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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티에서의 공공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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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ART IN SMART CITY

‘스마트 시티(Smart City).’ 말 그대로 4차 산업 시대에 맞춰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시민들이 겪는 교통, 환경, 주거, 시설 비효율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똑똑한 도시’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대표적인 스마트 시티라고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교통정보를 확인하고, 가고 싶은 음식점에 대기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번 ‘코로나19’ 발발 이후 생겨난 수많은 어플들,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 선별 진료소도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재택근무하는 이들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실시간으로 업무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협력한다. 매일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고 기존의 기술에 접목되어 또 다른 기술이 생산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너무나 빠르고,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이렇게 스마트 시티를 넘어 이제 ‘포스트 시티’를 논의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지역사회를 위해 만들어지고 지역사회가 소유하고 있는 공공미술은 아직도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세종청사의 [흥겨운 우리가락], 제주시외버스터미널의 [이미지월], 포항의 [은빛풍어] 등 최근 국내 곳곳에 설치되었던 공공미술품들이 잇따라 철거되면서 공공미술의 실효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이 바로 천편일률적으로 ‘비물질 아트’로 진화되고 있는 공공미술의 본질을 들여다봐야 할 때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스마트 시티에서 공공미술이 어떤 위치와 역할을 취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기획·진행 정일주 편집장, 김미혜 기자

그리마네사 아모로스(Grimanesa Amorós) 'BREATHLESS MAIDEN LANE' 2014 Time Equities Art in Buildings, Financial District, New York, US 25×18×18ft Photo: Grimanesa Amorós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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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Ⅰ

스마트 시티 안에서 공공예술의 역할: “스마트(smart)” 그 너머를 꿈꾸며_김인설 


SPECIAL FEATURE Ⅱ

스마트 시티의 공공미술_한은주


SPECIAL FEATURE Ⅲ

언택트의 시대, 스마트 시티에서의 예술과 공공성_심소미




 

 

스노헤타 디자인(Snøhetta Designs)

 <Powerhouse Bratt> © Ivar Kvaal 

 


 


Special feature Ⅰ

스마트 시티 안에서 공공예술의 역할

스마트(smart)” 그 너머를 꿈꾸며

 김인설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스마트(Smart). 현대인의 생활을 장악하다시피 한 이 단어의 사전적 뜻은영리한또는세련된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고대 영어 ‘smeortan(고통스럽게 하다)’에서 현재의 의미로 발전되었다. 특히 이 어원은 날카로운 통증(sharp, stinging)과 관련되어 있는데 동사였던 단어가 형용사가 되면서 현재의 의미로 정착됐다고 한다. 한때 반향을 일으킨 비즈니스 이론 중 하나인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1)의 관점에서 해석해 본다면, 왜 스마트의 어원이고통스럽게 하다라는 동사에서 출발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우리는 편리라는 미명 하에 소위 스마트로 대변되는 기기들과 사물인터넷,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연결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한다. 그리고 그 상상 속에는 모든 것이 고도로 디지털화된 스마트 시티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 진화의 이면에 누군가는 도태되는 아픔과 잊혀진 것들에 대한 슬픔, 그리고 상실감을 느낀다. 굳이 스마트의 어원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진화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유발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도시의 성장과 발전 안에 살고 있는 각 개인이 갖게 되는 편익과 고통에 대한 분배는 절대적으로 공평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은 스마트 시티를 ICT 인프라를 토대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구현하는 도시 시스템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개념을 좀 더 구조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비엔나 공과 대학(Vienna University of Technology)은 스마트 시티의 모델을 경제, 환경, 교통, 인적자원(교육), 생활, 거버넌스(행정) 6개 차원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유럽의 스마트 시티 담론에 주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2) 경제, 환경, 사회 다음으로 문화가 도시 생태계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있어 주요한 네 번째 기둥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이 상대적으로 근래이긴 하나, 스마트 시티의 모델에 문화와 예술이 생략된 점은 마치 우리에게 역으로 질문을 하는 듯하다. 인공지능이 아닌 감정이 있는 인간으로서, 편익과 고통의 불공평성을 상정한 스마트 시티에서 예술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역할은 무엇인가를 말이다


전통적으로 도시의 발전과 번영에 있어 문화와 예술의 역할은 최소한 이론상으로 주목받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의 본질이 창조성이었든 지적 유희 또는 심미적 탐구였든 간에 그 예는 우리의 지난 역사와 현재에서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메디치 가의 후원이 시작된 피렌체부터 파리와 뉴욕이 획득한 예술 중심도시로서의 상징성, 그리고 『도시와 창조계급(Cities and the Creative Class)』의 저자이며 저명한 경제 지리학자인 리차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의 주장3)에서부터 기인된 창조경제와 현재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범람하게 된 수많은문화도시들과 공공예술(public art)이란 미명 하에 거대 건물 입구에 하나씩 당연한 듯 세워져 있는 조형물까지. 관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과 함께 예술은 인류의 발전과 함께 도시의 흥망성쇠를 함께 해왔다





나스 아키텍쳐(NAS Architecture)

 <BREATH BOX> 2014 

Photo: Paul KOZLOWSKI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수많은 이름 없는 예술가들의 삶과는 별개로 도시는 꾸준히 예술을 소비하고 예술은 도시에 의지하며 서로 공생해 왔다. 특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실직예술가들을 구재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건물의 벽화 등을 의뢰하며 시작된 1930년대 미국의 뉴딜정책을 공공예술의 유래로 보는 시각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후 1950년대 프랑스에서부터 시작된 ‘1% 건축조형물법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박제된 미술품이 아닌 개방된 삶의 공간에 예술을 설치하면서 제도화되며 예술가와의 적극적 협업을 통해 도시계획과 결합한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이러한 접근은 예술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공동체 성원의 삶 속으로 들어가 지역민의 참여와 목소리를 이끌어내는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s)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공공예술의 변화를 수잔 레이시(Suzanne Lacy)전통적 또는 비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여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람객과 함께 그들의 삶과 직접 관련된 쟁점에 관하여 대화하고 소통하는 사회·문화적 예술새 장르 공공예술(New Genre Public Art)’로 재정의한 바 있다. , 현대의 공공예술은 단순히 공공 장소에 전시된 작품이 아닌 무언가 그 이상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지향한다(최소한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그렇다면 스마트 시티라는 장소성에서 예술의 가치와 역할은 무엇일까. 예술이 고수해온 전통적 심미성과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이 설명한 예술적 아우라가 스마트 시티가 가진 장소적 특수성에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한다고 우리는 과연 단언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논의에 앞서 우리나라의 공공예술이 진행되어 온 방식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한국의 경우 1982 ‘1% 건축조형물법이 권장 사항으로 도입되면서건축 속의 예술이 선을 보였다. 1%법은 1995년 의무화됐고 현재 그 비율이 조정되었지만, 공공 및 민간 건축물에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공공예술 작품을 선정하고 비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몹쓸 관행과 비리, 그리고 주변 환경의 부조화와 이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으로부터 야기된 흉물론 등으로 다양한 문제들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정부의 예산을 받기 위해 벌이는 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은 문화도시 등의 이름으로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일제히 뛰어드는 촌극을 야기하기도 했다. 공공예술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지만 공간의 장소성과는 별개로 설치되어 결국에는 방치 또는 철거되는 작품들도 허다하다.





터핀 크로우포드 스튜디오

(Turpin Crawford Studio) <Nomanslanding> 

2015 Steel, timber, PVC plastic, buoyancy bladders

 Floating artwork, internal dome 6×10m Photo: Ian Hobbs 

 



다시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사유해 본다면, 우리는 어쩌면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담론들에 사로잡혀 스마트 시티 이전에 도시라는 공간 안에서 공공예술의 역할에 대해 진지한 사유와 토론이 부족한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상당한 부분의 공공예술이 현재까지 정부의 지원사업 또는 제도 안에서 어쩔 수 없이 행해져 온 관행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디지털 기술로 구현될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시공간에서 공공예술이 가지는 가치에 대한 변은 기존의 형식을 유지한다면 더욱 옹색해질 수밖에 없다공공예술에 있어 많은 논란이 되어왔던 흉물론 또는 무용론은 주변 환경이 가진 장소성과 조화를 이루는 데 실패한 지점도 있겠지만, 그 앞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작품을 통해 신선한 미적 체험이 제공되었는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대중적이고 친근한 작품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가 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애착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스마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시로 미국의 미니애폴리스시에서 시행된 ‘MIMMI(Minneapolis Interactive Macro-Mood Installation)’ 프로젝트는 트위터 내용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입힌 공공예술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밤에는 다채로운 색감의 빛으로 표현하고, 낮에는 온도를 감지하여 물을 분무하여 주변의 기온을 낮추는 다양한 기능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개인이 느끼는 일상의 감정은 제각각이겠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인지되는 집단으로서의 감정은 아마도 그곳을 매일 지나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서의 미적 체험일 수도 있을 것이다.




스노헤타 디자인(Snøhetta Designs)

 <Svart> © Plompmozes

 



스마트 시티에서 공공예술의 역할과 가치를 이러한 기술과 조우를 통해 그 안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삶을 투영해 내는 매체로서 접근해야 하는 당위는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2013년 저서 『반란란의 도시(Rebel Cities)』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도시의 진화로 인한 도태와 상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그리고 하비가 말하는도시에 대한 권리(Right to the city)’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스마트 시티가 우리가 진정 원하는 도시인가? 그 결과로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가 어떠한 도시를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비는우리는 어떠한 종류의 사람이 되고 싶은가또는우리는 어떠한 종류의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는가’, ‘우리는 어떠한 방식의 삶을 살고 싶은가와 직결된다고 말한다


, 도시에 대한 권리는 우리의 욕구를 따라 도시를 변화시키는 권리이며, 도시 속에 살고 있는 우리 개인이 모두 공유한 집합적인 권리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발전에 따른 부와 권력의 차이, 그리고 더하여 기술과 정보력의 차이는 도시에서 이미 공간적인 형태로 표현되고 있으며 사유화된 공공 공간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젠트리피케이션처럼 도시공간을 재구성하기도 하지만, 도시에 대한 권리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공예술이 단순 조형물로서가 아닌 도시에 대한 우리의 권리와 연대를 가능하게 할 때 더욱 가치를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은 여기서 공공예술의 도구일 뿐, 주체는 아니다. 기술에 의해 더욱 발현되는 인간중심의 사고. 이것이 바로 스마트 시티에서 공공예술이 지향해야 할 역할이라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데이비드 하비의도시에 대한 권리는 자본주의 발전의 과정과 결과로서 나타난 도시의 공간적 변형과 그로 인해 형성된 우리의 삶에서 자각을 요구한다. 도시 공간에서 얻어지는 유형 혹은 무형의 자원들에 대한 도시민들의 집단적 권리는 스마트 시티의 편익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지식과 접근성의 차이로 인해 불공평하게 분배될 수밖에 없는 도태와 상실의 고통 또한 함께 보듬어야 할 부분이다. 공공예술이 스마트 시티 안에서 구현할 가치와 역할은 바로 이러한 우리도시에 대한 집단적 권리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더욱이 오늘과 같이 질병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요되는 시점에서, 그것이 개인의 사유화된 권리가 아닌 너와 나 우리, 그리고 스마트하게 고통을 이겨내는 지점에서라면 더욱 가치를 발하지 않을까라고 상상해 보며 글을 맺는다

 

[각주]

1)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에 의해 고안된 파괴적 혁신이론은 신기술(혁명적 변화)이 기업의 존재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데 사용된 이론이다그는 1997년 발간한 『혁신 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파괴적 기술이란 말을 처음 사용하며 이 개념을 발전시켰다그는 이 이론을 통하여 혁신적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는 시장에서 종국에는 대체되거나 파괴되는 기업과 비즈니스 환경을 통찰하였다.

2) European Smart Cities 홈페이지 참조: http://www.smart -cities.eu

3) 리차드 플로리다가 주목한 ‘창조계급은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창조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로 예술가 집단도 이에 포함된다플로리다는 도시의 문화산업의 육성과 경제 성장은 이들 창조 계급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기술(Technology), 인재(Talent), 관용(Tolerance) ‘3T’가 창조도시를 이루는 핵심 요소라고 주장한 바 있다.

 


글쓴이 김인설은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 대학원 부설 문화융합연구원 문화예술경영연구센터장으로 있다오하이오 주립대학교(The Ohio State University)에서 문화정책·예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예술의 경제적 가치보다는 예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고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주제들을 접할 때 가슴이 뛴다커뮤니티 아트, 문화예술교육, 예술치유, 문화정책 및 거버넌스로 예술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사회자본 및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주로 연구한다.

  




© Meet Minneapolis





Special feature Ⅱ

스마트 시티의 공공미술

 한은주 Softarchitecturelab 대표

 


유럽과 중동지역 정책부문에서는 경제, 리빙, 환경, 사람, 모빌리티, 거버넌스의 6가지 범주로 스마트 시티의 요건을 나누어 정의한 내용이 많이 인용되며 이는 비엔나 공대에서 가장 먼저 범주화되었다. 시스템 과학 연구자들은 기술, 조직 및 도시 정책 세 가지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에 대한 관점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스마트 시티에 관한 어떤 논의에도 공공미술에 관한 언급은 그리 자세히 없다.

 




터핀 크로우포드 스튜디오

(Turpin Crawford Studio) <Halo> 

2012 painted carbon fibre and steel 

13×12m Photo: Ian Hobbs 




스마트 시티의 도시 생활과 공공미술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기술은 도시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도시 생활 그 자체를 향상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실제로 손 안에 너무 많은 정보가 있으면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많은 연구에서 밝히듯,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시에 거주할 것이며, 밀집된 도시와 발달된 기술은 정보의 과부하를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2010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정보 과부하로 인해 연간 9천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미술은 과도한 정보환경으로부터 벗어나 휴식과 일상에 명상을 줄 수 있는데이터 라이트경험의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스마트 도시계획에서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스마트 시티는 창조적인 예술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비전을 달성 할 수 없다. 창조적인 예술은 이러한 부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인도 국가정책기구(NITI Aayog)의 수장, 아미타 칸트(Amitabh Kant)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예술과 문화 요소가 없는 스마트 시티 기술은 일방적인 개발만 만들 것이다. 따라서 도시의 창조적인 인력을 기획, 유치, 유지 및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술과 예술, 문화는 서로를 포용해야 한다. 예술과 문화가 없는 똑똑한 도시는 없다.”

 




© ARTECHOUSE 


 


도시 기능과 장소화


기술은 도시를 표준화하고 있고, 더불어 공간을 표준화한다. 기능성 관점, 관광 및 도시 브랜딩 관점에서 긍정적일 수는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이 압도적으로 많다. 서울 우리집에서 루브르 박물관으로 VR 여행을 동일한 기능으로 경험할 수 있다면 굳이 파리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기술로 구현된 스마트 가로등과 스마트 정류장에서 우리는 색깔과 모양만 살짝 다를 뿐 기능이 같고 따라서 경험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주할게 될 때 어떠한 공간적 차별화를 느끼게 될까? 도시가 기술적 인프라에 의해 스마트 시티로 표준화됨에 따라 도시는 장소로서의 차별화를 점점 상실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기술이 도시의 기능을 부단히 향상시키고 있지만, 도시 기능 향상이 본질적으로 도시 가치를 높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가치라는 것은 지속 가능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며 장기적인 개념이다. 도시에는 역사가 있으며 시간에 따라 누적된 이야기가 있다. 도시공간에는 기능적으로 작동하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누적된 도시의 이야기를 끌어내 주고 담아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공공미술의 역할이다. 공공미술은 도시가 공간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도시를 장소로 만들어 가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술로 도시의 기능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에서는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기능과 효율의 강조로 인해 와해될 수 있는 정주성과 관련 있는 장소애착 문제를 공공미술과 결부시켜 풀어볼 수 있다.

  


시드니의 전략: 공공미술을 통한 스마트 시티


이러한 관점에서 시드니는 영리한 스마트 시티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시드니가 스마트 시티 전환 계획을 시작했을 때 솔루션의 일부는 16개의 새로운 공공미술 시설을 만드는 것이었다. 다방면의 공공예술 전시는 조각에서 공연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예술가의 도시 산책로를 통해 대중 의견을 수집하고 반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스마트 도시계획에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인프라와 센서 기술이 포함되지만 공공미술에 대한 투자는 미래 연결 도시에 대한 호주의 비전인 시드니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호주의 시각예술허브(Visual Arts Hub) 사이트에 보고된 바와 같이 시드니는 보다 살기 쉽고 지속 가능한 스마트 시티로 전환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시공공미술전략(City Public Art Strategy)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배경에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호주의 미래 광대역 네트워크를 압도할 수 있는 스마트 시티의 데이터 홍수를 고려할 때 데이터 라이트 퍼블릭 아트를 도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시는 16개의 새로운 영구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의뢰했으며, 이는 도심 주변에 이미 흩어져있는 기존의 266작품에 추가 되었다시드니 공공미술의 핵심전략은 문화를 통해 장소의 독창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현지 시드니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시민의 이야기와 문화 유산과 같은 지역적으로 독특한 주제를 다루는 예술을 강조함으로써 성취된다. 시 당국자들은 공공예술은 특히 그 도시의 독창적 문화를 강조하여 거주자들이 더 살기 좋은 곳을 만들면서 방문하거나 이주하려는 사람들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설치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브리짓 스미스 (Bridgit Smith)우리는 오늘날 전 세계 도시가 점점 더 균질해지고 있으며 한 도시는 다른 도시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넘어갈 수 있으며 실제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실제로 살기 좋은 도시와 문화를 반영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기술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에 정체성을 부여하는데 많은 시간과 고민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매튜 마조타(Matthew Mazzotta) 

<CLOUD HOUSE> 2016 © the artist 


 


그 밖의 다른 스마트 시티의 공공미술


미국 피츠버그 시가 기념 및 공공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피츠버그 시 당국과 시민 측 이해 당사자들은 기념비와 공공미술에 오랫동안 투자해왔으며, 가장 최근 시에서는 기념비와 공공 예술장소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다. 위치 데이터베이스는 훌륭한 저장 장치이지만 이러한 중요한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민 참여를 추적할 수단이 없다. 시민 예술 참여는 도시 생활, 안전 및 교육 성과에 긍정 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공예술과의 시민 참여를 측정하는 것은 티켓 판매, 회원 정보 및 전용 소셜 미디어 채널과 같은 전통적인 예술 데이터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정량화하기가 어렵다.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술 기반 참여 플랫폼을 제공하며, 이후 분석을 통해 이러한 시설이 시민과 도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피츠버그의 기념 및 공공미술 시스템은 비콘((beacon): 근거리에 있는 스마트 기기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무선 통신 장치이다.) QR코드와 같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고 고유한 해시태그 캠페인과 같은 소셜 참여 도구를 배포하여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생성 및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 정보를 공유하고 예술과 연계할 수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참여하는지, 왜 작품을 보는지. 이 프로젝트의 측정은 이러한 작업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 시스템이 성공하면 공공미술과 시민참여에 관해 미국 전역에 보급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웹 기반, 지도 기반, 앱 기반, 소셜미디어 솔루션 기반 네 가지로 영역에서 작동된다. 다양한 접근 시스템을 통해 보다 쉽고 유용하게 공공미술을 접근하고 개인적인 사안이나 공동체의 이벤트를 추모하거나 기념하고 이를 누적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정보통신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 ARTECHOUSE




우리나라 스마트 시티와 공공미술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도 일찌감치 스마트 시티를 표방하여 1990년대부터 ‘U-시티라는 이름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IT 강국을 앞세워 도시수준의 기술 종합체를 만들어보려는 야심찬 출발은 좋았으나, 기술만 있을 뿐 도시와 사람과 공간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기술의 하드웨어 부분을 설치하는데 집중하는 사업에 예산을 쏟아 부었다. 결과는 당연히 개발된 기술이나 구현된 네트워크가 우리 실제 생활에 와 닿지 않고 사장되어 예산낭비로 지적 받고 많은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후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시티가 기존의 인프라 구축보다는 통합 플랫폼과 창의적 공간창출에 초점을 맞추어 나가도록 로드맵을 짜고 유도해 나가고 있지만, 기존의 하드웨어 위주로 짜인 정책관련 인적 구성이나 의사결정 과정의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여전히 우리나라 스마트 시티는 토목사업처럼 흘러가고 있다


겉모습은 4차 산업 혁명이라고 하지만,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통신망을 깔고 설비구축이나 하는 사업자들이 지자체 스마트 도시계획의 로드맵에 개입하고 있어 결국 80년대 건설사업이나 다를 바 없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탄생된 스마트 시티 요소 기술은 시민들에게 전혀 공감을 얻기 힘들고 예산낭비의 전형이 될 뿐만 아니라 도시의 흉물로까지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기술조차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없어 공공미술과 도시공간을 논의하기 힘든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도시의 기능이 원활해 지는 것은 아니다. 도시는 사람, 시간, 공간, 그리고 누적된 이야기가 뒤섞여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작동하는 곳이다. 도시는 컴퓨터 기기장치가 아니다. 스마트 시티와 공공미술에 관한 우리나라의 현실은 사회의 낮은 인식수준과 철저한 행정편의주의 때문이다. 4차 산업에 대한 준비도가 43개국 가운데 25위에 불과하다는 수치도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도 해외의 다양한 접근과 시도를 보고 고민하여 빨리 이러한 폐해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 낙후된 사고방식으로 인해 우리 도시에서 인터넷 속도마저도 점점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시티를 막 수립해 나가고 있는 요즘, 공공미술에 관한 깊은 내용을 국토부가 인지하고 도시경쟁력과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해 스마트 도시계획에 담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 한은주는 공간건축에서 실무 후 영국왕립예술대학원에서 도시공간에서의 위치기반 인터렉션디자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Siggraph 2009’에서 건축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작품을 발표했으며,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초대작가다‘2017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 ‘25th 세계건축상(WA)’, ‘아메리카 건축상(AAP)’, ‘2018 한국공간문화대상’, ‘2019 한국공간학회연합회 초대작가상’, ‘레드닷어워드 본상’, ‘대한민국 스마트도시건축대상을 수상했다SPACE』 편집장, 공간건축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 ㈜소프트아키텍쳐랩의 대표로 예술작업, 글쓰기, 혁신디자인공학 등의 작업을 통해 도시와 건축을 실천하고 있다.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

 <Atmosphonia> 2019 International Festival, 

Manchester, United Kingdom Photo: Mariana Yañez




 

Special feature Ⅲ

언택트의 시대, 스마트 시티에서의 예술과 공공성

● 심소미 독립 큐레이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국내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 국공립 문화공간이 휴관에 들어간 지도 한 달이 넘어서고 있다. 감소세에 들어선 아시아에 비해 유럽에서의 확산은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팬데믹(pandemic)’으로 여러 도시와 국경이 봉쇄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도시적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하였다. 도시마다 예정된 문화행사들이 줄줄이 연기,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매일같이 이메일함으로 전달된다. 3월에 잡혀있던아트바젤 홍콩의 행사는 취소되었으며, 5월 개막을 앞둔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Venice Biennale of Architecture)’ 8월로 연기되었고, ‘로테르담 건축비엔날레(International Architecture Biennale Rotterdam)’는 이메일링으로 현재(2020 3 16)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멈추겠다는 소식을 전한다. “우리는 일개 비엔날레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는 더 우선시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이 의미심장한 메시지는모든 문화는 그것을 생산한 사회의 경제구조의 단순한 반영이라는 마르크스주의적 반영론(reflection theory)을 상기시킨다. 현시점과 같은 위기의 상황, 사회적 토대로서 도시적 삶 전체가 위급한 상황에 있어서 과연 문화예술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Still image from <Mona Lisa: Beyond the Glass> 

© Emissive and HTC Vive Arts




디지털 플랫폼, 공적영역과 사적영역 사이에서


불과 한 달 전인 3 1, 루브르 박물관이 코로나19로 무기한 휴관을 실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후 500주년 기념 전시를 보러 온 입장객으로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이 전시가 전 세계 관람객들을 매료시킨 데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된 다빈치의 작품들과 더불어 인터랙티브 형식의 VR이 큰 역할을 했다. 보호막 유리와 북적이는 관람객 인파로 인해 제대로 관람하기 어려운 모나리자의 세부 묘사가 3D로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빈치가 살았을 듯한 이탈리아의 마을 풍경을 재현한 VR은 마치 실제로 여행하는 것 같은 가상의 체험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하여 감탄을 일으켰다. 새로운 경험과 체험의 시대에 있어서 동시대 박물관은 고전적 형태의 정적이고 일방적인 전시에서 탈피하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이번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VR 전시가 시사하는 것은 박물관의 전시 방법론에 머물지 않는다. 머지않아 박물관의 명작은 목재 크레이트에 정교히 패킹되어 장기간 운송되는 것이 아닌, 디지털 네트워크의 초고속망을 타고 세계 각국의 도시로, 심지어 개인의 사적 공간에까지 하나의 콘텐츠로서 도달하리라는 기대감까지 품게 한다.


지금과 같은 전 지구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평화로이 집에서 VR로 모나리자와 이탈리아의 전원풍경을 감상한다는 것은 다소 먼 얘기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이미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들을 네트워크망을 통해 가로질러 확장해 나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취소된아트바젤 홍콩은 올해 행사의 대안으로온라인 뷰잉룸(Online Viewing Room)’을 열어 참여 갤러리에게 플랫폼을 제공한다. 세계 미술애호가와 컬렉터는 이메일로 받은 링크를 통해 각 갤러리 부스별로 출품작을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콘텐츠에 주력해온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에도 휴관의 시기 동안 유튜브 채널 홍보를 강화하여 전시 투어 영상, 강연, 작가인터뷰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사비나미술관 또한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도 버추얼(Virtual) 미술관 전시를 볼 수 있다. 공공영역이 불가능해진 지금,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문화 콘텐츠가 그 역할을 대체하며 현장감 있게 사적 공간에까지 도달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은 웹을 통해 더 과감하게 허물어지고 서로 연동될 것이다.





2020 3 16 ABC7 News 

영상에서 이미지 캡처

(Coronavirus Southern California update) 

© ABC7 News 

 



정보 기술사회에서의 언택트 캠페인


이렇듯 현재 코로나19의 국면에 있어 오프라인 활동이 중단되더라도 전면적으로 모든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은 아니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이 시사하듯 오프라인 업무와 활동의 상당 부분은 현재 웹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활동으로 대체되어 나간다. 출근 대신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대학교의 강좌는 모두 온라인 강의로, 심지어 각종 공연과 전시회 관람까지도 온라인으로 개막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중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전송된 박물관 휴관 이메일에서는 국가 정책에 따라 재택근무에 들어가니 언제든 궁금한 점은 이메일이나 연락을 하라는 메시지가 남겨진다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로부터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공포로부터 비대면이 아닌 개개인이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민주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 지구적 규범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언택트(untact)가 일종의 질서 있는 시민 캠페인으로서 대두될 수 있는 데에는 정보기술 네트워크가 기반이 된다. 자택에 머물길 권고받은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터치하고 웹사이트를 클릭하여 외부 세계에 접속하는 것이다. 웹을 기반으로 한 사회 네트워크의 접속은 오프라인의 활동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마비된 사회적 영역을 작동시키며, 현실과 평행한 세계로서 위기에 처한 도시적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한다.


오늘날 도시적 삶을 구성하고 있는 인프라를 잠시 떠올려보자. 주택, 공공, 교육, 문화, 복지, 편의시설 등 물리적 요소가 상호 작용하는 시스템이 근대 도시였다면, 동시대 도시 공간에 있어서는 주요한 요소가 하나 더 더해진다. 바로 정보기술이다. 이때 정보기술은 도시 인프라의 한 부분으로써 요소가 아니라, 인프라 시스템을 총괄하고 매개하여 작동시키는 근본 토대로서 기능한다. 스마트 시티는 그러한 정보기술을 기반으로도시의 모든 것이 연결되고 자동화된미래 도시를 지칭한다. 정부 주도하에 대규모 도시계획으로 등장한 스마트 시티는 꽤 오랫동안 사람들의 인식 속에 몇 개의 특수한 지구로 한정된 채 각인되어 왔다


세계적으로도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인천의 송도, 서울의 디지털미디어시티(이하 DMC)를 들 수 있으며, 해외 도시로는 두바이 UAE,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시(Masdar City), 나이지리아의 에코 아틀란틱(Eko Atlantic) 등 최첨단 인프라로 구축된 신도시들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스마트 시티가 앞선 사례들처럼 전면적인 토건 사업과 고도의 테크놀로지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현실 속에서 체감하고 있듯 이미 일상의 곳곳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여 개인과 도시, 사회를 매개하는 광범위한 스마티 시티형 광역망으로 구축돼 있다.





‘2015 선전 도시건축 비엔날레소셜시티’ 

시 전경 © 2015 UABB


 


스마트 시티에서의 공공미술이란


그렇다면 스마트 시티에서의 공공미술은 어떠할까? 여전히 세계의 연구자들이 주요하게 언급하는 송도의 경우는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된 1세대 스마트 시티의 구 사례로, DMC의 경우에는 미디어존의 특성을 살린 거대한 스크린들이 공공광장에 쉼 없이 투사되어 나오는 디지털 경험의 장소로 불린다. 그간의 공공미술을 살펴보면, 송도에서는송도아트시티 공공미술프로젝트와 같은 전형적인 공공미술 야외 전시가 2015-2016년에 걸쳐 2회 열렸으며, DMC에서는 평소에도 온라인의움짤이미지마냥 유희적으로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하고 각종 미디어 전광판이 항상 스펙타클한 편이다. 이렇게 도심의 랜드마크를 스크린으로 활용하는미디어파사드 프로젝트는 전 세계 대도시 곳곳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공공미술의 형태다. 몇 달 전 새해를 맞이하여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 빛 축제서울라이트도 그 한 예다. 세계 최장 220m 외벽 영상 쇼라는 관심을 받으며 개장 최대 인파를 모았다


그런데 건축물의 표면을 활용한 이러한 미디어프로젝트를 모두 공공미술이라 통칭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미술의 영역뿐만 아니라 축제, 각종 행사에서 도시를 홍보하고 상품경제 가치를 선전하는 방법 사이에서 별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규모 자본과 기업의 후원이 투입된 마케팅적 프로젝트가 과감한 투자로 인해 더 실험적이기까지 하다. 미디어파사드 중심의 공공미술은 도시풍경을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눈요기로서 유희적 볼거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예술의 공공성과 관련해 생각해본다면 시민 의식과 실천적 측면보다는 매력적인 도시상품으로서 홍보 및 마케팅 효과가 더 큰 편이다.


이렇듯 미디어파사드는 공공조형물의 스마트 시티적 버전, 즉 가시적 효과의 극대화에 머무는 한계를 지닌다. 도시 자체를 시각적으로 화려한 효과와 첨단 기술력으로 보기 좋게 포장하는 일종의 부가서비스와 같다. 미디어파사드의 환영을 넘어 우리는 어떠한 공공미술을 미래에 기대해볼 수 있을까? 도시 전체를 무대화하여 시민에게 색다른 공공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일까? 아니면 앞서서 언급했듯 시공간의 구애 없이 사적 공간으로 도달하는 VR 전시의 홈버전일까? 기술 기반의 체험이 현실보다 더 생생한 시대에 있어 예술이 공공과 공유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의 미끌미끌한 표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도시 현실의 내부로 눈을 돌려보자. 현재 바이러스의 팬데믹으로부터 세계가 한국의 방역체제에 주목한 것 중 하나는 재난의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민주적인 데이터 공유시스템이다


사회적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이러한 시스템을 구상하고 개발한 이들은 전문가가 아닌 시민사회의 구성원이었다. 감염으로 공포심이 조장된 사회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민간인이 개발한 앱을 시작으로 하여코로나100m’, ‘코로나맵’, ‘코로나닥터가 등장했으며, 이러한 시민적 참여를 계기로 하여 정부가 총괄적인 방역시스템인 ‘KMA 코로나팩트’(대한의사협회), ‘안전디딤돌’(행정안전부의 재난경보 앱),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입국자가 설치하여 확인하는 자가진단 앱까지 개발된 상태다. 공유앱 개발에 있어서는 전문인과 비전문인의 경계가 없다. 중학생, 대학생, 직장인, 해커, 전문가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기술을 통해 공유 가능한 플랫폼을 제작한다시민 커먼즈, 시민실험의 장으로서





‘2019 선전 도시건축 비엔날레: Eyes of the City

(카를로 래티 기획)’ 전시 전경 © 2019 UABB

 



스마트 공공미술


도시에서 작동되지 않는 영역, 단절되고 공유되지 않는 영역에 개입하는 시민 정신과 시민 자발적인 참여가 스마트 시티의 공공미술에서도 중요하다. 건축가 요나 프리드만(Yona Friedman)은 한 강연에서 오늘날 인류에게는생존 시스템의 대안적 네트워크가 필요함”1)을 설파하며, 도시를 창조하는 것은 건축가, 도시계획가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온 시민들임을 부단히 강조해왔다. 도시학의 창시자인 패트릭 게데스(Patrick Geddes)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와 실천 운동이 필수적임을 강조하였으며, ‘MIT 센시블 시티 랩(SENSEable City Lab)’의 디렉터이자 2019선전 도시건축비엔날레(The Shenzhen Urbanism/Architecture Bi-City Biennale)’의 큐레이터인 카를로 래티(Carlo Ratti) 또한도시를 작동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이라 하였다.2) 게데스의시민학(civics)’에서 주요시하는 시민의 자발적인 도시참여는 동시대 스마트 시티가 과연 시민들의 민주적 참여와 교류로부터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다시금 되묻게 한다. 공공미술도 마찬가지이다. 예술의 공공적 역할이 체험경제를 위한 상품으로 변모해나가는 세상에 있어 스마트한 공공미술이란 무엇인지 그 정의와 역할을 사회적으로 재점검하고 논의해나가야 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비대면 접촉이 일상이 될지도 모르는 미래에 있어서 공공미술은 어떻게 민주적이고 스마트한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을까? 공공미술은 기술 지향적인 도시환경에서 작동하는 권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차원에 맞서 시민의 공유지를 보호하고 독려하는 자율적인 움직임으로 나아가야 한다. 네트워크의 지배적 권력과 자본의 가치를 좇기보다는, 정보 기술사회에서 연결되지 못한 사회적 영역, 불평등함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바탕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예술의 공공적 가치는 네트워크의 스펙터클과 가시적 효과보다, 단절되고 소외되어 온 사회적 관계망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창의적인 활동들 사이에서 증대될 것이다. 더불어, 공공미술은 일방향적 감상과 체험의 형태가 아닌 민주적이고, 권력 분산적이며, 자유로운 관계망을 통해 도시 곳곳을 평평한 네트워크로 연결해 나가며 스마트 시티에서 상실해가는 인간의 감각들을 점차 회복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방향 속에서 스마트 시티에서의 공공미술은 시민들이 주체인 풀뿌리 운동이자 개방적이고 생태적인 시민 커먼즈(civic commons)가 구축한 시민실험의 장으로 다시 정립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논의는 데이비드 하비가 한 강연에서 던진 질문을 차용하여 미래의 공공미술의 관련한 우리의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우리가 미래에 어떤 종류의 도시에 살고 싶은가의 문제는 다음 질문을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 종류의 인간이 되고 싶은 걸까요?”3)  

 

[각주]

1) 요나 프리드만의 인용구는 1976 7 7일 벤쿠버 아트넷(Art Net) 개최 심포지엄 ‘The Rally: Celebrating the Art and Wit of Architecture’에서 발췌한 것이다. https://youtu.be/CGgwM7Rx4cA

2) 앤서니 타운센드(Anthony M. Townsend) 『스마트 시티더 나은 도시를 만들다』 도시이론연구모임 옮김 MID 2018 394-404.

3) 데이비드 하비의 인용구는 2006 9 29 Middlebury 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 ‘Urban Landscapes: The Politics of Expression’에서 발췌한 것이다. https://youtu.be/5q5EPlgrWus



글쓴이 심소미는 건축공학과 예술학을 공부하고, 도시문화에 대한 비판적 개입으로서 전시와 공공 프로젝트를 기획, 연구 및 비평 활동을 해오고 있다주요 기획 전시로 <리얼-리얼시티>(아르코미술관, 2019), <환상벨트> (돈의문 박물관마을, 2018), <건축에 반하여>(SeMA 창고, 2018) 등이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2018 공공하는 예술의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2018년에는11회 이동석 전시기획상을 받았다.

 




이미지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 Refik Anadol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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