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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그너 칼텐손_다만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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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Ragnar Kjartansson: Seul Celui qui Connaît le Désir
2015.10.21-2016.1.10 파리, 팔레드도쿄

18세기 말, 혼돈으로 가득한 세상을 바라보며, 독일의 대문호 괴테(Goethe)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Wilhelm Meisters Lehrjahre)』라는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눈 앞에 펼쳐진 혼란들 틈 속으로 뛰어든 한 젊은 남자가 겪게 되는 방황과 좌절, 사랑 이야기는 한 인간의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세상을 앞둔 시대의 산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주인공 빌헬름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이미 읽어본 독자라면, 그가 우연히 떠돌이 유랑극단에서 만나게 된 이탈리아 출신의 여인 ‘미뇽’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녀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그곳까지 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지중해의 푸름과 따뜻한 햇볕을 머금은 그녀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신비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빌헬름이 만난 여러 명의 여인 중 유독 미뇽이 수많은 예술가의 뮤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 우연은 아닐 것이다. 소설 속에서 그녀가 시종일관 풍기는 묘한 분위기와 그녀가 맞이한 비극적인 최후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리라. 빌헬름만큼이나 굴곡진 인생을 걸어온 미뇽이 자신의 삶과 세상을 향해 읊조린 시와 노래는 지금까지도 우리 귓속을 맴돈다.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진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의 음악으로,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구슬픈 목소리로, 세대를 거듭하며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불리고 있다. 그리고 2015년 겨울, 파리 팔레드도쿄(Palais de Tokyo)에서 그녀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들려오기 시작한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Seul Celui qui Connaît le Désir' 2015 Vue de l’exposition 'Seul Celui qui Connaît le Désir', Palais de Tokyo, Paris, 2015 Courtesy of the artist and Luhring Augustine (New York); i8 Gallery (Reykjavik) Photo: Aurélien M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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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나의 슬픔을 알리라.” 홀로 남겨진 쓸쓸함과 고독함이 짙게 밴 괴테의 시 문구에 영감을 받은 자는 또 누구일까? 괴테의 서글픈 시와 시나트라의 울적한 노랫말로 포문을 연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바로, 아이슬란드 출신 아티스트 래그너 칼텐손(Ragnar Kjartansson)이다. 2009 베니스 비엔날레가 개최될 당시 서른을 조금 넘긴 젊은 나이에 아이슬란드관의 대표 아티스트로 등장한 그는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재기발랄함으로 많은 이들의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회화, 연극, 문학,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끼를 발산하는 그는 예술가로서는 보기 드문 만능 엔터테이너형 아티스트다. 서로 다른 매체와 장르를 제한 없이 작업에 동원하는 아티스트는 많지만, 칼텐손과 같이 화가, 배우, 감독, 조각가, 시인, 피아니스트 등 자신의 직업 자체가 변화무쌍해지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분야는 그의 퍼포먼스다. 


연극 한 편을 보고 나온 듯한 느낌일 들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된 퍼포먼스와 조각과 회화, 음향, 설치 작품들을 사용한 다채로운 무대 장식은 칼텐손의 작업에서 가장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그의 퍼포먼스는 다양한 장르의 조형예술과의 접목을 통해 종합예술이라는 확장된 형태를 구현해낼뿐더러, 현실과 허구의 불가분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 처음 열린 이번 개인전은 칼텐손이 지금까지 시도해온 퍼포먼스 장르의 변형과 확장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이자,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크로스오버 예술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괴테의 명저서,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은 만큼, 칼텐손의 이번 전시는 문학적이며, 연극적이다. 괴테의 소설 속에서 빌헬름이 극단을 떠돌며 연극이라는 요소를 통해 삶의 풍파를 경험하고 비로소 세상을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칼텐손 역시 연극을 통해 현실을 관조한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관객은 순식간에 눈 덮인 바위들 사이에 둘러싸인다. 차가운 설경을 재현한 이 공간은 과거 연극무대의 배경과 장식을 수작업으로 그려 제작하는 방식 그대로, 작가가 나무판자 위에 채색해 완성한 작품이다. 나무판자 위에 그려진 어두운 잿빛 바위들과 그 위에 쌓인 하얀 눈은 독일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디리히(C.D. Friedrich)의 신비롭고 서정적인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Omnipresent Salty Death> 2015. Vue de l’exposition 

<Seul Celui qui Connaît le Désir>, Palais de Tokyo, Paris, 

2015 Courtesy de l’artiste et Luhring Augustine 

(New York); i8 Gallery(Reykjavik) Photo: Aurélien Mole 



 


<다만 그리움을 아는 자만이>라는 전시제목과 같은 제목이 붙은 이 풍경은 그리움을 아는 자들의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연극이란 모티브와 연출 테크닉은 퍼포먼스 작품 <안녕하세요(Bonjour)>(2015)에서 한층 더 강하게 표출된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프랑스 어느 소도시,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작은 분수 뒤로 아늑한 이층집 한 채가 보인다. 악보가 놓여있는 목재 피아노, 주방에 걸려있는 각종 식기도구와 찻잔, 한 열로 잘 정리된 옷걸이들이 걸려있는 옷장, 집 안 곳곳을 밝히는 붉은 빛 조명은 가정집에서 느낄 수 있는 안락함과 따스한 온기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똑같은 시트가 깔린 테이블들과 의자들이 놓인 불 꺼진   1층은 아마도 동네 카페인 모양이다. 부드러운 선율의 피아노 음악이 잔잔하게 들려오는 도중, 한 통의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따르릉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옷매무새를 만지던 아리따운 한 여자는 집 밖으로 나가 분수대를 서성이고, 곧바로 어디선가 그녀를 향해 한 남자가 천천히 다가온다. 


말없이 서로를 맴도는 한 쌍의 젊은 남녀는 잠시 그렇게 침묵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다 헤어진다. 두 사람의 속사정까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평화롭고 예쁜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의 짧았던 스침은 관객에게 설렘과 동시에 큰 아쉬움을 남긴다. 소극장에서 아주 짧은 단막극을 보고 나온 것처럼, 칼텐손의 퍼포먼스 작품은 생생하고 세밀하다. 그가 제작한 세트와 소품들, 음악, 배우들 모두 진짜 현실의 것인 마냥 완벽하다. ‘때때로 우리는 인생에 약간의 연극을 덧붙일 필요가 있다라고 작가가 밝힌 바 있듯, 그의 퍼포먼스는 우리가 꿈꿔왔던 판타지가 조금 첨가된 현실인 셈이다. 


두 배우를 보는 우리의 마음조차 떨리고 아쉽듯, 현실도 허구도 아닌 이 공간을 통해 작가는 관객에게 달콤한 상상을 꿈꿀 수 있도록 허락한다. 다양한 조형예술 장르를 한데 모아 구축해낸 그의 작업은 예술적 행위로서의 퍼포먼스이자, 현실을 닮은 한 편의 연극이다. 이처럼,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맴도는 칼텐손 예술의 연극적 면모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아이슬란드에서 꽤 잘 알려진 여배우인 어머니와 극작가이자 감독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무대를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자라면서 지켜본 무대의 앞과 뒤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 현실과 허구의 경계처럼 말이다.






<Me and My Mother> 2000, 2005, 2010, 2015 Vue de l’ exposition

 <Seul Celui qui Connaît le Désir>, Palais de Tokyo, Paris, 2015 

Paris. Courtesy de l’ artiste et Luhring Augustine (New York); 

i8 Gallery (Reykjavik) Photo: Aurélien Mole




그의 퍼포먼스에서 보이는 작위적인 인공성과 연극성은 영상을 통해 보이기도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20세기 아이슬란드 문학의 거목인 할도르 락스네스(Halldor Laxness)의 소설에 기반을 두어 제작한 비디오작품 <세계의 빛(World Light)>(2015)은 문학작품 각색방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칼텐손이 시각화한 총 네 편의 영상은 원작의 이야기를 충실히 전달하는 대신 텍스트를 이미지로 조형화시킨 것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내러티브 구조에 따라 문학을 영화화한 기존의 방식에 익숙해진 관객에게 상당히 난해해 보일 수 있지만, 각각의 예술 장르의 표현과 조형언어가 어떻게 치환되고 표현될 수 있는지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롭다. 더욱이 문학과 영상에 더해진 연극적 연출력은 장르의 확장성과 크로스오버적 만남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00년대부터 5년 주기로 작업 중인 비디오작품 <나와 나의 어머니(Me and My Mother)>에서 작가는 작가의 어머니와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한다. 볼에 가득 불어넣은 공기를 입으로 소리를 내며 내뿜는 어머니와 그 옆에 묵묵히 서 있는 아들의 코믹한 모습에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기 일쑤다. 작가가 미술학교 재학 당시, 교수에게 최악이라는 평을 들었다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코미디 쇼인지, 실제 모자의 관계를 촬영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진짜이든 허구이든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현실이라면 유별나게 재미난 모자의 모습일 것이고, 허구라면 뛰어난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열연일 뿐이다. 빡빡한 현실일수록 상상은 달콤해지기 마련이고, 그 상상은 차가운 현실의 고삐를 잠시나마 느슨하게 한다. 아무리 상상이 허구일지라도, 그 달콤함은 현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법이다.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예술과 뉴미디어아트학과에서「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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