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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99, Dec 2014

HYBRID HIGHLIGHTS

2014.10.6 – 2014.12.7 서울대학교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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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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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주도형 포스트모던 예술



신은 실제 존재하지만 인간이 포착할 수도 볼 수도 없는 물질인 소립자를 창조했고, 인간은 금단의 열매인 그 소립자의 비밀에 접근한다.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서 우주를 창조한 신의 예술작품의 기원을 알고자, 지난해 거대한 실험장치 대형강입자충돌기(LHC)를 통해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 가속기 속에서 두 양성자가 충돌하자 수많은 입자들이 튕겨 나왔는데 그 순간을 전기적 장치로 포착하여 인간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작업의 결과를 예술가 데이비드 앙글레듀(Davide Angheleddu)는 예술작품 <Atlas Re meshed>으로 변형했다. 다시 말하자면 과학적 방법을 통해 발견한 공간과 시간을 3D 작업을 통해 예술적 공간과 시간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이것이 포스트모던이라 규정할 수밖에 없는 오늘날에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는 하나의 스타일이고, 이번 전시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터틀 크림 <6180 The Moon> 

All right reserved DAW 




앞의 예술작품이 물질의 근원에 접근하려는 과학적 방법과 융합했다면 다음 작품은 물질의 특성을 활용한 과학기술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와 융합한 사례다. 과학자가 ICT를 초고속으로 발전시키자 속성상 게임을 즐기는 인간은 그것을 이용하여 엄청난 수준의 가상게임(Virtual Game)을 만들어내고 즐기고 있다. 여기에 예술이 접목된다. 예술가가 문학에 기반해 게임의 스토리를 구성하자 게임을 통해 사람들은 철학적으로 사유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터틀 크림(Turtle Cream)의 <6180 The Moon>은 ICT가 주도하는 소위 지식중심의 시대 또는 포스트모던 시대에서 과학기술 주도형으로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과학, 예술, 기술이 불확정성으로서 여러 지점들을 형성하면서 공존하는 양상을 ‘융합’이라는 주제어 아래에 펼치고 있다. 인터액티브 설치에 의해, 개인 차원에서든 공유 차원으로 확대되든 여러 수준의 경험을 설정하고 요구한다. 


여기에 우리 시대의 예술이 살아가는 상황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 상황은 융합이다. 이 전시와 포럼 진행의 총지휘자격인 아서 클레이(Arthur Clay)는 ‘예술의 날’에 전시작품들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세계 유수 연구기관 관계자들-취리히 대학 질 스콧(Jill Scott)과 CERN의 아리안 코엑(Ariane Koek) 등-과의 화상강연과 포럼 참석자들과의 상호 토론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융합 관련 논의를 심화시키는 융합예술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포럼 마지막 날 미술관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원형준 콘서트는 음악 고유의 매력 뿐 아니라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고스란히 선보였다. 그런데 왜 ‘융합’이어야 하는가? 단순한 트렌드나 유행으로 간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인간의 역사에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 플라톤(Pla ton)의 작품은 모든 것이 융합적이다. 기술과 철학, 인문학, 예술 영역 등에서 융합적 도전을 한 르네상스 시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CMS-PHO-EVENTS-2012-003-2> 

CMS collection




산업혁명 이후 과학의 방식이 발달하면서 과학의 영역은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미세한 영역들이 서로 교환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분석 대상이자 분석가인 인간은 그 자체로 통합적인데, 인간은 점점 알 수 없는 것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시대의 당연한 담론이 되어버린 융합은 소통의 문제가 생기자 통합에의 요구가 강렬해진 바로 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전시는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과 인문학,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 통합적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가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전시가 인간의 인간에 대한 현재적 반영과 미래적 지향점을 제시해주는 지표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                  




* 데이비드 앙글레듀<Atlas Remeshed> 2014 버츄얼이미지, 증강현실 그래픽, 타블렛컴퓨터, 삼각대 All right reserved D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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