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16, May 2016
이완
Lee Wan
메이드 인 이완
“나는 왜 커피를 좋아하는가?” 상당히 기본적 의문이지만, 정작 커피를 마실 때 이런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수만 가지 음료 중에 왜 유독 한국사회에서 커피가 대중적 음료로 자리 잡았는지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고 자연스레 사람들은 점심을 먹고 난 후에 커피 한 잔을 의례 삼는다. 이완은 이를 ‘불가항력’에 의한 행위라 규정한다. 그의 생각은 커피가 한국 대중 음료가 된 것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서라는 단순 논리에 그치지 않는다. 다국적 커피전문점의 마케팅 전략, 한국과의 계약 관계, 커피콩 수확에 있어 서양과 아프리카의 식민관계 그리고 커피가 본디 서양의 차 문화였다는 것까지 얼개지어 파고드는 것이다. 우리가 개인 취향이라 단정짓는 이면에 수많은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뒤얽혀 있음을 그는 통틀어 ‘불가항력’이라 명명한다. 이완은 하나에서 시작해 그 안에 얽혀있는 것들을 파헤친다. 그 의심은 대다수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치·사회·경제적 현실 시스템 속에 존재하는 어떤 힘을 발견하고 작품으로 완성된다.
● 이효정 기자 ● 사진 서지연
‘Made in Korea-가발’ 2015 인모가발, 싱글채널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