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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44, Sep 2018

이재훈_아, 禽獸강산

2018.8.16 - 2018.8.31 스페이스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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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오 페리지갤러리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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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이재훈은 인간이 만들어온 사회와 제도그리고  안에서 프로파간다적인 교육과 학습을 통해 유지되는 질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처음에는 인간사이의 관계를 통한 다양한 군상들을 기념비화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던 그의 작업은 인물에서 오브제로 소재가 옮겨지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단계에 이르렀다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1층과 2층으로 분리된 전시 공간에서 층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1층에는 네모난 보도블록 사이즈에 우리나라 근대 시기에 신문광고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그려 넣은 36개의 작업과 함께 불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입체 작업이 같이 배치됐다. 2층에는 기존의 벽화기법을 꾸준히 연구하여 기법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신작들이 걸려있다전반적인 전시의 분위기는 이전의 작업과 비슷하게 벽화기법을 사용하여 표면에 촉각적인 흔적을 남기는 회색 조의 거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나 근래에 지속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작품 안에서 다루어지는 소재  구성적 표현 방식의 변화를 인지할  있다


전시 제목인 <禽獸강산>에서 우리가 쉽게 발견할  있는 것은 ‘어떤 풍경에 대한 이야기이겠구나라는 점이다그렇다면 그는 어떤 풍경을 보여주는가원래 의미인금수(錦繡) 아니라 동물을 의미하는 단어(禽獸) 변화시킨 것은 그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직접 드러내는데여기에서 풍경은 그가 근작에서부터 다루고 있는정원이라는 대상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   있다정원은 집이라는 개인의 한정되고 사적인 안전한 공간에서 자연을 감상하고 소유하는 그것이 자연을 통한 사유를위한 것이든자신의 위세와 권력을 과시하는 것이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신과 같이 자연에 질서를 부여하고 관리되는 풍경이다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통제에 대한 욕망은언제나 불완전하고 완성될  없는 과업이다이렇게 정원은 작가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메타포이자 그것을 작업으로 실체화하는 전유의 대상물이다그렇다면작가의 근본적인 의문은 사회라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되짚어나가면서 발견되는 근본적인 불확실성과 불합리한 것들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기인하는 것인가그리고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 어떤가에 대한 고민에 기인하고 있다


다시 전시를 돌아보면 1층에서 보여주고 있는 한국 근대의 신문에 노출된 광고 이미지들과 산업화 시대에 건축자재의 질감과 형태를 가진 불안한 균형을 드러내는 오브제들은 우리나라의 근대적 사회 구조에서 산업화의 시대까지 되짚어 살펴봄으로써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는 시도이다이러한 작업이 작가 자신이 사회구조에서   뒤로 물러나서 객관의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라면, 2층의 회화는 사회에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으로서의 ‘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 태도 사이에서 야기되는 모순과 갈등의 지점들에 대한 이야기로 보인다이는 이전 작업은 작가 외부에 존재하는사회의 불안적 요소들을 정확하게 포착해서 견고한 화면을 만들어 내었다면이번 작업에서는 이러한 균형들이 무너져 서로 겹치고 무질서하게 중구난방으로 퍼져있는 구성적 변화에서도   있다


작가 자신도 내면에 자유로움에 대한 욕망이 존재하지만스스로 만들어 놓은 틀에서 쉽게 변화하지 못하는 모습이 사회와 닮아있는 연결 지점들을 발견하고하나의 주체인 ‘ 내재하여있는 불확실한 본성에 대해 새로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결국 그가 만들어 내는 정원은 인간의 욕망으로 점철된 제도로 만들어진 불안정한 사회의 단상에 대한 추적과  과정에서 작가 스스로 유연해지기 위해 자신만의 새로운질서를 만들어 내고자 애쓰는 ‘ 욕망이 뒤섞인 이전처럼 명쾌하지 않은 혼재된 풍경이라   있다그러므로 이번 <禽獸강산> 이재훈이 이전부터 꾸준하게 다루어 왔던 주제인 사회와 제도에 대한 사유와 자기 자신에 대한 내면적 성찰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향으로의 작업의 전환되고 있는 시작점으로 보아야  것이다.                 



*<36 감상문> 2018 혼합매채 30×3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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