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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07, Aug 2015

나는 우리, 우리가 그리는 안식처

2015.7.10 – 2015.7.29 아트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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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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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위로의 향연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은 녹록치만은 않다. 돈 문제, 뒤틀어진 인간관계 등 사는 것에 대한 각종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명확한 해답을 찾을 수 없기에 불안감만 커질 뿐이다. 더구나 바빠야 한다.’는 강박 속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이른바 스스로 스펙(능력) 키우기에 급급하다. 정작 자신의 진가에 대한 확신과 믿음은 잃어가면서 말이다.  이러한 각박한 삶에 지친 현대인의 영혼을 달래주고자 기획된 전시가 있다. <나는 우리, 우리가 그리는 안식처>라는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참여작가들이 공통으로 담아내고자 한 것은 안식처다. 각종 테크놀로지와 결합한 역동적이고 화려한 이미지와 실험적 내용으로 관람객에게 여러 자극을 노출하는 전시와는 다르게, 김희연, 이동철, 최영이 서정적이고 고요한 회화작품을 선보였다. 아날로그 회화는 복잡한 도시의 긴장감에 압도당한 오늘날 현대인들의 상처를 받기 쉬운 내면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조용한 휴식과 사색의 시간을 마련해주기에 적절한 매체였다.   

 

김희연은 변두리 지역의 현존하는 풍경을 은은한 색채감과 부드러운 붓놀림으로 그려냈다. 자신이 도시에서 느꼈던 공허나 소외와 같은 복합적 정서를 시각화한 것으로, 작품 속 장소엔 시간이 멈춰버린 듯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흐른다. 보이는 것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일반적인 풍경화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작가의 시각으로 대상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더욱 강조하는 등 어느 정도 변형을 가했기 때문에 어딘가 낯설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람이 없는 텅 빈 수영장, 철조망 안 수풀 등 실존하는 장소(대상)에 자신만의 해석과 감성을 가미해 깊이 있는 화면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그림을 응시하다 보면 머리를 어지럽히는 걱정거리들은 점차 잊게 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희연 <#3> 2014 리넨에 아크릴 53×53cm

 




반면 이동철은 화폭에 시공간을 초월한 이상적 공간을 담아냈다. 자신이 가고 싶었던 여행지나 편안한 휴식 공간을 연상한 작가는 컴퓨터를 이용해 여러 가지 이미지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가상 화면을 만든 후 이를 다시 회화의 평면 위에 옮겼다. 작품의 제목인 <비밀의 정원>은 현실도피의 통로이자 작가, 나아가 보는 이들까지 자신의 내밀하고 은밀한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곳을 의미했다.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은 시야가 탁 트인 넓은 화면 덕에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의 배경뿐만 아니라 뒷모습을 보이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등장인물의 여정을 상상해보는 재미도 더했다.  

 

마지막으로 최영의 그림이 주는 첫인상은 부드럽고 정교했다. 섬세한 붓질이 돋보여서 그런 것일까. 마치 실제 사진으로 촬영한 듯 사실적이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가 하나의 주제를 깊이 고민한 흔적이 드러났다. <망설이던 그림>은 실제로 그림을 수십 번 그렸다 지웠다 반복하다 결국엔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그저 주저하는 손만을 표현했다. 머리카락인지 천사인지 그 형상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본 적 없는 것에 대한 습작>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을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흐릿한 분위기의 <해무>는 보다 직접적으로 허탈이나 불안의 심리를 담아내고 있다. 치열한 고민이 녹아든 그림들은 보는 이에게 자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한 발 더 꿈을 향해 다가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듯했다. 




최영 <본 적 없는 것에 대한 습작

2015 캔버스에 유채 72.7×90.9cm

최영 <나의 오른손

2015 캔버스에 유채 72.7×90.9cm




 

평면 작품으로 가득 찬 전시는 지루함 없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감성을 자극했다. 다사다난하고 생각할 것 많은 현실에서 잠시라도 고요한 시간을 갖고 싶었던 탓인지 전시장을 나와서까지 그림이 주는 여운이 길게 남았다.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그림은 치유와 소통의 의미를 함축하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때론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전시를 찾아 나서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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