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55, Aug 2019
김택상
Kim Taeksang
빛의 길이, 색의 지속
김택상은 30년간 같은 방식으로 작업을 해왔다. 다른 소재를 탐내지 않으면서 오직 하나의 방식에 천착해 자신만의 기법을 연구했다. 작가의 60평 남짓한 작업실 바닥에는 물 고인 캔버스 천이, 벽에는 미완의 작품들이 걸려있다. 작가는 끊임없이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고 먼지가 생기지 않도록 청소하면서 청결을 유지한다. 이때, 작품을 만든 주체는 본인보다 ‘시간’인 듯 보인다. 진행의 경과를 체크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것은 작가에게 필수다. 이런 작업 제작 과정이 30년 동안 지속되었다. 이 성실함과 꾸준함의 비결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 작가는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 작품을 대하는 것이라 말한다. 좋아하는 대상과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고, 더 알고 싶은 마음으로 매일 아침, 작업을 마주한다는 것. 물론 자신의 작품을 동반자 삼는 작가는 많다. 그러나 그 태도를 아주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작품과의 싫증나지 않는 연애는 어떻게 지속되는 걸까. 작업의 면면이 궁금한 이유다.
● 최재혁 객원기자 ● 사진 작가 제공
'시간에 머물다'(2018.10.25-2018.11.10, 풀꽃 갤러리 아소) 설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