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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우 몬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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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4.18 - 2023.5.13 에디트 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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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의 다음을 바라며


이번 생에서 비롯된 다음 생, 내세의 삶을 생각한다. 다음에는 기필코, 더 나은 삶을 살아야지. 그러기 위해선 주어진 생을 잘 보내야 할 텐데, 매일 끊임없이 과거가 되는 현재를 밟아가며 위태로운 미래를 가꿔왔다. ‘다음’이라는 말에는 이대로 좌초되지 않길 바라는 어떤 희망 같은 것이 있다. 우리는 이번과 다음 사이에 놓인 연옥에서 신의 심판을 기다린다. 보다 나은 다음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다지며 이번을 희생한다. 이번의 다음은 진정한 ‘이번’이길 바랄 뿐이다.

여러 생을 사는 그림을 상상한다. 다음을 위해 이번을 살아내야 하는 그림이다. 남진우의 그림 속 존재들은 주어진 삶을 몇 번이고 다시 산다. 촉수가 달린 연체동물인 ‘대왕 오징어’와 머리가 여러 개 달린 갑옷 속 영웅은 서로를 죽이고 또 죽어간다. 다른 그림에서 살아난 이들은 지난번의 것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달라진 표정을 짓는다.

말간 표정 위에는 악함이 서리고, 꺼져가던 눈빛은 깊은 어둠을 몰아낸다. 이때 ‘영웅’이라 칭해지는 얼굴들과 ‘괴물’이라 불리는 존재의 운명은 쉽사리 뒤바뀐다. 남진우는 괴물을 무찌르던 영웅의 외형을 이리저리 비틀고 일그러뜨리는 한편, 괴물의 몸 위에는 화려하게 번쩍이는 신성함을 입힌다. 날개를 펼친 채 이마 위의 광배(halo)를 빛내던 이들은 ‘또 하나의 괴물’이 되고, 괴물은 새롭게 받들어야 할 ‘수호성인’으로 등장한다. 이제 누구를 믿고 응원해야 할지 알 수 없어지는 순간 그림의 다음 생이 시작된다.

에디트 한남과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공동 기획 프로젝트로 열린 남진우의 개인전 <몬스터즈>에는 영웅과 괴물, 선과 악이 뒤섞인 장면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중세 성서화 양식을 차용한 그림에는 심판을 앞둔 두 생명체가 놓여 있다. 선한 얼굴, 갑옷과 날개, 광배와 무기는 선악을 판단하기 위한 단서이기보다 그 구분을 흐리는 장애물이 된다. 다음이 없을 것처럼 싸우던 이들은 서로를 조금씩 닮아간다. 복수의 신체 기관을 가진 것 외에도 히어로물에 나올 법한 공통된 묘사는 영웅과 괴물이 필연적으로 같은 세계의 존재임을 드러내고, 잔혹함과 무력함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뒤바꾼다.



<Patron Saint of Justice and Giant Squid>
2018 면에 면콜라주, 유채 220×150cm



네 면을 둘러싼 장식적 표현은 그림 속 이야기의 모순적 성격, 즉 끔찍함과 동시에 아름답고, 신성한 동시에 속된 것들을 프레임 안에 가둔다. 이내 하얗게 펄럭이던 날개는 검게 물들어 움츠러들고 에덴(eden)으로 향하던 거대한 움직임은 바다 속으로 스러진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몬스터’가 아닌 ‘몬스터즈’인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괴물로 내몰린 존재와 괴물을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괴물이 된 존재는 전시의 제목처럼 ‘괴물(들)’이 되어 그림 위에 현현한다.

이를 무대화(theatrization)하는 장치에는 종교적 에피소드의 차용 외에도 장면의 구성 요소를 레이어화한 콜라주 형식이 있다. 마치 연극 무대 위에 세워진 배경처럼 한 겹 한 겹 층을 달리 하는 그림은 장면과 장면 사이, 풍경과 등장인물 사이 깊이를 더한다. 그러나 남진우의 콜라주는 평면적인 것들의 더하기로써 입체적이기 보다 납작한 층을 다중화한 무대에 더 가깝다. 이는 그림의 평면적인 성격을 한 번 더 강화하면서 이 세계와 다른 저 세계의 너머를 내다보도록 한다.

히어로물의 가장 흔한 클리셰(cliché) 중 하나는 갖은 수모와 고난 속에서도 우리의 영웅이 끝끝내 죽지 않고 승리한다는 것이다. 영웅과 영웅이 맞서야 할 괴물-빌런(villain)은 나름의 서사를 구축하지만, 두 갈래로 갈라진 운명 위에서 그 끝을 달리한다. 이 이분의 서사에 속한 한에서 영웅은 죽음에 무지하다. 죽지 않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모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성한 것, 무서운 것, 불가한 것은 자기 자신이 죽지 않는 존재임을 아는 것이다.”* 따라서 남진우가 그리는 영웅은 죽지 않는 존재이자 우리와 먼 존재이며, 괴물은 죽어야만 하는 존재,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는 존재, 우리와 같은 기구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 괴물들이 죽음을 반복하더라도 생을 살아내길 바라는 이유는 다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생을 구원하고 낙원으로 이끌 ‘다음’이다.  

[각주]
 * Jorge Luis Borges, El Aleph: 송병선 옮김, 『알레프』, 민음사, 2012, p. 24


* <The way to Eden> 2021 면에 면콜라주, 유채 210×21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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