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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폭력을 대하는 미국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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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Theater of Operations
The Gulf Wars 1991-2011
2019.11.3-2020.3.1 뉴욕, MoMA PS1

미국과 이란, 두 나라의 관계는 1950년대부터 좋지 못했다. 최근 이란의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Qasem Soleimani)가 사망하면서, 이란과 미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핵 합의의 탈퇴를 선고하며,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52곳 공격 목표를 정했다며 선포했고, 동시에 미국 70여 개 도시에서는 전쟁 반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세계는 지금 다시 걸프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역사는 늘 끊임없는 전쟁 중이라고 하는데 최근 이란과 미국이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미국 언론의 이야기가 새삼스럽기도 하다. 이번 MoMA PS1에서는 1991년 걸프전*을 시작으로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까지 미국의 주도하에 이라크 군사 교전에 대한 전시를 선보인다. 결국,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끌어들이다 결국은 미국에 다시 침공당하는 전쟁의 역사는 끊임없는 반복이다. 전쟁의 상처는 깊게 내면에 자리 잡고, 예술에 분명 흔적을 남긴다.
● 정재연 미국통신원 ● 이미지 MoMA PS1 제공

Jamal Penjweny Work from the series ‘Saddam is Here’ 2010 Photograph 23 2/3×31 1/2 in (60×80cm) © the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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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 동안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에서의 군사 교전은 현대 문화와 전 세계의 예술가들에게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 1991년 걸프전은 10년 이상의 제재와 2003년 이라크 전쟁(2차 걸프 전쟁)으로 이어진 오랜 분쟁의 시작이었다. 이라크와의 갈등은 문화, 정치, 경제, 정체성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생활의 지속적인 부분이 되었다. <Theater of Operations: The Gulf Wars 1991-2011>전이 모마 PS1에서 열리고 있다. 3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통해 이라크, 쿠웨이트 및 그들의 디아스포라 출신의 30명 예술가를 포함 총 82명의 아티스트의 전례 없는 만남이 전시로 이어졌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먼저 1990-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두 번째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로 고립되고 궁핍했던 시기, 마지막으로 2003-2004년의 분쟁과 미군이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에 대해 저지른 인권침해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작품은 20년 이상의 파괴적인 폭력과 제재반란에 대한 미국과 이라크와의 얽힘에 관해 이야기한다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토마스 허쉬혼(Thomas Hirschhorn) CNN 이니셜이 새겨진 거대한 금목걸이가 덩그러니 걸려 있다전쟁 기간 중 24시간 동안 전해지는 생생한 뉴스 및 인터넷 기사 등 무엇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쏟아지는 미디어는 동시대 분쟁과 전쟁에 대한 이미지들을 그저 스펙터클 하고 영화 같은 연출적인 요소로 바라본다자극적인 기사와 영상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지상파 방송국에 대한 태도를 문제 삼는 것으로 해석된다. 1층 전시장의 어두운 조명을 따라 예술가들이 전쟁을 묘사하고각종 미디어 매체에 반응함과 동시에폭력으로 인해 일어난 파괴의 물질적이고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던 쿠웨이트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더 마음에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Harun Farocki <War at a Distance> 2003 Video

(color, sound) 58min The Museum of Modern Art 

Committee on Film Funds © 2019

 Harun Farocki Filmproduktion





직접적으로 폭탄에 의해 찢기고 총알투성이가 된 도시의 모습을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전시해 놓은 모습은 무섭기까지 하다. 투라야 알-바크사미(Thuraya Al-Baqsami)는 이라크 침략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내는 여성 운동가이자 작가다. 당시의 참혹함을 직접 기록하고, 죽음과 불안의 연속인 전쟁 속에서 그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당시 일어나고 있는 잔혹하고 고통스러운 인간의 얼굴을 상징적이고, 형이상학적으로 표현한다. 서로 애절하게 얼굴을 기대고 있는 커플의 마지막 포옹은 슬프고 아련하다. 총알구멍과 머리 위로 날아가는 비둘기는 총을 맞은 남자의 머리를 표시하며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는 듯하다.이러한 살벌한 전쟁이 이어지고 있을 때, 미국 CNN에서는 어떻게 보도되고 있었는가? 사람들에게 사실을 넘어선 조작된 정보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을까? 미셸 오더(Michel Auder)<Gulf War TV War(1991, edited 2017)>은 궁극적으로 군사적 감찰의 응시와 교전자 시점의 응시에 대한 미디어 현실을 보여준다. 사진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타렉 알-구세인(Tarek Al-Ghoussein)은 전쟁의 모습을 작은 폴라로이드로 담았다


사진을 보는 순간 관람객들은 폭력적인 상황 인지가 바로 가능하다. 그러나 장면 하나하나가 우리가 지닌 편견에 상황을 만들어 중동 인에 대한 반사적인 의심을 가지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이라크 작가 디아 알 아자위(Dia Al-Azzawi)는 폭탄에 의해 피투성이가 되어 희생된 이라크 병사의 얼굴을 덤덤하게 그려낸다. 디테일 보다는 전쟁의 끔찍함과 아픔이 밴 지금의 현실을 캔버스에 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상처, 죽음과 추악하고 더러운 폭력, 전쟁의 비인간화를 보여주는 작품은 계속해서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전쟁 보도 사진작가인 수잔 마이셀라스(Susan Meiselas)의 작업에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반쯤 썩어가는 시체들이 덩그러니 녹색 풀밭에 놓여있고, 주변 경작지는 폐허가 되어버린 황폐한 도시, 그리고 멀리는 산등성이 보인다. 그야말로 전쟁의 참혹한 현실이며 충격적이고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하는 사진이다. 전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무차별적인 폭격에 의해 희생되었는지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재자 아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나라가 전멸하게 되는지 추악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Monira Al Qadiri <Behind the Sun>  

2013 Video(color, sound) 10 min © the artist 


 


걸프전 참전 군인들의 레이저 투시 장비 활용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원거리 전쟁(War at a distance)>은 독일 출신의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의 작품으로 1991년 걸프 전쟁 당시의 영상으로 시작한다. 상공에서 촬영된 것으로 중앙에는 십자형의 모양이 위치해 있고 십자 조준점에 포착되는 건물들이 폭격된다. 그리고 자가 유도 폭탄에 탑재된 영상들이 다시 등장한다. 이 작품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전쟁 무기 프로모션 및 훈련용 영상과 이후 현대 전쟁에서 사용되는 무기 시뮬레이션들이 교차된다. 현대 전쟁이란 시뮬레이션에 의해 조정되는 정보들이 전쟁 당시 실제 이미지들과 비교되면서 컴퓨터에 의해 통제 가능한 전쟁이 도래됨을 알 수 있다. 영화, 텔레비전, 컴퓨터의 역사는 곧 전쟁에서 더욱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발달하는 미디어의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에서도 정보 이용을 일종의 무기로 사용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뉴스와 전단, 영상물 그리고설득형식의 광고 스타일은 선전도구로 변모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걸프전 이후 서방 언론에서 이라크에 대한 뉴스가 사라졌지만, 미국은 1990년대까지 이라크의 금수 조치를 계속 시행했고, 주기적으로 이라크를 폭격하여 사담 후세인의 군대를 봉쇄했다. 2001 9 11일 미국 테러 사건 이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George W. Bush)는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국제적인 대중의 반응은 더 부정적이었다. 연합국들과 유엔은 1990년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응하며 이라크에 경제적 제재를 부과했다. 이러한 제재는 2003년까지 효력을 유지하며 석유를 포함한 식품, 의약품 등 중요한 일상 용품과 연필 등과 같은 기타 기본 물품의 모든 수출입을 막았다. 이러한 무역 금지는 이라크를 더욱 황폐하게 했고, 시민 대부분은 빈곤에 빠지고 활발한 문화 생산 전통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에 후세인은 자신을 용맹한 지도자라고 포장하면서, 온 도시에 후세인을 영웅화하는 선전물이 넘쳐났다. 걸프전 동안 이라크를 떠나지 않았던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은 그 후 수년 동안 망명했고, 많은 예술가는 돌아가지 않았다




Installation view of Allan Sekula <War Without Bodies>

(1991/1996) on view in the exhibition 

<Theater of Operations: The Gulf Wars 1991–2011>

 at MoMA PS1, New York from November 3, 2019 to 

March 1, 2020 Photo: Matthew Septimus 





이 시기 예술작품은 대부분 한 장으로 길게 이어진 책 형태로 된 노트나 스크랩이 가능한 노트북 형태의 정치 예술작품을 제작한다. 이라크 여성 미술가인 하나 말라(Hanaa Malallah)는 독특하고 추상적인 기법으로 물리적 예술 세계에서 그의 위치, 이라크 예술가들에게 붙여진 라벨의 중요성, 이라크 여성이라는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전통적인 재료와 스타일을 고수하며 숫자를 통해 아랍 알파벳의 문자를 그대로 화폭에 담아낸다. 모든 건물과 유물들이 파괴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의 작업 과정에는 물질이 파멸되는 과정을 다시금 표현한다. 누하 알 라디(Nuha Al-Radi)도 마찬가지로 첫 번째 침공 이후 미술품 조달 능력에 영향을 주었으며, 깨진 돌과 깡통으로 조각품을 만들었고, 값싼 재료와 일상 용품으로, 그리고 페인트 없이 작업하는 법을 스스로 배워나가야 했다. 자유롭게 여행도 할 수 없고 그들의 작품을 해외로 옮길 방법도 없어서 예술가로서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은 미국 예술계에서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전쟁때문에 이라크에서는 10만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미군은 약 4,500여 명이 전사하고 3 2,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됐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미국 정부는 2조 달러 이상의 돈을 지출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예술 분야에서도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제니 홀저(Jenny Holzer)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련된 기밀 해제 문서, FBI 이메일, 전쟁에 참가한 병사들 혹은 역사적 비극에 희생자들의 증언을 작품에 끌어들였다. 하지만 언론, 방송, 영화는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것보다는 매혹적인 스펙터클로 묘사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게 나왔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대중화되기 시작한 비디오 게임 산업은 전쟁과 관련된 군인, 무기, 전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치중한다. 코리 아칸젤(Cory Arcangel)은 중고품 가게의 오래된 컴퓨터로 <Bomb Iraq>라는 이름의 코드화된 컴퓨터 게임을 이용해 실제 폭탄 투하를 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하고, 그 상호작용이 현실을 구성하고 규정하는 미디어 상황에 비평적 시선을 제기한다. 앞이 보이지도 않는 캄캄한 전시장 안에서 몰입하며 볼 수밖에 없었던 이라크 쿠르드족 사진가 자말 폐니에(Jamal Penjweny)는 낯선 사람들에게 사담 후세인의 사진을 들고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앉아 달라고 부탁한 후, ‘사담은 여기에 있다(Saddam is here)’ 사진 시리즈를 제작한다. 얼굴을 가린 것은 어떻게 전 독재자의 이미지가 이라크 시민들에 대한 인식을 계속 지배하는지, 그들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는지 지적하기 위함이다.





Installation view of Rachel Khedoori

 <Untitled(Iraq Book Project)>(2008–2010) 

on view in the exhibition 

<Theater of Operations: The Gulf Wars 1991–2011> 

at MoMA PS1, New York from November





펼쳐놓은 책들이 가득한 방 안에 도달하기 전에 많은 의문이 생겼다.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일까? 자료실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마치 지하 자료실에서 방대한 자료를 찾기 위해 책을 펼쳐놓은 것 같은 광경이다. 레이첼 케두리(Rachel Khedoori) <이라크 북 프로젝트(The Iraq Book Project)>는 이라크 전쟁 당시 전 세계 온라인 신문 기사들을 모두 모아 영어로 번역하여 책으로 만든 작품이다. 기사들은 제목, 날짜, 출처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적인 사건들의 기록은 장소나 시간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미국의 전쟁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이라크 현대미술은 어떻게 생겨났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하나의 전시장을 가득 채운 토마스 허쉬혼의 <호텔 민주주의(Hotel Democracy)> 16m나 되는 길이에 44개의 방이 마치 드라마 세트장처럼 줄지어져 있는 작품이다. 각 방은 개별적으로 미디어 매체에서 뽑아낸 극적인 사진들로 꾸며져 있고, 평등한 공간인 각각의 방은 가상의 손님들이 그들이 선택한 민주주의 버전과 함께 참여하고 싸우기 위한 완벽한 환경을 담아내고 있다. 각 방의 벽에 빽빽하게 붙여진 이미지는 전쟁이나 테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오열하는 모습이나 반군에 의해 체포되는 장면, 시위하는 군중, 전쟁 후 황폐하게 변한 풍경들이다. 관람객들은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단지 목격자로 남아있게 된다. 가만히 서서 이러한 사건을 목격자로 보게 되면 왠지 모르는 긴장감과 불편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허쉬혼은 플라스틱, 판지, 알루미늄, 포장 테이프, 잡지 이미지와 같은 일상적이고 발견되는 재료를 사용하여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만들어낸다. 편안하게 쉬어야 할 호텔에서 이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인 이미지의 벽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작품은 동시대 분쟁과 전쟁에 관련한 이미지를 스펙터클로 바라보는 현대인을 문제 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시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 엄청난 사건들을 더는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지금 우리의 모습임을 자각하게 하는 전시다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되면서 미디어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CNN은 과연 신뢰할 만한 매체였을까? 정확한 정보 없이 오보를 남발하면서 언론 통제로 인해 전쟁은 수천만의 목숨을 학살하는 진실을 숨긴다


언론 자유가 가장 필요할 때는 아마 전쟁 때다. 반대쪽은 어떤가? 후세인도 마찬가지로 이라크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자신의 욕심을 채웠다. 경제를 파탄내면서 자신을 우상화했고, 승리를 선전하는 대규모 건축물 건설에 이라크 예술가들도 함께 동원됐다. 아무도 이기지 않은 이 전쟁에서 승리자는 과연 누구일까? 전시를 통해 오늘날 대중화된 기술 매체들을 이용해 동시대 분쟁에 대해 언급하고, 예술을 통해 드러난 전쟁의 폭력성과 공격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거대 스케일의 전시를 통해 전쟁 중의 폭력을 미화하고, 기술의 부작용을 외면하며, 미디어 매체의 부조리에 모호한 태도를 보인 대중문화 소비자들을 반성케 하고 고민하도록 유도한 것 아닐까? 빈틈없는 전시 구성과 과하지 않은 폭력적인 이미지들의 조합, 지나치게 정교한 시각적 디스플레이는 전쟁의 그 이면을 들춰내어 완벽한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이 세계는 언제까지 끔찍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욕망적이고 야만적인 존재일까?   

 


글쓴이 정재연은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언어와 텍스트, 그리고 사회적 맥락과 인간 사이에서의 상호 관계성에 대해 탐구해 전시로 풀어내는 것을 장기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2012년 일현미술관에서 퍼포먼스에 대한 교육을 기획 및 진행하였고, 2016-2017년에는 문화역서울 284 <다빈치 코덱스>전의 큐레이터를 맡았다. 현재, 뉴욕 첼시의 작가 스튜디오에서 일하며 전시 리뷰를 비롯해 예술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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