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46, Nov 2018
박진희
Park Jinhe
그의 방, 환상의 정원
PUBLIC ART NEW HERO
2018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Ⅵ
사방이 거울인 방에 홀로 서 거울 속 거울, 그 안의 끝없는 나를 상상해본다. 특정한 공간과 그 공간을 점유하는 대상, 나인 듯 내가 상대를 관찰하는 그 순간의 기묘한 감각과 무수히 파생되는 생각들이 만들어내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조형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박진희는 공간과 만남을 주제로 결코 이상적이지 않은 환상을 구현하는 작가다. 그의 환상성은 현실의 묘사이자 동시에 비판과 극복을 위한 방법적 회의라고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우선 대상이 되는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인물로 객체화하고 ‘관조’와 ‘거리 두기’를 통해 공간의 특성, 분위기, 기억, 사건 등을 수집한다. 이 때 작가와 공간 사이의 긴장감 있는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의문과 부조리들이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이해 가능성과 확실성이 결여된 주제들은 미적으로 잘 조형된 허구의 인물과 서사를 담아낸 환상적 이미지들로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그의 환상은 아름답지만 서글프다. 어딘지 모르게 현실과 일상의 사건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 천미림 독립 큐레이터 ● 사진 서지연
'계란 위를 걷기(Walking on Eggshells)' 2016 와이어, 하네스, 줄, 계란, 의자, 라이브 퍼포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