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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9, Jun 2017

움직임을 만드는 방법 : 움직임을 만드는 사물

2017.5.18 – 2017.6.11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박스 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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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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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움직임을 더듬어보기

 


독특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둠 속에 사물이 빛을 받아 떠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냥 떠다니지만은 않는다. 사물 하나하나에 고도로 집중한다. 특히움직임을 만드는 안의 몸짓에. 우리 움직임은 한정적이다. 팔도, 다리도 의지대로 움직일 있다고 당연히 여기곤 하지만 일상 결정권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의자의 높이에, 푹신함의 정도에, 등받이의 있고 없음에 앉는 자세는 결정되고 책상의 높이와 싱크대의 구조, 서랍의 위치에 따라 허리 굽히는 정도는 달라진다. 전시는 움직임으로 향하는 통로를 공예에서 찾는다. 시작은 해외에서의 전시로 기획된 것이었다. 생활 사용을 위해 만들어지는 공예품은 어떤 문화에서든 통용될 있었고 문화 간의 연결점을 찾을 있었다. 다시 한국에 돌아온 전시는한국성이나실용성 빼고, ‘움직임 개념은 조금 넣었다. 작품으로서 창작자들의 해석을 첨가한 것이다. 움직임의 매개로써의 사물과,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전시는 공예전을 표방하지만 현대 미술과의 경계에 위치한 작품들로, 스펙트럼은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경계 전반으로 뻗어있다. 자기를 이용한 일상 공예품부터, 사진 작업까지를 모두 담았다. 작은 작품이 많아 자칫 오브제의 나열이 있던 디스플레이는 건축가 박천강과 협업으로 주목도를 높였다. 우선, 공연장 암전의 분위기와 조명을 십분 활용했다. 각각의 소품은 조명을 받아 주인공처럼 한껏 빛났다. 한편, 일정하지 않은 여러 좌대의 높이는 일상생활에서 의미를 가져왔다. 의자, 계단, 책상 삶의 높이에 맞춰 디자인 됐다. 작품을 보기위해서는 의자 높이로 쪼그려 앉기도, 허리를 굽혀 책상 위의 물체를 관찰하기도 하는 움직임을 불러온다. 본래는 바닥에 카페트를 깔고 누워 관람할 있는 디스플레이의 기획이었다고 하니 그대로 완성됐다면 어떤 움직임을 불러왔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어쨌든 전시는 부유하는 디스플레이 속에서 단순 물리적 움직임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움직임을 담는다. 그리고 관람객은 움직임을 의식하며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전시는 공예의 여러 측면을 담기도 했다. ‘일상생활의 실천으로서의 공예는 물건을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떠올리도록 유도한다. 조미현은 식탁이 아닌 책상 위의 자기를 선보였다. 애초에 도자기 연적이나 붓을 꽂아두던 필통을 생각하면 책상 위의 자기도 그리 어색하지만은 않다. 오석근의 사진은 재료를다르게 생각하는시선을 보여준다. 재래시장 한국인들의 삶의 장소를 다양한 시점으로 포착한다. 시선은 사물에게 있을, 혹은 과거에 있었던 어떤 움직임을 짐작케 한다. 또한 공간과 시간속의 신체를 주목하는 작품도 선보인다. 미디어 작업을 선보이는 김혜란은 움직임 기반의 경로를 애니메이션으로 가시화 하고 홍범은 추억을 그림으로, 그것을 오르골 소리로 담아 어떤 기억을 불러일으키도록 한다. 그밖에도 3D프린팅 기술을 입고 미래를 지향하는 공예작품과 함께 하며, 조현일의 사운드 작품은 전체 공간을 아우른다. 이는 공예 작업 발생하는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어 움직임을 연상케 한다.전시는 움직임과 공예와 현대미술을 조화하려한다. 창작의 행위에 관심 갖고 공예를 디자인에서 탈피한 중립적 사물로서 바라본다. 그런데 전시를 보고 곧바로, 직관적으로 생각의 연쇄가 일어나움직임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만드는 과정이나 사용하는 장면에서 사물과 움직임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것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의미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물도 보는 사람/사용하는 사람이 없이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 전시는 지점부터 시작해 사물 속에 녹아있는 무형의 무브먼트(movement) 안내한다.                 

 

 

*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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