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Log

“삶은 아름다운 것과 연결되어 있고, 그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라는 말을 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의 전시가 열린다. 지나친 소비지상주의에 편승해 흘러가던 모더니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시작된 그의 디자인은 곧바로 주목받아 세계로 뻗어 나간다. 이러한 그의 과거 업적과 현재까지의 왕성한 작품 활동을 소개하는 이 전시는 벌써 미술·디자인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항적이면서도 고정관념을 깨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그의 디자인은 마치 아이처럼 특유의 천진난만한 분위기를 지닌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화사한 색채가가득한 전시장 입구에는 밀라노 가구박람회 당시 선보였던 인형극장을 설치해 재미를 더한다. 

<Amuleto> 2013 탁상 램프, LED 라이트 60×50cm  

기능주의 디자인을 비판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새로운 디자인의 가능성을 열고자 했던 그의 거침없는 도전이 눈에 띄는 이번 전시에서 기본 질서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기능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실험적인 초기작업이 대거 소개돼 그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피라미드 위에 올려놓은 의자, 달리의 시계처럼 과장되게 투시되고 기울어진 의자, 기하학적 모양의 테이블, 미술가 칸딘스키의 영향을 받은 형태의 의자, 해와 달, 지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조명, 인간 내면을 형상화한 기둥 등 상상력 넘치는 그의 작품 600여 점을 한눈에 볼 기회. 특히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해강 고려청자 연구소와 협업해 제작한 청자 의자 <청자 프루스트>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작품 외에도 1931년 출생 이후 어린 시절 그의 관심사, 가족들, 전쟁에 대한 공포, 디자인 운동 참여, 디자인 비평가와 편집장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이르기까지, 그의 인생행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을 함께 선보인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동심을 잃지 않은 멘디니의 디자인 세계를 체험해보자. 전시는 10월 8일에 열려 다음 해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  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 02-215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