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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을 넘는 2인3각
김정헌과 주재환의 2인전 <유쾌한 뭉툭>의 개막 당일, 다양한 나이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고 행사의 열기로 두 작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분위기와 전시에 걸맞게 오프닝 공연으로 홍대와 한국 클럽 신의 선구자로 알려진 DJ Superfly(하성채)가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시대를 아우르는 유행가를 선정,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LP레코드(Vinyl)로 함축하여 플레이했고, 그의 음악 스타일로 작품과 전시를 재해석 했다. 사실 우리는 김정헌과 주재환을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들의 작품과 관련된 미적, 역사적 연구도 (충분치는 않지만) 있었기에 담보된 흥행 속에 열리게 된 이번 전시에서 어떤 의미를 새롭게 찾고자 했는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 전시의 기획 의도는 이미 시대적인 한 사조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되기도 하는 ‘민중미술’의 주요 작가 2인을 연구하며 그들의 동시대성을 점검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통의동 보안여관 큐레이터 박수진은 민중미술의 카테고리가 두 작가에게 부여하는 상징과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전시라고 설명한다. 전시장은 ‘주격조(주재환) 선생의 편집미술’로 구관 1층을, ‘김품격(김정헌) 선생의 서사미술’로 2층을 구성했다. 그리고 신관 지하 1층은 김정헌과 주재환 뿐만 아니라 3명의 코멘터 작가들의 작품들과 목제 구조물로 공간 연출을 하였다. 두 작가의 작품은 비교적 오래전 제작된 미발표작과 최근 신작이 있었다. 기획에 따라 전시를 살펴보자면, 1940년대에 태어난 두 작가는 1979년 ‘현실과 발언’을 계기로 지금까지 동료 작가로 지내왔다. 그러므로 그들의 활동과 작품 그리고 사람됨에 대해 서로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이해할 것이며 이렇게 설정된 비평적 동료 관계로 전시를 전개해 나간다. 진지한 대화를 하듯, 유쾌한 농담을 하듯 전시작품과 리플릿 등을 통해 그 관계를 드러냈다. 즉 두 작가를 비교하는 형식으로 내용을 끌어내고자 했다.
주재환 <고독, 무엇인가> 2018 색종이, 양미리, 조화 90×60cm
다른 한편으로는 작업뿐만 아니라 삶의 여정이 매우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흥미롭고 유의미한 2인전이 가능했을 것이다. 두 작가와 그들을 둘러싼 동료작가들은 ‘주격조 선생’과 ‘걸출한 품격’이라고 이들을 부른다. 이것이 그들의 다른 배경과 태도를 함축하는 설명이기도 하다. 전시 구조물 위에 비치된 두 작가가 서로에게 쓴 양면 인쇄 글은 이러한 상황을 담고 경쾌하게 암시한다. 하지만 결국, 민중미술과 현실과 발언 등의 공통된 수식어는 두 작가에게 의미의 지향 또한 같았음을 명확하게 한다. 기획은 여기서 더 나아가 큐레이터 박수진은 이 지향을 잠정적 동료 작가들이라 칭하는 강신대, 이우성, 홍진훤의 코멘트로 또 다른 해석, 열린 동시대성으로 모색하고자 시도한다.
코멘터 작가들은 특정 주제로 촘촘하게 전시로 수렴되거나 미술사의 적통과 직계로서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인 시각과 다양한 매체로 ‘비평적 동료의 가능성’으로 의미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시 기간 중 진행될 비평적 동료의 가능성이 모색 이상이 되길 바라며, 민중미술을 수사학으로 소환하는 여타 관련 행사와 차별성을 확보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시 제목이기도 했었던 ‘유쾌한 뭉툭’으로 40여 년이라는 숫자로 정리할 수 없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모순에 치열하게 질문을 던졌던 두 작가의 예술에 대한 태도부터 삶과 시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과 담백한 대화를 통해 전시장이 채워졌고, 흘러간 유행가는 더욱 힙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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