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70, Nov 2020
실천적 행위로서의 생태학 예술
France
Courants Verts
Créer pour l’environnement
2020.9.16 - 2021.1.31 파리, 프랑스 전력청 EDF 재단
수십만 년의 긴 세월에 걸쳐 생성된 거대한 빙산과 해빙으로 사방이 뒤덮인 그린란드(Greenland). 새하얀 눈과 얼음덩어리들이 빚어낸 경이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가운데 한 남자가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잠시 주변을 바라보고는 곧 연주를 시작한다. 매섭게 불어오는 차디찬 바람을 가르며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잔잔하게 울려 퍼지자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던 빙산 조각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친 굉음을 토해내며 낙하하기 시작한다. 약 3분 남짓 흐르는 애절한 멜로디를 배경으로 북극의 빙산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담긴 이 영상은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Greenpeace)가 2016년 노르웨이와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스발바르 제도(Svalbard)의 웰렌버그브렌 빙하(Wahlenbergbreen)를 무대로 펼친 환경 캠페인으로 현대음악의 거장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가 직접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구 온난화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북극 빙하와 생태계를 보호하자는 슬로건 아래, 에이나우디가 작곡, 연주한 '북극을 위한 비가(Elegy for the Arctic)'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그 결과 8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극 보호 캠페인을 응원하며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그 후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최후의 빙하’라 불렸던 그린란드 북단은 하염없이 녹아내렸고, 지난 30여 년 동안 지구의 총 빙하 면적의 4분의 3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할 최대의 위기는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일 것이라는 예상, 그것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우리는 지구의 마지막 인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녹색 지구를 되찾을 것인가.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이미지 Frac Île-de-France 제공
Khvay Samnang 'Rubber Man' 2014 Digital C-Print 80×120cm Edition of 3 & 1AP 120×180cm Edition of 4 & 1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