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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히온스
Roger Hio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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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미학, 공간의 변환

햇빛에 반사된 파도같이, 새파란 광채를 내뿜는 크리스털 동굴이 있다. 그 안에서 관람객들은 탄성을 내뱉는다. 그 엄청난 규모에 놀라 뒷걸음질 치는 이도 있고, 휘황찬란함에 눈을 깜박이는 이도 있다. 바로 영국 북부에 위치한 요크셔 조각 공원(Yorkshire Sculpture Park, YSP)의 [시져(Seizure)]를 말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보면 평범한 건축물 같지만 좁은 문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펼쳐지는 압도적인 광경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로저 히온스(Roger Hiorns). 독특한 재료들로 오묘한 조화를 이끌며 미술계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히온스는 세계 각지에 신비의 공간을 완성하고 있다.
● 박민주 수습기자 ● 사진 Luhring Augustine Gallery·Annet Gelink Gallery·Yorkshire Sculpture Park 제공

'Untitled' 2012 Jet engine, fire, youth 100×250×100cm
Courtesy Annet Gelink Gallery, Amsterdam. Photo: Ph. van Roo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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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하게 빛나는 광물들이 빈 공간 없이 사방을 빽빽하게 뒤덮고 있는 이곳은 마치 보석으로 채워진 유토피아를 실현한 듯하다. 런던 남부 엘리펀트&캐슬(Elephant&Castle) 지역, 비어 있던 빈민층 아파트에 설치한 히온스의 2008년 작 <Seizure>, 7 5,000리터의 황산구리 액체를 아파트 내부에 부은 후 화학작용으로 인해 벽, 바닥, 천장을 포함한 방 전체가 황산구리 결정체(copper sulfate crystal)로 변화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평범하지 않은 재료들이 뜻하지 않은 변모를 거쳐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는 데 주목하는 작가답게 이 작업 역시 단순 화학물질을 이용해 허물어져가는 아파트를 화려한 설치 작품으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짙은 푸른빛을 띠는 수억 개의 크리스털은 천장에서 은은하게 쏟아지는 빛을 받아 반짝이며, 낡은 아파트 내부를 장식한다. <Seizure>를 직역하면 ‘압류’라는 뜻이 되는데, 제목과 부합하듯 작품은 한때 사람들로 붐볐던 주거공간을 장악하며 공간의 본래 소유주를 관람객 혹은 손님의 위치로 밀어내고 새로운 주인이 된다. 작가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작업은 마치 생명을 가진 듯 여러 달에 걸쳐 액체에서 크리스털 결정체로 자라나며 정지된 공간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킨다. 온도, , 습도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예측 불허의 모습으로 변형되며 텅 빈 방을 파란빛으로 물들이는 크리스털. 히온스는 아파트라는 익숙한 장소를 희귀한 물질을 이용해 낯선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관람객을 혼란에 빠뜨리고, 전시기간 내내 그가 재창조한 마법의 공간에 들어서려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Untitled> 2005-2010 

Bench, fire and youth Dimensions variable 

Courtesy Annet Gelink Gallery, Amsterdam

 



2011 <Seizure>가 위치한 건물의 철거가 결정됨에 따라 히온스의 대표작은 갑작스럽게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영국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가 이 특별한 작업을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작품의 구매를 결정하고, 거실, 부엌, 화장실을 포함 아파트 한 층으로 이루어져 총 31,0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이 작품은 2013년 치밀한 준비와 복잡한 해체 과정을 거쳐 통째로 요크셔 조각 공원으로 옮겨진다. 해체와 운반비에만 4만 유로(한화 약 5천만 원)가 소요된 이 작업은 건축가 아담 칸(Adam Khan)이 작품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건물에 새로이 안착했다. 처음엔 단기성 임시 프로젝트로서 기획됐으나,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요크셔 조각 공원의 상징으로 영구 설치돼 꾸준한 관심을 받으며 현재도 전시 중이다. 이는 여전히 조각 공원을 넘어 요크셔의 명물로 자리매김하며 많은 관광객을 모아 도시의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작가는 이외에도 크리스털을 이용한 다양한 설치작품을 제작한다.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Cathéd rale Notre-Dame)과 샤르트르 대성당(Cathédrale de Chartres) 미니어처 모형에 황산구리 용액을 부어 코발트빛 크리스털의 서식지로 탄생시킨 것이다. 1996년에 제작된 <황산구리 노트르담(Copper Sulphate Notre-Dame)> <황산구리 샤르트르(Copper Sulphate Chartres)>는 지금의 <Seizure>를 가능케 한 초기작이며, 히온스의 독특한 재료를 향한 탐구와 공간의 변화에 대한 흥미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개념주의 미술가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elix González-Torres)의 작품을 제목까지 레퍼런스해 수정으로 감싸기도 한다. 벽에 걸린 동일한 모양의 시계 두 개를 수정으로 꼼꼼히 덮어 둥그런 형태만 강조한 작품이다.




<Untitled> 2006 

Ceramic, wood, compressor, foam

 106×31×30cm  Roger Hiorns;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Corvi-Mora, London, and Marc Foxx Gallery, Los Angeles

  



그가 크리스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반짝거리는 소재 고유의 아름다움 때문도 있지만, 스스로 자라나며 변화하는, 또 점차적으로 숙주와 기생의 관계를 변질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전시실 곳곳에 방치된 듯 덩그러니 놓여있는 크리스털 작품들은 매번 그 모습이 다르다. 눈에 거의 띄지 않던 수정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수와 크기가 증가하고, 결국 본래 형태를 완전히 덮어버린다. 나아가 작품이 내포하고 있던 의미마저도 바꿔가며 기존의 개념 위에 새로운 인식을 앉힌다. 그는 작품의 결과물과 작업 과정을 동시에 전시하며 최종 결과물을 감상하는 것에 익숙한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작가의 특이한 소재에 대한 갈망은 다른 작업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그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물질들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세라믹 시리즈는 도자기와 거품의 이상한 조화를 보여준다. 각양각색의 미니멀한 형태의 도자기들에서 거품이 솟아오르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공중에 떠있거나 나무의자 위에 올려져있는 도자기들은 얇고 투명한 공기호스와 연결돼 있고, 이 호스는 공기압축기와 이어져있어, 도자기 속 액체세제비누에 공기를 공급하며 끊임없이 거품을 만들어낸다. 거품은 도자기에 모양에 따라 달라지며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사그라지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전시장 바닥은 거품으로 쌓이게 되고, 깨끗한 백색의 전시장과는 상반되는 너저분한 광경을 연출한다.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닌 두 물질의 오묘한 만남은 관람객들에게 사물을 보고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작품이 전시장에 도착하는 순간 작품의 변화나 작품과 관람객과의 관계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 그는 거품의 양과 형태 등 모든 것들을 오로지 작품의 자율성에 맡긴 채 작가가 아닌 방관자의 자세를 취한다. 





<Copper Sulphate Chartres & Copper Sulphate Notre-Dame> 

1996 Card constructions with copper sulphate chemical growth; 

mounted on glass and wood trestle table with Perspex cover underlit 

by two strip lights 137×125×65cm  Roger Hiorns;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Corvi-Mora, 

London, and Marc Foxx Gallery, Los Angeles  

 



히온스의 가장 파격적인 작업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웨이크필드 창고(Wakefield warehouse)에서 선보인 나체의 남자 20여 명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성모델들은 전시장 곳곳 투박스러운 설치물과 함께 위치한다. 이들은 오래된 제트기의 엔진, 자동차의 부속, 화물 컨테이너 그리고 버려진 기차역 벤치 등 고철의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 위에 걸터앉아 있거나, 주변을 서성거린다. 그들이 앉아있는 설치물 한구석에는 작은 불꽃이 연기를 내며 타고 있다. 


제트기 엔진 위, 철 의자 위, 아슬아슬하게 일렁이는 화염은 행여 모델들이 다치거나 전시실이 타버리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들게 한다. 가만히 불을 응시하고 있는 마른 체형의 남자들은 표피는 벗겨지고 골격만 남은 고철 덩어리와 흡사하면서도, 유난히 흰 피부는 어두운 단색의 설치물과 대조되어 더 창백해 보인다. 인간(man)과 인간의 기술에 의해 제조된 산업제품(man-made object)의 조합은 사람과 기계의 관계와 속성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전시공간도 갤러리나 미술관이 아닌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미지의 공간에 위치한 모델들과 오브제들은 왠지 더 낯설게 느껴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모든 궁금증을 뒤로하고 작가는 작업에 관한 어떠한 의미나 의도도 밝히지 않는다. 소재와 공간의 본질적 미만 부각된 채 해석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는다. 




<Untitled> 2014 Atomised passenger 

aircraft engine and granite altarpiece Dimensions variable 

 Roger Hiorns; Courtesy of the artist, Luhring Augustine, 

New York, Corvi-Mora, London, and Marc Foxx Gallery, Los Angeles




희귀한 재료들을 기묘한 결합으로 엮어낸 로저 히온스의 작업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미술계에 오래된 가설을 뒤집는다. 낯선 사물들을 함께 매치하고, 엉뚱한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기이한 조화를 그리는 그는 연금술사라는 타이틀이 단연 잘 어울리는 작가이다. 생명의 재생능력을 가진 연금술사와 같이, 그 또한 무익한 물질들로부터 미와 의미를 창조하는 미술계의 연금술사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의적인 관점과 관념을 예술을 통해 구현한다. 앞서 살펴본 그의 작업들보다 더 특별하고 귀중한 소재로 다음 작품들을 구상 중이라는 히온스. 이번엔 어떤 진귀한 경험을 선사할지 참으로 궁금하다.   

 



로저 히온스




로저 히온스는 1975년 영국 버밍엄 출신으로, 현재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1996년 골드스미스대학교(Goldsmiths College)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했고 2세대 YBAs(Young British Artists)라 불리며 영국 현대미술을 주도하고 있다. 2009 <Seizure>로 탁월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터너상(Turner Prize)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시적 설치물로 제작된 작품은 요크셔 조각 공원(Yorkshire Sculpture Park)을 상징하는 영구소장품으로 자리 잡으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왔다.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 해머 미술관(UCLA Hammer Museum) 등 다수의 유수 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지고, 2014 타이페이 비엔날레(Taipei Biennial), 2013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2012 마라케슈 비엔날레(Marrakech Biennale) 등 세계적인 미술행사에 참여하며 왕성한 예술 활동을 통해 현대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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