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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1, Feb 2015

이이남: 다시 태어나는 빛

2014.12.16 – 2015.2.8 가나아트센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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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준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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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어떻게 예술로 다시 태어나는가?



신은 천지를 창조하며 다른 무엇보다 첫 번째로 빛을 존재케 했다. 빛은 만물의 기원적 요소로 볼 수 있을 것이지만, 좀 더 철학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빛으로 인해 극복되는 어둠에 의해 우리는 사물을 구분하고 그로부터 인식되는 차이에 의해 모든 것들의 의미를 생성해왔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빛은 결국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의 의미 체계를 결정하는 매우 근원적인 요소가 된다. 지난 해 12 16일부터 서울의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전시는 이러한 이라는 요소를 전시의 제목으로 차용한다. 그러나 그가 주목하는 빛은 태초부터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닌 다시 태어나는 빛이다. 왜 이이남은 빛을 다시 태어나는 존재로 표현하고 있는가?

 

작가는 줄곧 기술 미디어를 통해 과거 예술 작품에 생생한 활기를 불어넣어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그런 그의 작품들은 때때로 정지되어 있는 스틸 이미지를 무빙 이미지로, 단색으로 채색된 풍경을 총 천연색의 빛의 화면으로 재생시키는 것들이었다. 만약, 다시 태어나는 존재로서의 빛을 자연적 요소로서가 아닌, 인공적인 기술 미디어에 의한 것으로 파악해보자면, 이이남은 예전부터 빛이라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예술 작품에 접목시켜 온 작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TV와 같은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주로 사용하는 작가에게 있어서 빛이라는 요소는 작품을 구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빛의 요소가 이전보다 더욱 극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전시 제목과 동명의 작품인 <다시 태어나는 빛>(2014)은 미켈란젤로의 역작인 <피에타 (Pieta)>(1498-1499)를 적극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불가분의 관계로 조각되어진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분리시키고 예수를 승천하는 존재로 묘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관계-도식을 측면에서 강하게 비추는 인공조명을 통해 작품을 둘러싼 공간에 각기 다른 형상으로 삽입한다. 만약,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성서의 문맥을 몰입적으로 제공했다면, 이이남의 그것은 빛과 미디어의 반영성에 의해 다양한 해석에 열려있는 작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




<빛의 언어1>(ed. of 6) 2014 오브제, 

빔 프로젝트 600×220×300cm 13 30

 



전시는 미디어를 통하여 예술 작품에 대한 재해석의 세계를 충실히 보여준다. 특히, 이이남의 이전 작품들의 경우 각각 저마다의 작품을 미디어를 통해 리메이크한 것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러한 작업들을 관통해서 나타나는 도상들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십자가 대신 TV를 짊어진 예수의 이미지는 독립된 작품으로서(<그리스도는 왜 TV를 짊어졌는가?, 2014>), 그리고 작품 속의 나타나는 주요한 도상으로서(<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 2014>) 작품들을 연계하고 묶어주는 알레고리적 요소이다. 과거 십자가의 의미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이후 종교적 의미에 기반 한 성스러움의 상징으로서 변화했듯이, 이이남은 현재의 TV와 같은 미디어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만약, 위와 같은 작품들에서 미디어의 의미가 상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진주 귀걸이를 한 할머니-눈물>(2014)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눈물>(2014)은 유리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우리의 시각이 충분히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디어의 기능과 역할을 매우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작품들인데, 동일하게 미디어에 의해 구성된 작품이라 하더라도 작품 속에서 미디어가 지닌 의미와 맥락은 매우 상이하다. 결국, 이이남이 제기하는 미디어, 그리고 그것을 통한 예술의 재해석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되는 셈이다. 따라서 전시의 제목인 다시 태어나는 빛 다시 태어나는 예술로서의 가능성을 내포한 주제가 된다. 예술 작품은 그 자체로 시대와 문화를 달리하며 다양한 해석을 발생시키는 해석-다양체적 기능을 함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예술 작품들은 미디어라는 프레임 속에서 기존의 의미 체계를 전복하여 새롭게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의 매개체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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