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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The Chronicles of San Francisco(detail)> 2019 Exhibition view at SFMOMA Photo courtesy JR-art.net
지난해 1월과 2월, JR은 사진 스튜디오로 개조한 53피트(feet) 트레일러 트럭을 22곳에 주차해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을 모집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 농구 스타 드레이몬드 그린(Draymond Green) 같은 유명인사뿐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게이 남성 합창단, 의사, 수영선수, 노숙자, 가게 상인, 드랙퀸, 시위자, 어린이를 포함한 인물 1,200여 명이 그의 작품에서 개별적 주인공이 됐다. 그 결과 100피트 이상의 스크린을 스크롤 하는 디지털 포토 콜라주가 완성됐고, 작품 근처에는 아이패드 키오스크를 마련해 관람자가 각 인물의 인터뷰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면면뿐 아니라 작품이 설치된 공간도 눈여겨 볼만 하다.
로버트 패밀리 갤러리(Roberts Family Gallery)는 SFMOMA가 공공을 위해 무료로 오픈한 45,000평방 피트 규모 공간으로, 그동안 누구나 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JR의 작품이 설사 뮤지엄 내부로 옮겨왔다고 해도 입장료가 없는 공간이므로 대중은 여전히 그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편, SFMOMA에서는 오는 8월 4일까지 공공미술, 커뮤니티 아트, 사회참여 예술 등의 선구적 역할을 한 인물 수잔 레이시(Suzanne Lacy)의 전시 <We Are Here>도 열리고 있다. 미술관과 예르바 부에나 아트센터(Yerba Buena Center for the Arts, YBCA)가 협업한 전시를 통해 공공미술의 시작점을 훑어볼 수 있다.
데렉 포드저(Derek Fordjour) <Half Mast> 2018 Installation view,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September 24, 2018-May 5, 2019 Collection of the artist; courtesy Night Gallery, Los Angeles. Photo: Ron Amstutz
이제 미국 동부로 시선을 돌려보자. 몇 해 전 뉴욕 어퍼이스트에서 로어웨스트로 이전한 휘트니미술관은 허드슨 리버, 하이라인 파크, 주변 건축물 등 어퍼이스트와는 사뭇 다른 지역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4일까지는 휘트니미술관이 마련한 데렉 포드주어(Derek Fordjour)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Half Mast’가 수많은 관광객과 뉴욕 시민을 만났다. 가나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흑인을 향한 무자비한 폭력과 위협을 담은 그림을 휘트니미술관과 하이라인 바로 건너편 간세보르트와 워싱턴 스트리트의 교차점에 대형 비닐 프린트 형태로 내걸었다.
작가는 작품에 권력의 상실이나 남용, 인종, 불평등한 체계 등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래픽적으로는 활기찬 이미지를 취한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미국 역사의 분열된 순간을 그린 초상화 ‘Half Mast’에는 테디 베어와 위령비를 연상시키는 풍선, 표적을 표시한 형상, 실루엣으로 축소된 형상 등 다양한 이미지를 밝은 화면으로 승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휘트니미술관이 TF 코너스톤(TF Cornerstone), 하이라인 아트와 함께 기획한 이 프로젝트에는 과거 엔지데카 아쿠닐리 크로스비(Njideka Akunyili Crosby), 서도호, 크리스틴 선 킴(Christine Sun Kim) 등 주요 아티스트의 작품을 연달아 소개한 공공미술 설치 프로젝트의 여덟 번째 시리즈다.
Rendering of the proposed project <Day’s End> by David Hammons, as seen
from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Courtesy Guy Nordenson and Associates.
또한 휘트니미술관이 허드슨 리버 파크 트러스트(Hudson River Park Trust)와 연계해 미술관 바로 건너편에 있는 간세보르트 반도의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허드슨 리버 파크에 데이비드 하몬스(David Hammons)의 영구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Day’s End>는 1975년 고든 마타-클라크(Gordon Matta-Clark)가 제작한 동명의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됐다. 마타-클라크는 과거 이곳을 점령했던 피어 52의 헛간에 5개의 구멍을 뚫었다. 하몬스의 작품은 기존 헛간의 윤곽, 치수, 위치를 정확하게 따라가는 개방적 구조로, 마타-클라크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수변 체험 같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간세보르트 반도 남쪽 해안가에 자리하는 구조물은 대기 상태나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면서, 점점 희미해지거나 거의 사라져 보이지 않는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만난다. 뿐만 아니라 해운업이 전성기를 이루며 성행한 과거부터 현재 게이 커뮤니티의 집합소가 된 간척지 등 뉴욕의 다양한 수변 역사와 다양한 스토리를 담는다. 프로젝트와 더불어 관람객이 이 프로젝트와 수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주변 상인, 예술가, 지역 사회 운동가, 문화 지도자들과 협업해 다양한 영상과 리코딩, 팟캐스트, 걷기 투어, 출판물 등을 마련, 현장, 온라인, 모바일 등 여러 방식으로 기획 중이다.
View of ‘Art Basel Miami Beach’ 2017
한편, 오는 12월 5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Art Basel Miami Beach)’에도 눈에 띄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대거 예고됐다. 올해 공공미술 부문의 주제는 ‘Territory’로, 기존의 유수한 예술가와 신진예술가 등 다양한 인물이 콜린스 파크(Collins Park)를 야외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아트 바젤’의 이름에 걸맞은 빅 네임이 대거 등장한다. 1982년 ‘도쿠멘타 7(documenta 7)’에서 선보인 다니엘 뷔렌(Daniel Buren)의 역사적 작품 <레 기를란데스(Les Guirlandes)>가 공개된다. 줄무늬 깃발 화환과 수세기에 걸친 음악을 연대순으로 연주하는 확성기 등이 콜린스 파크를 가로지른다.
노엘 돌라(Noel Dolla)의 <구조 공간 n° 15(Restructuration Spatiale n° 15)> 또한 기존 작품에서 진화한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후반에 활동한 예술가 그룹 ’ 서포트/서피스(Support/Surfaces)의 멤버로 활동한 돌라가 여러 습도에 반응하는 LED 조명으로 300개를 활용해 콜린스 파크를 찾는 방문객에게 마법 같은 환경을 선사할 것이다.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Abraham Cruzvillegas)의 작품도 놓칠 수 없다. 그는 마이애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작품 <Self-reconstructed Ellipsis>(2017)을 선보인다.
이토 바라다(Yto Barrada) 또한 조각 시리즈 ‘Syrinx’(2015-2017)를 통해 벼룩시장 중 한 곳에서 가져온 배관 재료를 작품 재료로 끌어와 모로코의 현재와 과거의 정치·사회·도시 이슈를 다룬다. 이렇게 끊임없이 미국 곳곳에서 다양한 예술 기관과 이벤트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공개하거나 오픈을 예고했다. 뮤지엄의 명성에 걸맞은 걸출한 아티스트를 초대해 대규모의 탄탄한 작업을 선보이며 공신력과 대중의 관심을 동시에 얻었다. 앞으로도 빅 네임 뮤지엄과 기관이 만드는 공공미술의 선전이 기대된다.
글쓴이 백아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Sotheby's Institute of Art)에서 현대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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