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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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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Human Learning Ce que les machines nous apprennent
2020.2.5-2020.4.17 파리, 주프랑스 캐나다문화원

타인과 교류하지 않는 채, 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외톨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히키코모리’라 부른다. 로봇을 연구·개발하는 기업 ‘오리 랩(Ory Lab)’의 CEO, 켄타로 요시후지(Kentaro Yoshifuji) 역시 전형적인 히키코모리였다. 그는 어렸을 때 몸이 허약해 학교에 가지 못했고, 그래서 주변에 친구들도 없었다.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점점 더 어렵게만 느껴졌고, 그렇게 그는 자연스레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절대고독의 늪에서 방황하던 소년은 결국 자신의 아바타가 되어줄 로봇을 만들기에 이른다. 약 20cm 높이의 작고 앙증맞은 [오리히메(OriHime)]는 원격제어형 기계로,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대신해 움직여주는 일명 ‘분신 로봇’이다. 결코 사고력이 뛰어난 인공지능형 로봇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본인 자아를 투영한 오리히메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방과 집 문턱을 넘어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요시후지 대표는 자신을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로봇 커뮤니케이터라고 말한다.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실제로 그가 구현해낸 것은 인간을 대체할 복제물도, 인간의 능력과 한계를 넘어선 초월적 존재도 아닌 인간의 자아 확장을 목표로 한 ‘포스트휴먼(Posthuman)’이기 때문이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이미지 Centre Culturel Canadien 제공

Sabrina Ratté 'Alpenglow' 2018 Inkjet print, projection 115×150cm © Ellephant Gallery, Montreal and Charlot Gallery,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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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의 선두주자인 로봇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인간 이후의 인간’, 포스트휴먼이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더 이상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다. 인공지능(AI)의 출현과 함께 이미 포스트휴먼 사회는 일부 현실화되었고, 더 다양한 형태로, 더 스마트한 기능을 지닌 로봇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미래사회는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라는 물음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여온 지도 반세기가 넘었다. 이 오래된 담론에 대해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Forbes)』는 오리히메를 탄생시킨 요시후지 대표를 2016제조에너지·산업부문,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에 선정했다. 소비자들은 고성능 로봇 대신 자신의 고독을 해소해주는 고감성 로봇을 원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가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가운데 사용자의 제어가 필요한 반수동형 기계가 로봇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이율배반적이다. 비록 자율성이 뒤떨어져도 오리히메는 분명 21세기 로봇 기술의 산실인 반면, 기술 예찬론자들이 이제껏 주장해 온트랜스 휴머니즘(Transhumanism)’, 즉 인간의 지능과 육체, 정신을 강화하는 기술력을 통해 현 인류가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불멸의 존재로 진화할 것이라는 주장과는 다소 엇갈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분신 로봇의 성공 사례는 우리 사회에 기술 문명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의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가 표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담론의 주제는 다음과 같이 수정된다. 포스트휴먼 시대에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Mattie Tesfaldet, Xavier Snelgrove

 <Latent Space Interpolation> 

2019 Video installation 27sec, looped




파리에 위치한 주프랑스 캐나다문화원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인간 학습(Human Learning)>은 이 새로운 질문을 중심으로 인간 이후의 시대, 이 거대한 문명의 전환점에서 현 인류에게 요구되는 인간성에 대해 고찰하고 인간과 포스트휴먼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다. 프랑스, --프랑스(Île-de-France) 지역에서 개최되는네모 디지털아트 비엔날레(Némo Biennale)’와 캐나다 몬트리올국제 디지털아트 일렉트라 페스티벌(The ELEKTRA International Digital Art Festival)’의 대대적인 협업을 통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기계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인간이 주체가 아니라 기계의 관점에서 포스트휴먼 시대를 조망한다는 점이 흥미로운 대목이다. 올리비에 랏시(Olivier Ratsi)의 설치작품 <IIII>로 포문을 여는 전시는 먼저 디지털 문명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강렬한 붉은 빛을 뿜어내는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의 LED 조명관 네 개를 건물 외벽에 비스듬히 배치한 이 작품은 숫자 ‘0’ ‘1’을 형상화한 것으로 단 두 개의 연산 코드로 치환되는 디지털 알고리즘 시스템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또한, 이것은 로마숫자로 표기된 시계의 4시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작가가 구태여 작품 제목을 로마숫자 ‘I’ 4번 반복한 이유이기도 하다





Douglas Coupland <Deep Face> 2015 Acrylic paint on 

archival pigment print 153×122cm © Daniel Feria Gallery, Toronto




 

그는 디지털 기술의 원천을 18세기의 시계술에서 찾았다. 여러 가지 추측들이 있지만시계공들의 4(Watchmaker’s Four)’로 불리는 4시 표기법은 시계공들이 명확한 가시성과 미적 요소가 가미된 디자인을 고민하던 끝에 ‘IV’대신 ‘IIII’를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점멸하는 이진법 코드. 이것은 손가락을 의미하는 라틴어 ‘digitus’의 어원에서 유래한 디지털 언어를 상징하는 한편, 디지털 기술의 적용이 본격화된 것이 하루를 24시간으로 분할하는 시계술이었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이같이 기술의 진화 과정을 되짚으며, 오늘날 4차 산업 혁명의 동력으로 성장한 뉴테크놀로지의 기원과 역사를 예술로 풀어내는 시도는 매튜 비더만(Matthew Biederman)의 작업에서도 이어진다. 1801, 빛의 파장을 증명한 물리학자 토마스 영(Thomas Young)의 이중슬릿 실험(double-slit)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빛이 파동을 일으켜 만들어내는 간섭무늬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입자와 파동이란 성질을 동시에 지닌빛의 이중성 3D 홀로그래피로 시각화하기 위해 나노공학에서 분자집합체의 모형을 일컫는 장작더미(woodpile) 구조를 활용했다. 길고 가는 광선판들이 십자형으로 층층이 쌓인 그의 작업 <간섭(Interference)>은 관람객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반응하는 빛의 변화를 다양한 색채로 환원시키며 하나의 거대한 스펙트럼으로 변모한다. 비물질 에테르인 빛과 인간의 신체라는 물질이 충돌하며 빚어낸 이 역동적인 간섭무늬는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이 발생시킬 수 있는 시너지를 입증한 제2차 이중슬릿 실험의 결과라 할 수 있겠다.





developed by Ishiguro lab, University

 of Osaka and Ikegami Lab, University of Tokyo 

 




포스트휴먼 시대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 역시 디지털 인공자연으로 전환된다. 해 뜰 무렵과 해 질 녘의 산꼭대기 풍경을 3D 프린팅 기법으로 묘사한 사브리나 라테(Sabrina Ratté) <고산광(Alpenglow)>은 마치 우리가 산 위에 올라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대자연의 황홀경을 연출한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빛과 색들로 물든 디지털 풍경은 실제를 초월해 가상세계로 확장된 재현기술의 압도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확대된 인간의 지각과 감각을 관람객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몰입형 시공간 체험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사람의 안면구조를 디지털 신호로 해독한 더글라스 쿠플랜드(Douglas Coupland)의 초상사진 <깊은 얼굴(Deep Face)>, 아치형 광선을 통과한 관람객과 빛 에너지의 파장을 실시간으로 결합해 이미지로 무한 복제하는 루이스-필립 롱도(Louis-Philippe Rondeau)의 인터랙티브 설치 <루멘(Luminal)>은 인간과 기술의 합성된 미래형 자아를 선보이는가 하면, 사뮤엘 생-오뱅(Samuel St-Aubin)이 제작한 쌀알을 주워 정확한 간격으로 정렬하는 로봇 <번영(Prosperité)>, 휴머노이드 로봇 알터(Alter) 1과 알터 2의 정신적 교류를 시도한 쥐스틴 에말드(Justine Émard)의 비디오 <영혼 이동(Soul Shift)>은 인류와 신인류,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공생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Chun Hua Catherine Dong

 <In Transition #4> 2018 Print 81×102cm





합리적 이성주의의 산물로 탄생한 기계는 언제나 타자의 대상이었다. 인간의 유용한 도구이자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조물이며, 더 나아가 이제는 인간을 위협할 수 있는 새로운 종()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인간의 이성이 만물을 지배할 수 있다는 믿음, 진화와 불멸을 향한 끝없는 욕망이 빚어낸 근대적 휴머니즘은 어느덧 해체되는 시점에 이르렀고, 탈인간중심주의가 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탈인간의 영역에는 포스트휴먼들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기계문명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은 곧 인간의 정체성을 재인식하는 과정이기도 한 까닭이다. 인간과 기계의 주객전도, 전시의 기획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철 덩어리 로봇과 한 여자가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한다. 이들은 로드트립 중이다. 여자는 걸음이 어색한 로봇을 휠체어에 태우고 긴 여정을 계속한다. 작가 천 화 캐서린 동(Chun Hua Catherine Dong)은 실제로 자신의 로봇과 떠난 여행을 사진과 비디오로 기록했다. 사람과 로봇이 서로 의지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 담긴 <과도기(In Transition)>인간에게 쉬운 것이 로봇에게 어렵고 역으로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로봇에게 쉽다라고 밝힌 로봇 공학자 한스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 인간과 로봇 모두 여전히 불완전한 존재이며, 서로가 가진 능력의 영역이 애당초 다른 것일 수 있다. 인간이 낳은 포스트휴먼,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인간중심에서 탈인간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그 반성적 사고에 있을 것이다.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미술과 뉴미디어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 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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