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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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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Market

● 기획 · 진행 편집부

리우 웨이(Liu Wei) Courtesy Art B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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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기관, 대중 모두 한국 미술시장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한다. 어떠한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그 예측의 정확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다만 서로 의견을 공유하고 보다 나은 발전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그것은 필요불가결한 과정이다. 8월 11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페럼홀에 열린 ‘2022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세미나: 미술시장의 변화’ 참석자들은 ‘뜨겁디뜨거운’ 미술시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했다. 그들은 홀 스크린에 뜨는 그래프마다 사진으로 담고, 발제자들의 한마디 한 문장을 받아 적었다. 3시간 남짓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 앉은 이들의 학구열이 주최 측과 발표하는 이들의 열기를 뛰어넘는 생소한 광경이 연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PUBLIC ART 협력으로 개최된 세미나가 공유된 지금 한국 미술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우리 편집부는 국내와 아시아 그리고 세계 미술시장의 경향까지 기획 특집으로 훑는다.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vierzehnterseptemberzweitausendundfünfzehn>

2015 Acrylic on canvas 270×520×3cm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

Photo: Andrea Rossetti




우선 김봉수 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정보지원팀 팀장의 ‘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기대와 우려 속 대비가 필요한 지금’과 정일주 편집장의 ‘미술시장 다윗들: 트렌드 리드하는 기획형 아트페어’로 국내 상황을 살피고 이안 로버트슨(Iain Robertson) 홍익대학교 부교수의 ‘부상하는 동아시아의 위상’으로 아시아 아트마켓을 조명한다. 끝으로 김미혜 기자가 세계 최대 온라인 미술거래 플랫폼 아트시(Artsy) 부사장 카린 카람(Carine Karam)과 아트 이코노믹스(Art Economics) 창립자이자 문화경제학자 클레어 맥앤드류(Clare McAndrew),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와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에서 20년 넘게 미술시장을 분석해온 저널리스트 멜라니 게를리스(Melanie Gerlis) 그리고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를 감독해온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Nathan Clements-Gillespie)를 직접 인터뷰해 세계 미술시장 흐름을 조망한다. 지금 왜 한국이 미술시장 중심에 있나? 우리는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함께 고민할 시간이다.




SPECIAL FEATURE No.1
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기대와 우려 속 대비가 필요한 지금_김봉수

SPECIAL FEATURE No.2
 미술시장 다윗들: 트렌드 리드하는 기획형 아트페어_정일주

SPECIAL FEATURE No.3
부상하는 동아시아의 위상_이안 로버트슨

SPECIAL FEATURE No.4
미술시장을 바라보는 눈: 세계 미술시장 전문가들과의 인터뷰_김미혜
카린 카람
클레어 맥앤드류
멜라니 게를리스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




‘2022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세미나: 미술시장의 변화’

행사 전경 이미지 제공: (재)예술경영지원센터





Special Feature No. 1

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기대와 우려 속 대비가 필요한 지금
김봉수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정보지원팀 팀장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3,000-4,000억 원 규모를 유지해오던 한국 미술시장은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1조 원대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적극적인 온라인과 IT 기술 수용, 새로운 컬렉터와 MZ세대의 미술시장 진출, 다양해지는 작가군과 미술 작품 투자, 투기 대상화 등 시장성장과 그 이면의 모습을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으로 살펴본다.






2008-2022(상) 한국 미술시장 규모(단위: 백만 원)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2022년 한국 미술시장, 1조 원대 진입 전망

지난 3월, Art Basel & UBS가 발표한 「아트마켓 리포트 2022(The Art Market Report 2022)」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미술시장 규모는 65.1B 달러(한화 약 87.7조 원)로 지난해 대비 29% 증가하며 2018년 이후 하락세에 이어 코로나19로 지난 10년간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던 2020년(50.3B 달러) 상황을 완벽히 회복했다.




로즈마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 <A Bush is a Bear>

2016 Wool (green) on canvas, wood 296×296×7cm

<Study for A Bush is a Bear> 2016 Wool (green)

on canvas, wood 100×100×7cm © Rosemarie Trockel/VG

Bild-Kunst, Bonn, 2022 Courtesy Sprüth Magers

Photo: Mareike Tocha




이러한 세계 미술시장의 회복과 성장은 그간 3,000-4,000억 원 규모를 유지해왔고, 2020년 3,000억 원 초반으로 시장 최저점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했던 한국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팬데믹의 여파가 여전했던 2021년 한국 미술시장은 ▲뷰잉룸 도입, 전자 상거래 시행 및 플랫폼 진출 등 온라인 시장 확대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의 적극적 수용 ▲미술품 향유·소장 문화 확산과 투자화에 따른 가치 상승 ▲철저한 코로나 방역 수칙 준수 등 시장 주체자들과 미술품 애호가, 컬렉터들의 미술시장과 사회적 현상 변화에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 및 활동에 힘입어 비공식 한국 미술시장 최고 기록인 2007년 6,000억 원을 훌쩍 넘은 약 9,157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1)




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경기 동향 조사

주요 결과(단위: %)전년대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운영 중인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K-ARTMARKET)2)은 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규모를 약 5,329억 원으로 추산했는데,3) 일반적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 시장 규모가 컸던 시계열 데이터 요소와 함께 ▲기존 애호가, 컬렉터와 더불어 문화생태계의 새로운 중심인 MZ세대의 적극적인 활동 ▲디지털 아트의 확장 ▲해외 유명 화랑, 경매사, 아트페어의 한국 진출 ▲유통, 패션, 금융 등 타 산업 분야의 미술시장 진출 등 시장성장 호재가 될만한 다양한 이슈가 존재하는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성장한 1조 원대 시장 진입이 전망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경기 동향 조사 주요 결과

(단위: %)국내 미술시장 향후 전망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 미술시장의 우려와 기대감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수집한 ‘미술시장’ 관련 뉴스 기반 키워드 분석 결과, 올해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은 앞서 언급한 시장 호재 관련 이슈와 같이 지난해에 이어 ▲시장성장과 투자 확산 ▲MZ세대와 인테리어를 겨냥한 팝아트 성향의 신진 작가·작품 거래 증가 ▲해외 유명 화랑의 한국 진출과 하반기 ‘키아프(Kiaf)’와 ‘프리즈(Frieze)’ 개최에 따른 글로벌화 등 긍정적 키워드가 이어져오고 있지만, 경기침체, 금융위기, 금리 인상 등 사회·경제적 위기에 따른 미술시장 하락 및 위축, 버블과 붕괴, 시장재편 등 부정적 키워드도 동시에 등장하고 있어 2021년과는 같지만 다른, 기대 속의 우려가 섞인 시장 분위기가 확인된다.




테츠야 이시다(Tetsuya Ishida) <Untitled> 2000

Acrylic on canvas 24.8×22.3cm © Tetsuya Ishida

Courtesy Estate of Tetsuya Ishida

Photo: Elite Wong




이러한 분위기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국내 주요 화랑, 아트페어, 경매회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상반기 미술시장 경기 동향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나는데, 전년 대비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 모두에서 ‘악화’, ‘정체’, ‘호전’이 고르게 분포되며 지속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위기에 따른 하락과 재편 등의 우려가 혼재되어 있다. 하지만 향후 국내 미술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 의견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매출액, 작품 판매량(금액, 수) 등 단순 수치로만 미술시장을 판단하기보단, 시장 호황 속에서 있는 위기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못했던 과거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 속에서 내실을 다져가는 동시에 국제 표준 시장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결괏값이라 볼 수 있겠다.




2022년 상반기 주요 아트페어별 매출액 및 관람객 현황

(단위: 억 원, 만 명)상반기 6개 아트페어 매출액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아트페어 오픈런 시대

2021년 한국 미술시장은 3,242억 원을 기록하며 2020년 대비 작품 판매 규모가 184.6% 상승한 국내 10개 경매회사의 실적이 성장에 큰 축을 담당했다면, 올 상반기에는 아트페어가 그 중심에 있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 아트페어에서는 오픈런과 더불어 VIP 티켓을 가지고도 긴 줄을 서서 입장해야 했고 프리미엄이 붙은 티켓이 온라인을 통해 거래되는 한편, 작품 구입 의사가 있는 컬렉터 간 현장 가격 흥정이 벌어지는 등 그야말로 미술시장의 뜨거운 ‘지금’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화랑미술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더프리뷰 성수’4), ‘아트부산’ 등 상반기 주요 6개 아트페어의 매출실적은 총 1,4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5.6% 증가했으며, 방문객 역시 약 100만여 명 증가한 363만 명이 다녀가며 역대 아트페어 시장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박서보 <Écriture (描法) No. 071130> 2007

Mixed media with Korean hanji paper

on canvas 130×195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사진: 박서보 스튜디오




특히 2년 차 신생 아트페어로 을지로, 한남, 성수 등 현 한국미술의 ‘핫플’에서 활동하는 화랑과 작가가 대거 참가하며 이목이 집중됐던 ‘더프리뷰 성수’와 근현대 미술사적 가치와 미술시장 규모에 비해 그간 대형 아트페어 개최가 다소 소극적이었던 대구에서 올해 처음 개최된 ‘아트페어대구’5)는 매출액과 방문객 등 객관적 수치와 더불어 참가 화랑과 작가, 애호가와 컬렉터 모두가 만족하는 긍정적 결과를 보이며, 한국 아트페어씬의 차별화와 다양성 그리고 지역 아트페어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하반기에도 ‘키아프’, ‘프리즈’, ‘대구아트페어’ 등 대형 국제 아트페어를 비롯해 ‘써킷 서울’6), ‘더보이드’7)와 같은 MZ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형태의 아트페어와 미술품 직거래 시장인 작가 미술 장터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한층 더 풍성하고 다양해진 아트페어를 통해 미술시장 성장과 저변 확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상반기 주요 아트페어별 매출액 및 관람객 현황

(단위: 억 원, 만 명)상반기 6개 아트페어 관람객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춤한 경매시장

올해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은 전체 시장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메이저 경매사의 실적 하락이 다소 영향을 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2021년 상반기)보다 0.1% 증가한 1,450억 원을 기록, 2021년 2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성장 이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을 통한 미술 작품 구매에 편의성을 습득한 컬렉터 확산과 MZ세대와 신규 컬렉터의 굿즈, 에디션 등 적극적인 중저가 작품 구입의 영향을 받은 라이즈아트, 헤럴드아트데이와 같은 온라인 전문 경매회사의 실적 상승이 눈에 띄며, 그간 다소 소외됐던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된 이건희 컬렉션 효과가 경매시장에도 반영되며 고미술 전문 경매사인 마이아트옥션, 아이옥션, 칸옥션 등의 실적 또한 향상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사이먼 후지와라(Simon Fujiwara)

<Who is the Lady with Ermine Who?> 2022

Acrylic, charcoal, pastel and inkjet print collage

on canvas 100×70cm Courtesy the artist

and Esther Schipper, Berlin Photo: Andrea Rossetti




작가, 작품의 다양성과 투자 대상화

미술시장 호황과 저변 확대 등 변화의 흐름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미술작가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최고 낙찰가를 기록하는 탑티어(top-tier) 그룹에는 김환기, 박서보,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등 블루칩 작가가 랭크돼있지만, 지난해부터 낙찰총액과 총 낙찰 작품 수 TOP 10 순위의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낙찰총액 TOP 10을 살펴보면, 이배, 윤형근, 우국원에 이어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 이건용, 스탠리 휘트니(Stanley Whitney)가 랭크되고 있으며, 낙찰 총 작품 수 TOP 10은 문형태, 박서보, 김정호, 이배, 이건용, 아담 핸들러(Adam Handler)가 상위 그룹에 진입하고 있다.




이상용 <Fate> 2016 혼합재료

80×54cm 이미지 제공: 갤러리 전




또한 이들과 함께 남춘모, 심문섭, 이성자, 김구림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중견 이상급 작가와 청신, 콰야, 이종기, 장마리아, 이슬로, 김희수 등 MZ세대의 주목을 받는 젊은 신진 작가, 샤라 휴즈(Shara Hughes),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알렉스 카츠(Alex Katz), 하비에르 카예하(Javier Calleja)와 같이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에 있는 작가까지 다양한 작가군의 올 상반기 거래 실적이 2021년 한 해의 실적을 넘기며 미술시장의 새로운 변화 중 하나였던 신규 컬렉터와 애호가 증가가 그동안 기존 일부 작가, 장르, 작품에 몰려있었던 한국 미술시장에 다양성과 저변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토니 크랙(Tony Cragg) <Spilt Figure>

2014 Wood 220×134×109cm

이미지 제공: 우손갤러리




하지만 평균적으로 당해 연도 기준 최근 3년 내 제작 작품의 경매시장 출품량이 전체의 5% 이하로 소수였던 과거와 달리, 미술시장 성장이 시작된 2021년 22.9%로 상승한 점유율이 올 상반기 32.8%까지 증가하며 과거 미술시장 최고 활황기였던 2007년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미술품 구입, 소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작가, 작품과 교감하고 향유하는 기본 가치의 중요성보다 시장 호황으로 발생하는 작품가격 상승세에 발맞춘, 지극히 ‘투자’ 목적으로 일회성, 휘발성, 소모성 작품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현 한국 미술시장 성장과 변화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현상으로 작가 보호와 작품가격 방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특권을 가진 소수만이 작품을 소유·향유하는 또 다른 시장 양극화와 더불어 폐쇄적 시장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알렉스 카츠(Alex Katz) <Coca-Cola Girl 7>

2017 Oil on linen 213.4×182.9cm © Alex Katz

/ VAGA at Artists Rights Society (ARS),

NY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2022년 한국 미술시장은 중·장기적 성장과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의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외 미술시장과 사회, 경제, 문화적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또한 중요하겠지만 작가는 창작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도전에 더욱 전념하고, 눈앞의 이익보다 작가와 컬렉터를 발굴, 육성, 양성하고 건전한 거래를 통한 시장 신뢰성 확보 및 투명화와 비평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시장 관계자의 역할과 예술의 기본 가치를 중심으로 미술을 함께 향유하는 컬렉터의 본질을 지켜가는 등 모두가 기본 원칙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재정비함으로써, 근간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순 수치로 흥망이 결정되지 않는, 안정적이고 탄탄한 한국 미술시장으로의 도약의 시점이 바로 지금이 되길 바란다. PA

[각주]
1) “K-ARTMARKET_2021년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 k-artmarket.kr/member/board/Promotion_BoardList.do, 2022년 8월 22일 접속
2) k-artmarket.kr

3) “K-ARTMARKET_2022년 상반기 한국 미술시장 결산”,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 k-artmarket.kr/member/board/Promotion_BoardList.do, 2022년 8월 22일 접속

4) thepreviewartfair.com

5) artfairdaegu.co.kr

6) circuit-seoul.kr

7) 9andofficial.com



글쓴이 김봉수는 현재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사업본부 시각정보지원팀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2013년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미술관 상속·증여세 관련 논문으로 예술경영 석사를 취득하고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며 시각 및 공연예술 실태조사, 미술품 거래정보 온라인 제공시스템 구축, 미술품 대여사업 지원 등을 담당해왔다.




맷 곤덱(Matt Gondek) 

<Heart in a Cage> 

이미지 제공: 어반브레이크






Special Feature No. 2

미술시장 다윗들:

트렌드 리드하는 기획형 아트페어
● 정일주 편집장


과연 미술 바깥도 이리 들썩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이 안쪽은 그야말로 난리라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9월은 한국 현대미술의 극성수기인데 2022년엔 수요가 어떻게 한꺼번에 집중될 수 있는지 그 본때를 보여주고 있다. ‘키아프(Kiaf)’와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개최에 맞춰 주요 기관과 갤러리는 새 전시를 내걸고 옥션도 저마다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까지 가세해 아트마케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렇듯 발길 닿는 곳마다 ‘올스타쇼’이니 오히려 지금의 현대미술 경향을 읽거나 근미래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8월 24일 서울 루프스테이션 익선에서 ‘Circuit Seoul #2 Omnipresent’가 개최됐다. 지난해 패션위크 시스템을 통해 시각예술을 선보인 ‘써킷 서울’은 아티스트 컬렉션 쇼와 시즌 셀렉티드 쇼로 구성된, 전에 없던 페어로 큰 관심을 모았다. 주관사 오아에이전시(Oaah Agency)는 올해 그 두 번째 행사 타이틀로 ‘편재하는, 어디에나 있는’이란 뜻의 ‘Omnipresent’를 선택했다. 동시대의 중요한 아젠다로 대두된 실물 작품과 가상 작품을 함께 선보이고, 각기 다른 존재성에 대한 인지-경험-소장에 관한 이야기를 촉발하는 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제목에 고스란히 담은 것이다. 행사엔 여지없이 힙스터들이 몰렸고 그들의 목적은 분명해 보였다. ‘모두가 좋아하는 예술’이 아닌 ‘나만 아는 예술’을 소유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렇게 새로운 예술이 발굴되고 결국 그것들 중 하나가 경향을 리드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프리뷰 성수’ 포스터 이미지



기관과 조직이 운영하는 대형 행사가 진행되면 늘 다른 곳에선 대안이 선보여졌다. 돌이켜보면 시대마다 기득권에 맞선 대안형 기획 아트페어가 열렸고 이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 시대와 사회의 특징을 바탕으로 가장 선진적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대안, 지금 한국 현대미술 시장의 ‘비주류의 주류’, ‘대안의 대표’로 꼽히는 행사들을 통해 흐름과 비전을 가늠할 수 있을까.  


‘더프리뷰 성수’는 ‘미리보기(preview)’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트페어 참가 경력이 없는 신진 작가들과 기성 작가라 할지라도 신작을 앞세워 한국 미술계의 최신 작업 트랜드를 가장 발 빠르게 소개하는 장을 목표한다. 신한카드가 주최하는 행사는 올해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에스팩토리 D동에 마련됐는데, 신진 갤러리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페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부스 디스플레이와 전시구성을 어려워하는 갤러리가 많았지만, 그 부분을 살려 오히려 갤러리 각각의 개성 있는 구성이 도드라진 것이 행사 특성으로 인식됐다. ‘더프리뷰’는 두 번의 오프라인 행사 성과와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마이아트플렉스’를 통해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며 신진 갤러리/신진 작가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연결, 아트라이프를 주도하는 한편 공급자와 수요자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파악, 분석하겠단 의지를 드러낸다.




‘써킷 서울’ 행사 전경
이미지 제공: 오아에이전시




서브컬처와 예술성의 조화를 추구하는 ‘어반브레이크’의 경우 3회째 행사를 지난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성황리 마쳤다. 2020년 “확장, 디지털 미디어, 서브컬처 세 가지 콘셉트로 MZ세대의 문화와 다른 문화가 결합돼 확장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행사는 ‘예술 놀이터’를 표방한다. 스트리트 컬처, 갤러리, 크리에이터, 아티스트, 스타트업 등 도시라는 새로운 전시공간을 기반으로 예술적 에너지를 포괄하는 이 아트 플랫폼은 예술의 다양한 영역을 소개한다는 기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 만들어진 ‘어반브레이크’, ‘더프리뷰’, ‘써킷 서울’은 ‘키아프’로 편재되는 주류를 견제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세 페어가 만들어지고 진행돼온 2020년부터 올 초까지는 지금처럼 미술시장 전반에 열기와 활력이 있을 때는 아니었다. 오히려 긴 팬데믹 터널을 지나며 미술을 생산하는 주체도 매니지먼트하는 화랑과 딜러도 굉장히 지쳐있을 때였고, 그런 와중 미술이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며 경매나 특정 작가의 작품이 불균형하게 하이라이트 되고 있는 시기였다. 그러한 시점에서 새 페어를 만들고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 어떤 조건들이 필요했는지 묻자 ‘써킷 서울’ 윤영빈 대표는 “움직이는 런웨이 쇼로 작품이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방식, 즉 관람객은 쇼 스케줄에 맞춰 런웨이를 순환하는 작가별 컬렉션 쇼를 관람할 수 있고, 쇼가 진행 중인 작품 외에는 전시관에서 관람하거나 주문하고 픽업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실행에 옮겨야 했다. 역시 페어 진행엔 젊은 세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답했다. ‘써킷 서울’의 작가 컬렉션은 패션 브랜드 아이템과 함께 연출되고, 이를 촬영한 룩북은 온·오프라인에 아카이빙 및 배포된다. 매회 새로운 작가를 선보이는 행사는 예술의 생산자, 실천자, 수용자에게 지속적인 환기와 순환을 위한 모멘텀을 제공하겠단 의지를 드러낸다.




로비 드위 안토노(Roby Dwi Antono)

 <Ranger Merah> 스크린 프린트

 이미지 제공: 어반브레이크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도 말한다. “어반아트와 스트리트 컬처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의 신작 중 아트카, 웹툰, 타투, 아트토이 등 예술의 확장에 도전하는 기획으로 치러진 행사는 특히 ‘Green’, ‘Digital’, ‘Equity’ 세 가지 지향점과 그 가치 실천에 최대한 집중했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어떻게 행사가 공존하는가가 성패의 조건이며 그런 까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시장 자체가 힙플레스이자 시끄러운 놀이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단순히 작품을 사고파는 페어에서 나아가 아티스트의 성장과 미술시장 생태계 확장을 위한 크리에이터 콜라보레이션 플랫폼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미술작품을 딜링하는 갤러리를 비롯해 일정 기간 진행되는 국내외의 수많은 아트페어 그리고 경매까지 그 모든 것을 통틀어 미술시장이라 우리는 부른다. 그 시장에서 특정한 경향을 주도하고 이슈를 생산하는 데는 아무래도 아트페어가 가장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시장과 페어의 상생 방향에 대해 특히 골리앗 같은 대형 페어에 맞서는 기획형 대안 페어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2009년, 블루오션이 될 아시아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아트세일을 표방한 ‘블루닷아시아’와 매회 신선한 기획과 작가들로 2010년대 전반에 걸쳐 대안 아트페어를 주도해 온 ‘코리아 투모로우’를 기획한 이대형 Hzone 대표는 말한다.




수안자야 켄컷(Suanjaya Kencut) 

<A Thousand Star Series - Face #4> 2022 

캔버스에 아크릴릭, 스프레이 페인트 

90×105cm 이미지 제공: 어반브레이크




“기획전시와 결합된 대안적 형태의 아트페어는 작품에 의미 맥락을 부여해 내러티브를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시장 지표상의 단기적인 가격’이 아닌 보다 지속가능한 ‘가치’를 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아트페어들이 다양한 기획전을 운영하고 있다. 작품을 둘러싼 스토리와 역사, 철학적 담론 등 상징지표의 매력이 작품의 판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에 앞으로도 기획전시와 결합하기 위한 아트페어의 형식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PA





그랑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Éphémère) 외부 전경 

2021 © Patrick Tourneboeuf pour la Rmn - GP, 

architecte Jean-Michel Wilmotte





Special Feature No. 3

부상하는 동아시아의 위
이안 로버트슨(Iain Robertson) 홍익대학교 부교수



전 세계 산업경제의 규칙을 바꾼 코로나19 여파는 미술 산업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변화하는 시장의 뉘앙스와 법칙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서구와 달리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에 우수하게 대응했다. 근 2년간의 봉쇄 정책에서 이들 역시 완전한 예외는 아니었으나, 북미나 유럽에 비해 정책 수립 및 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세계 시장에서 입지가 유리해지게 됐다. 또한 동아시아 미술시장은 취향의 다양화와 다분화를 이끄는 젊은 세대 컬렉터가 주류를 이루면서 빠른 변화와 성장을 발판으로 이전의 단일화된 취향에서 멀어지는 추세다. 이렇게 격동적인 변화의 흐름을 겪고 있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지형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다각도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중국은 지난해 방역 철통 폐쇄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2위 규모의 미술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을 아우르는 폴리 옥션(Poly Auction)과 차이나 가디언(China Guardian) 등이 중국 미술시장을 주름잡고 있는데, 이들은 세계 옥션을 선도하는 런던 크리스티(Christie’s), 뉴욕 소더비(Sotheby’s)와의 합작 투자로 사업체를 구축하는 전략적 관계를 맺기도 했다. 특히 중국 문화부, 과학기술부, 교육부와 베이징시 협력 아래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는 국영 문화기업 거화문화개발그룹(Gehua Cultural Development Group)이 소더비와 합작해 설립한 폴리 옥션의 세계 최대 규모급 꾸준한 활약이 시장에 한 몫 보탰다. 그런가 하면 상하이는 중국의 전통 서예와 회화, 고서 부문을 아우르는 박물관 부문이 발전한 양상을 보이며, 차이나 가디언과 크리스티의 합작 투자 등의 특징이 있는 도시다. 2020년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경매협회 예술위는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

 <Planetary Dust Nine Nine (Green)> 

2022 Video installation, round flatscreen 

in spray painted metallic color with

 a translucent handmade front hood 17×17×3.5cm

 Loop: approx. 12min, silent © Pipilotti Rist Courtesy

 the artist and Hauser & Wirth

 Photo: Studio Willen




중국 세무총국이 4월 26일 서명하고 발표한 ‘중고차 중개 판매 등의 부가가치세에 수금 관리에 관한 공고’가 그것으로, 제3항 ‘경매사의 문화재 미술품 위탁 경매’에 대한 법을 통과시켰다. 위탁 판매업자(경매업자)가 규정에 따라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되고 대리 징수한 물품 금액의 영수증을 구매자를 위해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경매업자가 중개 대리 서비스 비용 영수증만 발행했던 기존 방식에서 위탁받아 경매한 물품 금액까지 영수증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바꿈으로써 투명성과 세수율을 동시에 잡은 양수겸장인 셈이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은 당분간 통제와 규제 장치 도입 동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이를 통해 컬렉터들과 시장의 신뢰를 쌓을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국제화는 당분간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 거래 및 송금 제한, 사회적 이슈 그리고 과당한 부동산 지출 비용 등이 이유다. 미술품 수입에 대한 관세는 상당히 감소했지만, 수출에 대한 당국의 추가 제재로 시장 개방의 실마리는 아직 멀기만 하다.




조단 울프슨(Jordan Wolfson) 

Sadie Coles HQ Courtesy Art Basel




그런가 하면 한국 미술시장은 규모 면에서 ‘골리앗’과 같은 중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한다. 집계 연도와 방식에 따라 1,200-1,600개를 오가는 중국 옥션 사업체 수와 달리 한국은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미술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1998년 12월 가나아트갤러리 이호재 대표가 갤러리현대, 선화랑, 노화랑과 함께 (주)서울경매를 설립하면서 한국 최초 미술품 경매회사가 탄생했다. 지금의 서울옥션이다. 이후 2006년 갤러리현대와 학고재화랑, 하나은행이 공동으로 ㈜케이옥션을 출범해 지금의 미술품 경매시장 지형을 형성했다. 여기에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키아프(Kiaf)’와 어떤 상호작용과 방향 전환을 이뤄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두 아트페어의 참가 갤러리 명단을 보면 양쪽에 동시 등록된 갤러리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들이 맞수가 아닌 동반자 구도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미술사를 대표하는 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소개하며 수 천 년의 미술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기획된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와 2010년 이후 아시아를 기반으로 개관한 갤러리들이 작가 10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POSITIONS Berlin Art Fair 2021’ 

행사 전경 Courtesy of POSITIONS Berlin 

사진: Natalia Carstens Photography




특히 ‘프리즈’ 방문객 중 일부가 색다른 미술을 찾아 ‘키아프’로 넘어가는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언컨대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홍콩이 독식하던 아시아 미술시장 구조에 경쟁자가 등장한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홍콩은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ongkong)’은 물론 현대 미술관이 집결된 서구룡 문화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 홍콩고궁박물관(HK Palace Museum) 개관 등으로 일정한 성공을 맛보았지만, 자체적인 작가나 작품보다는 아시아 미술의 통로나 관문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한국은 홍콩처럼 그림 거래에 관세가 없는 것은 물론, 이미 유수의 딜러들이 국내외로 활동하고 있고 ‘단색화 운동’ 등 국제적인 관심을 성공적으로 환기한 미술인들의 고향이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이목을 끈 미술인 집단과 운동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큰 강점을 지닌다. 이외 다른 동아시아 지역인 대만과 일본은 물론 홍콩 역시 그런 미술 자산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동아시아권 중 일본과 대만의 미술시장은 내수 시장 위주의 소규모 활동에 국한된다. 대만의 경우 아트페어 ‘타이베이 당다이(Taipei Dangdai)’가 2019년 출범했고 올해 ‘타이베이 당다이 2022(Taipei Dangdai 2022)’가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개최됐다. 대만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 거래와 통합 및 전환하는데 성공해 팬데믹 이전의 판매량에 버금가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미술 작품의 감동을 가상공간 너머에서 체감케 하는 최적의 기술력을 동원하고 플랫폼으로 확보했으나, 아직 그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 일본은 중국 대형 미술시장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할 구도였으나 시장은 여전히 편협한 상태다.




이불 <Perdu CXXXIX>(부분) 2022 Mother of pearl, 

acrylic paint on wooden base panel, stainless steel frame 

160×110×6cm © Lee Bul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Jeon Byungcheol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히로시 센주(Hiroshi Senju),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같은 슈퍼스타 아티스트가 배출되었지만 아트페어나 미술상에서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딱히 없다. 자국의 뛰어난 아티스트들에 대해 대체로 미온한 일본 미술계와 국내외 아티스트와 미술상에 대한 지원 부재가 그 원인이다. 일본 국내에는 서구적으로 운영되는 미술 경매 업장이 소수 존재하나 (홍콩을 제외한) 동아시아 특유의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국제 참여가 희소하다.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며 국제적인 입지를 다진 화이트스톤 갤러리(Whitestone Gallery)가 있으나, 도쿄도 아닌 나가노현에 위치한 지방 갤러리로 매우 예외적인 경우고, 한국의 국제갤러리나 갤러리현대와 같이 위세 있는 아트딜러와는 규모나 급이 다르다.


글로벌 페어 ’프리즈’가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서울에 상륙한 지금, 앞으로 이것이 중국과 대만, 일본 시장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지 아직은 미지수다. 다만 서울은 ‘아트 바젤 홍콩’의 견고한 입지를 흔들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고, 향후 보다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이미 미술계에서 공공연하다. 지난 수년간 정치·경제·문화에 안타까운 난관을 극복하지 못했던 홍콩과 달리 한국 미술시장은 여전히 시장경제에 우호적인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고, 탄탄한 미술운동과 작가군, 유능한 일류 아트딜러들이 포진해있다. 미술시장을 향한 국가 간의 경쟁이 보다 가열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지형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미술 생태계의 체질 변화를 요하고 있다.PA




‘ART021’ 행사 전경 2020



글쓴이 이안 로버트슨은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부교수이자 소더비 인스티튜트(Sotheby’s Institute of Art) 명예 회원이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소더비 인스티튜트 예술경영학과장을 역임했다. 미술시장 저널 『Art & the Market: Caucasus & Beyond』 에디터로 활동 중이며, 『New Art, New Markets』(Lund Humphries, 2017)을 포함한 7개의 책을 집필했다.




조세프 알버스(Josef Albers)

<Study to Homage to the Square: Aurora>

1957 © The Josef and Anni Albers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Courtesy

of the Josef and Anni Albers Foundation and David Zwirner





Special Feature No. 4

미술시장을 바라보는 눈:

세계 미술시장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김미혜 기자



국가와 인종, 지역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미술시장 생태계가 글로벌화 되던 중 코로나19로 세계 미술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변곡점에 서 있는 지금, 미술시장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오랜 기간 미술시장을 연구해온 4명의 전문가에게 이에 대한 인터뷰를 청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미술거래 플랫폼 아트시(Artsy) 부사장 카린 카람(Carine Karam)과 아트 이코노믹스(Art Economics) 창립자이자 문화경제학자 클레어 맥앤드류(Clare McAndrew),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와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에서 20년 넘게 미술시장을 분석해온 저널리스트 멜라니 게를리스(Melanie Gerlis) 그리고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를 감독하며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시각을 제시해온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Nathan Clements-Gillespie)가 그 주인공이다. 미술시장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속하면서도 각기 다른 영역에서 역량과 식견을 쌓아온 전문가의 눈을 통해 현재 시장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무엇인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흐름과 이슈는 무엇인지 짚으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국내를 포함한 세계 미술시장의 변화를 살펴본다.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etto)
 <Senza Titolo> 1976 Antique painting, mica
 85×69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ia 
Continua Frieze Masters at Frieze Seoul 2022



카린 카람

예술 세계가 디지털을 수용하고 그 접근성이 높아짐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가치가 높은 작품을 구매하고, 보지 않고 빠르게 지출하는 차세대 컬렉터들이 부상하고 있다. 「아트시 갤러리 인사이트: 2022 리포트(Artsy Gallery Insights: 2022 Report)」에 따르면 구매 컬렉터 절반 이상이 35-54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미술품 구매에 많은 금액을 지불했는데, 2022년 이 그룹의 25%가 1만 달러(한화 약 1,343만 원)에서 2만 5,000달러(한화 약 3,357만 5,000원) 사이의 작품을 구매했다. 2020년에는 그 비중이 17%에 불과했었다. 특히 이들 중 66%는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작품을 보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온라인과 함께 성장한 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우선시하고, 집부터 보석, 예술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쉽게 구입할 수 있기를 원하며, 시장의 투명성과 용이성을 중요시 여긴다. 이들이 아트시 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주머니에 하나의 ‘아트 월드(Art World)’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같다.

또 우리가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경향 중 하나는 ‘작품의 공개된 가격’이다. 오랫동안 미술시장에선 작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비밀로 하는 것이 암묵적인 관행처럼 유지됐고, 이는 새로운 컬렉터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시장이 이동하면서 더 큰 투명성과 접근성을 이끌었다. 아트시의 경우 4년 전 오직 갤러리의 1/3만이 가격을 표시했으나, 현재는 작품 75%의 가격이 공개되어 있다. 지난 2년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을 구매했고, 사용자들이 구매 결정을 쉽게 내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효과는 수치상으로도 증명된 것이라 하겠다.

한편 우리는 지난 5년간 한국 미술시장의 전례 없는 급증도 목격하고 있다. 아트시 플랫폼 한국 사용자 수가 230% 증가했고, 두 번째로 높은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수도 기록했다. 이는 컬렉터 수의 증가부터 기성 갤러리 매출 증가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폭발(explosion)’을 한국 내 젊은 작가들과 신생 공간의 등장, 새로운 컬렉터 유입의 영향으로 분석한다. 또한 지난 7월 서울 방문 당시 나는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갤러리조선 등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들의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공간 역시 런던이나 뉴욕 어느 갤러리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미술관과 갤러리 그리고 ‘광주비엔날레’와 같은 행사를 전국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투자한 것도 한국 미술시장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한국 사람들은 최신기술에 매우 능통한 경향이 있으며, 특히 젊은 컬렉터들은 온라인 미술시장에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한다. 이러한 점에 비춰 ‘프리즈(Frieze)’가 서울에서 첫 아시아 페어를 여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전 세계는 이를 흥분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V&R III> 
2022 (2009) Inkjet-Print and Diasec 307×207×6.2cm
(framed) © Andreas Gursky / DACS
 Photo: White Cube (Ollie Hammick)



클레어 맥앤드류

미술시장은 어려웠던 몇 년을 지나 2021년 강하게 회복돼 손실을 만회하고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트마켓 리포트 2022(Art Market Report 2022)」를 보면 미술시장 대부분의 분야와 지역에서 회복과 긍정의 결과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 무엇보다 작품을 구매하고 접근할 수 있는 기회 부족으로 인한 억눌린 수요에서 비롯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다시 시작된 이벤트에 참여하길 열망하고 있다. 특히 시장회복과 판매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상류층의 부 증가다. 코로나19에서 부의 변화는 다른 경제 불황에서와는 매우 다른 면모를 보인다.

예를 들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억만장자들의 부가 45% 감소한 반면 2020년엔 전 세계 억만장자의 총 부가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에 비해 1/3 증가했다. 2021년에는 20% 더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상위 그룹이 매출에 도움을 주었고, 시장회복에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음을 증명한다. 또한 지난 2년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아트 트레이드 자체의 의지와 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온라인 채널로 전환하고 디지털 마케팅과 아웃리치를 강화한 업계 종사자들의 기치는 어려운 시기 비즈니스를 지속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미술시장은 올해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낙관론이 존재한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미술시장을 구성하는 작가, 갤러리, 경매, 컬렉터 등 시장의 핵심 요소는 여전히 동일하다. 예술가들이 소셜 미디어, NFT 플랫폼 등을 통해 소비자와 보다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과는 별개로, 경력을 쌓고 유지하는 딜러들의 역할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다. 경매는 여전히 객관적이고 관찰 가능한 가격의 바로미터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으며, 페어는 모든 이를 중심으로 모이게 만들고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들이 서로 관계를 유지 및 형성하는 장이자 처음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새로운 구매자들의 관심을 자극하는 비길 데 없는 중요한 수단이다.

오랜 시간 미술시장을 연구해왔고 모든 지역의 커버리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하지만 올해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일본 구매자들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 이유를 중점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 시장의 회복을 이끈 것은 상위 그룹의 부였는데, 이것이 일본에선 왜 적용되지 않았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은 아시아 최초 ‘프리즈’가 개최된다. 이에 대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년 동안 존재해 온 활기찬 지역 예술 현장과 강력한 인프라, 부유하고 젊은 컬렉터들의 영향이 크다고 보여진다. 유수의 미술관과 비엔날레, 국제적인 갤러리들이 있고 일부 다른 지역처럼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것이 한국의 시장 활성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무하네드 쇼노(Muhannad Shono)
Athr Gallery Courtesy Art Basel



멜라니 게를리스

예술은 항상 어떤 방식으로든 금융화되었고, 예술품을 사고 파는 행위는 수 세기 동안 존재했다. 거의 20년 동안 미술시장을 분석하면서 나는 페어와 경매 횟수의 증가, 작품 최고가 경신 등 모든 성장 과정을 목격했다. 특히 과거와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개인 수의 증가다. 예전에는 작품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수단이 경매와 갤러리, 두 가지였다면 오늘날에는 다양한 분야의 컨설턴트가 존재하고 심지어 디지털 분야에만 특화된 이도 있다. 또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많은 시스템들이 등장했는데, 나는 이것이 여전히 실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엑셀 시트로 모델링할 수 없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미술시장의 규모와 범위도 이전과는 다르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예술을 어디서나 24시간 볼 수 있고, 미술품을 거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옵션도 즐비하다.

미술시장, 특히 페어에 집중해 이야기하자면, 상상하기 어렵지만 과거 갤러리나 경매시장에는 현대미술 작품이 거의 없어 대중들은 동시대 예술가들을 잘 알지 못했다. 『아트페어 스토리(The Art Fair Story)』(2021)에도 나와있듯, 양차 세계대전 종식 후 재산이 증가하면서 여유자금을 소비할 곳이 필요하게 되었고, 1960년대가 되어서야 아트페어는 현대미술 판매자들과 구매자들에게 필수적인 ‘쇼핑몰’이 되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페어가 미술시장에서 차지하는 힘은 더욱 강력해졌는데, 2019년 팬데믹 이전 공식적으로 등록된 아트페어만 거의 400개에 달했을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그 수는 감소했으나, 페어는 여전히 작품을 보고, 거래하고, 배우고 싶은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플랫폼이다.

지역적으로는 뉴욕이 매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현재 가장 관심 있는 곳은 파리와 홍콩 이외의 아시아다. 두 지역 모두 올해 ‘아트 바젤(Art Basel)’과 ‘프리즈’가 새롭게 개최되고, 다른 도시에서 발생한 문제들로 이익을 얻고 있다. 파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ropean Union) 탈퇴와 대부분의 대륙에서 영국보다 이동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다. 아시아의 경우 증가하는 부와 명품에 대한 욕구를 채울 곳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 미술시장의 중심이었던 홍콩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 그 위치가 점점 불확실하고 복잡해져가고 있다. 그러는 와중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유수갤러리들과 현대미술 작가들이 국제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키워왔고, ‘프리즈’는 문화적으로 매혹적인 이 도시에서 기존 한국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힘을 합할 기회를 마련했다. 또한 그 영향으로 국제적인 갤러리들 역시 한국에 미리 터전을 잡으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요소가 완전히 구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특히 아시아의 많은 지역에는 여전히 코로나19 준수 규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많은 것이, 빠르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니 유진 반스(Ernie Eugene Barnes)
 <Country Ride> 1982 Oil on canvas 61×91.4cm
 $85,000 via Artsy’s Make Offer Taylor Graham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

2022년은 ‘프리즈 마스터즈’에게 특별한 해다. 행사의 10주년이자 아시아에서 첫선을 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예술관을 현재의 렌즈를 통해 보여주는 ‘프리즈 마스터즈’는 익숙했던 것을 재구성하고 이전에 간과되었던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나란히 전시할 수 있는 아나벨 셀도르프(Annabelle Selldorf)가 디자인한 우아하고 현대적인 환경은 역사에 대한 현대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우리의 목표를 반영한다. 서울에선 런던 플래그십 에디션 미션을 더욱 확장해 주요 역사 작품과 최첨단 현대미술 작품을 한 지붕 아래 결합해 선보인다.

‘프리즈 마스터즈’를 기획해오면서 여러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데, 최근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에 대한 관심 증가다. 우리는 컬렉션과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를 확인했고,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 예술가들의 작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런던 ‘프리즈 마스터즈’도 이를 반영해 간과되었던 20세기 인물을 조명하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섹션에 ‘AWARE(Archives of Women Artists, Research and Exhibitions)’를 큐레이션하고 선구적인 여성 예술가들의 라인업을 특징으로 할 것이다. 또한 온라인도 빼놓을 수 없다. 예술계가 디지털 공간을 수용하는데 다른 산업이나 커뮤니티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팬데믹은 정말로 모든 것의 디지털 채택을 가속화했다.



오텔리우스(Ortelius) <Untitled> 1601 
Courtesy of Daniel Crouch Rare Books
 Frieze Masters at Frieze Seoul 2022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 컬렉터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피벗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주요 장점은 시장의 투명성, 포괄성 및 접근성 향상이다. 온라인 플랫폼 프리즈 뷰잉룸(Frieze Viewing Room) 내 대부분의 갤러리는 가격을 공개하고 있고, 우리 역시 이를 강력하게 권장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면 잠재적인 새로운 컬렉터들을 대담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페어에서 다시 전시해야 한다는 갤러리들의 강한 요구와 티켓 매진을 통해 증명되는 관람객들의 참석 욕구를 보면서, 직접 예술에 참여하는 것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 ‘프리즈 마스터즈’를 통해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한국에서 첫 전시를 열고 이를 환영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서울은 풍부하고 세계적인 예술 기관들, 헌신적인 컬렉터들의 강력한 기반, 국제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 그리고 지역 아트씬을 향한 진정한 열정과 에너지가 특징이다.

게다가 미술시장이 빠르고 활기차게 성장하고 있고 거래 조건도 유리하다. 기존에 확립된 유럽과 미국 시장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시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진정한 잠재력을 보고 있다. 서울에 새로운 공간을 오픈하는 갤러리들 역시 이를 증명하는 강력한 지표다. 우리는 팬데믹을 통해 미래에도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자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공동체의 가치와 힘을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지난 20년 동안 내실을 다져온 ‘키아프’와 동일한 협력방식을 취한 이번 파트너십은 새로운 페어가 도시의 기존 생태계와 공생하며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PA



발리스 허틀링(Balice Hertling)
 Courtesy Art Basel



카린 카람(Carine Karam) 
클레어 맥앤드류(Clare McAndrew) 
Photo: Paul McCarthy 
멜라니 게를리스(Melanie Gerlis) 
Photo: David Owens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
(Nathan Clements-Gillespie) 
Photo: MACO Film


* 카린 카람은 아트시 글로벌 세일즈 & 파트너십 부사장이다. 10년 넘게 럭셔리 e-커머스 분야에 종사했고,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품 수집 시장을 확대하고 갤러리와 예술가를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다. 2020년 10월부터 뉴욕, 런던, 베를린을 거점으로 하는 아트시 글로벌 영업팀을 이끌고 있으며, 전 세계 3,800개 이상의 아트 갤러리 및 아트 페어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

* 클레어 맥앤드류는 문화경제학자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4년간 경제학을 가르쳤다. 2002년 미국 예술투자은행 쿠신 & 컴퍼니(Kusin & Company)에 수석 경제학자로 입사했고, 이후 유럽으로 돌아와 아트 이코노믹스(Art Economics)를 설립했다. 아트 바젤과 UBS가 공동 출간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미술시장 연례 보고서 「아트마켓 리포트(Art Market Report)」를 저술한다.

* 멜라니 게를리스는 『파이낸셜 타임즈』 주간 미술시장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아트 뉴스페이퍼』 미술시장 선임 기자,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런던 핀즈베리 재무 커뮤니케이션 담당 고문을 역임했다. 저서로 『투자 수단으로서의 예술?(Art as an Investment?)』(2014)와 『아트페어 스토리: 롤러코스터 라이드(The Art Fair Story: A Rollercoaster Ride)』(2021)가 있다.

* 네이선 클레멘트-길레스피는 ‘프리즈 마스터즈’ 디렉터다. ‘아트16(Art16)’ 디렉터, 로마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 of Rome, MACRO) 대외 디렉터 등을 역임했고,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이탈리아 파빌리온 커미셔닝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제프리 안 주니어 펠로우십(Jeffrey Ahn Jr Fellowship)’ 심사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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