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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희
Cho So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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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수도(修道):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이 세상이 아닌 어디론가 이끌 것 같은 새하얀 계단을 올라가면, 1층에도 2층에도 속하지 않는 곳에 (혹은 그 두 곳 모두에 속하는 곳에) 오롯이 선 집 모양의 누각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역시 하얗게 내부가 칠해진 방에 들어서면 그 순백성을 강조하는 형광등 아래로 테이블과 그 위에 요리지와 종이냅킨으로 만든 흰 책 한 권이 놓였다. 각장마다 써진 단어를 읊조리는 영상을 따라 한 장, 한 장, 같이 책을 넘기노라면, 내레이션 음성과 얇게 바스락 거리는 요리지 소리, 냅킨의 촉감 그리고 냅킨 장장마다 새겨진 단어의 의미들이 공감각적으로 공존한다. 나부끼는 단어들은 이내 ‘예술과 기어’라는 한 편의 시(詩)를 이뤄내고, 그 자리에 선 관람객들은 작가의 의도를 따라 시의 의미를 함께 되뇌며 진정한 예술을 갈구하게 된다. 시인 구상(具常)의 ‘시와 기어’에서 단어를 바꿔 ‘예술과 기어’로 확장해 예술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선보인 작가 조소희는, 붉게 물든 자신의 손을 모아 찍은 <봉선화기도>를 방안의 한편에 위치시켜 그 절실함을 강조한다.
● 문선아 기자 ● 사진 서지연

'두루마리 휴지 위에 타이프치기-진행형 프로젝트' 2013- 두루마리 휴지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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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희의 작업 전반에는 삶과 예술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이 짙게 깔려 있다말하자면 ‘예술’이 그가 다루는 주요 주제이며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작가의 작업세계 뿐 아니라 삶 자체를 이끌어온 화두라고 하겠다이 고민은 하루 이틀 이어져 온 것이 아니며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물은 고스란히 작업으로 남았다2009년 선보인 비디오형 퍼포먼스 </>에서 작가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성찰한다. 예술가로서 인간, 혹은 인간으로서 예술가는 산과 강이라는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을 배경으로, 소소하지만 담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간다. 자신의 숨을 풍선 속에 놓아 날려 보내거나 논문이라는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를 찢어 종이배를 만들어 띄워 보내는 등, 일종의 놀이와 같은 의미가 크지 않은 소소한 행위들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작가는 산과 강이라는 거대 담론 위에 서있는 듯한 예술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되 다만 예술가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아홉 개의 사다리> ‘오래된 집’ 

설치전경 2014 실 가변크기


 


<물구나무>(2014)에서는 일종의 위트(wit)를 추가한다. 기본 도형이 그려진 최적화된 크기의 큐브 안에 위치한 퍼포머는 자신의 몸의 궤적을 그리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번쩍 물구나무를 선다. 통용되는 상징 기호와 상식 속에서 ‘거대하고 우리가 속해버린 무언가’를 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실 물구나무서기일지도 모른다. 하여 지구는 예술을 은유하며, 작업은 이를 거꾸로 들어 올려 세상의 시각을 전복시키고자 한 의도를 표명한다. 양초와 아름다운 편백나무, 전기장치로 이뤄진 <비과학적인 촛불의 시학 2>(2013) 역시 담론에 치우친 현대미술의 구조를 꼬집는다. 작가는 전구를 꽂으면 실제로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조명을 만들고, 전구가 있어야 할 자리를 은은하게 타오르며 녹아내리는 초로 채운다. 초가 빛을 발하기 위해 바람, 온도, 심지, 초의 굵기 등 주변의 다양한 요소들과 조응하는 것처럼, 사실 예술은 담론과 전혀 상관없이 주변과 반응해 만들어지는 어떤 것일수도 있다. 


특히 작가가 매일매일 수행해나가는 일련의 작업들은 스스로 예술가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다짐을 여실히 반영한다. 그는 매일 가느다란 색실을 조금씩 짜서 띠를 만들어 길이를 늘여가거나, 어찌 보면 보잘 것 없는 두루마리 휴지에 성경의 한 구절씩을 타이핑한다. , 하얀 종이 십자가를 만들어 계속 포개가거나, 머리에 맴도는 단어를 무수히 반복해 찍어내 편지를 만들어 쌓아가기도 한다. 평생을 이어갈 예정이라는 이 행위들은 작가가 프랑스 유학시절 조그만 책상에 앉아 예술가의 정체성을 스스로 각인시키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당시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목적을 두지 않았으나 10년이 넘는 동안 켜켜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꽤 육중한 무게감과 부피감을 자랑하는 작업군이 됐다. 이러한 작가의 예술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레 삶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끊임없는 자기규정을 통해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위치를 찾아간다는 말은 사실 자신에 대한 존재의 고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예술과 기어> 2014 싱글채널 영상(9 40), 

아티스트 북, 종이냅킨, 요리지 판화지, 책상, 의자 가변크기  





주목해 볼 것은,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두루마리 휴지, 선물 포장용 습자지, , 초 등의 소재들이다. 눈에 잘 띄지 않던 가녀린 소재들은 작가의 속삭이는 언어를 입고 마치 살아있는 듯 증식해왔지만, 동시에 그 연약한 재질로 인해 언제든 쉬이 스러져버릴 수 있는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조소희는 값비싸거나 특별한 재료가 아닌, 이 사소하고도 연약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이야말로 자신이 가장 정직하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상들이라고 말한다. 스러지게 마련인 운명을 받아들여 자연스레 흔들리는 사물들은 그 자체로서 언제나 자신을 사로잡고, 그 상태가 진실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 이들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특히, 작업 초기에는 서서히 증식하는 상태 자체의 아름다움에 빠져 실에 매료되었단다.


사실 이 소재들은 작가의 작업 방향과 같이 삶과 죽음의 존재 문제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한없이 가볍고 언제든 스러질 수 있는 소재들은 자연스레 유한한 삶을 지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여 그 소재들을 품어낸 작가의 작업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특히, 증식(하는 행위)과 소멸(하는 소재)의 역설 구조를 작업의 기저에 포함하면서, 하루를 살고 하루를 죽는 삶의 구조를 은유한다. 작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이라는 의미의 스펙터클에 또 다시 형태적 스펙터클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끊임없이 덜어내면서, 역설적인 미학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아름다움이야말로 단순한 개념으로 수렴되거나 시각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다층적인 감성과 의미를 드러낼 수 있다고 믿는다.




<...where...> 2013 , 의자, 실패 가변크기 





2012년 제작한 비디오 퍼포먼스 <리스트비얀카>는 이러한 그의 생각을 잘 반영한다. 조소희는 우연히(혹은 필연적으로) 방문한 바이칼 호숫가에서 우두커니 서 있던 나무를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튿날, 작가는 그 나무를 다시 찾아나서는 여정을 시작한다. 걷고 걸어 5-6시간 만에 나무에 다다른 작가는 붉은 실로 그물을 지어 옷을 입히는 작업을 수행한다. 그가 걸은 한 걸음, 한 걸음 그리고 걸어놓은 한 땀 한 땀의 그물코로 완성된 작업은 확 트인 대자연 속에서 하늘하늘 흔들리며,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가가 구현해낸 행위는 드넓은 자연 안에 오롯이 서 있는 나무(생명)에 대한 작가의 위로이자, 존재의 강인함과 불안함을 동시에 지시하는 상징적 예술 그 자체가 된다. 이제 바이칼 호수의 나무 한 그루는 작업을 통해 모두의 마음에 각기 다른 의미로 들어서며, 예술가로서의 존재론은 삶의 존재론으로 확장된다.


최근 작가는 한발 더 나아가 삶과 언어를 이어 이미지화하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사평역> (2014)은 임철우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 각기 사연을 지닌 9명의 인물 군상이 우연히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소설의 내용에 착안해 조소희는 집과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 인물들의 삶을 묘사하는 글자들을 노방에 새겨 하나로 겹쳐 모은 아크릴 액자를 만들어 집 안에 진열했다. 각 액자는 소설 속 인물과 장소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셈이 됐다. 관람객들은 이 설치작업과 함께 소설 속의 한 순간으로 들어선다. 모두가 얘기를 하는 중에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잠시 침묵이 도는 순간. 이 순간을 깨는 것은, 누군가가가 읊조린 “흐유, 산다는 게 대체 뭣이간디….”라는 말이다. 이 삶의 풍경은 언어로 켜켜이 쌓여 고스란히 작가의 작업으로 남는다. 명확한 윤곽선은 사라지고 모호한 형태만이 남았지만, 시간과 기억이 켜켜이 내재된 작업은 삶과, 그리고 언어 자체와도 닮아있다. 





<...where...> 2013 

해인아트프로젝트 설치전경 실, 의자, 실패 가변크기





이렇게 작가의 작업은 존재의 물음에 가까이 다가서 있다. 그리고 그가 그리는 삶은 단순히 연약하고 유한한 삶이 아니라,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강단 있는 삶이다. 여기에, 조소희 작업의 힘이 있다. 모두가 죽음을 기피할 때, 존재의 이유를 ‘호()’와 ‘흡()’으로 살아내 매일매일 숨을 덧입혀간 그의 작업은, 그만큼 견고하다. 그리고 그 견고함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존재의 빛을 속삭인다.  

 

 



조소희




작가 조소희는 동덕여대에서 회화과를 졸업한 후도불해 파리1대학(Pantheon-Sorbonne)에서 조형예술학으로 석사(Master1), DEA(Master2), 박사(Doctorat) 과정을 차례로 마쳤다. 1996년 서경갤러리를 시작으로금산 갤러리브레인팩토리갤러리 선컨템포러리살롱드에이치(salon de H), 스페인 발렌시아의 갤러리챠르파(Galeria CHARPA),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쿠르스 보자르(Galerie CROUS Beaux-Art)등 국내·외 유수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지난해에는 국내활동에 집중했다캔 파운데이션에서 진행하는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9’에 참여해 개인전 형식의<아홉 개의 사다리>를 선보였으며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The Bauhaus>한글박물관 개관전<세종대왕한글문화 시대를 열다>, 백남준 아트센터의 <달의 변주곡>전 등의 그룹전에 참여했다특히‘제14회 송은미술대상’에 노미네이트되어 그룹전에 참여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현재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벨기에의 라로쉬(La Rausche), 파리의 에글리즈 루테리엔느(Eglise Lutherienne de Paris)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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