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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에 이는 잔잔한 파장
‘KIAF(이하 키아프)’가 하반기 국내 미술계 대미를 장식했다. 올 상반기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카셀 도쿠멘타(documenta 14)’,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Skulpture Projekte Münster)’까지 해외에서 열린 예술 축제들이 마무리 단계인 시점에서 열린 ‘키아프’에는 지난해 16개국 170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던 것에 비해 줄어든 13개국 167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지난해부터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키아프’는 실제로 예년보다 국제화된 ‘특별전’을 비롯해 ‘HIGHLIGHT’, ‘Solo Project’ 등을 새롭게 기획하여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또 행사장 전반적으로 색채가 다채로워졌고 새로운 작가와 작품의 도입을 시도한 흔적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요소들을 끌어다 놓은 듯한 행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큰 변화가 없었다. 분명 작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긴 했지만, 한국 아트마켓의 고리타분한 굴레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아직 희미해 보였다. 시선을 끄는 작품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관람의 흐름의 끌고 갈 수 있을 만한 작품이 연이어 보이지는 않았던 점, 이렇다 할 신선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이번 ‘키아프’는 야심차게 두 개의 특별전을 준비했다. 첫째는 빔 프로젝션과 전시장 내부의 기둥, 대형 LED 패널을 활용해 강홍구, 김준, 나현, 배윤호, 박지혜, 양아치, 정연두, 최승록, 하태범 등 다양한 작가의 미디어 작업을 선보인 <너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것들>이다. 작품은 A홀 입·출입구와 로비, 전시장 내 메인 동선의 중심 기둥 그리고 B홀에 관람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카페 라운지 벽면에 설치되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작가들이 참여한 점과 설치미술, 사운드 아티스트는 물론 중견 사진작가의 미디어 작품까지 골고루 선보인 점에서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로 자리 잡은 미디어아트를 심도 있게 다룬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장소의 특성상 오랫동안 머무르며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득하게 볼 수 없었던 점과 한 곳에 설치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작품인지 모르고 감상하게 된 경우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두 번째 특별전은 우리나라 아방가르드 운동을 행위 예술의 차원에서 고찰한 아카이브 전시 <실험과 도전의 전사들>인데, 전시 기획자이자 평론가인 윤진섭이 기획을 맡았다.
L'Atlas <Black Seal> 2014 캔버스에
아크릴릭과 스프레이 90×90cm ⓒ Galerie Brugier -Rigail
‘한국행위예술 50주년’이라는 주제를 내건 특별전은 2018년 1월 대구미술관에서 열릴 기획전시의 ‘프리뷰’처럼 열려, 한국 퍼포먼스 예술가인 강국진, 김구림, 이승택, 이건용, 장석원, 고호, 김용민, 강용대 등의 과거 퍼포먼스에 대한 지난 50여 년간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한국미술사 최초의 퍼포먼스로 기록된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 이건용의 <신체드로잉>, 김구림이 속한 제4집단의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의 기록으로 우리나라 행위 예술의 흐름과 현재 이 작가들의 작업의 맥을 짚고 또 미래를 기약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전시였음이 틀림없다. 이를 통해 2018년 대구에서 열릴 본전시를 기대해봄 직했다. ‘키아프’는 과거 프랑스, 스페인, 일본, 대만 등을 주빈국으로 초대했으나 ‘2016 키아프’를 마지막으로 주빈국 행사를 종료했다.
그간 각국의 특색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는 목적으로 매년 주빈국을 선정했지만, 행사장을 직접 둘러보면 주빈국 선정 자체가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것 아닌가 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키아프’는 ‘하이라이트(HIGHLIGHT)’와 ‘솔로 프로젝트(Solo Project)’ 섹터를 마련해 주빈국 행사를 대체하고 잠재력 있는 신진작가와 중견작가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를 구성함으로써 한 단계 발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특히 ‘하이라이트’ 섹터는 모두 최대 작가 3명의 제작된 지 3년 미만의 신작이거나 미술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진 작품들로 구성하게 되었는데, 왜 굳이 이 두 조건을 함께 내걸었는지는 의문이다. 젊은 작가와 함께 배치된 백남준, 매튜 스톤(Matthew Stone) 등 ‘빅네임’ 작가들의 작업이 단연 더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창 활발히 작업하는 작가들의 신작들로 이들의 예술적 활동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로서의 역할도 이행했다는 점은 강조할 만하다. ‘키아프’가 해를 거듭할수록 발돋움하고 있지만, 아직 여러모로 아쉬운 점도 남는다. 그러나 작게나마 변화를 시도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은 분명 매년 이 아트페어를 이끄는 원동력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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