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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웹스터
Emma Web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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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풍경

● 조윤지 에세이스트 ● 이미지 Perrotin 제공

Installation view of 'Weltandschaft' 2021 Carl Kostyál, London Courtesy of Carl Kostyál Photo: 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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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웹스터(Emma Webster)의 그림은 분명 자연의 기호가 총합된 풍경화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자연스럽기보다는 의문스럽다. 불타거나 소용돌이치는 세계 속에서 나무는 광풍을 맞고 꽃은 시든다. 식물은 성장 중인 건지 죽어가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대기의 색은 묘하게 현실과 거리가 있어 마치 다른 행성인 듯 황홀하면서도 섬뜩한 분위기다. 인기척이 없는 탓일까. 역동적인 붓 터치 속에서도 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는 이유는 극적인 명암 대비 때문일 것이다. 명과 암의 효과를 신중히 조율하는 풍경 속에 빛은 귀하고 중요한 존재처럼 보인다. 밤낮의 시간성도 원근법도 고려하지 않은 낯선 저 공간은 어디일까. 모종의 음모가 숨겨져 있는 듯한 그림으로 들어가 보자.

2021년 브뤼셀에서 열렸던 개인전 <Ready the Lanterns!>는 ‘경계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가 뜨고 황혼이 오기까지 숲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에 대한 그림이다. 손전등을 준비하더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을 듯한 위험한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었을까. 우선 왜 익숙한 풍경에서 현실이 아닌 호러 판타지를 직감하는지 짐작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빛에 대한 강조다. 웹스터의 그림에는 빛이 강하게 통제되어 있다. 하늘은 밝아도 주제부가 되는 나무는 대부분 그늘 속에 놓인다. 작가는 종종 여백에 태양으로 유추되는 원을 그려 아주 강하게 빛의 출처를 밝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에서 자연스러운 생명력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마치 오페라 발레 무대 디자인 같은 연극적인 연출은 현실을 빗겨 있다. 그 까닭은 그림이 풍경을 직접 눈에 담고 그린 사생화가 아니라 철저하게 조립된 가상을 캔버스에 옮긴 것이기 때문이다.



<World In Flux> 
2021 Oil on linen 152.4×274.3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Alexander Berggruen, NY 
Photo: Dario Lasagni



작가는 미술사에서 샘플링한 이미지를 조각조각 콜라주한다.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알버트 비어슈타트(Albert Bierstadt), 존 컨스터블(John Constable) 등의 낭만주의 화풍과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기괴한 상상력은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찰스 버치필드(Charles Burchfield), 아서 도브(Arthur Dove)가 자연을 묘사하는 방식도 곳곳에서 뉘앙스를 풍긴다. 이들의 모티프는 한데 엉켜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된다. 웹스터의 화면이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사뭇 어색한 이유 중 하나는 시대가 다른 여러 나라 작가의 그림에 출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함께 자라날 일 없는 여러 종류의 자연이 한데 모여 어딘가 잘못된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2021년 열린 두 번째 개인전 제목은 ‘Weltlandschaft’다. ‘World landscape’, 즉 ‘세계의 풍경’을 뜻하는 독일어로, 16세기에 일부 저지대 국가와 독일 회화에서 나타난 유행을 지칭한다. 이 작품들은 산, 저지대, 해안, 건물 등 지형적 요소를 아우르며 신의 시야에서 바라본 상상 속의 파노라마 풍경들을 묘사했다. 탐험과 식민지의 시대에 자연은 인간에 의해 측정되고 길들여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그러나 웹스터는 자연에 대한 도전적이고 오만한 시선을 유지하기보다 조금 더 복잡한 시선을 던진다. 그림에 그려진 자연은 정복 혹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그림의 적극적인 플레이어로서 화면을 건설하고 있다.



<Field Guide> 
2022 Oil on linen 243.84×193.04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우선 웹스터가 그린 풍경들은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다. 역설적이게도 환상은 빛의 정확성을 그대로 담아내기 위한 구상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미술사 레퍼런스와 다양한 빛의 상황을 수채화나 아이패드 콜라주 등 간단한 드로잉으로 제작하고 이를 모형 조각 또는 VR 프로그램으로 옮긴다. 가상으로 렌더링 된 디지털 디오라마(diorama)는 단순히 상상만으로는 불가능한 조명 상태를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무수한 변수의 빛은 오브제들을 다양한 각도로 비추며 최적의 상태를 실험한다. 가상으로 조각된 동식물은 고정된 조명 아래 어떻게 존재하는지 관찰되고 캔버스로 옮겨진다.

이런 과정을 경유하는 까닭은 작가에게 상상이란 언제나 흐릿하고, 얼버무리고, 덧없는 것인데 반해 VR은 환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언젠가 수 세기 전 화가들에 의해 사생되었을 풍경이 가상의 공간에서 새롭게 건축되고 가공되면서 디지털과 실제 사이에는 모호한 접점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렌더링 된 조각 모형들은 페인팅의 레퍼런스가 되어 다시 2차원으로 평평하게 출력된다. 캔버스로 돌아왔을 때 작가는 제스처와 속도감, 레이어링, 투명도와 질감 같은 회화적 특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Griffith> 
2022 Oil in linen 152.4×274.3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작가가 VR에 접근하는 방식은 화가의 태도보다는 무대 디자이너와 같다. 현실에 구현하기 어려운 공간을 축소해 제작하는 디오라마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그의 작업은 비현실성을 강화한다. 공간을 발명하고 영화적 서사를 가로지르며, 극적인 시점과 깊이감을 획득한다. VR 프로그램을 거친 웹스터의 화면은 이미 디오라마로 구현된 경험이 있어 모든 것이 제자리에 배치된 듯한 인상을 주면서도, 가상이기에 마음껏 왜곡된다. 회화에서 거짓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이는 아무도 없기에 실제와 가상 사이에서 극적인 긴장감은 고조된다.

긴장감은 화면에 등장하는 개체들에 의해 심화된다. 웹스터의 그림에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2018년에 그린 작품의 제목 <No Man’s Land>가 명시하듯 화면 안은 현실과 평행해 보이지만 어딘가 다른 이세계(異世界)다.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는 인물 대신 동식물이 의인화되어 배우의 역할을 수행한다. 나무는 자신을 뒤흔드는 바람과 소통하고 작렬하는 태양에 활력을 내어주며 말을 거는 듯하다. 2018년과 2019년 작품에는 특히 동물들이 많이 등장했고, 몇몇 작품은 그의 첫 번째 개인전 <Arcadia>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그리스의 지역명을 가리키는 전시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때 등장하는 동물들도 평범한 짐승은 아니다.



Installation view of
 <Emma Webster: Green Iscariot> 
2021 Alexander Berggruen, NYCourtesy
 of the artist and Alexander Berggruen, NY 
© the artist Photo: Dario Lasagni



전시는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예술과 자연에 대한 상징을 적극적으로 재활용하면서 전개된다. 보라색 노을을 배경으로 고개를 한껏 젖히고 있는 사슴을 그린 <Actaeon>(2018)은 아르테미스 신을 훔쳐본 죄로 사슴으로 변한 신화 속 인물 악타이온을 버젓이 제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Last Horse>(2019)에 등장하는 말은 정수리에 뿔을 달고 있어 유니콘처럼 보일 뿐 아니라 정말 그가 세상에 남은 마지막 말이라도 되는 듯 불타버린 대지를 황망히 걷고 있다. 『햄릿(Hamlet)』의 등장인물 오필리아를 제목으로 내세운 <Ophelia>(2020)에는 많은 이들이 아는 오필리아 그림의 구도에 사람이 아닌 커다란 새가 누워있다. 이러한 그림들은 결코 무언가의 재현도 아니며 지난 수백 년의 풍경화 전통을 계승하는 것도 아니다. 전설과 문학, 신화와 상징을 가로지르며 원전의 의미에 매몰되지 않는 새로운 2차원의 회화를 창출하고 있을 뿐이다.



Installation view of
 <Emma Webster: Green Iscariot>
 2021 Alexander Berggruen, NYCourtesy of
 the artist and Alexander Berggruen, NY 
© the artist Photo: Dario Lasagni



작가는 가상과 실제, 이미 아는 지식과 상상의 나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관람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세 번째 개인전 <Green Iscariot>에서 그는 예수를 배신한 제자 유다의 이름 이스가리옷(Iscariot) 앞에 녹색을 붙였다. 이때 웹스터는 자연을 배반한 인간을 소환해 비판하면서 배반자는 ‘녹색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녹색은 신선함, 젊음, 순진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질병과 질투의 색이다. 크로마키 스크린과 같은 위장, 즉 거짓을 나타내기도 한다. 작가는 녹색이 자연의 정답과 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은 망상 그 자체임을 폭로하는지도 모른다. 즉 그림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실은 존재하지 않는 픽셀들을 평평하게 구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광학계 너머의 세계에서 그림 속 녹색은 위기의 알람일까? 망상적 허구일까? 이 질문은 어쩌면 자연의 위기를 고찰하는데 재밌는 아이디어를 줄지도 모른다. PA



Installation view of <Ready the Lanterns!> 
2021 Stems Gallery, Brussels Courtesy 
of Stems Gallery
 Photo: Hugard & Vanoverschelde



Portrait of Emma Webster 
© 2022 MACKSFILMS



작가 엠마 웹스터는 1989년 캘리포니아 출생으로 스탠포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미술학부를 졸업한 후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페인팅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9년 다이앤 로젠스타인 갤러리(Diane Rosenstein)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데 이어 칼 코스티알 갤러리(Carl Kostyál), 뉴욕 알렌산더 베르그루앤(Alexander Berggruen), 브뤼셀 스템스 갤러리(Stems Gallery)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21년 저서 『Lonescape: Green, Painting & Mourning Reality』를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 풍경과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출간한 바 있다. 작가는 2022년 ‘예리코 펠로우십(Jericho Fellowship)’을 수상했으며, 8월 개관한 페로탕 도산파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10월 1일까지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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