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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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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8 – 2015.10.1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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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에 바치는 헌사


1945년 8월 15일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우리나라는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마련된 다양한 특별전 중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한국사회를 조망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광복을 이미 완결된 역사적 사건이 아닌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행 중인 사건으로 간주한다”는 기획의도에 “광복과 함께 시작된 남북 분단의 상처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다른 어떤 이념이나 가치에 앞서는 실존적인 삶의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덧붙은 서문을 읽고 “여전히 진행 중인 광복”을 전시에서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다. 

며칠 사이 북한의 도발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20여 년 전만 해도 비슷한 소식이 들리면 라면을 상자 채로 사재기하거나 집 밖으로 나오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사례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점점 무뎌지고 적응하는 인간의 특성 때문인 것 같다. 필자처럼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휴전 중이다.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은 어느 하나 완전히 종결된 것이없다. 식민국가로 비극을 경험한 후 비록 그에서 벗어났다 하더라도 일본의 잔재가 생활 곳곳에 남아있으며, 지금은 전쟁에 대해 무뎌졌더라도 여전히 막연한 두려움을 느껴야만 하는 진행형의 휴전국가다. 광복, 그 후의 한국사회는 그 어떤 시대보다도 격동의 시기를 겪어왔고 현재도 그 영향 아래 있다. 전쟁과 분단,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산업화와 도시화, 그로 인해 생겨난 희망적 메시지와 좌절감. 정보화 시대로 넘어온 최근과 현재 상황까지. 이 전시는그러한 광복 이후의 삶에 주목하면서,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등 역사적 사건 혹은 현상을 다루는 작품을 모아 다양하고 불안정한 동시대 속 치열함을지닌 우리네 삶을 드러낸다. 

전시는 광복 이후의 삶을 세 개의 시대로 나누어 소개한다. 연대기적 구성을 피하려 시도하며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이라는 제목을 지어, 특정 시기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각 구역은 분명히 어떤 시기를 콕 집어 이야기하고 있다. ‘소란스러운’은 전쟁으로 인해 분단된 조국, 피난길, 고향, 헤어진 가족 등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한국전쟁 직후의 삶을 다룬다. 함경남도 출신으로 1.4 후퇴 때 월남한 이수억이 전쟁의 참상과 시대의 아픔을 표현한 리얼리즘 회화를 대표로 들 수 있다. 그는 전쟁 후 폐허로 남은 도시풍경과 구두닦이 소년, 미군, 장애인, 양공주 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화가인데, 1954년에 그린 작품을 1987년에 개작한 6·25 동란을 선보이며 당시 피난민의 실상을 드러낸다. 눈코입이 생략돼 표정이 없는 얼굴을 푹 숙이고 걷는 이들의 무거운 발걸음에서 당시의 참혹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주명덕 <도큐멘트-부산영도다리 

1971 27.9×35.5cm MMCA 소장



주명덕이 부산 영도다리 아래 점집 풍경을 담은 <도큐멘트-부산 영도다리 밑>(1971)도 ‘소란스러운’ 시기를 그리는 데 힘을 더했다. 당시 실향민들은 뿔뿔이 흩어진 가족과의 소식이 전해오기를 기다리며 영도다리 밑에 모였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모이자 손님을 끌기 위한 점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흑백사진 속 홀로 선 여인의 표정이 공허한데, 지금은 사라졌을 당시의 기억과 안타까움을 담담하게 포착한 작가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시초라 불릴만하다. 전시제목을 적극적으로 이행한 공간은 2부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작품구성과 시기도 가장 다양했다. 전시설명에 의하면 “1960~80년대 단기간에 이루어진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부정된 근대성을 극복하려는 민주화”가 주제란다. 김구림, 박서보, 신학철 등 원로와 중진 작가에서 배영환, 박경근, 오재우까지. 가장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군이 모인 부분이다. 

배영환은 1980년대 말 학창시절,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를 직접 겪은 작가다. 그만큼 시대에 대한 저항을 노래하는 그가 현실을 바라보는 태도는 다분히 비판적이나 개인의 일상과 추억을 소재로 삼는 그의 감수성은 소위 말하는 보통사람의 삶을 어루만진다. 작가가 대중적인 정서를 파고들기 위해선택한 소재는 ‘유행가’로, 유행가가 주는 낭만성에 저항성을 더해 양면성을 파고드는 그의 시리즈 중 우연히 주운 나무판에 소주병과 맥주병 파편, 에나멜등으로 악보를 만든 <유행가-크레이지 러브>(2006)가 전시에 소개됐다. 

여기서 이 전시의 하이라이트가 나타난다. 가수이자 시인 성기완이 전시를 위해 기획한 가상 ‘라디오_노래 따라 삼천리(신중현, 산울림, 조용필 등 시대를풍미했던 대중가요 믹싱)’가 ‘뜨거운’을 감상할 때쯤 흘러나오는 것인데, 발매된 지 아직 몇 해가 지나지 않은 2NE1의 음악도 속했다. 음악은 기억에 잔상을 남기고 다시금 기억을 환기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매체다. 그래서인지 삽입 음악들은 상당히 자극적으로 청각을 자극하고, 주제가 주제인지라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에 청각 효과가 더해져 강한 잔상을 남겼다. 2층을 오르는 엘리베이터에서도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이 이어졌고, 높은 벽면 꼭대기에 올라붙어 고개가 꺾이도록 올려다봐야 했던 작품도 2층에 올라서서야 글씨가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현대 삶을 소개하는 3부‘넘치는’이 시작되며 전시는 동시대로 넘어온다.

박이소의 <당신의 밝은 미래>(2002)가 3부와 그리고 ‘(전시에서 말하는 불안정한) 동시대’를 가장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벽을 향해 줄지어 서서 일제히 빛을 비추는 여러 대의 조명이 있다. 무슨 색다른 효과나 장치가 있을까 싶어 돌아가 앞을 들여다보게 하는데, 앞에 서 봤자 눈만 부실뿐, 조명이 작품 전부다. 빛의 잔상이 눈에 남아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작가가 말하는 “당시의 밝은 미래”가 이리도 허무한 것일까. 벽면 색상 자체부터도 어두웠던 1부와 달리 불안정한 현대 삶에 희망을 드리워야 하기 때문인지 전시장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플라스틱 등 싸구려 재료로눈부신 화려함을 만들어내는 최정화가 전시 디자인을 맡은 덕분에 그의 작품과 닮아있어 눈이 아렸다. 그리고 그의 <내일의 꽃>(2015)이 있었다. 대형화분이 밝은 노란빛의 형광완료를 뒤집어쓴 모습은 “총천연색”으로 불리는 그의 작품을 극대화한 듯 보였지만 자연적 오브제에 인공 색을 가미한 모습은오브제 자체가 지닌 천연색을 내세웠던 기존 작품과 다르게 현실을, 아니 전시에서 규정한 불안정한 현실을 대표하는 이미지인 듯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짚어보고자 광복이라는 역사적 사건 이후 7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부모세대가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전시는 광복 이후 한국이 지나온 자리를 담은 작품을 한데 모아 ‘지나간 시간’을 훑어보는 데 주력한 듯 보였고, 광복 기념 특별전이라는 제목을 내걸었지만 결국 한국 근현대사를 둘러보는 역할 외에 별다른 특별함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세대인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앞으로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지금’과 ‘미래’를 담아내기에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불안정한 동시대의 삶”이라는 말을 반복하며현시대가 불안정하다고, 아니 불안정해야만 하다고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형용사로만 이루어진 전시제목도 “특정단어로는 규정할 수 없는 동시대 삶의 불안정함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하며, 마치 현재가 절대 안정적이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유도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격동과 혼돈의 시기를 지나밝은 미래로 들어섰다는 뻔한 결말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개별 작품은 빠짐없이 강렬했고, 전시는 전체적으로 뜨거웠다. 참여 작가 수 만해도 110여 명에 이르며 작품 수는 270여 점에 해당하는 이 대규모 전시에는 워낙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이 대거 포함돼 별다른 새로움을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익숙했고 인상 깊었다. 표면적으로는 연대기적 구성을 탈피하지 못했다고 보일 수는 있으나, 젊은 세대가 겪지 못한 시대를 전시로나마 둘러보며 우리가 광복 이후 ‘진행형’의 사회에 서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소장품전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작가구성도 돋보였다. 하지만 서로 너나없이 기를 뿜어낸 작품 덕분에 어쩐지 버거운 발걸음을 안고 돌아와야만 한 전시였다.                                                            



* 최정화 <내일의 > 2015 FRP, 파이프, 고무, 우레탄, 형광안료 작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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