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Art World

철의 숭고함과 유연함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

0원
U.K.

Richaed Serra 'NJ-2', 'Rounds: Equal Weight, Unequal Measure', 'Rotate'
2016.10.1-2017.3.10 런던, 가고시안 갤러리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세 작품 'NJ-2', 'Rounds: Equal Weight, Unequal Measure', 'Rotate' 를 선보이는 전시가 런던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에 마련돼 있다. 2년 전 같은 공간에서 열린 'Backdoor, Pipeline, Ramble, Dead Load, London Cross'전을 찾았을 땐 전시 공간에 딱 맞게 제작된 듯한 그의 작품들이 완벽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고, 의도적으로 관람객들이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게 동선을 만들어 둔 것 같았다. 위로 아래로 옆으로 돌아가며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이 전시는 리처드 세라의 작품을 보기엔 아무리 갤러리가 크다 한들, 미술관 규모가 아니라면 좀 아쉽지 않겠냐는 안일한 생각을 바꿔 놓았다.
● 양화선 영국통신원 ● 사진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 제공

'Rounds: Equal Weight, Unequal Measure' 2016 Weatherproof steel Block 1: 63 3/4×88 1/2 inches diameter(162×225cm diameter) Block 2: 82 1/2×78 inches diameter(209×198cm diameter) Overall dimensions: 82 1/2×208 1/2×88 1/2 inches(209×529.7×225cm) ⓒ Richard Serra. Courtesy Gagosian. Photograph by Mike Bruce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정기결제
구매방법
배송주기

정기배송 할인 save

  • 결제 시 : 할인

개인결제창을 통한 결제 시 네이버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합니다.

상품 옵션
옵션선택
상품 목록
상품명 상품수 가격
Art World 수량증가 수량감소 a (  )
TOTAL0 (0개)

할인가가 적용된 최종 결제예정금액은 주문 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리처드 세라는 193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1966년부터 뉴욕에 살며 작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가 샌타바버라에서 미술로 전공을 바꾼 그는 당시 제강 공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 썼는데 그 경험이 이후 작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또한, 샌프란시스코의 조선소에서 배관공을 일했던 아버지를 보고자란 것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석사과정에서 페인팅을 전공했던 세라는 그 당시 학교 동료였던 브라이스 마든(Brice Marden), 척 클로스(Chuck Close), 필립 거스턴(Philip Guston), 본인의 첫 부인이기도 했던 낸시 그래이브(Nancy Graves) 등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품 활동을 했다. 1960년대 초엔 파리, 피렌체, 로마 등 유럽에 거주하며 고무, 섬유 유리 같은 정통적이지 않은 재료를 이용하여 추상적이면서도 과정을 중시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뉴욕으로 돌아와 살기 시작하면서 녹인 납을 사용해 ‘붓는 과정’을 보여주며 재료 그 자체의 모양을 드러내는 과정의 예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70년대부터 그의 주 종목이 된 철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이 철을 이용한 작품을 실내가 아닌 어떤 특정한 장소에 큰 규모로 설치하여 장소 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의 선구자로 불리게 된다. 장소 특정적 미술은 특별히 정해진 장소에 알맞게 창조된 작품이다. 작가들은 주어진 장소에 맞추어 작품을 계획하고 진행한 후 설치한다. 하지만 작가가 일방적으로 그 공간에 알맞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성격, 지역적 특성, 역사, 정체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중들, 그 지역 사회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특정한 공간에 예술작품이 설치된 위에 예술적 담론이 더해지는 것이다.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Tilted Arc)>(1979)는 장소 특정적 미술의 대표적 예로, 1980년대에 큰 이슈를 가지고 오기도 했다. 높이가 3.5m, 길이가 36.5m에 달하는 이 작품은 1981년 뉴욕시의 연방 광장(Federal Plaza)에 설치되었는데 설치된 첫날부터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36m가 넘는 철판이 광장 중간을 가로지르고 있으니 시야는 답답해지고 광장의 쾌적함은 사라졌으며 바쁜 뉴요커들이 직선으로 가야 할 길을 돌아가게 만들었던 것이다.





<NJ-2> 2016 Weatherproof steel 157

 1/2×571 1/4×325 inches(400×1,451×825.5cm) 

 Richard Serra. Courtesy Gagosian. 

Photograph by Mike Bruce





쏟아지는 민원에 공청회는 세라에게 작품을 철거하여 다른 장소에 설치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세라는 이 장소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작품이므로 다른 공간에 설치될 수 없다고 강하게 거부했다. 그는 이 작품을 옮기라는 얘기는 이 작품을 파괴하라는 말과 같다고까지 했다. 장장 9년에 걸쳐 연방정부와 법정공방을 벌였지만, 법원은 시민의 권리에 손을 들어주었고 1989년 이 작품은 철거되었다. 세라는 이 작품을 세 조각으로 분리하여 창고에 보관해버렸다. 권력에 반발하고자 만들었던 작품은 결국 대중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오히려 반발만 크게 사서 철거까지 해야했던 아이러니한 사건이었다이 사건은 한 일화였을 뿐, 그는 장소나 시간보다는 철이라는 재료가 지닌 그 육중함, 단순하지만 거대함 그리고 조각이라는 매체 자체에 더 집중하여 계속 작업에 매진하였다. (Arc), 나선(Spiral), 타원(Ellipse)의 형태를 이용하여 관객들이 또 다른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거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철이 가진 속성을 변화시키려는 작업을 계속 연구하여 무겁고 거칠 것만 같은 철이 어떻게 유연하게 변하는지, 얼마나 가볍고 부드러울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인간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면서 지금까지 계속하여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장의 메인 공간에 설치된 <NJ-2>(2016)는 비바람에도 끄떡없다는 내후성강판(weatherproof steel)라는 재료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녹이 만들어낸 신소재라고 한다. 산화된 녹이 강판에 빈틈없이 밀착하면서 안정산화층을 형성하고, 철이 외부의 물질과 접촉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면서 더는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일반 철보다 4-8배의 내후성을 갖는다고 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색이 변하고 부식도가 변하여 완전한 결과물을 보게 된다는 이 철판들이 살짝 기울어져 부드러운 선을 만들어내고 이 선들이 하나로 이어져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14m 길이의 두 겹으로 된 높은 철벽 안에 어떤 공간이 있는지는 겉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두 사람이 같이 들어갈 수 있을까 말까 한 그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철의 육중함에 눌린 게 아닌 오히려 알 수 없는 고요함이 느껴졌다. 쇠판이 기울어져 있고 천장은 뚫려있어서 한발 한발 움직일 때마다 공간의 모양 자체가 변하고 빛이 달라지고 철 색깔이 다르게 보이며 들려오는 소리마저 미묘하게 변한다. 





<NJ-2> 2016 Weatherproof steel 157 1/2×571 1/4×325 inches

(400×1,451×825.5cm)  Richard Serra. 

Courtesy Gagosian. Photograph by Mike Bruce





아무도 없는 곳의 좁은 복도를 걷는듯한 느낌이 끝날 때쯤 코너를 돌면 밖으로 연결 되어있을 줄 알았지만 또 다른 복도가 연결되어있다. 미로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복잡하고 나갈 수 없어 혼란스러운 미로는 아니지만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되짚어보게 하는 그런 미로. 아직 흠집 하나 없는, 얼룩도 없고 색깔도 균일한 이 철벽 사이에서 마치 요새를 찾은 듯, 포근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조선소 어디 한 구석을 헤매고 있는 듯하기도 하며 복도 끝의 한 줄기 빛이 보일 때쯤엔 성당 안을 걸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했다. 런던의 두 가고시안 갤러리 중 세라의 전시를 선보이는 갤러리는 킹스크로스 지역에 있다. 


유럽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유로스타(Eurostar)를 타거나 영국 전역을 연결하는 기차역이 있고, 영국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 있고, 런던 대학(University College London)의 미술대학 센트럴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까지 모여 있는 지역이다. 한마디로, 관광객부터 회사원, 학생들까지 다양한 인종, 나이, 직업 등을 가진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동네인 것이다. 전시를 보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사람들, 차 소리, 화려한 조명, 정신없는 가게들로 시각, 청각 심지어 후각마저 정신없고 시끄러웠다. 갤러리에 들어와 세라가 만들어낸 공간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게 잠잠해졌음을 느꼈다


<NJ-2>는 이 모든 주변 소음을 한꺼번에 사라져 버리게 하는 오묘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잠시나마 사람들에게 그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 있다는 걸 잊게 해주고 그곳을 피해 조용히 명상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있었다. 육중하게만 느끼던 강철이 가깝게 다가오고, 차가운 철판이 냉철한 도시에서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관람자는 작품 사이를 움직이며 작품을 인식하고, 작품에 기대를 가지고, 기억, 시간, 걷기, 보기라는 방식을 이용하여 작가의 의도대로 관람자가 작품에 종속된 재료가 되었다. 두 번째 방에는 원통형의 철 덩어리 두 개가 놓여있다. <원통형들: 동등한 무게, 동등하지 않은 측정(Rounds: Equal Weight, Unequal Measure)>라는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가로로 긴 원통형 하나 세로로 긴 원통형 덩어리 하나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데 이는 마치 제강공장의 기름통 같기도 하고 오래된 물탱크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조선소나 낡은 창고 어딘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표면은 <NJ-2>와는 달리 철의 부식된 흔적이 확연하게 드러나 있고 검게 그을린듯한 기포들이 올라와 있다. 





<Rotate> 2016 Weatherproof steel Block 1: 

59 3/4×145 1/2×66 1/2 inches(152×370×169cm)

 Block 2: 66 1/2×145 1/2×59 3/4 inches

(169×370×152cm) Overall dimensions: 

66 1/2×145 3/4260 1/4 inches(169×370×661cm) Richard Serra. 

Courtesy Gagosian. Photograph by Mike Bruce





패턴이라 할 순 없지만 어떠한 형태의 잔잔한 무늬가 어렴풋이 보이기도 한다. 50톤이 넘는다는 이 두 원기둥은 정말이지 너무나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이 두 덩어리 사이를 지나가면서 질감을 가까이서 느끼니 이 쇳덩어리가 쇠 같지 않았고 만져볼 순 없었지만, 왠지 따뜻할 것만 같았다. 이것이 세라가 보여주는 철의 유연함, 부드러움이 아니었을까마지막 방에 설치된 <회전(Rotate)>은 직사각형 형태의 두 블록이다. 고대의 돌무덤에서 느낄법한 무거운 중량감과 단단함이 느껴진다. 마치 죽음과 삶 사이의 관계를 연상시키려는 듯 두 철 덩어리 사이에 서 있으면 그 완고함과 견고함에 괜히 숙연해지기도 했다. 


몇 년 전 베를린의 유대인학살 추모공원(Memorial to the Murdered Jews of Europe)에서 보았던 일명 홀로코스트 기념비(Holocaust Mahnmal)가 떠올랐다.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된 유대인을 기리기 위한 이 공원에는 1 9,000㎡의 부지에 2,711개의 다양한 크기의 콘크리트 비가 세워져 있다. 미국의 건축 철학자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이 디자인한 이 기념비는 사실 세라와 공동으로 디자인하고 있었는데 세라가 개인적, 직업상의 사정으로 중간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콘크리트라는 재료를 사용한 사실을 제외하고는 세라의 작품과 무척 닮아있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겨울에 방문했던 탓도 있겠고 실외라 콘크리트가 얼음장처럼 차가웠지만 슬픔에 깊이 침잠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공간이었다. 반면, 이곳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그 차가움 대신 오히려 따뜻함이 느껴졌지만 조금 오랜 시간을 머물다 보니 문득 차가운 바닷속에서 아무 이유 없이 차가운 시신으로 변해간 아이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속이 꽉 차 있어 절대 움직이지 않고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덩어리의 철에서 땅으로 꺼져버릴 것만 같을 때 바닷 속 깊은 곳으로 침잠하던 그 배가 연상되었다리처드 세라는 소설, ,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예술을 통해 영감을 받고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그것이 그의 전시가 다른 어떤 전시보다 더 감상에 젖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유일지 모른다. 세라의 철은 이번에도 역시나 무딘 듯하지만 둔하지 않았고, 섬세하지만 날카롭지는 않았다. 그 작품 자체가 주는 힘과 철의 숭고함은 물론 올해로 만 78세가 되는 거장의 단단함이 온전히 느껴지는 전시다.  

 


글쓴이 양화선은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 후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itns)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통한 회상, 향수, 흔적의 키덜트후드 연구」 논문과 회화 작품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이스트런던유니버시티 (University of East London)에서 공간의 패러독스에 관한 논문과 회화작품으로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게시물이 없습니다

WRITE LIST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