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95, Aug 2014
심영철
Shim, Young Churl
작업, 우아한 관념의 동반자
심영철이 집약시켜놓은 스틸구슬은, 다분히 거울 역할을 수행한다. 비록 그것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비춰 반사하는, 편평한 유리판 뒷면에 수은을 바르고, 그 위에 습기를 막기 위해 연단을 친 원래의 거울은 아니지만 텔레비전 화면이나 컴퓨터 모니터, 프로젝트 스크린 등 가동하고 있는 동안은 제 역할을 하다가 전원을 끄는 순간 찰나적으로 물체를 반사시키는 ‘인스턴트(Instant)’적 거울처럼 작용한다. 마치 걷고 있는 내 모습을 비추는 쇼윈도처럼, 반사시키는 대상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아챌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심영철의 작품 의 수많은 구슬과 마주하면 불현듯 의문이 생긴다. 과연 구슬에 비춰지는 내가 진짜일까? 구슬을 들여다보는 내가 진짜 나일까?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모뉴멘탈 가든(Monumental Garden)' 2002 스틸, 영상 70×32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