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98, Nov 2014
최두수
Choi, Dusu
너와 나의 과거를 말아버린 콘크리트 폭탄주
최두수에게 물었다. “최정화는 당신에게 벽입니까, 길입니까?” 플라스틱과 콘크리트. 현대를 이루는 대표적인 물질, 플라스틱과 콘크리트는 그저 하나의 단어지만 각각이 가지고 있는 의미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알다시피 최정화는 플라스틱으로 자신만의 성을 쌓아 올렸다. 그것도 아주 멋들어지게 말이다. 그 성을 공략하겠다는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최두수가 나섰다. 소재를 콘크리트로 바꾼다고 작업의 의미가 새로워지거나 달라질 건 없을 듯한데, 그렇다면 그는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인가?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미술에 문외한인 지인에게 최정화와 최두수의 작품을 보였다. “예쁘다.” 플라스틱 작품에 대한 반응이다. 콘크리트 작품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아픔이 느껴져, 처절함을 아는 거지.” 플라스틱이 일궈온 현대와, 콘크리트가 일궈온 현대는 그렇게 다른 것일까?
● 김영진 아트인사이드 대표 ● 사진 작가 제공
'holy grails' 2014 술잔, 시멘트, 먹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