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Artists
현재 위치
  1. Artists

Artist

장진승
Jang Jinseung

0원
기계와 시각성 사이: 장진승과 인류의 딜레마

PUBLIC ART NEW HERO
2020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이른바 작업이나 전시에 대한 ‘감식안’은 어떻게 벼려지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각자 다르고 그만큼 여러 가지겠지만, 개인적으로 종종 환기하는 건 유학을 떠나기 전 많을 때는 일주일에 3일씩 돌던 인사동과 사간동의 전시유람, 더 정확히 말하면 미대 학부나 석사 졸업전들이다. 물론 인상에 크게 남는 경우는 솔직히 드물었고 지금도 이름을 기억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그 경험이 소중했던 건 작업 수가 많지 않은 덕분에 그들의 ‘전체’와 가능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다작을 하고 다양한 매체로 변주한다 해도 이들을 관류하는 핵심 모티프나 주제를 포착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고, 그룹전이나 같은 학번들의 졸업전에서 도드라지는 ‘군계일학’을 발견하는 건 그 자체로 매혹이었다. 물론 그러한 ‘투명성’은 자명해 보이는 만큼 위험한 것이고, 따라서 언제나 양날의 검으로 작동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모든 작가들에게 적용되는 공리이기도 하다.
● 곽영빈 미술비평 ● 인물사진 작가 제공

'Incoherent Dialogue'(스틸이미지) 2020 싱글채널 비디오 9분 48초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Artist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이러한 기억을 오랜만에 떠올린 건 여기서 소개하는 장진승 작가가 지난해 11월 말공간:일리에서 생애 첫 개인전 <OLIGOPTICON>을 가진 신예라는 점, 특히 그가 디자인 전공으로 2017년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Goldsmiths)에서 학사를 졸업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 사이 그가 현대자동차의 제로원(ZER01NE) 프로젝트 후원을 받고, 두산갤러리에서의 그룹전 등에 작업을 내보였으며, 2020년 「퍼블릭아트」가 선정한뉴히어로의 일원으로까지 선정되었다는 건 놀라울 정도다.




<OLIGOPTICON> 전시 전경 공간:일리



 

일단좋은 소식안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하자. 이럴 땐 일단 안 좋은 것부터 듣는 게 좋은데, 그건 대개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고, ‘안 좋은 소식이란 것이 그리안 좋은 소식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작업에서 끊임없이 고개를 드는 어떤순진함혹은 낭만주의와 관련되는데, 가장 잘 보여주는 건 그가 최근에 이은희 작가와 대부분의 각본과 촬영, 편집을 함께 한 ‘Decennium’(2020) 연작이다.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적어두자면, 나는 이은희 작가의 초기작에 긍정적인 글을 쓴 바 있고, 이러한 판단은 여전하다) 10분이 안 되는 오디오비주얼 작업 세 개로 이뤄진 이 연작은 모두 가까운 미래로 설정된 한국을 배경으로 연성 SF 시나리오를 펼쳐내는데, <C-MP-MUTATIONEM(L-85-17-J)>(2020)은 우연한 계기로 피부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게 되면서 인종차별이 사라진 상황을 보여주고, <Before Termination>(2020)은 운전자가 없는 택시를 이용하는 와중 자신이 타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택시를 원격으로 조정하며 살다가 (아마도)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을 제시하며, <The First Kid>(2020)는 미래의 컴퓨터가 스캐닝한 데이터 값에 의해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판정받는 7살 남자 아이를 보여준다.




<FACE DE-PERCEPTION> 2017 키넥트 V2, LCD 디스플레이, 

컴퓨터, 아날로그 오실로스코프, 서브우퍼 가변설치




<The First Kid> <Before Termination>의 설정과 무드가 무수한 SF영화를 환기시키는 건 너무나 분명하지만, 가장 도드라지는 건 피부색의 가변성만으로 인종차별이 사라졌다고 가정하는 <C-MP-MUTATIONEM(L-85-17-J)>이다. 피부색이 아니라 해도 째진 눈이나 콧망울의 크기, 곱슬머리와 다리 길이 등 인종주의에 활용될 수 있을 인체의 특징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그저순진함으로 기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가 유학생 시절에 만든 진정한 초기작으로 위의 개인전에도 포함되었던 <Data Polaroids>는 물론, <Face De-Perception>이나 <(MISS) UNDERSTOOD>와 같은 작업들 전반이 이러한 인종차별-그는편견이라는 다소 누그러진 표현을 쓴다-의 문제에 의해 실질적으로 관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Data Polaroids>눈이 감겨있는 모든 피사체들처럼, 각기 다른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개별의 물리적인 정체성을 소거하고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인류의 유사성만을 극대화해 보여줌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어떠한 차별과 편견의 레이어를 상징적으로 삭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제작되었, “얼굴 군상의 가능한 한 전[모든?] 디지털 데이터의 물리적 수집을 목적으로 제작된 일종의데이터 보관함’” <Data Cabinet>은 전작인 <Face De-Perception>(2017)의 연장선에서궁극적으로 인간의 인지구조상에서 형성되는 편견 레이어를 제거하기 위한 시도로 명백하게 제시되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데이터 아카이브와 같은 단어들로 둘러싸여 있고, 실지로도 모션 인식을 통해 깊이(depth) 정보를 추출하는 키넥트 V2, 오실로스코프(oscilloscope)처럼 일반적인 시청각적 감각을 데이터 값으로 변환하는 일련의 장치들을 통해 재구성되지만, 장진승은 이렇게 다종다기한 데이터들이 방금 언급한 편견이란 문제를 더욱 강화시킬지, 또는 약화시킬지에 대한 관심을 분명히 한다. 문제는, 혹은 관점에 따라 흥미롭다고 간주할 수 있는 건, 위와 같은 기계를 매개로 번역처리된 데이터를 그가 지극히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방금 언급한 <Data Cabinet>이 보여주는 장치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편견의 레이어가 제거된 모습이라고 가정되는데, 이는 서로가 서로를 인지하는 방식의 간격 속에 기계라는 제3의 매체가 삽입되면서 생긴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방식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방법[] 제안[]”, 이를 통해 차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은희, 장진승 <Decennium Series 1, 

C-MP-MUTATIONEM (L-85-17-J)>

(스틸이미지) 2020 4K 싱글채널 비디오 10 55




기계의 시선편견이 없는 시선과 동일시하고, 이를객관적이라고 간주하는 시각을 낭만적이라거나 순진하다고 비판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미술사나 영화사 안팎의 수많은 사례들이 웅변하듯, 저자나 작가들의의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거나, 그와 배치되는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하는 작업들 또한 적지 않은데, 내가 장진승의 작업에서 특히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건 기계와 인간이 따로 또 같이 지각, 또는 변환한 데이터 값들이 전통적으로재현이라 불리는 시각이미지나 기호들과 벌이는 길항작용이다. <Data Cabinet>을 다시 예로 들면, 여기엔 인간의 얼굴로 보이는 시각적 기호와 함께, 위에서 언급한 각종 데이터 값이 병치되어 제시되는데, 후자에 대해 작가는데이터 간 상호작용(interaction between data through data conversion)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도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쓴다.


독일의 독특한 매체이론가였던 프리드리히 키틀러(Friedrich Kittler)소프트웨어란 없다고 단언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기계들끼리 나누는데이터 간 상호작용이야말로 근원적인 것이고, ‘소프트웨어란 인간이 전자를 끄거나 켜는 식으로간섭할 수 있다는환상을 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른바 ‘AI시대란 말 그대로의 의미에서볼 게 없는시대가 되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인터페이스나 코딩의 산물인소프트웨어조차도 기계가 (불쌍한) 인간을배려시각화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것이 인간이볼 수 없는방식으로 작동하고, 우리는 거기에편견이 없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시각성은 역설적으로인간적인 것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역설이 장진승()이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당대의 문제라는 것. 이것이야말로 내겐, 장진승의좋은 소식으로 보인다.  

 


 

 장진승

 



작가 장진승은 영국 런던 골드스미스에서 BA Design을 전공했다. 지난해 개인전 <OLIGOPTICON>을 개최했고 그룹전 <: 숨 프로젝트>, <사적인 노래 I>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육종학적 다층 문화 지형도>, <개인의 역사>, <FACING FACE>, <VIRTUAL VISUAL> 등의 그래픽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자동차 ZER01NE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