으로 굽어 자라는 기괴한 인체의 뿔들은 개인의 일생에서 일어난 기억들,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생을 지배하여 종국에는 하나가 되어버리는 인간의 기억에 대한 은유다.    



<Glass Dome I> 왁스, 에폭시, 유리, 나무 
72×31×31cm 2007ⓒ Berlinde De Bruyckere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베를린더 더 브라위케러는 얼굴과 팔이 제거된 채 변형된 인간의 형태들, 눈과 생식기가 제거된 채 정지되어있는 묘한 말들을 통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겪는 심적 물리적 고통과 공포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가 담담하게 제시하는,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 장면처럼, 신체가 기이하게 일그러진 채 대들보나 좌대에 힘없이 늘어져 있는 이 이미지들에는 시적인 아름다움과 절대적인 폭력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유토피아적 디스토피아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공존하고 있다. 단순한 육체의 변형을 넘어서서 인류를 이야기하기 위한 하나의 몸짓언어로서 발전하고 있는 작가의 모호한 세계를 들여다보며 우리는 그가 정확히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과연 작가는 죽음과 고통, 삶, 희망 중 무엇에 중점을 맞춰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모든 상반된 요소들이 살덩이들의 곤죽 속에서 끓고 있는 광경들은 조용히 현실의 지옥도에 약간의 낭만을 가미해 비춰줄 뿐이다.  



베를린더 더 브라위케러



베를린더 더 브라위케러는 1964년 벨기에 겐트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지금도 여전히 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19세기에 지어져 카톨릭 남학교로 사용되었던 네오고딕 양식의 건물을 스튜디오로 삼아 활동하고 있는 그는 1982년부터 다양한 그룹전과 개인전에 참여했으며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이탈리아관, 2010년 제8회 광주비엔날레에 출전했다. 올해로 56회째를 맞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벨기에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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