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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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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in

César Manrique. Es un placer. Un icono populardel siglo XX
세자르 만리케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
20세기 대중의 아이콘. 기쁨이어라
2019.10.30-2020.4.26 란사로테, 세자르 만리케 파운데이션

북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의 일곱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수천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하며 해수면 위로 떠오른 이 섬들은 대자연이 빚어낸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가장 북동쪽에 위치한 란사로테섬(Lanzarote)은 현재에도 화산활동이 진행 중인 곳으로, 땅속 깊은 곳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마그마의 열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푸른 에메랄드빛으로 물든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끝없이 펼쳐지고, 섬 곳곳에 솟아오른 붉은 산과 검은 모래사장이 그 경계를 메운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가로지르며 길게 늘어선 돌담 뒤에는 새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화산재로 뒤덮인 이 거칠고 메마른 땅에서도 용케 자라난 포도나무와 갖가지 진귀한 선인장들이 질긴 생명력을 뽐낸다. 생성과 소멸이 공존하고,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지혜가 어우러진 곳. 이 신비로운 풍경 앞에서 그 누구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예술가, 세자르 만리케(César Manrique)는 란사로테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섬 전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 그리고 그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액자에 담아 벽에 걸지 않고, 공중에 매달았다.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지 지금 란사로테로 떠나보자.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사진 Fundación César Manrique 제공

Jardín de Cactus. Lanzarote © Julien Haushe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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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사로테가 곧 세자르 만리케이다. 예술가 한 사람의 흔적으로 도시 전체가 이토록 뒤덮일 수 있나. 섬은 온통 그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공항 이름을 시작으로 도로 표지판, 식당 간판, 슈퍼마켓 가방, 식료품 포장용지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이름과 사진, 작품 이미지들이 박혀있을 정도다. 실제로 란사로테에는 세자르 만리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가 섬 전체를 건설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시커먼 화산재가 켜켜이 쌓여 마른 땅에 생기를 불어넣어 지금의 란사로테를 있게 한 장본인이 바로 만리케이기 때문이다. 화가이자, 조각가이며 건축가였던 그는 각 마을 입구에 동네를 상징하는 조형물들을 만들어 세우고, 휑하고 적막했던 골목길을 알록달록한 프레스코 벽화들로 채우는가 하면, 섬의 모든 건물의 최대 높이를 두 층으로 제한하고, 벽은 하얀색으로 창문과 대문은 녹색 혹은 파란색을 입혀 란사로테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보존했다. 또한 화산으로 생성된 독특한 지형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정원, 레스토랑, 박물관과 같은 다양한 공공공간을 짓기도 했다. 그 결과 죽음의 땅으로 여겨졌던 섬마을은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으로 다시 태어났고, 작가의 바람대로 해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여행객들이 앞다투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Jardín de Cactus. Lanzarote © Julien Hausherr





이처럼 만리케가 란사로테에 끼친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섬사람들이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이유이다. 더욱이 세자르 만리케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에는 한 해 동안 작가의 공로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대거 개최되었다. 그중에서도 그가 말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기 전까지 살았던 집을 개조한 재단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20세기 대중의 아이콘, 세자르 만리케. 기쁨이어라(César Manrique. Es un placer. Un icono popular del siglo XX)>전을 주목할 만하다. 오프닝에 스페인 국왕, 펠리페  6(Felipe VI)가 친히 방문해 경의를 표해 더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란사로테를 넘어 마드리드, 파리, 뉴욕 등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를 평생 동안 누비며 그가 체득한 특유의 메트로폴리탄적 감수성이 짙게 배인 이번 회고전은 추상과 구상, 전통과 현대, 자연과 예술이 교차하는 그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한 것으로 란사로테섬을 예술로 승화시킨 만리케의 삶과 철학을 한 번에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작가는 36세의 젊은 나이로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에 입성하며, 명실 공히 스페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Andy Warhol)과 어깨를 나란히 나누는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또한 미국의 대부호이자, 1960-1970년대 뉴욕의 주지사였던 넬슨 록펠러(Nelson Rockefeller)는 그를 직접 뉴욕으로 초청해 후원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부와 명예를 거머쥐며 성공한 아티스트로서 화려한 삶을 누리던 만리케. 그러나 그는 돌연 모든 것을 버리고 란사로테로 다시 돌아와 재생사업에 뛰어들며 대중예술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예술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만리케는 누구인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본다. 





Jardín de Cactus. Lanzarote © Julien Hausherr 

 




1919, 란사로테섬의 수도에 해당하는 아레시페(Arrecife)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유복한 유년기를 보낸 만리케는 대학시절 도시계획학을 공부하며 일찍이 건축적 재능을 키웠다. 뒤이어 마드리드로 떠나 피카소(Pablo Picasso), 달리(Salvador Dalí)와 같은 거장들을 비롯해 유명 패션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를 배출해낸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아카데미(Real Academia de Bellas Artes de San Fernando)에서 미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당시 유럽에서 일어난 아방가르드 운동과 추상미술, 초현실주의에 큰 감흥을 받고, 스페인 최초의 비구상(非具象) 예술을 위한 갤러리페르난도 페(Fernando Fé)’를 오픈하기에 이른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함께 태동한 추상미술에 그가 이토록 심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스페인 내전으로 생긴 트라우마 때문이다. 1936, 스페인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였다. 좌파연합이 구성한 공화정부와 프랑코 정권(régimen de Franco)을 주축으로 한 군부세력 사이의 팽팽한 대립은 결국 쿠데타로 번지며, 피비린내 나는 3년간의 내전으로 이어졌다. 작가 역시 실제로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고, 40여 년간 탄압과 학살을 일삼은 독재자 프랑코(Francisco Franco)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그러나 청년 만리케가 옳다고 판단한 가치는 무너졌고, 진실이라 믿은 것은 허상에 불과했다. 참혹한 전쟁의 민낯과 사회의 부조리를 마주한 그는 더 이상 가시적 세계를 신뢰하지 않았고, 환영적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 순수한 조형적 표현을 통해 세상의 근본에 다가가고자 했다. 이러한 예술적 신념은 회화 작업 속에서 강하게 드러나는데, 주로 그는 대비 효과가 큰 색채들을 여러 번 두껍게 덧칠한 캔버스 표면을 뾰족한 도구들로 긁어내거나 마모시키고, 혹은 광물과 같은 자연적 오브제를 마구 덧붙여 거칠고 원시적인 질감을 표현해냈다. 불타오르는 땅의 기운을 붉은 단색으로 강렬하게 표출한 <대지의 열기(Calor de la Tierra)>, 검은색과 노란색이 상하로 채워진 캔버스에 선을 그어 다층적 화면을 구성한 <균열(Hendido)>, 두텁게 발린 물감을 넓게 압착시켜 표면의 입체감을 강조한 <압착된 파편(Fragmento asplastado)> 등 그의 회화는 재현적 형태를 제거하고 물질 속에 내재된 순수한 마티에르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La Fecundidad> Escultura de César Manrique. Lanzarote © Julien Hausherr  





이와 같이 다다이즘적 성격을 띤 그의 초창기 작업은 1960년대 이후 회화 장르를 넘어 팝아트와 키네틱아트의 영향을 받으며 그래픽적 패턴과 장식적 요소가 가미된 디자인, 세라믹, 조각과 건축 작업으로 확장된다. 바람이 많고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란사로테의 날씨를 고려해 제작한 모빌형 조각 연작바람개비(Juguetes del viento)’, 활화산 분화구의 형태와 지열을 활용해 지은 원반형 레스토랑엘 디아블로(El Diablo)’, 용암 동굴을 콘서트 홀로 변화시킨하메오스 델 아구아(Jameos del agua)’, 가파른 절벽 위에 세워진 투명 전망대미라도르 델 리오(Mirador del Rio)’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화산 폭발로 형성된 지형의 특성을 잘 살려낸 그의 작업은 매우 독창적이고 혁신적이지만 동시에 대중적이고, 환경친화적이다. 그 까닭에 란사로테는 만리케가 추구한예술-자연/자연-예술(arte-naturaleza/naturaleza-arte)’ 미학이 집대성된 장소이자, ‘지속 가능한 개발의 본보기로 손꼽힌다작가는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낸 조그만 어촌마을 파마라(Famara)에서 보았던 색과 빛을 잊지 못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가 고향을 되찾은 것은 가장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절의 향수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이 노스탤지어를 통해 비로소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던 시절, 세상으로부터 느낀 환멸과 불신, 그리고 전쟁의 트라우마를 치유했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아낌없이 사회에 환원했다. 만리케가 란사로테 섬사람들과 스페인 대중의 우상으로 추앙받는 이유다.   



 


Jameos del Agua © Fundación César Manrique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미술과 뉴미디어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 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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