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94, Jul 2014
사라지는 공간의 기억 기록자
Memory Chroniclers of Disappearing Space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빠른 경제성장과 눈부신 발전을 경험했다. 이 엄청난 변화를 서울을 기점으로 하여 흔히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기적이 으레 신기루를 동반하듯, 이후 도시는 꽤나 많은 후유증을 토해내고 있다. 기억의 상실 역시 그 중 하나이다. 낡고 고장 나면 보수하기보다 부수고 짓기를 반복하는 개발 과정을 통해 수많은 장소들이 사라졌고, 이에 더불어 곳곳에 담지 됐던 우리의 공동-기억도 함께 사라졌다. 이로 인하여 개인은 ‘상실’을 경험하고 보다 개인화 된 자아로 도시를 떠돌고 있다. 여기, 사라져가는 공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작가들이 있다. 사진, 영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이들은, 장소를 기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간에 내재됐던 기억까지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사회의 공동-기억을 다시 환기하면서, 개인을 다시 사회로 불러들이고 있다.
● 기획 · 글 문선아 기자
장민승 '4-301' ‘수성십경-In between times’ 연작 2010 코튼지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95×15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