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Art World

예술로 상상하는 팬데믹 이후 삶 꼴

0원
Japan

Listen to the Sound of the Earth Turning
Our Wellbeing since the Pandemic
2022.6.29-2022.11.6 도쿄, 모리미술관

● 권상해 일본통신원 ● 이미지 Mori Art Museum 제공

Wolfgang Laib installing 'Pollen from Hazelnut' at Toyota Municipal Museum of Art, Aichi, 2003Courtesy of Kenji Taki Gallery, Nagoya/Tokyo Photo: Ito Tetsuo Referential image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Art World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우리에게 웰빙(Wellbeing)은 한때 유행했지만 철지난 단어로 인식되는 게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웰빙 신드롬 속에서 녹즙기, 클로렐라로 상징되는 건강식품, 여행, 의류와 같은 상품들이 각광받던 시기가 있었다. 웰빙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서 사용 빈도가 줄었지만, 코로나19 이후 국제 사회에서 다시금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경제, 건강, 교육,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팬데믹 속의 변화된 일상, 경제 체제, 기후, 사회 안전망을 재고하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그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웰빙이다. 모리미술관(Mori Art Museum)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Listen to the Sound of the Earth Turning>은 웰빙을 중심으로 팬데믹 이후 우리의 예술과 삶을 조명한다.

일본에서 웰빙이란 단어가 코로나19 유행 이후부터 통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가 시의성을 겨냥한 것임은 명백하다. 기획 측은 웰빙을 ‘심신 건강하게 지내기’, ‘잘 사는 것’과 같이 우리의 삶이나 행복과 직결되는 개념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물론 한정된 라이프스타일을 설파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오히려 전시는 팬데믹 이후 우리가 예술과 관계 맺는 다양한 방법과 상상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웰빙이란 무엇인가’라는 메타 웰빙의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전시는 과연 예술과 삶을 어떤 방식으로 관련짓고,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일까.




Guido van der Werve

<Nummer negen, the day I didn’t turn with the world>

2007 High-definition video installation

8min, 40sec Courtesy of Monitor Gallery

and Grimm, Amsterdam and Luhring Augustine,

New York Photo: Ben Geraerts




‘지구가 도는 소리를 듣다’라는 전시 제목은 이번 출품작인 요코 오노(Yoko Ono)의 지시문(instruction) 작업 <Grape Fruit>에 포함된 ‘Listen to the sound of the earth turning’을 인용한 것이다. 끊임없이 운행하는 우주 섭리와의 조우를 암시하는 제목은 팬데믹에 의해 사회경제적 인프라와 일상의 시간이 멈춘 상황 속에서 한층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작가의 다양한 문구가 적힌 지시문은 전시 초반부와 더불어 곳곳에 배치되어 감상자가 세계 본질에 의문을 가지도록 자극함과 동시에 각자만의 현실을 꾸며가도록 내면에 깊은 울림을 준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연회색의 좌대 위에 샛노란 가루를 흩뿌린 볼프강 라이프(Wolfgang Laib)의 작품 <Pollen from Hazelnut>(2003)이 눈길을 끈다. 하이라이트 조명에 비친 노란색 사각형의 표면은 파스텔을 바른 도화지나 허공에 뜬 솜과 같기도 하다. 자연스레 가까이 다가가 보고 있으면 은은한 향기가 후각을 통해 전해져온다. 작가가 매년 봄 여름에 집 주변의 숲에서 수주일 길게는 수개월 동안 채취한 민들레와 헤이즐넛 꽃가루로 만든 작품이다. 또 다른 작품 <Milkstone>은 반듯하게 연마한 흰색 대리석 위에 매일 아침 우유를 부어 팽팽하고 매끈한 표면을 구현했다. 마치 종교적 수행을 방불케 하는 제작 과정은, 동양 철학을 깊게 접한 라이프가 스스로 매개체가 되어 자연에 내재된 보편성과 영원성을 체현하는 작업 방식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정성껏 마련된 생명의 진수(essence)는 마주하는 이를 은은한 명상과 사색의 경험으로 이끈다.




Robert Coutelas <Composition of My Nights

(Reserved Cards)> 1970 Oil on cardboard 12×6cm(each)

Photo: Uchida Yoshitaka+Okano Kei, Katamura Fumihito




휘도 판 데어 베르베(Guido van der Werve)의 작품 <Nummer negen, the day I didn’t turn with the world>(2007)는 북극점에 서서 지구의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조금씩 몸의 방향을 돌림으로써 세계와 함께 돌지 않았던 자신의 하루를 담고 있다. 24시간 동안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은 저속 촬영을 활용한 9분가량의 영상으로 만들어졌다. 중천에 뜬 해가 지거나 맑은 날씨가 흐려지는 등의 배경 변화는 장대한 피아노 반주와 곁들어지며 일상을 초월한 극적인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Nummer dertien, emotional poverty in three effugium>(2011)에서는 자택 주위를 계속해서 달리기, 마라톤 거리를 달려 헌화하기, 에베레스트산 등정과 같은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행위를 시도한다. 이 중 자택 주위를 달리는 영상은 12시간 동안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데, 잠시만 보고 있어도 행위 전체의 고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작가는 스스로에게 원대한 목표를 향한 시련을 내리지만, 그 노력의 보상은 무의미함 자체다. 숭고에 가까운 고통은 인간 존재의 영웅성과 공허함을 동시에 드러내며, 삶에 있어 갈망과 성취의 개념을 돌아보게 한다.



Iiyama Yuki <Eating the Patriarchy>

2022 4K video, sound Courtesy of

Wellcome Trust, London and WAITINGROOM,

Tokyo Photo: Kanagawa Shingo




이야마 유키(Iiyama Yuki)는 코로나19 속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은폐되는 가정폭력 문제를 다룬다. 신작 <Eating the Patriarchy>에서 한 여성은 스스로 머리를 짧게 자르고는 식탁 한가득 밀가루 반죽을 펼쳐놓고 사람 모양을 만든다. 얼굴 부분을 늘이고 뭉개거나, 눈, 코, 입, 손발과 같은 신체 부위를 달아 만든 남성 모습의 반죽을 오븐에 구워낸다. 여성은 식탁 위에 펼쳐놓은 빵 인간 옆 가장자리에 누워 흐느껴 울다 이내 먹기 시작하지만, 도중에 채 먹지 못하고 뱉어내고 삼키기를 반복한다.


작가는 마가렛 애트우드(Margaret Atwood)의 소설 『증언들』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아, 배우자의 모습을 한 빵을 먹는 것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복수심과 미움의 감정을 극복하고, 이를 살아가는 힘으로 삼는 과정을 그려낸다. 이 작품은 가정폭력을 단지 허구 속의 소재로 국한하진 않는다. 영상과 함께 가정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쌍방의 인터뷰나 감상자의 의견을 전시하는 코너, 각종 상담소를 소개하는 인쇄물을 전시해 최근 고립된 상황 속에서 심화되는 가정폭력 문제를 현실의 차원에서 조명한다.




Kanasaki Masashi <Yamabiko>

2014 Magazines, flyers, and others

31×50×25cm




카나자와 수미(Kanazawa Sumi)의 설치 작업 <Drawings on newspaper>는 언뜻 보기에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의 이미지를 천이나 인화 용지에 인쇄한 커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신문지를 겹겹이 이어 붙여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미지는 신문에서 눈에 들어온 글자나 공백만 남기고 나머지를 10B 연필로 새까맣게 칠해 구성한 것이다. 검은색 이외의 부분은 ‘러시아군 키에프 침공’, ‘어린이 사상자’, ‘감염자수’, ‘난민선별’과 같은 정치사회 관련 표제, 정치인 및 유명인의 사진, 고흐의 그림과 같은 특정 기사의 일부다.


이때 칠흑과 같은 이면에 가려진 부분과 커튼 모양을 한 전체 디자인은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힘이나 경계를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카나자와는 코로나19 전에 출산과 육아를 겪으면서 예술가로서 세상과 단절되었던 경험을 토대로, 개인의 닫힌 공간에서 세계나 사회를 조망할 수 있는 제작 방법을 고안했다. 바로 이 작품을 위해 매일 저녁 10시부터 오전 3시까지 신문을 빽빽하게 칠하며 보낸 까만 밤은 그에게 있어 현재의 시간을 증언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가장 절실한 방법인 것이다.


전시 끄트머리엔 동양 사상에 기반한 세계관을 현대적 기법으로 해석한 차이 차웨이(Tsai Charwei)의 작품이 놓였다. 밀교의 양계만다라를 형상화한 설치 작업 <The Womb & The Diamond>(2021)는 다양한 크기의 원형 거울 위에 유리와 다이아몬드를 배치해 마치 명품 진열관이나 과학 실험실과 같은 인상을 준다. 여기서 거울은 방향이나 색, 중심과 주변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 전체를 나타내며, 이를 감상하는 우리 또한 우주의 일부분임을 자각하게끔 하는 장치가 된다. 회화 연작 ‘Five Sky Dancers’는 티벳 불교에서 행자를 깨달음으로 이끄는 지혜의 여신 다키니를 모티브로 한다.




Ellen Altfest <Trees>

2022 Oil on canvas 30.2×26cm

Courtesy of White Cube Photo: Thomas Müller




각각의 작품은 노랑, 빨강, 검정, 초록, 파랑으로 우주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흰색의 산스크리트어 문자를 이와 함께 배치해 여신의 운동성을 나타냈다. 작가는 코로나19 이후 되도록 자연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색상을 구성하는데, 이때의 안료들은 과거 실크로드를 거쳐 티벳의 경전 구절에 쓰였던 점을 감안해 선택한 것이다. 동양 사상에서 차용한 조형 요소와 아시아를 횡단한 인간 및 비인간의 장구한 역사를 신중히 결합해 개인과 우주를 잇는 예술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전시는 팬데믹 이후의 일상, 사회 이면의 갈등, 예술과 삶의 일치,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테마로 관람객에게 다양한 감각을 선사한다. 전시 부제에 ‘팬데믹 이후’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로 인해 변화한 일상과 앞으로 맞이할 삶 모두를 상상하는 것이 전시의 의도인 셈이다. 현실에 대한 주의 깊은 성찰을 공유 가능한 형태로 체현함으로써, 우리가 세계를 보고 느끼는 방식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한다. 자칫 진부한 슬로건에 그칠 수 있는 웰빙이라는 주제를 구체적인 삶 속에서의 실천과 예술의 접점을 통해 드러내고,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영적 순간에까지 확장한 것이다. 이번 전시가 제안하는 웰빙이란 하나의 정해진 지침이 아니라, 하루하루 세계와 조우하는 과정에서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삶 꼴이 아닐까? PA




Tsai Charwei <The Womb & The Diamond>

(detail) 2021 Hand-blown glass, mirrors,

and diamond 300×600cm Installation view of

<Charwei Tsai: The Womb & The Diamond>

Live Forever Foundation, Taichung, 2021




글쓴이 권상해는 도쿄예술대학에서 예술학 전공으로 석사학위, 아트프로듀스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현대미술 연구와 더불어 미술과 공연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큐레토리얼 실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도쿄에서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전시 기획, 퍼포먼스 플랫폼 Stilllive 운영, 글쓰기, 번역 등을 하고 있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