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29, Jun 2017
호주 현대미술의 현주소
Australia
The national 2017: new australian
2017.3.30-2017.7.16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미술관, 시드니 현대미술관, 캐리지웍스
호주의 현대미술을 논하기 전에 과거를 잠깐 살펴보자. 호주의 저명한 역사학자 제프리 블레이니(Geoffrey Blainey)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 6만 년 전, 그러니까 ‘호주’라는 ‘국가’가 세워지기 전부터 이 거대한 대륙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이 호주를 발견한 1788년부터 나라가 시작되었다고 본다면 호주의 역사는 불과 두 세기가 조금 넘었을 뿐이다. 유서 깊은 예술적 유산을 지닌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지닌 호주 미술은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지리적으로 남반구에 고립돼 있었던 것이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국 내에서 미술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한마디로 호주 미술은 독자적으로 더디게 진화했다. 초창기 호주 화가들은 모두 유럽에서 건너 온 사람들이었고 자연스레 그들의 영향을 받은 호주 태생의 화가들이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예술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여기에 원주민 그림이 예술 작품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하면서, 호주 미술은 원주민 전통과 서구 양식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한 형태로 공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호주 예술가들은 유럽과 미국의 유명한 양식과 학파를 모방하는 데 그쳤고 호주에서 이름난 작가라 할지라도 해외에서의 인지도는 미미할 뿐이었다. 지난 몇 년간 패트리샤 피치니니(Patricia Piccinini), 트레이시 모팻(Tracy Moffat), 빌 헨슨(Bill Henson)과 같은 작가들이 국제적으로 성공한 이후 호주 현대미술이 주목받고 있기는 하나 여전히 호주는 세계 미술계의 주변부를 맴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김남은 호주통신원 ● 사진 AGNSW, MCA, Carriageworks 제공
Emily Floyd 'Kesh alphabet' 2017 Aluminium, two part epoxy paint, steel fixtures, screen prints on paper Dimensions variable 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Atelier and Contemporary Collection Benefactors 2016 ⓒ Emily Floy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