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진으로라도 한번쯤 봤을법한 콩 모양 조형물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의 주인공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가 주요작 16점을 선보인다. 인도와 유럽의 정체성을 오가는 미니멀한 설치작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그의 작품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난 카푸어의 작품은 인도 힌두교에 바탕을 둔 오브제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유럽의 초월적 전통과도 연관을 보인다. 거기에 예술적 기교를 최소화하고 사물의 본질을 구현하고자 더해지는 미니멀리즘은 물질을 넘어 정신적인 사유를 다루는 그의 깊은 작품세계를 더욱 빛낸다. 1980년대 초반부터 조각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해 ‘1990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1990)’에 영국 대표 작가로 참여한 이후 영국의 ‘터너 상(Turner Prize)’를 수상하면서 세계적 작가 반열에 들기까지, 그가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숭고함은 많은 이의 찬사를 자아냈다.
<Non-Object(Triangle Twist)> 2014 스테인리스스틸
250×144×100cm 사진: 데이브 모건
(Dave Morgan) ⓒ Anish Kapoor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Non-Object>를 포함한 ‘트위스트(Twist)’ 연작과 벽에 설치하는 단색 작품 <Gathering Clouds> 등 그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조각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물성을 넘어서는 사유를 담아내는 카푸어의 작업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나아가 사물의 심층까지 파고들게 한다. 특히 특유의 이미지 반사와 왜곡, 그리고 전환을 사용한 작품들은 시공감각 이면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온 그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서양 예술의 중간에서 심플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외치는 아니쉬 카푸어의 전시는 지난달 30일부터10월 30일까지 계속된다.
· 문의 국제갤러리 02-735-8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