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26, Mar 2017
에르빈 부름
Erwin Wurm
일상적 오브제의 기이한 변용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2011)’, 집이 한 채 들어섰다. 그런데 좀 괴이하다. 유럽의 가정집을 옮긴 형태인데 거실도, 소파도, 부엌도 홀쭉하다. 도무지 사람이 어깨를 펼 수도 없을 넓이로 길고 좁아져, 안에 들어서면 게걸음으로 발을 옮겨야 한다. 반원이었던 세면대는 초승달 모양이 되었고 베개가 두 개 있는 것으로 보아 2인용임을 짐작게 하는 침대는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뉘일 정도로 가느다랗다. 좁다란 이 집의 이름은 [Narrow House](2011). ‘늘씬한’ 이 작품은 일상의 사물을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오스트리아 작가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조각가라 칭하지만 그의 작품은 단순히 깎거나 살을 붙이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만큼 부름의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넓고, 속단 역시 금물이다.
● 한소영 수습기자 ● 사진 리만 머핀(Lehmann Maupin) 제공
Installation view of 'Big Kastenmann'(2012.7.21-2012.11.2) at The Standard, High Line, New York, NY Photo Adrian Gaut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and Hong K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