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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_:/박
JE_:/BA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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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맥락화된 철학 그리고 관념

미술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이미지를 주고받을 일이 많아 휴대폰 문자 대신 요즘 누구나 사용하는 SNS 서비스를 수시로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처음에는 혁신적일 만큼 편리하구나 감탄했던 이 SNS가 족쇄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쉽게 이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탓에 이동 중에도, 쉬는 날에도 업무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면 답해야 하고, 수시로 울려대는 알람을 십분 단위로 체크한다. 그러다 얼마간 기계적 결함으로 불가피하게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업무적으로는 주변에 불편을 끼쳤지만 개인적으론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만끽했다. 동시에 SNS 서비스는 커녕 휴대폰도 없이 대학 시절을 보냈던 나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와 사고가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청소년기부터 SNS를 통해 소통을 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완결된 문장에 온전히 의미를 담아내고, 그 행간에 담긴 숨겨진 의미까지 고려하면서 사람 사이의 감정을 나누고 마음을 읽어나가는 설렘을 모르겠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이들에게 요즘의 SNS를 통한 소통방식은 처음부터 있었기에 지극히 당연한 것일테지만, 역으로 그렇기에 그것이 무엇을 놓치게 하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 방소연 갤러리플래닛 큐레이터 ● 사진 JE_:/BAAK 제공

'구원' 2013 7채널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40min, 1080p HD, no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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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구체적인 일상에서의 비유를 든 것은, 작가 제_:/박이 자신의 작품 속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또한 이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제_:/박은 그것이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이든, 문화이든, 기술이든지 간에 우리가 절대적이라 믿고 지나치게 의지하고 종속되는 것들로 인해 놓치는 본질을 떠올려보게 하고, 잃어버린 주체성을 일깨우는 계기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성찰이 부족한 현대인에 대한 계도라든가 어떤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식의 거창한 생각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가가 자신의 인생의 과정에서 보는 것, 느끼는 것, 알고 있는 것, 행위하는 것 등 그렇다고 믿는 그 모든 것들의 주체가 온전한 나인가 하는 성찰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제_:/박은 이러한 질문을 관람객 스스로 떠올리게끔 하기 위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 낸다.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 내는 방식은 대상-매개체-나 이 3자 가운데 어디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대상의 일부를 지우거나 재조합하는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맥락을 만들기도 하고, 내가 다른 위치에서 대상을 봄으로써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고, 매개체 즉 나와 대상 사이를 매개해주는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물론 이런 방식은 상호배타적이지 않고 한 작품에서 적절히 혼용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 세계의 출발점이 된 <A Towel>은 작가가 자신의 어릴 적 사진들에서 자신의 모습만 제거해 순차적으로 보여준 뒤, 이후 원본의 사진들을 다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고 스스로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The Structure of> 2010 1080p HD

(vertically installed), stereo sound 영상 설치  




이후 이처럼 대상에서 무언가를 지우거나 변형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끔 하는 방식을 적용해 다양한 작업을 꾸준히 선보였다. 2010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국내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된 영상 작업 ‘The Structure of’ 시리즈는 다양한 놀이기구를 결합해 만든 형상이 마치 우주공간 속에서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로, 쾌락과 공포 사이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공허함을 전달한다. 2013년 <젊은 모색>에서 전시된 설치 작업 <의식-환원과 분리>는 지폐의 인쇄된 표면을 사포로 갈아내서 지운 후 미술관 벽면에 부착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가루들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우리가 부여한 상징적인 화폐의 기능을 분리해 다시 본래의 종이로 환원시키고 있다. 애초에 사람 사이의 물질적인 거래의 편의를 위해 고안된 종이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심지어 실물 화폐가 오가지 않고 숫자로만 찍힘에도 제일의 추구 대상이 되어버린 허망한 물질만능시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인 내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다른 시각에서 새로운 맥락을 읽어보려는 시도는 2012년 선보인 ‘선결문제요구의 오류’ 시리즈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절대적인 모더니즘으로 대표되는 수직, 수평의 선과 원색으로만 이루어진 몬드리안의 추상화를 다양한 위치에서 촬영해 수직, 수평선이 사선으로 왜곡된 형상을 패턴화한 작업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내가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우리가 ‘절대적’이라 믿고 있던 것이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에 초점을 맞춰 관심을 갖고 진행한 대표적인 작업이 ‘Stupa’시리즈이다. 돌을 촬영해 프린트된 이미지 위에 다시 돌을 올려놓고 다른 시점에서 촬영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 작품으로, 사진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작가의 성찰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원본의 절대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Stupa’에서 최초의 사물의 이미지는 여러 번의 재인쇄를 거듭하면서 흐려지고 본래의 의미는 퇴색되며, 시간과 공간은 계속해서 누적된다.




<Stupa> 2014 비정형 액자에 유리, 지클리 프린트 





제_:/박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이 본질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주체성을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것을 풀어가는 사고방식, 태도의 밑바탕에는 작가가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한불교를 비롯한 동양철학이 깔려있다. 그의 작품은 동양철학을 반영한다고 표방하는 다수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는 다른 통찰력과 깊이가 있다. 동양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시각적 요소만을 사용하는 피상적인 방식이 아니라, 시각적 결과물은 세련되고 모던하지만 그것을 도출해내는 논리의 과정과 프로세스에서 포괄적으로 동양철학이 적용되는 것이다. 흔히 동양 사상에서 진정한 자유와 주체성은 비우고 지워나가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다고 말한다. 공(空)의 개념을 적용한 ‘Gong’ 시리즈에서는 축구경기 영상에서 축구공을 제거해,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아무것도 쫓을 게 없는 상황에서 서로 밀치고 격렬히 움직이는 선수들에게 주목하게 만들며 같은 영상에서 출발했음에도 전혀 새로운 감각을 경험케 한다. 


위에서 언급한 ‘선결문제요구의 오류’는 만물의 인과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불교의 연기설(緣起說)의 맥락과 닿아 있으면서, 문제의 답을 자신에게 환원해서 찾으려는 불교적인 성찰 태도와도 맞물려 있다. 2014년 영국의 HADA CONTEMPORARY에서 열린 개인전 <RITUAL-MEDIA-KARMA>에서 보여진 작업 ‘Karmic Diary’ 시리즈는 작가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작업 개념을 재정립하는 시기를 거치는 가운데 완성된 작품들로 마치 108배와 같이 수행처럼 행해지는 반복적인 작업 프로세스를 동반한다. 종합해 보면 작가는 과거 동양철학이 삶의 의미에 대한 물음에서 비롯해 지속적으로 던졌던 선문답과 같은 화두를, 시각 매체를 사용해 현대의 맥락에 걸맞은 주제로 변형해 화두로 던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박제성은 동양 철학을 현대인의 일상에 대입해서 컨템포러리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다고 말한다.





<선결문제요구의 오류 202, 201> 

2012 지클리 프린트 설치 전경 




작업의 내용과 프로세스에 보다 충실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는 다양한 매체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작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충실하게 전달하는 그릇으로써 사진, 설치, 조각, 영상 그 무엇이든 가장 적절한 매체를 선택하고 혼용함으로써 장르를 뛰어넘은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이 완성된다. 때문에 영상 작업을 선보인 시기에는 미디어 아티스트라는 한정적 뉘앙스로 소개되기도 하고, 이후 조각, 설치, 평면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면서 전혀 다른 맥락의 작품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의 형식, 표면이 아니라 그 내용, 이면을 들여다보면 작가 제_:/박이 하고 있는 이야기는 여전히 한 가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의 작품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던지는 질문 같았으면 좋겠다”라는 그의 말처럼, 단순하고 명쾌한 질문이지만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해 지나쳤던 본질, 주체에 대해 환기할 수 있는 계기를 관람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결국 하나의 매체에 집착하거나 구속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작품 주제에 따라 폭넓게 매체를 활용하고자 그의 노력도, 지속적인 자기 성찰과 질문을 통한 진정한 자유와 주체성을 추구하는 그의 작품 주제와 일맥상통하는 것인 셈이다. 제_:/박은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통해 서로 다른 좌표에 여러 점들을 찍어나가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확장해가고 있다.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점들을 찍어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해갈지를 지켜보는 것은 무엇일지 예측할 수 없기에 흥미롭고, 동시에 그의 통찰력을 믿기에 기다려지는 일임에 틀림없다.  

 



<Karmic Diary> 2014 

지클리 프린트 each 46×184cm    




_:/




작가 제_:/박은 1978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영국 왕립예술학교Communication Art & Design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사진, 영상,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동양 철학을 근간으로 우리의 일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2010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고,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에 참여했다. 또 2015년 Korean Artist Project 작가로 선정되었다. 현재 국민대 영상디자인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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